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진사로의 서재입니다.

오디션(Audition) 2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진사로
작품등록일 :
2020.03.15 00:30
최근연재일 :
2021.09.08 01:3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3,471
추천수 :
623
글자수 :
659,060

작성
20.11.09 00:02
조회
118
추천
7
글자
28쪽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DUMMY

서희와 은별 등 뮤컬트 팀원들은 무대를 지나 가족과 지인들이 있는 객석으로 향했다.


“와주셔서 고마워요.”

“노래 잘 들었어. 우리 딸 오늘 멋있네.”

“저 괜찮아요? 엄마 아빠 만나려고 옷 안 갈아입었는데.”

“그래. 아주 예쁘다.”

“불편해 보이니까 들어가거든 옷부터 갈아입어. 근데 정완이는?”

“다음 무대 연주할 분들이랑 연습하고 있어요.”

“그래. 1부 끝이면 이제 반쯤 한 거야?”

“네.”

“정완이한테 이거 잘 먹고 있다고 전해줘. 걔 아니었음 배고플 뻔했어.”

“모자라진 않아요?”

“많이 있어서 은별이네도 드렸어. 아직도 있고. 그리고 너희 녹화 끝나면 바로 퇴근이지?”

“네.”

“같이 저녁 먹자. 정완이도 데리고 와.”

“집에 가면 늦을 텐데.”

“괜찮아. 어른들이 돼가지고 맛있는 거 얻어먹고 밥도 안 사주면 되겠어?”

“알았어요.”


서희는 가족들과 대화를 나눈 후 은별과 함께 두 가족들에게 모두 인사하고 대기실로 돌아왔다. 민재도 은별의 부모님을 찾아와 인사했다.

은호는 대기실 앞에 서 있다가 미란이 돌아오자 함께 의상실로 갔고, 은별과 다른 팀원들은 간식을 먹으러 갔다.

정완이 대기실에 들어오는 서희를 보고 미소 짓는 순간 그녀의 뒤에 수휘가 나타났다.


“야 인마, 하정완!”

“아, 예. 선배님.”

“너 나랑 얘기 좀···. 어어.”


수휘는 정완의 뒤에 앉은 이들을 보고 온몸이 굳어진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소향이 수휘를 향해 손가락을 흔들었다.


“오빠 안녕?”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오셨어요? 궁금하네.”


봉길이 덧붙였지만 수휘는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4년 전 봉길이 몸담았던 밴드 ‘기븐 저크’의 리더는 인디밴드연합으로 들어오라는 수휘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기븐 저크는 인디밴드연합 소속 밴드에게 클럽 공연 자리를 빼앗기곤 했고, 뒤이어 봉길을 제외한 멤버들이 생계 문제로 줄줄이 탈퇴하며 팀이 와해되었다.

소향과는 나쁜 인연은 없지만 당시 그녀는 봉길의 연인이었다.


홍태는 수휘의 곡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했던 일에 대해 수휘뿐 아니라 팬들 앞에서도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수휘는 휘민락 멤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태를 탈퇴시켰다.

그것도 새로운 메인보컬을 먼저 뽑아놓고 홍태에게 통보하여 연습실에도 오지 못하게 했다.


정완이 말했다.


“제가 부족했나 봅니다. 제가 프로듀싱을 잘했다면 그게 무대에서 잘 보였을 테고, 굳이 선배님이 저에게 물어보실 말씀이 없었을 테니까요.”

“···.”

“3라운드까지는 여우비 팀에게 연주할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그리고 오늘은 팀원들이 큰 무대에 대한 경험이 없어 불안해해서 제가 올라온 것뿐입니다.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어떤 점이 궁금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저 제 아티스트들이 멋진 무대를 보여서 관객 분들께 감동을 드리기 위해서 준비한 것뿐입니다. 여우비만 프로듀싱했을 때나 지금이나 다른 건 없습니다.”

“그래. 알았다.”


수휘는 더 말하지 않고 홍태와 눈을 마주친 후 몸을 돌려 대기실을 나갔다.

봉길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내가 죽기 전에 저 양반 입에서 미안하단 소리 들을 수 있을까.”

“난 저 인간 부럽다.”

“예?”

“내가 저 인간만큼 강단이 있었음 저렇게 해서라도 살아남았겠지.”

“···.”

