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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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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즈
작품등록일 :
2016.04.20 19:44
최근연재일 :
2016.09.21 18:5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2,115
추천수 :
170
글자수 :
228,029

작성
16.04.24 17:08
조회
221
추천
2
글자
8쪽

피로 이어진 8

DUMMY

그림자 셋. 그들은 존의 집 2층 창문으로 소리 없이 들어왔다. 앞장을 선 것은 존이 쫓고 있던 그 뱀파이어, 누리안의 어머니였다. 그녀가 나머지 둘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들은 바닥이 나무로 만들어져 삐걱거릴지도 모르는 데도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신기하게도, 그들에게는 무게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 발소리조차도 나지를 않았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누리안의 어머니는 어느 방의 문이 조금 열린 것을 발견했고, 그 곳에서 익숙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방문이 서서히 열렸다. 뱀파이어의 몸이 가볍다고는 해도 걸어 다닐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지, 문이 열리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 얘기다. 따라서 그들은 걸을 때와는 달리 극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침대가 보였고 그 위로 이불을 덮은 채 볼록하게 솟아있는 물체가 보였다. 이불 위쪽으로는 머리칼이 몇 개 나와 있었는데, 그 것의 색은 누리안의 어머니의 그것과 같았다.


차마 직접 자기 자식을 바로 볼 수는 없었는지, 누리안의 어머니는 자신을 따라온 나머지 둘에게 손짓으로 이불을 들춰내라는 신호를 보낸 후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면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가장 ‘물고 싶은’ 딸을 보게 되겠지.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할 찰나, 갑자기 뒤에서 헉,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주의를 주기 위해 그녀가 몸을 돌렸다.


그때, 그녀는 침대 위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존이 바보는 아니거든. 우리도 마찬가지고. 네 놈은 처음부터 믿지 않았어.”


랑칸이 추형도로 독고 청을 가리켰다.



침대의 옆에는 볼록 솟아있던 것의 정체인 베개가 떨어져 있었다. 침대보에는 누리안의 머리카락이 조금 잘려 흩어져 있었다. 그 옆에는 쪽지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누리안의 어머니는 그것을 읽어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Hello. 난 너희 대장님을 잡으러 갑니다!

p.s. 아주머니. 누리안은 안전한 곳에 있어요.]


망할 자식,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며 괴성을 내질렀다. 옆에 있던 다른 뱀파이어 둘은 그녀의 돌변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괴성을 지른 후, 그녀가 그 방의 창문으로 급히 걸어갔다. 그리고 창문을 벌컥 열며 소리쳤다. 어차피 존이 없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을 필요는 없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4구역의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존이 사라졌다! 데리고 있던 꼬마애도 함께! 전원 서라벌 국을 수색한다!”


그 외침과 동시에, 거리 이곳저곳에서 여러 형체가 뛰어 올랐다. 그들은 제각기 누리안의 어머니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들을 바라보며, 누리안의 어머니는 이를 갈았다. 다른 이보다 유난히 뾰족하게 튀어나온 송곳니가 달빛을 받아 섬뜩하게 빛났다.


“몇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독고 청에게 뱀파이어 하나가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4구역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하는 모양이었다.


독고 청이 이를 갈며 랑칸과 천력에게 말했다.


“어떻게··· 네놈들 따위가······!”


“귀족들과는 달리, 우리는 머리가 잘 돌아가야 먹고 살 수 있거든. 안 그래, 천력?”


천력이 고개를 끄덕인 후, 얼굴에 새겨진 문신에 손을 가져다 댔다. 독고 청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가 오른 손을 번쩍 들며 소리를 질렀다.


“저 놈들을 죽여 버려! 생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독고 청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사방의 뱀파이어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랑칸과 천력 모두 준비를 끝낸 후였다. 어마어마한 크기로 부푼 천력이 주먹을 휘두르자, 그 주먹에 맞은 뱀파이어들 한 무리가 저 멀리 나가 떨어졌다. 역시 이름 그대로의 힘을 보여주는 그였다.


랑칸 또한 웃으며 발을 휘두르려 했다. 그 때, 그의 앞을 가로막는 이가 있었다.


“오 아저씨. 아저씨가 날 맡겠다는 거야?”


비무는 대답 없이 주먹을 랑칸에게 날렸다. 이정도 쯤이야, 비무를 우습게 본 랑칸은 피할 생각도 않은 채 그 주먹을 그대로 맞아주었다. 잠시 후, 그는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랑칸은 주먹에 맞자마자 멀리 날아가는 자신을 느꼈고, 땅에 처박히자 미칠 듯이 아려오는 왼쪽 볼을 느낄 수 있었다.


“장난이 아니구만. 퉤!”


입 안 쪽이 터져 고이던 피를 뱉으면서 랑칸이 일어났다. 비무는 여전히 방금 전의 자리에 서있었다. 볼이 욱신거림에도 불구하고 랑칸이 그에게 씩 웃어주려는데, 비무가 왼 팔을 들더니 이리 오라고 손짓을 보냈다.


랑칸의 머리에 핏줄이 툭 하고 불거졌다.


“너도 제법 사람을 골릴 줄 안다 이거냐! 오냐, 우리 한번 놀아보자!”


