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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로의 서재입니다.

오디션(Audition) 2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진사로
작품등록일 :
2020.03.15 00:30
최근연재일 :
2021.09.08 01:39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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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8
추천수 :
623
글자수 :
65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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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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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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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DUMMY

함성이 가라앉자 정완은 도진에게 기타를 넘겨주고 키보드 앞에 앉았고, 도진은 자신이 만든 솔로 파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정완이 거기에 피아노 소리를 얹자 예린이 등장함과 동시에 멀티비전에 노래의 제목이 드러났다.


“이번엔 팝송도 할 수 있으니까 겨울 영화 OST 어떨까요? <Let It Go>(이디나 멘젤)만 아님 되는데.”

“그건 다른 회사에서 하게 놔둬. 내 생각엔 그거보다 훨씬 좋은 선택지가 있어.”

“뭔데요?”

“난 겨울의 여왕이 엘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네?”

“여왕도 아니고 여제가 우리나라에 계시니까. 그분은 보컬리스트로도 대단한 포텐을 가지셨지만 피겨스케이팅으론 전세계 역사상 최고지.”

“아! 그분 듀엣곡 몇 개 불렀죠?”

“그래. 그 중에 네 노래랑 제목이 이어지는 곡 있어. 듀엣곡이지만 혼자 부를 수 있다. 잘할 거야.”


CBC 미디어센터의 관객들은 예린이 부를 노래가 <얼음꽃>(아이유 & 김연아)임을 알고 눈을 크게 떴다.

이 노래는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의 주제가이지만 여름에 발표되었기에 예상하기 어려웠던 선택이었다.


예린이 <얼음꽃>을 시작하자 대기실의 팀원들은 긴장을 풀고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리 특별공연이어도 어떻게 김연아 노래를 부를 생각을 하지?”

“김연아 하면 겨울, 겨울 하면 김연아죠.”

“노래 자체가 우리 테마에 맞잖아. <Butterfly>랑 감성이 비슷하기도 하고. PD님은 특별공연이니까 특별한 사람이 불렀던 노래도 좋겠다고 하셨어.”

“PD님은 선곡으로도 시선을 끄는 뭔가가 있다니까요.”

“여원쌤이 그러셨어요. PD님은 무대에서 별다른 효과 없이도 최대한 극적으로 연출해내고 화제를 만들어내는 데 감각이 있다고.”

“선곡이나 조그만 퍼포먼스 같은 거, 뭐 하나 툭 던지면 신기하게 끌려요.”

“저분은 미투리 밴드에서도 그랬어. 잔잔하게 가다가 갑자기 속주를 때려서 사람들 놀라게 하고.”

“근데 저 노래 고음 많아서 예린이 좀 힘들어했죠?”

“내가 장보리 주제가 부르는 거나 다를 거 없지. 음 낮추니까 괜찮대.”

“소울 창법 많이 안 써도 듣기 좋아요.”

“멋있네. 예린이도 그렇고 도진이도 그렇고···.”


팀원들은 서희가 차마 잇지 못한 말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노래를 감상했다.

노래가 끝나자 정완과 도진은 예린에게 잘했다는 말을 남기고 곧바로 들어가 버렸다.


“감사합니다.”

“와아아!”

“예린 양, 정말 잘했어요. 아. 경연도 아닌데 흥분이 되네.”


송년특집 공연에서는 담당 심사위원이 먼저 말한 후 다른 심사위원들이 자유롭게 코멘트를 남긴다.

물론 비경연이므로 부정적인 평가는 자제할 것이다.


여원은 진심으로 뿌듯해하며 자신마저 기분이 좋아질 만큼 잘했다고 칭찬했고, 지노는 바이브레이션을 흘리듯이 부른 창법이 예린의 주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수휘는 연주자들과 연습을 많이 하여 연주와 노래 모두 좋았는데 특히 도진의 기타 연주가 훌륭했다고 말했고, 인길은 같은 회사의 명유경처럼 소울이 아닌 다른 장르로도 영역을 넓힐 계기가 되었다고 격려했다.


예린은 객석 여기저기에 인사한 후 퇴장하여 대기실로 들어왔다.

박수를 치는 팀원들 사이로 정완과 서희, 은호가 보이지 않았다.