“미안하단 소리 중요하냐? 이해해.”

“예? 예, 뭐.”


평소 같지 않게 긴 홍태의 말에 봉길은 떨떠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홍태라면 수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수백 번을 들어도 모자라니, 자신이 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봉길이 정완에게 말했다.


“야. 우리 나갔다 와도 되냐?”

“40분쯤은 괜찮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멀리 안 가. 형님, 커피나 마시러 가죠?”

“그러자.”


이 말에 소향이 봉길에게 말했다.


“난 여기 있어도 되지?”

“왜?”

“이은호랑 얘기 좀 하게.”

“그래. 형님도 힘들면 그냥 계세요. 제가 커피 사올게요.”

“가자. 바람이나 쐬지.”


홍태와 봉길이 대기실을 나갔고 소향은 화장실에 갔다.

서희는 그제야 정완의 손을 잡으며 자리에 앉았다.


“수휘 선생님 많이 놀랐나보네요.”

“악연 있는 사람들이 여기 있을 줄은 몰랐겠지.”

“근데 선생님이 미안하단 얘기를 안 해요? 전에 저랑 은별이한테는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수휘 선배한테 너희는 을(乙)이 아니니까.”


서희는 정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녹화 끝나고 우리 식구들이랑 저녁 먹을 수 있어요?”

“나야 좋지.”

“에이. PD님 집에서 같이 밥 먹으려고 했는데. 저번에 담갔던 김치 이제 먹을 만하거든요.”

“내가 내일 전복죽 할 테니까 김치는 거기다 먹자. 부모님 먼 길 올라오셨는데 그냥 가시는 것보다 좋지.”

“네.”


서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정완과 함께 점심을 먹다가 자기 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만들어 먹자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정완은 같이 김치를 담그자고 제안했다.


“왜 하필 김치예요?”

“오래 먹을 수 있으니까. 네가 김치 먹을 때마다 내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서.”

“김치 안 담가도 많이 생각해요.”

“그래도.”

“알았어요. 같이 담가요.”


서희는 이렇게 대꾸하면서도 묘한 감정에 젖었었다.

자신이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이 남자는 함께하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삶은 돼지고기에 갓 담근 김치를 얹어 소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함께 만든 음식을 놓고 마주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소주를 마시게 된 현실과, 술기운에 발개진 채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연인의 얼굴이 두 사람에게는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대기실을 나가려는데 미란이 은호와 함께 대기실에 들어왔다.

정완이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훌륭했다. 잘했어.”

“고마워요, 형님.”

“PD님 감사합니다.”


특히 은호는 진심으로 정완에게 고마워했다.

은호는 송년특집 무대가 다가올수록 불안해했는데, 정완은 그에게 ‘난 너 믿는데 시어머니 노릇할까?’라고 말했다. 은호는 이 말에 정신을 다잡고 무대를 준비하여 준비했던 것을 모두 보일 수 있었다.


“은호 잠깐 여기 있어라. 남소향 선배님이 너랑 얘기 좀 하자셨어.”

“예?”

“금방 오실 거다. 잘했어.”


정완과 서희는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대기실을 나섰다.

이제 서희도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편안해질 때였다.





하트헤르의 지혜와 유찬은 송년특집 무대를 준비하며 갈등이 있었다.

두 사람의 의견이 달랐던 게 아니라 결단하지 못한 데서 나온 갈등이었다.


두 사람은 며칠 전 <눈길>이라는 자작곡을 만들었는데, 이 곡은 무대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좋았지만 두 사람은 이것을 송년특집에서 부를지 생방송에서 부를지를 정하지 못했다.

4라운드를 준비하며 <풀밭에서>를 만든 것은 천운이었고, <눈길> 이상의 노래를 생방송까지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완이 나서서 의견을 조율한 끝에 두 사람은 이 무대에서 <첫눈처럼>(소녀시대-태티서)을 부르기로 했다.


“팀원들 중에서 가장 늦게 곡을 정해서 걱정했는데 평소 이상의 기량을 보여줬어요. 원곡과는 다른 감성이 보였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나날이 좋아져서 잘 들렸죠. 지혜 양에게 보컬이 제일 많이 집중됐던 무대였는데 특별공연이라 그랬던 부분은 감안해야지요. 잘했어요.”

