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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로의 서재입니다.

오디션(Auditi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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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진사로
작품등록일 :
2020.03.15 00:30
최근연재일 :
2021.09.08 01:39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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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70
추천수 :
623
글자수 :
65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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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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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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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DUMMY

사라진 줄만 알았던 추위가 돌아온 2월 3일, Top 5 결정전에 나서는 뮤컬트 엔터테인먼트의 세 팀이 CBC 미디어센터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송다윤 매니저가 이들의 일정을 확인하고 의상이나 무대화장 등을 챙기기 위해 아침부터 함께했다.


“PD님 없으니까 이상해요.”

“홍설하 배우님 무대 끝나면 오실 거야. 우리 최종 리허설 전쯤.”


설하는 잠시 후 근처 다른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가요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할 예정이다.

저녁때 생방송될 프로그램의 사전녹화이므로 무대에서의 실수 등은 없겠지만, 설하는 뮤지컬이 아닌 무대에서 노래하는 일이 처음이기에 정완이 자청하여 같이 가겠다고 했다.


<어느 배우와의 이별>은 드라마 마지막회에 나와 많은 화제를 낳았을 뿐 아니라 음원차트에서도 닷새 동안 3위 이내의 순위를 지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기가수의 신곡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연곡들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때, 방송사 입장에서는 설하의 노래를 통해 드라마의 화제성을 오래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세빈이 언제 온대?”

“다섯 시 반까진 올 거예요. 제 순번 때문에 더 빨라질 수도 있고.”

“최종 리허설 못해도 괜찮을까?”

“언니랑 저도 그게 걱정인데 PD님이 꿈쩍도 안 하셨어요. 언니한테는 무대 올라가면 객석이고 심사위원이고 신경 쓰지 말고 랩만 잘하라고.”


예린의 말에 은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완이 세빈에게 최종 리허설도 하지 말라는 것은 그녀가 등장한다는 것을 다른 심사위원들조차 모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것은 무대의 완성도뿐 아니라 시청자 투표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세빈은 <C-POP Artist>에 출연했을 때부터 귀여운 외모와 밝은 성격,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빠르고 정확한 랩으로 주목받았고, 배우로 활동하는 지금도 그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기에 팬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생방송에서 예린이 가진 가장 큰 취약점이 바로 투표이기에 그것을 보완하려는 것이다.


“열 시 정각에 미팅하겠습니다!”

“커피 마실 시간은 있겠네?”

“제가 사올게요.”

“같이 가. 로비에서 마시자.”


서희의 말에 팀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팀 순번 추첨 결과 하트헤르가 2번, 여우비가 6번, 예린은 7번을 받았다.

서희가 정완에게 사실을 알려주자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안 좋네. 하필이면 예린이 앞이라 투표에 더 불리하겠어.]

“괜찮아요. 우린 이게 더 좋아요.”

[지금이라도 노래 바꾸는 게 어때?]

“그대로 갈게요. 은별이랑 조금 전에도 얘기했어요.”

[알았어.]

“배우님 사전녹화는 언제 해요?”

[12시쯤 시작할 거야. 끝나는 대로 갈게. 세빈이는 6시쯤 오라고 얘기할게.]

“천천히 와요. 점심 먹고.”


서희가 전화를 끊자 은별이 물었다.


“노래 바꾸래요?”

“그랬는데 안 바꾼다고 했어.”

“네. 연습은 인터뷰하고 해요.”


서희와 은별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하트헤르나 예린과 달리 오늘 두 사람에게는 긴장, 불안, 초조 같은 감정이 없었다.



***



빼곡히 채워진 객석의 앞쪽에 참가자의 지인들이 앉았다.

서희는 이번 무대에 가족 대신 한울과 세은을, 은별은 오빠인 은성과 그의 연인인 초희를 초대했다. 몇 명 더 초대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참가자들에게 양보했다.

생방송 20분 전, 정완이 한울과 세은을 찾아왔다.


“오랜만이에요, 세은 씨. 형님 잘 계셨죠?”

“그래. 고맙다. 네 덕분에 별 경험을 다해보네.”

“서희한테 전할게요. 그 사람이 초대한 거니까. 이거 드세요.”


정완으로부터 커피와 과자를 받는 한울의 표정은 복잡하게 굳어 있었다.

세은이 물었다.


“서희 지금 못 나오죠?”

“예. 한창 준비하고 있어서요.”

