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진사로의 서재입니다.

오디션(Audition) 2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진사로
작품등록일 :
2020.03.15 00:30
최근연재일 :
2021.09.08 01:3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3,491
추천수 :
623
글자수 :
659,060

작성
20.03.22 00:34
조회
265
추천
10
글자
30쪽

Preliminary 1. 저 사람들 또

DUMMY

은별은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를 마치고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부스를 나왔다.


“서희 어떻게 들었어?”

“옛날에 둘이서 이렇게 놀았던 거죠?”

“응.”


정완이 순순히 긍정하자 서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좋았어요.”

“너희들 같이 트레이닝 했을 때랑 비교해보면 어때?”

“그때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럼 그 트레이닝이 얘 재능을 깎아먹었나 보네.”


묘한 소리에 서희가 멀뚱한 표정을 지었지만, 의외로 은별은 정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근데 은별이는 그 바이브레이션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다.”

“네.”

“네?”


정완의 말에 당황한 사람은 오히려 서희였다.


“바이브레이션 하지 말라고요?”

“응.”

“얘 바이브레이션 괜찮잖아요.”

“내 귀엔 억지로 하는 걸로 들려.”

“그래도 해야죠. PD님 예전에 저한테 바이브레이션 트레이닝 되게 지독하게 시키셨잖아요. 얘 우리 팀 메인보컬이에요.”

“넌 바이브레이션을 해야 음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음색이 풍부해지니까 그랬던 거다. 그걸 얘한테 똑같이 시키는 건 일자나사에 십자드라이버 꽂는 짓이야.”

“하아.”

“전엔 이러지 않았어. 얘한테는 부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바이브레이션 있어. 방금 것보다 그게 훨씬 좋아. 이 노래에는 바이브레이션 없어도 되고.”

“아아, 네.”


서희의 이 ‘네’는 정완의 말뜻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얘 최고의 장점은 부드러운 목소리나 고음, 바이브레이션, 그런 게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감성과 아름다움이야. 그게 목소리를 통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울리니까. 옛날엔 그랬는데 발성 방식이 교과서랑 다르다고 트레이너가 그걸 죽였나?”

“···.”

“그래도 그런 부분이 조금밖에 안 남은 건 다행이네. 넌 뭘 부르든 잘 부르려고 노력하지 말고 원곡 가수처럼 하려고도 하지 마. 너는 그냥 은별이일 때가 제일 멋있으니까.”

“알겠어요.”


정완의 평가에 서희가 눈을 가늘게 치뜨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헐. 이젠 평가까지 대놓고 차별하시네요.”

“이게 <C-POP Artist> 심사위원들, 특히 담여원님의 관점이야. 그리고 난 그 관점을 지지한다.”

“핑계는.”


서희가 툴툴대자 정완이 미소를 담은 얼굴로 그녀를 빤히 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멈칫했다. 난데없이 설렐 뻔했다.


“서희야.”

“왜요!”


서희는 이러면 안 된다 싶은 마음에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넌 제시 노래 잘했어. 솔직히 내가 랩 쪽에 전문적이지 않아서 놓친 것도 많겠지. 내가 아는 분야에서 고칠 점이 많은 사람한테 평가가 길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아?”

“병 주고 약 주시네요.”

“그래. 그랬나보다.”


정완은 한참 고개를 끄덕이다 말했다.


“근데 아직 모르겠다. 이 팀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저희가 실력이 그렇게 많이 모자라요?”

“아니. 듀엣의 가능성 말하는 거야. 잘 맞는 곡으로 인정받으면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인디에서 듀엣으로 경쟁력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아마추어 솔로 둘이고.”


서희는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를 가졌기에 개성이 뚜렷하다. 반면 은별은 자신만의 감성을 가늘고 맑은 목소리에 담는 보컬리스트이다.

차라리 솔로로 분리하면 어떨까, 정완은 그 생각을 애써 지워버렸다.


“너희들은 노래를 아주 잘하든가 감성이 철철 넘치든가, 아님 임팩트가 강해야 돋보일 거야. 안 그럼 비주얼밖에 없는 팀이라고 실력에 비해 더 심하게 욕먹을 걸?”

“···.”

“수휘 선배는 비주얼 변태니까 그분한테는 그게 장점이겠지만, 담여원님한테는 가루가 되도록 까일 수도 있어.”

“비주얼 변태요? 그분 미인 편중 심사 혐오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서희의 말에 정완은 씩 웃으며 인디밴드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 양반 인디 신에서는 언행불일치의 대명사야. 자기가 제일 미인 편중이니까 그딴 소리를 하는 거지. 예쁜 애들만 보면 헬렐레한다고 유명했어.”