“이번 시즌에 악기를 잘 쓰는 팀이 많죠. 하트헤르 역시 그 중 하나인데 특히 이번 무대에서 연주가 제일 좋았습니다. 일렉 기타리스트까지 통기타를 들고 나올 줄은 몰랐는데, 통기타 연주가 없었으면 허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편곡이 잘 되었다는 뜻이에요. 기량이 날로 좋아지는 게 보입니다. 수고했어요.”

“저는 한 마디만 할게요. 노래 좋았고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잘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하트헤르의 지혜와 유찬은 무대를 내려오자마자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정완을 찾았다.

그런데 대기실에 정완뿐 아니라 홍태 등 대선배들과 은호, 도진도 없었다.


“PD님 어디 가셨어요?”

“선배님들이랑 연습하러.”

“연습 어디서 해요?”

“왜?”

“남소향 선배님 연주하는 거 보려고요.”


키보드를 치는 지혜는 소향에게 배울 게 아주 많다.

하지만 서희는 지혜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나한테도 얘기 안 했어. 알아도 오지 말라더라.”

“설마 긴장되시는 건 아니겠죠? 다들 정말 잘하시던데.”

“새로 맞춰야 할 게 있어서 그럴 거야. 은호 오빠도 세션 들어갔거든.”


미란의 말에 유찬이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럼 은호 형도 무대에 올라가요?”

“응. 도진이 오빠 무대랑 우리 앙코르까지 다 한대. 남소향 선배님이 전부터 오빠 노래에 현악기 하나만 더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잖아.”

“은호 오빠 파트를 따로 만드시겠다고요?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선배님이 현악기 하시고 오빠한테 선배님 파트 시키실 건가봐. 거기다 밴드도 같이 하자고 하셨어. 오빠 엄청 좋아하더라. 우상들이랑 밴드 한다고 입 찢어졌어.”

“와아. 그 밴드 당장 데뷔해야겠는데요?”

“파트 다 되고 보컬 셋에 작곡가 둘···.”


지혜와 유찬이 입을 떡 벌리며 말하는데 서희가 상황을 정리했다.


“우리가 못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자꾸 느네.”

“네.”

“그래도 너무 긴장해서 얼 거 없어. 이 무대도 막상 해보니까 예상 못한 일은 없었잖아.”

“네.”

“편하게 하자. 우리는 뮤컬트니까.”

“네, 언니.”


정완 같은 서희의 말에 뮤컬트 팀원들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의지를 되새겼다.





인디밴드연합의 태평성대가 무대에 오르자 도진에게 스탠바이 사인이 떨어졌다.

도진은 무대 입구의 닫힌 문에 서서, 세션 멤버들은 그 아래 계단에 걸터앉아 태평성대가 부르는 <좋아합니다>(데이식스)를 들었다.


“노래 잘하네. 연주도 괜찮고.”

“응.”

“근데 밴드 이름은 뭐라고 할 거예요?”


홍태가 소향의 말에 무심코 답하다 다음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수휘 오빠 심사할 때 보니까 연주자들 잡아놓고 뭐 막 묻던데, 우리 붙잡고 그런 거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싫다.”

“싫어.”


홍태와 봉길이 동시에 대답하자 소향이 입을 비죽이며 농을 던졌다.


“밴드 이름이 ‘싫다 싫어’는 좀 그런데.”

“···.”

“정완아?”

“서희가 저보고 이름은 절대 짓지 말랍니다.”

“왜?”

“제가 속초에서 고양이 이름을 지었는데 가비, 나비, 다비, 라비, 바비, 사비라고 해서요.”

“그나마 마비가 없어 다행이네.”

“그 정도는 저도 알죠.”

“돌겠네. 네 센스에 내 멘탈이 마비되겠어.”


정완의 말에 소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봉길이 물었다.


“미투리 밴드 요새 뭐하는지 알아?”

“재작년에 공중분해 됐어요. 멤버들이 익훈이 형 못 따르겠다고 해서.”

“그 졸보 새끼 어쨌을지 알겠네. 백합송이도 해체했고···. 근데 기븐 저크는 아직 해체 안 했어.”

“뭐?”


소향이 눈을 크게 떴는데, 봉길은 제 아내를 보며 뿌듯한 표정으로 제 가슴을 툭 쳤다.


“다른 애들은 다 나갔어도 난 아직 기븐 저크의 멤버라고.”