“끝나고 잠깐 볼 수 있어요?”

“얘기해놓을게요.”


세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울이 말했다.


“너희들, 끝나고 우리랑 밥 먹을 수 있어?”

“그건 제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

“오늘 방송 끝나자마자 다음 방송 대책회의 해야 해서요. 죄송합니다.”

“아니야. 그게 네 일이지.”


제작진들이 관객들에게 주의사항을 공지하겠다고 외쳤다.


“금방 시작하나보네. 너도 바쁠 텐데 일 봐.”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정완 씨.”

“뭘요. 그럼.”


정완은 은성 커플에게도 커피와 과자를 주며 인사한 후 대기실로 돌아왔다.

뮤컬트의 세 팀원들은 무대에 나갈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언니랑 한울 씨 왔어요?”

“응. 먹을 거 전해주고 왔어. 근데 좀 이상하네.”

“왜요?”

“세은 씨는 괜찮아 보이는데 형님 표정이 안 좋던데.”

“그래요? 고백이 잘 안됐나.”

“고백?”

“조금 전에 언니가 저한테 그랬어요. 저한테 문자 보내고 한울 씨한테 고백할 거라고, 사귀자고.”

“어? 푸후.”


사정을 들은 정완이 빙긋 웃었다.


“네가 왜 ‘헐’ 하는지 알겠다.”

“그죠? 아까 저도 그 문자 보고 ‘헐’ 했어요.”

“복잡하나보네.”

“거절하는 건 아니겠죠?”

“절대 못하지···. 한결이 형님 좋아하시겠다. 은별이한테 축가 준비하자고 해.”

“알겠어요.”

“하트헤르 끝나면 올게. 쉬어.”


정완은 서희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대기실을 나섰다.





참가번호 2번 하트헤르는 <어느 별에서 왔니>(주니엘 & 조융)와 <오래된 노래>(스탠딩 에그)를 부르고 심사위원 점수 369점을 받았다.

정완은 무대 뒤로 나온 지혜와 유찬을 향해 박수를 쳐주었다.


“어우! 잘했다. 고생들 했어.”

“감사합니다.”

“PD님, 저희 올라갈 수 있을까요?”


지혜의 물음에는 불안함이 드러났지만 정완은 다른 것을 물었다.


“너희 다음 주에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조권 & 가인) 말고 뭐지?”

“아직 안 정했어요.”

“너희는 세 손가락 들려면 자작곡을 해야겠는데.”

“이번엔 정말로 자신이 없어요. 죄송해요.”


정완은 하트헤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임기응변이 능하다고 말했지만, 뒤집어 말하면 이것은 미션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혜와 유찬은 둘이서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많았고, 이것저것 하다 안 될 때에야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반면 예린은 정완뿐 아니라 멘토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은 곧바로 했고, 여우비는 서희와 은별이 정완의 의중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문제는 없었다.


“창작곡은 할 수 있겠어? 다른 사람이 만든 거.”

“네? 네!”


정완은 지혜의 힘 있는 대답을 듣고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우진에게 시간 있을 때 전화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전화가 곧바로 걸려왔다.


“어, 너 바쁜 거 아니야?”

[행사 끝나고 밥 먹는 중이야. 왜?]

“너, 순정남녀 노래로 만든 것 중에 남는 거 있냐? 하나만.”

[왜?]

“하트헤르 주게. 노래가 없대.”

[그래? 잠깐만.]


지혜의 눈이 커졌고 전화 저편의 소리는 문득 사라졌다. 우진이 아리와 뭔가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답은 금방 왔다.


[당장 필요해? 지금 생방송 중이잖아.]

“오늘은 끝났는데 다음 주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어서.”

[걔들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나보네?]

“어.”

[하나 있긴 한데 가사 없고 곡도 좀 고쳐야 해. 걔들이야 있는 대로 주면 알아서 하겠지?]

“그래야지.”

[오케이. 밥 먹고 MR 보낼게. 근데 형.]

“어.”

[여기 뷔페 괜찮긴 한데 잡채가 영 그러네.]

“뭐?”

[서희 씨가 잡채 잘한다던데 맞아?]

“아, 이 자식 진짜. 알았어! 밥 먹어.”

[응.]


우진의 마지막 말에 정완이 눈썹을 팍 찌푸리며 통화를 마쳤다.

유찬이 물었다.


“우진이 형이 곡 준대요?”