“그래요?”

“그나마 그냥 예쁘다고 말하고 좋아하는 것뿐이라 다행이지. 사생활 문제 같은 건 없으니까.”


서희는 정완이 왠지 수휘만큼은 이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은별이 더할 수 있어?”

“네.”

“이번엔 둘이 같이 해.”

“어떤 노래요?”

“가만있자. 서희는 브라운아이드걸스 노래 중에 뭐 알아?”

“<아브라카타브라> 하나? 가사는 잘 몰라요.”

“으음.”


대화를 듣던 은별이 고개를 돌리고 픽 웃었다.

정완과 만나던 시절에 그녀가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My Style>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정완은 첫 가사인 ‘어느 별에서 왔니’만 나오면 자신의 이름을 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완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럼 드라마 OST는 어때? <도깨비>나 <태양의 후예> 봤어?”

“둘 다 봤어요. 거기 OST 많이 알아요. 뭐할까요?”

“<다시 너를>(매드클라운 & 김나영) 괜찮겠네. 은별이 그 노래 알아?”

“네.”

“파트는 알아서 나눠서 불러. 들어가.”


은별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스 안으로 들어간 반면 서희는 제목을 듣자마자 또 입이 댓발 튀어나왔다.


“PD님 지금 저보고 매드클라운 파트 하라는 거죠?”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플로우가 전혀 달라요. 전 그렇게 콕콕 꽂히는 스타일이 아니라고요. 더구나 남자 파트를···.”

“아, 진짜 미치겠다. 맨날 이렇게 하냐?”

“···풋!”


서희가 사사건건 딴죽을 걸자 정완이 짜증을 냈는데, 서희가 그 모습을 빤히 보다 난데없이 웃었다.


“왜?”

“아, 아니에요.”


정완의 말을 들은 서희의 머릿속에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프로축구 감독의 ‘팬케이크 동영상’이 떠올라 있었다.

대단히 심각한 표정으로 ‘아, 식빵 무지 달다’(?)라고 말하는 감독의 얼굴에 정완의 얼굴이 겹쳐진 귀여운 모습을 그녀는 애써 지워야 했다.


“누가 너보고 그렇게 부르래?”

“어떻게 부르라는 건데요?”

“어차피 원곡 가수 따라하면 무조건 아웃이야.”

“그래서요?”

“넌 그냥 네 플로우로 해. 하면서 만들어.”

“또 그 소리···.”

“아니면 <Stay With Me>(찬열 & 펀치) 해. 은별이가 찬열 파트 부를 수는 없겠지.”

“아, 진짜!”

“푸후.”


정완이 특유의 웃음을 흘리자 서희는 또 멈칫했다가 목소리를 높였다.


“하고 많은 OST 중에 왜 하필···. 이거 CBC 오디션이에요. 거기 드라마 많잖아요.”

“좋은 노래 불러보라는 게 문제냐? 너도 좋아한다면서?”

“하아.”

“들어가.”

“아놔!”

“시간 없다.”

“알았어요. 알았다고!”

“말이 좀 짧은 것 같다 어째.”


서희가 입술을 비죽 내보이며 부스로 들어가자 정완은 빙긋 웃으며 <다시 너를>의 MR을 틀었다.





정완은 둘이 함께 여러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

은별은 역시 노래를 듣고 느꼈을 때의 감성대로 아무렇게나 부르라는 주문에 따를 때가 가장 듣기 좋았다. 그녀는 얼마 전까지 전문적인 교습을 받았지만, 정완이 듣기에는 자신과 만나던 때보다 못하게 들렸던 것이다.

서희는 보컬이 랩을 역전했다고 느껴졌는데, 이것은 보컬이 향상되어서가 아니라 랩 실력이 퇴보해서였다.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 동안 랩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트레이닝 받을 때도 비트가 빠르거나 엇박으로 나오는 랩에 약점이 있었는데, 그 부분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서희는 <쎈언니> 말고는 의외로 <먹구름>(헤이즈)이 제일 잘 맞네? 별이는 역시 <늦은 후회>(보보)랑 <이별후애>(린애). 이별 감성에 특화된 목소리라···. 근데 <먹구름>엔 별이가 들어갈 자리가 없고, 보보나 린애 노래는 둘이 같이 부르니까 영 아닌데.’


서희와 은별은 음역과 보이스 컬러가 달라 듀엣이 되기 위한 조건은 갖추었지만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화음을 잘 만들지 못할 뿐 아니라 그저 자기 노래를 잘 부르자는 생각뿐이었기에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정완은 이런 결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불안요소를 모두 없앨 만큼 큰 장점이 노래할수록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것저것 시켜보고 싶은 욕구를 애써 눌러야 했다.