“설마 우리 밴드가 기븐 저크? 아니지?”

“안 될 게 뭐 있어.”

“너 드디어 미쳤구나? 거기 애들 죄다 얼간이[jerk]들이었어. 근데 우리보고 거기 들어오라고?”

“우리도 얼간이지 뭐. 청춘을 음악에 바치고 이 꼴로 살면서도 밴드 한다고 초딩처럼 좋아하고, 세션 한다고 여기까지 와 있질 않나.”

“얼간이 맞다. 우리 다.”


홍태의 말에 소향이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


“저는 얼간이 아니에요.”

“네가 제일 얼간이야.”

“뭐가 어째?”

“툭하면 나보고 얼간이라면서, 이 얼간이 놈이랑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사는 애가 얼간이 아님 뭔데?”

“야!”


봉길의 말에 소향이 그를 째려보다 말했다.


“안 돼. 거기 애들 너 빼고 다 허접했어. 근데 여기 왕년에 천재 소리 안 들었던 사람 있어?”

“그럼 천재적인 얼간이들이네. ‘지니어스 저크’ 어때?”

“아이 씨, 그놈의 저크 진짜!”

“그럼 ‘지니어스 풀’은?”

“···.”

“왜들 그래?”


봉길의 무심한 말에 다른 이들의 눈이 그에게 쏠리며 주위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소향 역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닫았다.


다른 사람들이 눈빛을 주고받다 정완이 먼저 말했다.


“저기, 여 선배님.”

“어?”

“전 그 이름 좋습니다.”

“저도 좋습니다.”

“약자로 GF네?”

“예? 예.”


정완과 은호의 말에 소향도 ‘오오’라고 입술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홍태의 물음에 봉길이 씩 웃으며 답했다.

그러자 홍태가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GF 밴드, 리더 여봉길. 다른 의견은 지금 말해.”

“제가 리더요?”

“선배님이 이름 지으셨으니까요.”


정완이 답한 후 무대 쪽을 보고 말했다.


“앞 팀 노래 끝났습니다.”

“어, 그래? 준비합시다. 다들 일어나요. 도진이는 등장하는 타이밍 알아? 내가 신호 줄까?”

“타이밍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맞춰 나갈게요.”


봉길의 말에 홍태가 ‘리더 하고 싶었군.’이라고 뇌까리며 일어섰다.


태평성대가 심사를 받는 동안 그들의 악기가 치워짐과 동시에 도진의 무대를 위한 악기가 놓였다.

잠시 후 세션, 즉 GF 밴드의 멤버들이 제작진의 신호를 받고 들어갔다.


무대 뒤편 한가운데에 봉길의 드럼, 중간의 양쪽에는 홍태의 베이스와 소향의 신시사이저, 도진이 한가운데에 설 앞쪽의 양끝에는 은호의 신시사이저와 정완의 기타가 놓였다.

GF 밴드의 멤버들이 무대로 나오자 녹화가 재개되었다.


“이제 열여덟 번째 순서입니다. 뮤컬트 엔터테인먼트의 마지막 참가자가 기다리고 있죠. 윤도진 군의 무대입니다.”

“와아!”

“윤도진 군은 이 무대에서 자작곡을 부르겠습니다. 노래는 화면으로 확인하시죠.”


멀티비전의 화면에 도진의 자작곡 제목 <또 새로운 시간>이 나왔고, GF 밴드 멤버들의 시선이 드럼을 맡은 봉길에게 쏠렸다.

봉길이 메트로놈의 일정한 박자를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틱을 박자에 맞춰 네 번 두드리자 홍태의 베이스와 소향의 현악기, 정완의 기타 사운드가 동시에 들어왔다.

뒤이어 은호가 피아노 소리로 전주의 메인 멜로디를 리드미컬하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심사위원석의 여원이 눈을 크게 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은호가 저 밴드에 끼어 소향의 파트였던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도, 그것이 지금까지 들었던 것보다 좋은 것도 놀라웠기 때문이다.


뒤이어 도진이 등장하면서 객석에 환호가 높아졌는데, 대기실의 팀원들은 다른 의미로 탄성을 질렀다.


“와아. 좋다! 이걸 객석에서 들었어야 했는데.”

“펑키 음악이 무슨 오케스트라 연주 같아.”