“어. 받는 대로 보낼 테니까 유찬이는 가사 쓰고 지혜는 곡 검토하고 편곡 짜.”

“감사합니다. 근데 표정이 왜···.”

“으으, 하필이면 손 많이 가는 걸.”


정완은 고개를 삐딱하게 흔들며 대기실로 향했다.





오후 7시 정각.


“오늘 Top 5 결정전에서 저희가 부를 노래는 지드래곤(G-Dragon)의 <Missing You>.”

“그리고 지노 심사위원님께서 미션곡으로 주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입니다.”

“자작곡은 안 하시나요? 여우비가 생방송에서 자작곡을 부르길 기대하시는 시청자 분들이 많은데요.”

“곡은 있는데 아직 만족스럽지 않아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면 부르겠습니다.”

“네. 그리고 <Missing You>와 <벚꽃 엔딩>이라. 두 곡을 같이 부르는 게 상상이 안 되는데, <Missing You>를 어떻게 해서 골랐어요?”

“<Missing You>는 자주 불렀고 제 예전 이야기 같아서 골랐습니다.”

“제 생각엔 서희 양의 그분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Missing You>는 과거 이야기, <벚꽃 엔딩>은 미래 이야기로요.”

“그 말씀이 맞아요. 그래서 그분은 이거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언니가 하겠다고 고집했어요. 그분 언니한테는 꼼짝 못하거든요.”


은별의 말에 서희가 고개를 돌리며 손을 내저었고 관객들이 꺅 하고 소리쳤다.

서희와 은별을 올려 보내고 무대 밑에 있던 정완은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에 미소를 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스탠바이 사인을 받은 예린과 세빈이 픽픽 웃으며 그에게 왔다.


“풉. 서희 언니 너무 좋아한다.”

“혼삿길에다 콘크리트 치고 물까지 부어버리네요.”

“저건 그 정도가 아니라 베를린 장벽쯤 되겠는데?”

“비유가 마음에 안 든다.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으니까.”


정완의 대꾸에 세빈이 입을 빼쭉 내밀다가 말했다.


“프로듀서님 그럼 만리장성 어떠세요? 그건 이천 년이 지나도 안 무너졌잖아요.”

“···.”

“오늘 경연 끝나면 긴장도 풀렸겠다, 만리장성 쌓기 딱 좋겠는데요?”

“됐고, 너희는 저 무대 보지 말고 너희 노래 한 번만 더 맞춰봐.”

“네.”


세빈과 예린이 서로를 마주보고 각자의 귀에 이어폰을 꽂을 때, 서희와 은별은 무대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이 신호를 보내자 전주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예에.”


서희의 추임새와 함께 그녀의 옛날이야기가 시작되었다.





<Missing You> 원곡 : G-Dragon, feat. 김윤아(자우림)


(서희's rap)*

아무 생각 없이 평소와 같이

보통 사람들과 만나 웃고 말하지.

밤이 되면 TV가 내 유일한 친구고

아침 해가 떠오르면은 그제서야 잠이 들죠.


너무 초라해 나, 그댈 많이 좋아했나봐.

그대 떠난 후 파란 하늘 내 눈엔 노랗게만 보여.

그댄 어디서 아파해요 나 여기 있어.

아님 혹시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랑하니 보고 싶어.

My baby.


(은별's song)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 활짝 웃고 싶은데 곁엔 아무도 없다.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서희's rap)*

그땐 그랬지.

난 그대 본 거만으로 행복했지.

매일이 늘 애틋했지만

용기 없이 돌아서 왜 그랬지.


why 갈수록 바라게 되고

늘 치열한 그대를 원망하고

압박이란 칼에 날 베고

속박이란 사슬에 내 목을 죄고.


늘 좋을 줄만 알았던 그대의 기억도

미안하다며 돌아서 상처만 남아 싫어도

하고 싶던 말은 가슴에 응어리져서 맴돌고

먼 훗날에도 이 텅 빈 공간의 내가 후회로 남을 테고.


(은별's song)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 활짝 웃고 싶은데 곁엔 아무도 없다.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서희's song)

나는 아직도 매일 눈을 뜨면 이따 그댈 만날 것만 같아.*

우리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 되돌릴 순 없나.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 활짝 웃고 싶은데 곁엔 아무도 없다.


(은별's song)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 활짝 웃고 싶은데 곁엔 아무도 없다.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oh, oh.