“그만하자. 이러다 내일 연습도 못하겠어.”

“저희 잘 안 맞죠?”

“아니. 고칠 부분은 있는데 괜찮아.”

“뭐 고칠까요?”

“몇 곡 천천히 더 들어봐야겠다. 금방 고칠 수 있는 것부터 고치면 돼. 서희는 할 만 했어?”

“네. 재미있었어요.”

“은별이는? 너 알바 때문에 힘들다고 했잖아.”

“괜찮아요. 아까 그냥 갔으면 후회할 뻔했어요.”

“다행이네.”

“하다 보니까 재미있어요. 평소에 안 불렀던 노래도 불러보고.”

“그러니까.”


특히 은별이 처음보다 적극적으로 바뀐 것이 다행이었다.

몇 곡을 부르며 목이 풀렸다 싶을 때쯤부터 서희뿐 아니라 은별도 이 공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음이탈이 나든 목소리가 갈라지든 그대로 지르기도 했다.

그때 정완은 오히려 박수를 치며 두 사람을 격려해 주었다.


정완이 두 사람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본 점이 바로 이것, 즉 노래를 즐긴다는 점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며 대화하다 보면 팀의 색깔은 알아서 정해질 것이고, 기본기가 이미 충분하니 미흡한 부분만 자신이 짚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완은 두 사람이 부러웠다. 인디밴드 사이에서도 천재라 불렸던 그가 갖지 못한 유일한 능력이 바로 ‘음악을 즐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목은 괜찮아?”

“네. 몇 곡 더 할 수 있어요.”

“아니야. 내일도 하려면 이제 쉬어야 한다. 내일부터는 이렇게 빨리 안 끝내.”

“알겠어요.”


은별이 담담하게 답한 반면 서희는 또 툴툴거렸다.


“PD님은 진짜로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대로네요?”

“계약이 그러니까.”

“에이.”

“출근은 무조건 7시 50분에서 8시 사이야. 여긴 7시에 교습이 끝나고, 학원 수강생들 다 나가면 빨라야 7시 반이니까.”

“PD님 여기 취직하셨어요?”

“아니. 여긴 계약 기간 동안만 빌린 거야.”

“그럼 어디서 뭐 먹고 살아요? 직장은 그만뒀고, 여기도 빌리고 차도 사셨다면서요.”

“알 거 없어.”

“알아야죠.”


은별의 말에 정완의 눈썹이 꿈틀했다.


“난 오빠가 하던 일 다 때려치우고 이거에 올인하란 뜻이 아니었어요.”

“안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정도는 절실함 축에도 못 껴. 내가 이럴 줄 몰랐어?”

“···.”

“계약에 동의했으면 지시를 따라라. 그리고 PD라고 불러. 사적인 호칭 쓰지 말고.”

“하아.”


서희가 은별의 어깨를 잡자 은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완이 전혀 유리할 게 없는 조건으로 이 팀을 이끌려는 것은 그만큼 은별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이 커서일 것이다.

정완은 어질러진 주변을 정리하며 말했다.


“공통 연습곡으로 거북이 노래 하나 하자. 서희는 거북이 좋아하고, 은별이는 아는 거 있어?”

“<빙고>랑 <비행기> 알아요.”

“오케이. 내일부터 하루에 한 번씩 <빙고> 한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한 시간 안에 단톡방에 과제 공지할 테니까 내일까지 해 와.”

“알았어요. 근데···.”


서희는 말을 이으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왜?”

“PD님은 저희랑 같은 팀 아니에요?”

“아니야.”

“같이 해요.”

“싫어. 가자.”


정완은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부른 후 두 사람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와 서희에게 지폐를 쥐여 주었다.


“이건 왜···.”

“오늘은 못 데려다주니까. 내일부터는 꼭 데려다줄게.”

“···.”

“서희가 은별이 데려다주고 가. 가면서 팀 이름 상의하고.”

“알았어요. 근데 이러지···.”

“더 말하지 말고 타. 서희는 집에 들어가면 톡 보내. 난 곡 때문에 생각할 게 있어서 다시 들어갈게.”


서희가 뭐라고 말하려는데 은별이 그녀를 쿡 찌르고 고개를 저었다.

정완은 두 사람이 탄 택시의 차량번호를 기억한 후 차가 멀어지자마자 뒤를 돌았다.


“후우.”


정완은 한숨을 쉬며 다시 학원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제부터 자신만의 과제와 싸워야 한다. 서희와 은별의 음악적 성향과 특징을 파악하여 거기에 맞는 곡을 만들고 두 사람이 잘 소화할 수 있도록 편곡해야 한다. 물론 실력을 높이기 위한 트레이닝 역시 오롯이 그의 몫이다.