“소리 하나 더 들어갔다고 저렇게 되네?”

“소향 선배님이 현악기 얘기하신 게 저래서였구나.”

“신기해. 우리 오빠 급하게 들어갔는데 티가 안 나.”

“은호 오빠도 천재인가 보네요. 천재들한테 픽업됐잖아요.”

“소향 선배님이 천재지. 자기 파트 넘기고 그 짧은 시간에 파트 하나를 아예 새로 만드셨잖아.”

“네 남친도 만만치 않아.”

“아직 남친 아니에요.”

“아직?”

“···.”


은별의 되물음에 미란이 우물거리자 다른 팀원들이 픽 웃었다.


은호는 아까 소향의 제안으로 GF 밴드에 합류했는데, 다른 멤버들은 사나흘에 한 번이라도 맞춰본 것과 달리 그는 이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연습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합류한 이유를 이 무대에서의 전주만으로 보여주었다.


“저 노랜 진짜 들을수록 좋다. 사운드가 풍부해지니까 더 좋아.”

“완전 펑키펑키해요. 도진이 형이 저런 노래 잘할 줄은 몰랐어요.”

“오빠도 곡 만들고 PD님이랑 엄청 맞춰봤죠?”

“응. 대선배님들하고도 얘기 많이 했다더라.”

“오빠가 인디뮤지션이라고 선배님들이 특별히 더 키우는 것 같아요.”

“남소향 선배님이 그러셨어. 우리한테 미안하지만 걔한테 신경이 좀 더 쓰인다고.”

“어쩔 수 없죠. 오빠 좋겠네.”

“곡도 좋은데 애가 노래 되게 잘해.”

“기타 안 하고 노래만 해서 그런가 봐요.”

“아까워요. 저번에 저렇게 했으면 생방송 갔을 텐데.”

“너도 그래.”

“PD님이 저희를 모두 그렇게 만들어 버렸네요.”

“응.”


서희는 미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정완은 프로듀서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프로듀서이고, 그가 존경하며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음악을 하고 있기에 이 일을 하는 것뿐이다.


이것은 홍태나 봉길, 소향, 은호와 다른 정완만의 특징이었다.

취미는 좋아하는 걸 해야지 굳이 밴드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서희의 말에 그는 ‘그럼 하루 종일 너한테 붙어서 징징거릴까?’라고 대꾸하여 입을 다물린 후 ‘그분들이 어떻게 음악을 즐기는지 보려고’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서 서희는 한편으로 위태롭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둘 사이의 문제나 변심에 대한 걱정은 아니었다.

정완은 음악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일하기 더 편하다고 했고, 프로듀서가 일할 때 음악이 좋아졌다가 싫어졌다가 하는 것보다는 자신처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서희는 이 균형이 단단하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위태로웠고, 그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자신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 균형을 잡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대부분 제가 하고 싶은 것들뿐이었다.


서희가 이런저런 생각을 주워섬기는 도중에 도진의 무대가 끝났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GF 밴드의 멤버들이 뒤를 돌았는데, 그 모습을 본 여원이 객석의 함성이 잦아들기도 전에 마이크를 들었다.


“저기, 세션 팀. 잠시만요.”

“와아아!”


수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었다.

멋진 연주를 보여준 세션을 불러 이야기하는 것은 그의 몫이지만, 여원은 자신이 저들과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들을 불렀다고 생각했다.


백보컬을 맡았던 소향이 자기 마이크를 봉길에게 휙 던져주고 퇴장했고, 홍태와 정완, 은호도 부리나케 나갔다.

도진이 봉길을 향해 인사하고 자리를 열어주자 봉길이 무대 가운데에 서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GF 밴드의 리더 여봉길입니다.”

“GF 밴드요?”

“예. ‘지니어스 풀’의 약자입니다.”

“이름 잘 지었네요. 천재들이 가득한[full] 밴드라.”

“아니요! 그 뜻이 아니고, 천재적인 바보[fool]라는 뜻입니다.”

“뭐어?”


소향이 무대 뒤로 내려가다 봉길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그것은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여원처럼 뜻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간이 하지 말라니까 바보.”

“하아아.”

“형님이 방송에다 바보라고 광고를···.”

“저놈 또 사고 쳤다.”

“죄송해요.”

“내 잘못이다. 리더 그냥 내가 할 걸.”