Maybe I'm missing you.





정완은 여우비의 이번 무대를 위해 곡을 만들었다.

이 노래에는 특히 서희의 랩 파트가 많았다. 정완은 서희와 은별이 보컬리스트로 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였기에 여우비가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서희가 향상된 랩을 선보이거나 감성이 더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희와 은별은 이 노래에 만족했지만 이번 무대에서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번 무대에서 자작곡 없이도 올라갈 정도여야 그 이상을 노릴 수 있으며, <C-POP Artist> 이후 활동에 있어 4위나 7위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은별의 말에 설득력이 있었다.

두 사람은 얼마 전부터 오디션 이후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의견을 모았고,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 되더라도 아쉬움이나 미련이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너희는 그럴지 몰라도 나는 아니었는데.”

“네?”

“어, 그냥 혼잣말이야.”


정완은 예린의 물음에 무심히 답하며 모니터를 보았다. 서희와 은별은 더없이 편안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여우비의 두 번째 노래가 시작되었다.





<벚꽃 엔딩> 원곡 : 버스커버스커


(합창)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전주)


(서희's song)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은별's song)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간주)


(서희's song)

그대여 우리 이제 손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

사랑하는 그대와 단 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은별's song)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네 모습이 자꾸 겹쳐.

오, 또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네 모습이 자꾸 겹쳐.


(서희's song)

사랑하는 연인들이 많군요.

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군요. 좋아요.


(은별's song)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합창)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와아!”


노래가 끝나고 함성이 스튜디오를 울리자 서희와 은별 모두 후련한 눈빛에 미소를 담고 서로를 마주보며 손을 맞잡았다.


“이쯤이면 됐겠죠?”

“응. 인사하자.”


심사위원과 관객들을 향한 인사가 끝나고 함성이 잦아든 후 인길이 마이크를 들었다.


“시간 없나요? ···다행이네요. 오늘은 여우비한테 할 말이 많지가 않아서요.”

“다른 때도 많이 말씀하시지는 않았습니다만.”

“허, 이 친구 참. 끝나고 잠깐 보죠.”

“하하!”


수휘의 말에 인길이 그를 밉지 않게 째려본 후 심사에 들어갔다.


“못하면 할 말이 있겠지만 잘했어요. 그래서 할 말이 없다는 거죠.”

“와아!”

“<벚꽃 엔딩>에는 여우비가 갖고 있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었어요. 다만 이 노래에서 여우비만의 힘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저는 그게 <Missing You>를 먼저 불러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서희 양이 <Missing You>에서 원곡 지드래곤의 역할을 전부 했는데, 그게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어색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벚꽃 엔딩>이란 노래 자체가 <Missing You>만큼의 에너지를 뿜어내긴 어렵지요. 자기 얘기 섞어서 아주 잘했습니다. 점수 드리죠.”

“감사합니다.”


인길은 93점을 주었다.

지노가 그의 점수를 확인하며 마이크를 들었다.


“저는 먼저 서희 양의 랩 얘기하겠습니다. 오늘의 무대가 랩이 제일 많았죠. 서희 양은 노래도 노래지만 랩 실력도 나날이 발전해 가는 게 보였습니다. 지드래곤의 랩보다 강약의 폭은 작았지만 디테일한 감성은 잘 느껴졌고 전달력도 좋았죠. 그걸 <Missing You>에서 잘 보여줬습니다. 랩 쪽은 다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셨겠지만 서희 양이 <Missing You>의 랩 가사 일부를 고쳤어요. 하인길 심사위원님이 자기 얘기라고 하신 게 그거죠.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데 원곡 가사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전부 자기 얘기로 들리도록 만드는 건 가사를 아예 다 바꾸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근데 서희 양은 그걸 잘하죠. 원곡과 자기 얘기 모두 많이 고민하고 연습해봐야 가능하고, 이게 잘돼야 한 곡의 가사를 완성할 준비가 되는 겁니다. 이 방송을 보실 분들 중에도 다음 시즌에 작사가로 참가하고 싶은 분들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은 자작곡이든 기성곡이든 서희 양이 만든 가사를 원곡과 비교하시면서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두 사람 다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두 군데만 얘기하자면, 서희 양은 <Missing You>의 노래 파트에서 발음이 뭉개졌던 데가 있었고, 은별 양은 <벚꽃 엔딩>의 마지막 합창에서 음정 실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평소에 두 사람의 강점이었던 부분이라 크게 느껴진 거지, 다른 사람이 했다면 점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두 사람이 전달하려는 이야기와 감성은 충분히 전달됐어요. 점수 드리죠.”