물론 지금 가장 먼저 할 일은 학원 내부 청소다. 다음 날 수강생이 들어왔을 때 이들이 있었던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다.


인디펜던트 실용음악학원에는 정완이 활동했던 인디밴드 ‘미투리’의 멤버였던 태호가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태호가 이 학원의 유일한 전임강사이기에 원장인 승철에게 연락이라도 해볼 수 있었다.

아무리 문 닫은 후라도 학원의 시설을 빌리는 것은 태호의 권한 밖 일이다.


승철은 정완이 트레이너로 일하거나 서희와 은별의 팀이 방송에 나갔을 때 두 사람의 사진을 1년간 학원 홈페이지에 게시하면 수락하겠다고 했지만, 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정완은 장소 사용료를 자신이 지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태호가 전기세 정도만 받고 학원을 매일 깨끗이 청소하겠다고 사정하여 허락을 얻어낸 것이다.


정완에게는 두 사람의 곡을 만들고 작업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것은 두 사람이 돌아간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그는 오전과 오후에 휴식하고, 저녁에는 두 사람을 트레이닝하고, 밤새 곡을 작업해야 한다.

그는 이 일을 당장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최소 몇 달은 이것을 준비해 왔을 것이다.


“그나마 얘들한테 제일 잘 맞았던 노래가 <이 사랑>(다비치)이었는데 그것도 마음에 다는 안 드네.”


정완은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헤드셋을 뒤집어쓴 후 청소기를 잡았다.



***



서희와 은별은 두 사람의 팀 이름을 ‘여우비’라고 지어 왔다.


“왜?”

“어감이 예뻐서요.”

“볕이 있는 날 잠깐 오다 그치는 비 말하는 거지?”

“맞아요.”

“동방신기 노래 중에도 <여우비>가 있는데 거기서 딴 거 아니고?”

“그 노래 몰라요.”

“넌 샤이니 좋아하는 애가 동방신기 노래를 몰라?”

“소속사 같으면 다 알아야 해요?”


서희는 세 사람이 함께할 이 시간이 삶에서 여우비 같은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고, 자신들의 노래가 땡볕을 식힐 여우비 같기를 바라며 이 이름을 떠올렸다.

그걸 들은 은별은 ‘여기서 우리의 비밀’로 해석되어 좋다고 했다.


“혹시 팀이 잘 돼도 계속할 생각은 없나보네?”

“아니요. 이상하면 ‘매우비’로 바꾸면 되죠. 매일 여우비.”

“그래. 그럼 여우비의 첫 곡 들어볼까?”

“벌써 노래를 만드셨어요?”

“새벽에 곡이 떠올랐어. 난 시간 없음 더 안 되는데 다행이었지.”


정완은 서희와 은별의 스마트폰에 MP3 파일을 전송했다.

<어제 아침>이라는 가제가 붙은 노래는 정완이 진성과 가성으로 가이드 녹음하여 서희와 은별의 파트까지 구분했다.


“듣고 이상한 데 있음 얘기해. 그 뒤로도 부르다 보면 고칠 부분이 생길 거야. 기성곡 정하면 또 보완해야 하고.”

“기성곡은 정하셨어요?”

“아니. 내가 여우비를 아직 덜 파악했어.”

“아무거나 해도 돼요. 맞출게요.”

“맞추는 건 내가 한다. 장담하는데 아무거나 하는 참가자는 없어. 최고로 해도 떨어지는 게 오디션이니까.”

“네.”

“들어 봐.”


서희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되받아칠 말도 없었거니와 그럴 이유도 없었다.

정완은 서희와 은별이 노래를 듣는 동안 전에 없이 긴장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다음부터는 미션이나 너희들 의견을 먼저 듣고 곡을 쓸 생각이야. 그리고 가사는 서희가 바꿔. 지금 가사랑 전혀 상관없어도 좋아.”

“네.”

“어때. 마음에 들어?”

“네. 난 이대로 해도 좋겠어요.”


은별이 미소 지으며 곧바로 답한 반면, 서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뭔가 아쉬운 표정이었다.


“노래는 좋은데 랩이 없네요?”

“네 랩은 기성곡에서 하자.”

“네.”


서희는 순순히 긍정했지만 썩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정완이 그 모습을 찬찬히 보다 말했다.


“정 마음에 안 들면 랩 파트를 넣든가 다시 만들게.”

“아니요. 노래는 정말 좋아요. 근데 제가 얘보다 가창력이 훨 떨어지는데 자작곡에서 노래만 부르면 탈락하지 않을까요?”