“하아아.”


소향이 연달아 한숨을 쉬자 홍태가 그녀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너희 애 좀 크거든 쟤한테 맡기지 마라.”

“지금도 웬만하면 안 맡겨요. 누가 앤지.”

“머릿속에 바보 얼간이밖에 없는 놈.”


바보가 된 천재들이 뜻 모를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이며 되돌아온 악기를 수습했고, 멍청한 퀴즈왕 지노는 ‘저랑 같은 과(科)군요.’라고 변죽을 놓았다.

한편 여원이 세션을 부른 것은 수휘와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근데, 아니 여봉길 씨.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연주를 바꾸면 어떡해요?”

“어? 그걸 말씀드려야 하는 겁니까?”

“하아.”


봉길의 바보스런 대꾸에 여원은 가벼운 한숨을 쉬었고 객석은 약간 술렁였다.

아까 은호를 멤버로 추가하고 곡의 구성을 바꾸자 정완이 여원에게 이야기하겠다고 했는데 다른 멤버들이 그럴 시간 없다며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시간도 없었거니와 녹화 중이었기에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물론 여원이 이걸 물은 것은 예상과 다른 무대에 놀라서였을 뿐이다.


“나 참. 이걸 뭐라고 말하기도 그런 게, 저는 GF 밴드의 저 연주 여러 번 들었지만 이게 가장 좋았어요. 저 친구들이 저랑 상의도 안 하고 이은호 군을 들여놓고 사운드를 보강해서 그러네요. 근데 이은호 군이 어떻게 같이하게 된 거예요? 원래 아는 사이였어요?”

“아니요. 아까 미란 양 무대 끝나고 스카우트했습니다. 저희 밴드에 꼭 필요한 인재라서요.”

“그럼 그때부터 은호 군 집어넣고 연습한 거예요? 편곡 바꾸고?”

“예.”


봉길의 무덤덤한 대답에 객석의 술렁거림이 더 커졌다.

정완은 이 곡을 편곡하면서 의도적으로 간주에 각 파트 솔로 연주를 네 마디씩 집어넣었고, 관객들은 모든 이들의 연주에 매료되어 연주를 감상했던 차였다.

그런데 그 곡이 조금 전에 수정되어 연주되었다는 것이다.


은호만 솔로 연주가 없었다면 모르지만 그 역시 자신의 솔로 파트를 만들어 연주했다.

그래서 관객들은 봉길의 말이 없었으면 은호도 세션의 기존 멤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알았어요. 다른 얘기는 따로 하죠.”

“감사합니다.”


봉길이 들어가자 도진에 대한 여원의 심사가 시작되었다.


“윤도진 군은 길게 말할 게 없어요. 노래가 전 무대와는 전혀 다르게 들렸어요. 다른 심사위원이나 관객 분들도 느끼셨을 겁니다. 잘했어요.”

“와아아!”

“저는 이 무대에서 도진 군의 새로운 가능성을 봤어요. 솔로 보컬리스트로 활동해도 될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노래에 감성을 담아 즐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여기까지 할게요.”

“감사합니다.”

“제가 먼저 하지요.”


지노가 고개를 내저으며 특유의 멘트로 심사를 시작했다.


“어떻게 이렇게 부릅니까. 제 앞에서···.”

“와아!”

“제가 2라운드에서였나? 도진 군의 음악적 색깔이 제한적인 점을 지적했는데 이제 그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고, 연주 물론 좋았지만 보컬이 거기 잘 어울렸습니다. 가사에도 새로운 사람들과 새해를 함께 맞이하는 기쁨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잘 드러냈고, 거기 맞게 밝은 분위기로 무대 잘 이끌었어요. 덕분에 도진 군의 미래에 대해 저도 기대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 펑키 뮤지션들한테 이 노래 당장 들려줘야겠습니다. 간만에 제대로 된 펑키 음악 들었어요. 도진 군의 인생 무대라고 할 만한 무대였습니다.”


다음은 인길이었다.


“시청자 분들이 아재라고 놀리시겠지만 옛날 얘기를 좀 하자면, 혹시 긱스(GIGS)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프로젝트 펑키 그룹인데, 이적 씨가 보컬을 했고 한상원 씨, 이상민 씨 같은 당대 최고 연주자들이 있었죠.”

“아!”