지노도 93점이었다.

이번에는 수휘가 마이크를 들었다.


“두 심사위원님 말씀에 제가 하려던 얘기가 다 있었네요.”

“아무래도 수휘 심사위원이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것보다는, 생방송까지 온 팀 정도면 개별적인 특성도 많이 알고 있고, 거기에 맞춰 장단점을 보는 심사위원들의 관점이 비슷해져서가 아닐까요?”


수휘는 지노의 시비조 물음에 능글맞게 대꾸하고 말을 이었다.


“여우비 잘했어요. 다만 제가 한 가지 걸리는 건 두 곡의 흐름, 그러니까 균형 문제입니다. 가사 상으로도 그렇고 서희 양과 은별 양의 실제 상황도 그렇고, <Missing You>와 <벚꽃 엔딩>의 연관성은 분명히 느껴졌어요. 그런데 그 의도를 전달하기에는 밸런스가 부족했습니다. 네가 떠나서 나는 울적하고 그걸 말할 사람도 없이 쓸쓸하게 그리워한다, 그러다 너를 만났고 봄이 왔으니 벚꽃 잎이 울려 퍼지는 이 거리를 둘이 걷자, 두 노래가 이렇게 연결됐으니, 감성은 정반대지만 힘의 크기는 같아야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우비가 부른 <Missing You>에서는 원곡이랑 감성은 달라도 크기는 비슷한 힘이 느껴졌는데, 그에 비해 <벚꽃 엔딩>이 너무 약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균형이 안 맞았다는 거죠.”

“그렇군요.”

“지노 심사위원이 기술적인 실수 지적했는데 솔직히 저는 그거 몰랐습니다. 모를 만큼 잘했어요. 대신 <Missing You>에서 여우비가 잘하는 거 있죠, 더 담담하게 불렀거나, <벚꽃 엔딩>에 담긴 소망을 조금만 더 짙게 표현해냈으면 하는 게 아쉬웠습니다. 수고했고, 점수는···.”

“감사합니다.”


수휘는 91점을 주었다. 이것은 오늘 먼저 노래했던 다른 참가자들보다 낮은 점수였다.

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를 들었다.


“기술적인 실수 한 군데 더 있었어요. <벚꽃 엔딩>에서 은별 양이 봄바람 휘날리‘며’에서 한 번 밀어 올렸지요. 서희 양이 안 미니까 은별 양이 미네요? 다른 공연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방송 무대에서는 그러면 절대 안 돼요.”


이 말에 은별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휘 심사위원이 두 곡의 균형 얘기했는데, 여우비는 연습 때도 같은 지적을 받았었고 저는 개선된 것도 들었어요. 하인길 심사위원님께서 <벚꽃 엔딩>이 에너지 뿜어내기 어렵다고 말씀하신 건 동의하지만, 저 친구들 연습 때는 에너지 뿜어냈어요. 나흘 전에 오늘처럼 했고 그 뒤엔 저러지 않았단 말이죠.”

“그래요?”

“네. 그래서 아주 아쉽습니다. 제가 제 손가락을 찍는 격이지만, 저는 여우비가 이 노래를 잘했을 때 어땠는지 아니까 점수를 높게 줄 수가 없어요. 더 나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심사는 여기까지고요, 제 점수는···.”

“감사합니다.”


여원은 88점을 주었다. 그녀는 특히 자기 회사 팀원의 경연에서 마지막에 심사하며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는데, 그래도 Top 5 결정전에서 90점 미만의 점수는 이례적이었다.

이로써 여우비의 심사위원 점수는 365점이 되었는데, 이것은 오늘 무대에서 받은 점수 중 하소연과 함께 가장 낮았다.


“이렇게 하여 여우비의 무대를 마쳤습니다. 화면 아래에 남은 시간 보이시죠? 여우비에게 투표하고 싶으신 분은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참가자의 무대를 만나보시죠. 참가번호 7번, 선우예린의 무대입니다!”

“와아아!”


서희와 은별은 영기의 말을 뒤로 하고 무대를 내려와 반대편 입구로 향했다.

예린이 마지막이므로 이들은 잠시 후 스탠바이 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입구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아. 끝났네요.”

“괜찮아?”