“은별이가 메인보컬이니까 더 잘해야 하고 지금도 더 잘하는 건 맞아. 그래도 너희 그렇게 차이 많이 안 나. 이 노래는 지금 네가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맞아요, 언니.”


정완의 말에 은별도 동의했지만 서희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은별아. 우리 조금만 냉정해지자.”

“네?”

“이건 단점 찾으려고 눈 뻘게진 사람들 앞에 벌거벗고 나서는 싸움이야. 그냥 정확히 얘기해.”

“언니 난 정말 정확히 얘기한 거예요.”

“네 말은 나도 정확하지 않단 얘기냐?”


정완의 말에 서희가 그를 빤히 보며 말했다.


“솔직히 지금은 제 생각보다 덜 냉정하신 것 같아요.”

“내가 너한테 덜 냉정해야 할 이유가 있나? 난 네가 너 자신을 못 믿는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전보다 못하잖아요.”

“큰 차이 아니고, 난 그게 더 좋다. 너뿐 아니라 은별이도 전보다 못해서 더 좋아.”

“네?”


정완의 엉뚱하고도 단호한 말에 서희와 은별이 눈을 크게 떴다.


“씨팝 시청자 게시판엔 인디뮤지션보다는 아마추어 팀에 대한 내용이 많고, Top 10에 올라가는 팀도 아마추어가 절반이 넘어. 시청자 투표에서는 아마추어들이 우세했고 우승자들도 전부 신인이었지. 이게 뭔 뜻일까?”

“···.”

“인디 애들이 눈 벌게서 오디션 나가는 거, 난 솔직히 별로야. 실력이 있으니 쉽게 붙고, 방송 타면 인지도 높아지고 몸값 올릴 수 있으니까 그러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시청자들이 그 친구들한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봐.”

“그렇겠죠.”

“차라리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신선한 애들이 튀어나와서 프로그램 안에서 성장하는 게 더 좋은 거야. 시청자들도 그런 부분에 주목하고 있고.”


두 사람은 정완의 말이 납득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씨팝에서 참가자 스토리는 오로지 노래로만 나온다. 시청자나 심사위원들은 그 안에서 성장을 지켜보며 프로를 즐기는 거지. 그래서 너희들은 취미로 노래를 배운 게 전부라는 점이 장점이 될 거야. 노래는 하다보면 늘어. 한 단계 올라갈수록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해.”

“그러다가 처음에 떨어지면요?”

“그건 너희들 탓이 아니야. 혹시 네가 잘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내가 작곡이나 편곡으로 어떻게든 때운다. 따라서 너희들이 탈락하는 건 오로지 내 감각이나 실력 문제야.”

“그래도···.”

“서희야. 나 믿어?”


서희는 정완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가슴이 또 제멋대로 반응하려고 했다.

혹시나 옆에 있는 은별이 알지 않았을까 문득 두려웠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여 붉어지려던 얼굴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 그럼 한 번 불러보고 생각하는 게 어때?”

“벌써요?”

“시간 줄 테니까 노래 멜로디랑 분위기 익혀. 가사는 서희가 고칠 거니까 외울 필요는 없어. 연습실 하나씩 들어가서 연습하다가 9시에 여기로 와.”


정완은 두 사람의 스마트폰에 가사를 전송한 후 헤드셋을 쓰고 노트북을 열었고, 서희와 은별은 각자 연습실로 들어갔다.

서희는 <어제 아침>을 들으며 자신의 파트를 점검한 후 나왔다. 은별이 사무실 문 앞에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왜 그래···. 하아.”


정완은 노트북을 앞에 놓고 책상에 머리를 댄 채 잠들어 있었다. 하루 만에 작곡에 편곡, 연주와 가이드 녹음까지 마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으리라.

서희는 그의 옆으로 가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은별을 보았다. 은별이 안타까운 듯한 눈으로 정완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서희는 자신 역시 그런 눈빛임을 알지 못했다.


“난 노래 조금 더 들어야겠다. 넌 여기 있어.”


서희가 은별을 정완 쪽으로 떠밀며 한 말에 은별이 고개를 젓는데, 정완이 부스스해진 머리를 흔들며 깼다.


“어, 어우. 미안하다. 깨우지.”

“···.”

“노래 많이 들었어?”


두 사람이 미처 답하지 못했지만 정완은 말을 이었다.


“한 번 해보자. 어떤지 보게.”

“네.”

“이건 너희들 노래야. 명심해.”

“알았어요.”


두 사람은 <어제 아침>을 부른 후 만족스런 표정으로 부스를 나왔고, 정완은 둘을 향해 박수를 쳤다.


“와아. 정말 잘했다.”