“윤도진 군의 <또 새로운 시간> 듣는데 그분들이 생각났습니다. 즐겁게 잘 들었어요. 음원 살게요.”


수휘는 묘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들었다.


“오늘 뮤컬트 참가자들에게는 제가 할 말이 별로 없네요. 윤도진 군, 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신 좀 무거운 얘기를 하겠습니다.”


수휘는 잠시 틈을 두고 말했다.


“제가 <C-POP Artist>에 심사위원으로 섭외되기 전입니다. 회사 부대표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땐데 일이 뜻대로 안 풀리다보니 독선과 아집으로 뭉쳐 있었죠. 인디밴드는 자유를 존중해야 각자의 음악적 개성이 나오는데 당시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때 몇몇 분들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크게 잘못했던 분이 GF 밴드에 있었네요.”


정말로 무거운 말에 객석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저 밴드의 베이시스트 민홍태 씨는 휘민락 팬들이 지금도 그리워하는 메인보컬입니다. 베이스 치게 해 달라는 걸 제가 못하게 하고 노래만 강요했고, 돌이켜보면 단지 음악적 성향이 달랐을 뿐인데 당시 전 제 음악을 따르지 않는 게 화가 나서 일방적으로 그만두게 했지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쫓아낸 겁니다···. 제가 공개된 자리에서 이 말을 하는 건 민홍태 씨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당장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럼 받아줄 때까지 하겠습니다.”

“나 참.”


여원이 재빨리 마이크를 들며 말을 가로챘다.


“제가 얘기해야겠네요. 수휘 심사위원이 그 말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말씀하시죠.”


영기의 말에 여원이 틈을 둔 후 손을 높이 들며 말을 이었다.


“손봉규 PD님, 이 부분은 방송 내보내면 안 되겠어요. 관객 분들께도 양해 구합니다.”

“예.”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진 알겠는데, 수휘 심사위원의 그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민홍태 씨예요. 이건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예?”

“사과? 하세요. 정말 미안하거든 사람들 앞에서 이유 대가면서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하고, 좋은 데 데려가서 좋은 거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면서 풀고, 홍태 씨 조만간 결혼하는데 휘민락이 가서 축가 불러주세요. 그럼 돼요.”


대기실에 들어온 소향은 여원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이야! 언니 완전 제대로 알고 있었네.”

“간만에 베이스 잘 쳤더니 저 인간이 흥 깨는군.”


소향이 모니터의 여원과 홍태를 번갈아 보며 피식피식 웃었고, 홍태는 제 팔짱을 끼고 서서 복잡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이어 봉길이 대기실에 들어와 말했다.


“이러다 형님보고 휘민락 다시 들어오라는 거 아니에요?”

“안 가.”

“그렇죠. GF 밴드에서 좋아하는 베이스 마음껏 치세요. 휘민락보다야 우리가 더 실력파죠.”

“그럼 뭐하냐. 리더가 바본데.”

“풉!”


홍태의 말에 소향이 웃었지만, 서희를 비롯한 팀원들은 분위기 때문에 대선배들에게 인사말도 못한 채 눈치만 보았다.

한편 봉길은 바보라는 단어를 듣고 조금 전 떠올린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근데 형님. 제가 여기 들어오다 멤버들 닉네임을 생각해봤는데요.”

“닉네임?”

“왜 자기소개 할 때 이름 앞에 말하는 거 있잖아요.”

“그게 왜.”

“우리 밴드가 천재적인 바보들 아닙니까.”

“그건 줄 몰랐다.”

“그래도 리더 말인데 따라주셔야죠.”

“저 인간보다 더 갑질이군.”


소향은 제 남편을 째려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홍태와 봉길의 대화가 원래 이렇기 때문이다.

봉길의 말이 이어졌다.


“형님은 노래보다 베이스기타 더 좋아하니까 ‘베이스 바보’, 이 사람은 현민이밖에 모르니까 ‘아들 바보’, 이렇게요.”

“저는요?”

“너는 ‘강서희 바보’ 하고, 은호는 발라드만 만드니까 ‘발라드 바보’ 좋겠네.”


봉길의 말에 정완이 인상을 구기며 고개를 저었다.


“싫습니다. 그게 뭡니까? 유치원생 담벼락 낙서도 아니고.”