“욕먹진 않았으니까 됐어요. 언니는요?”

“후련해. 아쉬운 거 없어.”


무대 입구에는 정완과 세빈이 있었다.

예린은 이미 <이별공식>을 시작했고, 세빈은 <네가 떠난 뒤>가 시작될 때 무대에 올라가 자기 랩만 소화하고 내려올 것이다.

정완은 서희와 은별을 보자마자 주먹을 들며 미소 지었다.


“고생했다. 잘했어.”

“우리 너무 힘 뺐죠?”

“알아. 일부러 그런 거.”


세빈은 두 사람을 향해 손뼉을 두어 번 치고 엄지를 들어준 후 자기 음악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오르는 무대이니 긴장될 것이다.

예린의 <이별공식>이 끝나고 <네가 떠난 뒤>의 전주가 시작되자 제작진이 세빈에게 신호를 주었다.


“잘하고 와.”

“그냥 편하게 해. 어차피 최고니까.”

“고마워요.”


세빈은 서희와 정완의 격려를 받고 차분한 걸음으로 문을 나갔다.

그러자 정완이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상의 다 했어?”

“네.”

“그럼 됐다. 긴장 풀고 쉬어.”

“이제 쟤들 노래 들어도 되죠?”

“어.”


세 사람은 문틈에 귀를 대고 예린이 부르는 <네가 떠난 뒤>를 들었다.

세빈의 랩이 시작되자 객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쏟아졌다. 카메라와 스포트라이트가 세빈에게 집중되며 화면 자막에 이름이 떴을 것이다.


“헐. 함성 제대로네.”

“대기실 애들도 놀랐나 봐요. PD님 또 홈런 쳤네.”


서희와 은별의 말에 정완이 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했다.


“너희들 이래도 돼?”

“···.”

“정말로 더 올라가고 싶지 않았어? 다시없을 기회였는데.”

“한계는 넘은 지 한참이었어요. 충분해요.”

“계약도 옛날에 끝났고요.”


서희는 제 입으로 말하기 싫어하던 계약이라는 단어까지 꺼냈다. 그래서 정완은 그녀가 정말로 여기에서 멈추어도 좋다고 생각하였음을 알았다.

스탠바이 사인을 받은 다른 참가자들이 나타나자 정완은 여원과 할 말이 많다며 심사위원 대기실로 갔다.


예린의 심사위원 점수는 376점으로 오늘의 참가자 중 가장 높았다.

심사가 끝나자마자 주말드라마 예고가 방송되었고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왔다.


“<C-POP Artist season 5> Top 5 결정전! 일곱 팀이 모든 경연과 심사를 완료하고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이제 오늘 경연의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도 노래할 다섯 팀은 누가 될지, 지금 발표하겠습니다. 결과 주세요.”


영기의 말에 객석이 침묵에 휩싸였고, 작가가 서둘러 나와 그에게 봉투를 주고 들어갔다.

무대 앞 프롬프터에 ‘바로 발표하셔도 돼요’라는 문구가 떴다.


“발표하겠습니다. 합격자입니다.”


시간을 끌 필요가 없는 것은 다행이었다.


“합격자는! 함윤명, 하트헤르, ADHT, 블루스톰, 그리고 선우예린입니다. 축하합니다!”

“와아아!”

“하소연과 여우비는 안타깝지만 이 무대를 끝으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은별은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다 문득 고개를 푹 숙이며 입을 가렸다. 생각지 못했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두 사람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가족들을 부르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 그랬는지도 모른다.


“고생했어.”

“언니···.”

“울어도 되긴 한데, 화면에 너 안 예쁘게 나가도 돼?”


은별은 옷소매로 눈을 닦아내고 고개를 들었다.

서희의 눈에도 물방울이 그렁그렁했다.


“상관없어요. 언니가 예쁘니까.”

“뭐래. 어쨌든 고생했어. 저기 갈까?”


두 사람은 감정을 정리하면서 오늘 같이 탈락한 KP의 하소연에게 갔다.

서희는 하소연의 멤버인 영준과 준식을 뚫고 들어와 팀의 리더인 진주를 꼭 안아주었다. 스무 살 여자가 어린 남자들을 이끌고 여기까지 오면서 겪었을 고충이 짐작되었다.

은별은 영준과 준식에게 ‘이제 진주 그만 고생시켜.’라고 말했고, 진주는 서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어, 언니.”