“그래요?”

“내가 부른 것보다 훨씬 좋네. 둘이 멋있었어.”


서희와 은별의 눈이 모두 커졌다.


“그 정도예요?”

“실마리 정도는 찾은 것 같아. 일단 같이 들어볼까?”


정완은 녹음된 음성에 MR을 섞어 MP3 파일을 만든 후 두 사람에게 보냈고, 세 사람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어보았다.


“간만에 내 목소리 들으니까 되게 어색해요.”

“어쩔 수 없어. 적응해.”

“목소리에 비해서 반주가 좀 작은데요?”

“소리 키우면 되고.”

“제 말이 맞죠? 언니랑 나랑 정말로 크게 차이 안 나잖아요.”

“그렇다니까.”


은별의 말에 정완뿐 아니라 서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일부러 이렇게 편곡하신 거죠?”

“음역이랑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어. 파트 바꿔 부르면 차이가 확 나겠지.”

“어차피 전 얘 파트 못해요. 음역이 다르니까.”

“그래. 가사 쓸 수 있겠어?”

“네.”


서희의 말에 은별이 그녀를 빤히 보았다.


“잠이 안 왔다. 잘해줬던 형이 보고 싶었다. 추억을 생각하다보니 아침이었다···. 이해는 가는데 솔직히 공감이 안 됐어요.”

“그래. 여기에 너희들 이야기가 들어가야 해. 특히 서희는 그게 있어야 제대로 노래할 수 있을 거야. 그 순간에 가수랑 시청자의 마음이 통하는 거고.”

“네.”

“잘 부르는 건 기본인데, 너희들은 이게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는 돼 있어. 남보다 더 잘 부르는 것보단 너희 감정을 숨김없이 보여준다고만 생각해.”

“알았어요.”

“노래 더 듣고 가사 상의해. 난 다음 프로그램 준비할게.”

“다음 프로그램이요?”

“최대한 많이 준비해놔야지. 뭘 할지 모르니까···.”


정완은 대꾼하게 답하며 헤드셋을 쓰고 또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난 몇 번 더 들어야겠어요.”

“나도. 그리고 내일은 일찍 만나서 Y잭 사자. 같은 노래여도 같이 들어야 맞춰보기가 쉽겠지.”

“네.”


서희와 은별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았다.



***



정완은 서희와 은별에게 여러 노래를 부르게 했고, 다음 날까지 외워 와야 할 노래를 매일 두세 곡씩 주었다. 그것도 단순히 가사를 외우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노래에 담긴 가수의 마음을 알고 그에 맞게 부르라는 복잡한 과제였다.

서희는 툴툴거렸지만 많이 했던 방식이었고 은별은 묵묵히 노래를 외워 왔다. 정완은 그때마다 둘을 격려해 주었다.


그렇게 닷새가 지나갔다.

정완은 전날 내 준 과제를 모두 확인하고 수첩에 뭔가 적은 후 기지개를 길게 켰다.


“아. 됐다. 다 했네.”

“네?”

“퀘스트 완료했다고.”

“퀘스트요?”

“여우비가 부를 기성곡 정할 수 있겠다.”

“와아!”

“그래요?”


서희와 은별이 정완의 양 옆에 앉았다.

특히 서희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동안 어떤 노래를 불러도 스스로 완전히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희는 더 이상 랩은 고민하지 마.”

“왜요?”

“여우비가 힙합그룹도 아니고, 어차피 씨팝에서도 더 이상 힙합 참가자 안 받으니까.”

“그럼 이제 저 랩 못해요?”

“아니. 듀엣에서는 지금 실력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야. 전문 래퍼들 관점이랑 다르지만 여우비 안에서는 강약 조절이랑 전달력만으로도 될 거야.”

“알았어요. 노래는 어떤 거 하시려고요?”

“으음.”


정완이 잠시 고민하다 메모지에 두 곡을 쓰자 서희의 눈이 매우 커졌다.


“네?”

“이거면 표현이 되겠다.”

“저보고 랩 고민하지 말라면서요.”

“여기에 네 감성을 담으면 돼.”

“그렇다고 이걸 저희보고 부르라고요?”

“또 태클 걸 거면 말도 꺼내지 마. 음악에 관한 지시는 무조건 따른다고 했어.”


정완은 후련한 표정으로 의자를 한껏 젖혔고, 은별은 스마트폰을 꺼내 노래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오직 서희만 매우 불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 노래들을 한다고요? 저희가?”

“어!”

“이거 되게 명곡들이잖아요.”

“그래. 명곡, 아니, 네 말마따나 띵곡이니까 하라는 거야.”

“하아.”