“그게 아니라, 공연하다 너 소개할 때 ‘저는 강서희 바보 HAP입니다!’ 이러라고. 안 헷갈려.”

“누가 그걸 몰라서···.”

“저기.”


서희가 정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어?”

“저는 그거 괜찮은 것 같아요.”


서희가 조그맣게 말하자 정완이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젖혔다.

홍태는 어이없어하며 봉길의 말을 듣다 물었다.


“너는?”

“어, 저요? 어어. 제 건 생각 안 했는데 글쎄요. 리더니까 ‘리더 바보’ 아님 ‘GF 바보’ 할까요?”

“아니, 그것보단 그냥···.”

“그냥 뭐?”

“그냥, 리더니까, 어어.”


밴드의 막내 은호는 소향의 물음에 말을 제대로 못하고 얼버무렸지만, 소향은 눈을 빛내다 봉길에게 삿대질하며 은호의 생각을 말했다.


“야! 넌 ‘그냥 바보’가 딱이야. 그거 해.”

“내가 왜?”

“넌 누가 봐도 그냥 바보거든.”

“나 바보 아닌데?”

“웃기셔. 그런 인간이 머릿속에 바보 얼간이밖에 없니?”

“···.”

“아내 말 좀 듣지? 아님 너도 ‘남소향 바보’ 하든가.”

“그건 싫어. 그냥 바보 할게.”

“‘할게’가 아니라 넌 원래 그거라니까?”

“그래? 알았어.”


소향의 말에 봉길이 그냥 바보답게 벌쭉 웃으며 뮤컬트 팀원들을 둘러보았고, GF 밴드 멤버들은 저마다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같이 <Butterfly> 연습해볼까?”

“네. 선배님들 아까 연주 정말 좋았어요.”

“멋있었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팀원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저마다 한 마디씩 꺼낸 후에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작가의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즐겁게 읽고 가시는 분들께 행복이 깃들기를 바라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디션(Audition) 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에 따른 공지입니다. 21.09.08 41 0 -
54 Epilogue. 이제야 불러본다 +4 21.09.08 69 5 33쪽
53 Final. 두 사람의 마지막 경연 21.09.06 68 5 37쪽
52 Round 8.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21.09.01 68 5 26쪽
51 Welcome. 하루를 마무리할 때 21.08.28 61 5 19쪽
50 Change. 모두의 힘으로 21.08.27 66 5 20쪽
49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21.08.23 75 5 28쪽
48 Ago.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21.08.18 84 6 29쪽
47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21.01.04 94 5 27쪽
46 Round 5. 어느 배우와의 이별 +2 21.01.01 89 6 28쪽
45 Relation. 꿈이 아니라는 걸 +2 20.12.04 117 6 26쪽
44 Self. 돌아선 길 위에서 +2 20.11.20 128 6 30쪽
43 Encore. 복수의 시간 +2 20.11.13 117 6 26쪽
»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2 20.11.09 119 7 28쪽
41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2 20.11.02 135 6 28쪽
40 Preparing. 서로를 만나는 이유 +2 20.10.26 133 6 26쪽
39 Blind. 오해를 풀고 남은 자리에 +4 20.08.18 160 8 22쪽
38 Composer. 눈은 이미 맞았고 +2 20.08.13 148 7 21쪽
37 Radio. 진심으로 대하기에 더 빛나는 이들 +2 20.08.11 137 8 26쪽
36 Cooperation. 침묵의 이 순간 +2 20.08.04 154 8 26쪽
35 Innocence. 꿈이라고만 여겼던 것 +2 20.07.30 170 7 23쪽
34 Producing. 입 헤벌리고 표정 관리 못하지만 +2 20.07.28 165 9 26쪽
33 Affableness. 오래 전 우리 +2 20.07.21 177 7 38쪽
32 Along. 대타로 때려낸 홈런 +4 20.07.16 172 9 30쪽
31 Beginning.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6 20.07.12 159 8 34쪽
30 Some. 애써 외면했던 진심 +4 20.07.07 169 10 22쪽
29 Opening. 속 깊은 이야기들 +4 20.07.05 167 9 28쪽
28 Yearning. 두 사람의 두 마음 +6 20.06.30 177 9 20쪽
27 Quest. 그녀의 마지막 미션 +2 20.06.25 157 10 29쪽
26 Showdown.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오다 20.06.18 165 8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