소리를 지르며 랑칸이 비무에게로 추형도를 던졌다. 빙글 빙글 회전하며 날아가는 추형도의 기세는 그 앞에 있던 뱀파이어들 몇 명을 그대로 베고 지나갈 만큼 강했다. 섬뜩하게 붉은 피가 밤하늘에 수놓아지는데, 그 기세가 두렵지도 않은 듯 비무는 피하려는 기색도 없이 그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다.


추형도가 닿으려는 찰나, 비무가 왼팔로 그것을 쳐냈다. 팅, 금속끼리 부딪히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엄청난 칼을 그대로 쳐낸 것을 보면 비무의 왼팔을 이루고 있는 것이 의수든 장갑이든 예사 물건은 아니었고, 그 주인 또한 사람을 뛰어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랑칸은 더하면 더했지, 덜한 인간이 아니었다.


칼을 튕김과 동시에, 비무는 자신의 눈앞에 랑칸의 신발 바닥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 그 뒤로 랑칸의 비웃음을 봤다고 느꼈을 찰나, 랑칸의 몸을 공중에서 회전시키며 그대로 비무의 얼굴을 걷어찼다.


둔탁하지만 경쾌한 파열음이 들리고, 비무의 몸이 그대로 뒤로 날아가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귀한막이에 처박혔다. 그와 동시에 튕겨나간 추형도도 한 쪽 구석으로 날아가 뱀파이어 한 놈의 몸에 박히며 그 움직임을 멈췄다.


비무의 얼굴을 걷어찬 오른발을 그대로 든 채, 한 발로 땅을 딛고 선 랑칸이 발목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이걸로 퉁친거지? 뭐 넌 주먹, 난 발이긴 하지만.”


비무가 날아간 먼지 속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랑칸이 발을 내리고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설마 이걸로 끝난 거야?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말을 마치려는 순간, 먼지 속에서 무언가가 두 줄기로 빠르게 뻗어왔다. 급히 랑칸이 몸을 피했지만, 한 줄기에 그의 옆구리가 스쳤다. 날카롭기가 칼보다 더한 듯, 살짝 스쳤는데도 불구하고 가죽으로 된 옷이 찢겨지고 그 사이로 핏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랑칸이 쓴 웃음을 지으며 먼지 쪽을 바라보았다.


무언가가 뻗어올 때처럼 빠르게 다시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그 것의 움직임에 어느 정도 먼지가 걷히기 시작했다.


먼지의 뒤로, 귀한막이가 푹 파져있는 것이 보였다. 랑칸에 의해 날아간 비무가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그가 받았을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었다.


그 흔적 밑에 비무가 서있었다. 어느새 그의 몸을 감싸던 망토는 벗어버린 채였다. 그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는데, 꽉 다문 입술 밖으로 송곳니가 삐져나와 있었다. 그도 뱀파이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왼 팔을 감싸고 있던 것이 떨어져 나와 있었고, 오른 팔 또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그 팔들이 랑칸의 시선을 끌었다.


“오 망할. 요새 뱀파이어는 그런 것도 달고 다니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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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지연에 따른 사과문 16.05.19 170 0 -
47 선과 악 - 2 16.09.21 228 0 10쪽
46 선과 악 - 1 16.09.21 136 0 7쪽
45 눈 위로 떨어진 꽃 17 +3 16.05.11 249 3 16쪽
44 눈 위로 떨어진 꽃 16 16.05.10 201 1 9쪽
43 눈 위로 떨어진 꽃 15 16.05.08 248 2 13쪽
42 눈 위로 떨어진 꽃 14 16.05.07 213 2 11쪽
41 눈 위로 떨어진 꽃 13 16.05.07 202 2 12쪽
40 눈 위로 떨어진 꽃 12 16.05.06 290 2 13쪽
39 눈 위로 떨어진 꽃 11 16.05.05 212 2 11쪽
38 눈 위로 떨어진 꽃 10 16.05.04 218 2 10쪽
37 눈 위로 떨어진 꽃 9 16.05.03 210 2 13쪽
36 눈 위로 떨어진 꽃 9 16.05.02 239 3 13쪽
35 눈 위로 떨어진 꽃 8 16.05.01 216 3 16쪽
34 눈 위로 떨어진 꽃 7 16.05.01 216 3 9쪽
33 눈 위로 떨어진 꽃 6 16.04.28 236 3 10쪽
32 눈 위로 떨어진 꽃 5 16.04.28 207 3 12쪽
31 눈 위로 떨어진 꽃 4 16.04.26 201 2 12쪽
30 눈 위로 떨어진 꽃 3 16.04.26 157 3 9쪽
29 눈 위로 떨어진 꽃 2 16.04.26 239 3 15쪽
28 눈 위로 떨어진 꽃 1 16.04.26 259 4 11쪽
27 피로 이어진 16 16.04.25 209 3 9쪽
26 피로 이어진 15 16.04.25 213 3 11쪽
25 피로 이어진 14 16.04.25 205 3 10쪽
24 피로 이어진 13 +2 16.04.25 213 3 15쪽
23 피로 이어진 12 16.04.25 199 2 11쪽
22 피로 이어진 11 +2 16.04.25 213 3 14쪽
21 피로 이어진 10 16.04.24 218 3 13쪽
20 피로 이어진 9 +1 16.04.24 25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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