“너희 곡이랑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으로는 이게 조금이라도 더 나을 거야.”


정완이 둘 중 한 곡을 가리키자 서희는 아예 고개를 돌려 버렸다.


“못해요.”

“왜?”

“자신 없어요.”

“뭐가?”

“이거 싸이가 아이유랑 방송에서 불렀는데, 그거 안 보셨어요?”

“봤어.”

“근데 하라고요? 정말로 저희가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푸후후. 돌겠네.”


서희는 정완이 가리킨 <어땠을까>(싸이)뿐 아니라 또 다른 곡 <눈물샤워>(배치기)도 자신 없었다.

정완은 특유의 바람 빠진 웃음을 흘렸고, 은별은 ‘저 사람들 또 저러네.’ 하며 이어폰을 꽂고 <어땠을까>를 듣고 있었다.


“서희 너, 뭔가 크게 착각하는 것 같은데.”

“뭘요?”

“너희들이 이거 부른다고 원곡자들이 눈 하나 끔뻑할 것 같냐?”

“···.”

“저번에도 말했잖아. 원곡 따라하면 무조건 아웃이라고···. 그러려고 오디션 나가는 거 아니야. 네 개성을 보이려고 나가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들보다 잘할 수 없다고요.”

“누가 그분들보다 잘하래? 당연히 못해. 그건 심사위원이고 시청자 분들이고 다 알아. 넌 그냥 네 감정대로 해. 가사 바꾸고.”

“이 곡 가사 바꾸는 건 상상도 안 돼요.”

“여우비의 작사가 너다.”

“저는 랩 가사도 많이 안 써봤어요. 그리고 어떻게 제가 남자 파트를···.”

“야!”

“네!”

“넌 나한테 배웠어, 나! 된다니까?”


서희는 뭔가 대꾸하려다 말문이 막혔다.

된다는 말에 문득 가슴이 뜨거워졌다.


“난 못하는 거 억지로 시키지 않아. 할 수 있으니까 하라는 거야. 어차피 원곡 랩은 남자 감성이라 너한테 안 맞으니까, 네 경험 중에 원곡 가사 상황이랑 비슷한 걸로 바꿔.”

“그런 가사 안 써봤다고요.”

“그럼 이참에 써 봐.”

“하아.”

“너, 나한테 트레이닝 받을 때도 매일 톡 보내는 놈들만 셋은 넘었지?”


뜬금없는 질문에 서희가 멈칫했다.


“남자들이 그렇게 많이 쫓아다녔는데 설마 연애 한 번도 안 해본 건 아니지?”

“네?”

“인기만 많고 실속은 없었던 거 아니냐고.”

“뭐라고요?”

“노래부터 들어 봐. 멜로디에 깔린 감성부터 찾고 공감하면 좋겠네.”


정완은 쌍심지가 돋은 서희의 눈길을 피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



서희는 정완이 만든 노래의 가사를 완전히 바꾸었고, 여우비는 이 곡으로 <C-POP Artist season 5>에 참가 신청하여 1차 예선을 통과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2차 예선을 서울에서 못 본다고요?”

“응. 싱어송라이터 팀은 강원도 방송국에서 봐야 하나 봐. 원하는 지역 있음 보내 달래.”

“왜요?”


<C-POP Artist> 측에서는 1차 예선을 통과한 팀에게 긴급 공지사항을 전파했다.

지금까지 서울 지역 2차 예선은 늘 축구 경기장에서 부스를 설치하여 치렀지만, 올해는 수그러들 기미조차 없는 폭염으로 인해 도저히 야외에서 예선을 치를 수 없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CBC 지방 방송국과 케이블TV 스튜디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예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2차 예선 일정과 장소가 모두 뒤바뀌고 말았다.


“이 더위에 강원도에 가야 한다고요?”

“힘들겠네.”

“실내 체육관 같은 데서 하면 안 되나···.”

“한꺼번에 여러 팀을 동시 진행하는데 실내에서 소리 섞이면 어떻게 될까?”

“하아.”

“다들 같은 입장이니 별 수 없어.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제작진만 하겠냐. 같은 날 여러 곳에서 동시에 예선을 치르려면 할 일도 몇 배는 될 거고 사람도 많이 필요할 텐데?”


정완의 말에 서희와 은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협의해서 날짜랑 장소 신청해.”

“난 상관없어요. 언니는 언제쯤 하고 싶어요?”

“최대한 빨리 하자.”

“왜요?”

“힘 팍 줘서 임팩트 남기면 좋지 않을까?”

“빨리 하다 빨리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하아.”


정완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픽 웃었다.