“다음 주에 저녁 먹자. 같이 떨어진 것도 인연인데 미성년자들 떼놓고 술 한 잔 할까?”


진주는 서희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합격자들과 간단히 인터뷰한 후 이들에게 다가왔다.


“여우비 멤버들이 하소연을 위로하려고 와 있었군요. 하진주 양, 괜찮아요?”

“네? 네. 괜찮습니다.”

“진주 양은 감정 추스르시고 여우비부터 얘기할까요? 그 동안 고생 많았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이 팀이 생방송 무대에서 자작곡 부르는 걸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지금 심정이 어때요?”

“여기까지 온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다른 팀들이 워낙 뛰어나서 욕심이 나질 않았어요. 오늘 무대가 약간 아쉽긴 했어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은별 양도 그런가요?”

“떨어졌다는 사실보다는 무대에서 미흡했던 게 있어서 시청자 분들께 죄송하고, 다음에는 확실히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여우비는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다.”


영기는 프롬프터를 힐끗 본 후 다시 이들을 보았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여원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두 사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하세요.”

“다음 라운드 진출한 참가자들 축하하고, 하소연 팀 고생했다고 다시 한 번 얘기하고 싶어요. 담여원 선생님을 비롯한 심사위원님들과 홍영기 선생님, 프로그램 제작진 분들과 회사 분들,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시청자 분들과 가족, 친구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감사한 분들께 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저기.”


서희가 한울과 세은이 앉은 쪽을 손바닥으로 가리키자 카메라가 그쪽을 비추었다.


“오늘은 저희 2라운드 때 <망한 하루> 목소리 피처링 해주셨던 분 모셨는데, 덕분에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두 분, 오랫동안 함께 하시길 바라요.”

“와아아!”

“알겠습니다. 여우비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고생했어요.”

“감사합니다.”


서희와 은별은 다른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마지막 오디션을 마쳤다.


작가의말

작품 전체의 90% 이상이 올라갔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작품에는 아직 중요한 오디션이 남아 있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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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Audition) 2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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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ilogue. 이제야 불러본다 +4 21.09.08 69 5 33쪽
53 Final. 두 사람의 마지막 경연 21.09.06 68 5 37쪽
52 Round 8.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21.09.01 68 5 26쪽
51 Welcome. 하루를 마무리할 때 21.08.28 61 5 19쪽
50 Change. 모두의 힘으로 21.08.27 66 5 20쪽
»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21.08.23 75 5 28쪽
48 Ago.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21.08.18 84 6 29쪽
47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21.01.04 94 5 27쪽
46 Round 5. 어느 배우와의 이별 +2 21.01.01 89 6 28쪽
45 Relation. 꿈이 아니라는 걸 +2 20.12.04 117 6 26쪽
44 Self. 돌아선 길 위에서 +2 20.11.20 128 6 30쪽
43 Encore. 복수의 시간 +2 20.11.13 117 6 26쪽
42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2 20.11.09 118 7 28쪽
41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2 20.11.02 135 6 28쪽
40 Preparing. 서로를 만나는 이유 +2 20.10.26 133 6 26쪽
39 Blind. 오해를 풀고 남은 자리에 +4 20.08.18 160 8 22쪽
38 Composer. 눈은 이미 맞았고 +2 20.08.13 148 7 21쪽
37 Radio. 진심으로 대하기에 더 빛나는 이들 +2 20.08.11 137 8 26쪽
36 Cooperation. 침묵의 이 순간 +2 20.08.04 154 8 26쪽
35 Innocence. 꿈이라고만 여겼던 것 +2 20.07.30 170 7 23쪽
34 Producing. 입 헤벌리고 표정 관리 못하지만 +2 20.07.28 165 9 26쪽
33 Affableness. 오래 전 우리 +2 20.07.21 177 7 38쪽
32 Along. 대타로 때려낸 홈런 +4 20.07.16 172 9 30쪽
31 Beginning.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6 20.07.12 159 8 34쪽
30 Some. 애써 외면했던 진심 +4 20.07.07 169 10 22쪽
29 Opening. 속 깊은 이야기들 +4 20.07.05 167 9 28쪽
28 Yearning. 두 사람의 두 마음 +6 20.06.30 177 9 20쪽
27 Quest. 그녀의 마지막 미션 +2 20.06.25 157 10 29쪽
26 Showdown.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오다 20.06.18 165 8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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