그는 여우비를 자생력이 있는 싱어송라이터 팀으로 만들고자 하여 의견을 묻고 반영해가며 경연을 준비해 왔지만, 아직까지는 자신이 결론을 내야 한다.


“서희 말대로 해. 씨팝에서는 그런 거 다 감안하고 뽑으니까.”

“네.”

“빨리 신청해야 원하는 날짜에 배정된다.”


서희는 은별과 합의하여 2차 예선의 일정과 장소를 신청한 후 중요한 결정을 말했다.


“<어땠을까> 해요.”

“가사 다 됐어?”

“네. 원곡보다 조금 느리게 해도 되죠?”

“그래. 그럼 속도부터 맞춰보자.”


서희는 자신이 개사한 <어땠을까>의 가사를 알려주었고, 정완은 두 사람과 의견을 조율하여 곡의 속도를 조절했다.

정완은 몇 번의 협의 끝에 나온 노래를 듣고 탄성을 뱉었다.


“와아. 힘주는 부분이 완전히 다르네. 리드미컬한 부분은 많이 살렸고.”

“그래요?”

“반 살리고 반 바꿨는데 싸이 노래 같지가 않네?”

“그거 칭찬이죠?”

“그래. 칭찬이다. 잘했어.”

“네.”


서희가 은은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정완은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다 고개를 홱 돌렸다.

그가 가사를 한참 보다 말했다.


“근데 이 새끼, 정말 나쁜 새끼네.”

“···!”

“애인이랑 싸우고 술 퍼마셨으면 곱게 잠이나 잘 것이지 왜 야밤에 너한테 와서 심장을 흔들어, 흔들길.”

“풉!”


은별이 고개를 돌리고 웃자 서희의 얼굴이 더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말 가려가면서 하시죠? 음악 얘기 아닌데?”

“아무리 나빠도 첫사랑이다 이거냐? 가사 얘기도 음악 얘기야.”

“···.”

“그리고 넌 나한테 말 가려가면서 했고?”


정완의 대꾸에 서희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일요일, 후딱 올립니다.

저는 주말에도 일해요. 그나마 일요일은 출근이 늦어서 지금까지 글 쓰고 있습니다.


여기는 대전입니다. 어제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됐더라고요.

다들 건강조심, 위생관리 철저히 하시고 (주로 집에서)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디션(Audition) 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에 따른 공지입니다. 21.09.08 42 0 -
54 Epilogue. 이제야 불러본다 +4 21.09.08 69 5 33쪽
53 Final. 두 사람의 마지막 경연 21.09.06 68 5 37쪽
52 Round 8.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21.09.01 70 5 26쪽
51 Welcome. 하루를 마무리할 때 21.08.28 61 5 19쪽
50 Change. 모두의 힘으로 21.08.27 66 5 20쪽
49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21.08.23 75 5 28쪽
48 Ago.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21.08.18 86 6 29쪽
47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21.01.04 94 5 27쪽
46 Round 5. 어느 배우와의 이별 +2 21.01.01 89 6 28쪽
45 Relation. 꿈이 아니라는 걸 +2 20.12.04 117 6 26쪽
44 Self. 돌아선 길 위에서 +2 20.11.20 128 6 30쪽
43 Encore. 복수의 시간 +2 20.11.13 117 6 26쪽
42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2 20.11.09 119 7 28쪽
41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2 20.11.02 135 6 28쪽
40 Preparing. 서로를 만나는 이유 +2 20.10.26 133 6 26쪽
39 Blind. 오해를 풀고 남은 자리에 +4 20.08.18 160 8 22쪽
38 Composer. 눈은 이미 맞았고 +2 20.08.13 148 7 21쪽
37 Radio. 진심으로 대하기에 더 빛나는 이들 +2 20.08.11 137 8 26쪽
36 Cooperation. 침묵의 이 순간 +2 20.08.04 154 8 26쪽
35 Innocence. 꿈이라고만 여겼던 것 +2 20.07.30 171 7 23쪽
34 Producing. 입 헤벌리고 표정 관리 못하지만 +2 20.07.28 168 9 26쪽
33 Affableness. 오래 전 우리 +2 20.07.21 178 7 38쪽
32 Along. 대타로 때려낸 홈런 +4 20.07.16 172 9 30쪽
31 Beginning.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6 20.07.12 159 8 34쪽
30 Some. 애써 외면했던 진심 +4 20.07.07 169 10 22쪽
29 Opening. 속 깊은 이야기들 +4 20.07.05 167 9 28쪽
28 Yearning. 두 사람의 두 마음 +6 20.06.30 177 9 20쪽
27 Quest. 그녀의 마지막 미션 +2 20.06.25 157 10 29쪽
26 Showdown.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오다 20.06.18 165 8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