“멋있었다. 스타트 아주 좋았어.”

“고마워요. 도진이 오빠 기타 멋있었어요.”


대기실 구석에 앉아 있던 세션 멤버, 즉 홍태와 봉길, 소향도 예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쳐주었다.


“너 방송 보던 거보다 좋은데? 잘했어.”

“네? 감사합니다!”


예린은 소향을 향해 인사하고 은별에게 물었다.


“PD님이랑 서희 언니 진짜 사진 찍으러 갔나보네요?”

“응.”

“PD님 무대 나갈 때마다 옷 갈아입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셀카 찍고 옷 갈아입겠다는 거지.”

“그럼 언니들 무대 끝나면 또 셀카?”


은별이 고개를 끄덕이자 예린이 이번에는 미란 쪽을 보았다. 미란은 쿠션을 베고 소파에 기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예린이 그쪽으로 슬금슬금 가더니 조그맣게 말했다.


“은호 오빠는 어디 갔어요?”

“화장실. 왜?”

“···.”


예린이 말을 잇지 못하자 미란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오빠가 대학을 다시 들어가서 16학번이야. 동기들이 너보다 한두 살 많겠지.”

“네? 네.”

“그 정도 나이는 괜찮지? 공대생 어때?”


미란의 말에 예린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 네! 좋아요. 수학, 물리, 이런 거 잘하면 멋있잖아요.”

“알았어. 얘기해볼게.”

“그럼 전 언니만 믿어요?”


<얼음꽃>의 가사처럼 자신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며 일으켜줄 사람을 기다린다···.

예린은 이런 생각을 주워섬기며 피식피식 웃다 옷을 갈아입으러 대기실을 나섰다.





공연 순번 5번인 파파라차가 무대에 올라가자 여우비에게 스탠바이 사인이 떨어졌다.

서희와 은별이 무대 아래에 왔을 때 정완은 감색 정장으로 갈아입고 출입문에 서서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노래를 듣고 있었다.

서희는 그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흘렸고 은별은 그녀를 보고 웃었다.


“노래 잘하네. 기술적으로 훌륭해.”

“네.”

“쟤들 몇 살이야?”

“둘 다 열여덟이요.”

“영화 속에 안나 나이네.”

“그렇죠.”


파파라차는 00년생 여성 듀엣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영화 <겨울왕국>의 OST인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크리스틴 벨 & 이디나 멘젤)을 부르고 있었다.


“인디연합은 올해도 프로듀서가 없나보네.”

“네?”

“쟤들 떨어졌지?”

“네. 어떻게 알았어요?”

“저렇게 하니까 못 가지.”

“왜요?”

“안나랑 엘사처럼 머리도 염색하고 율동에도 노래가 안 흔들리고···. 다 좋은데 하나가 없다.”

“뭐가요?”

“설렘이 없어. 성문이 열리고 나서 마주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렘이. 메인보컬이 안나의 그런 설렘 없이 ‘나 노래 잘해요’만 하고 있잖아.”

“아!”

“설마 영화 안 보고 노래만 들은 건가?”


은별이 놀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노래는 좋은데 뭔가 아쉽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한편으로 그녀는 저 노래의 영화 <겨울왕국>을 정완과 함께 보았던 일까지 떠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국가대표> 안 본 애들한테 영화 보라고 했던 거예요?”

“그래. 쟤들은 가창력으로 너희들이랑 차이가 없어. 근데 저걸 너희들이 부르면 관객들이 더 설렐 거다. 분명히.”


은별의 물음에 정완이 단호하게 답했다.

그러자 서희가 말했다.


“경연 때 여원쌤이 쟤들한테 그랬어요. 주인공의 감성을 담아서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그 말 무슨 뜻인지 아직 모르나보네. 알려줄 사람이 없나.”


노래가 끝나자 정완은 문에서 귀를 떼고 말했다.


“나 정말 편하게 일하고 있네.”

“왜요?”

“다들 내 말 잘 들어주니까.”

“PD님이 잘하시니까 그렇죠.”

“서희의 힘이 컸지만 은별이 네 지분도 크다는 거 알아. 고마워.”

“네. 저도.”

“웃으면서 하자. 이제 갈까?”


제작진의 신호와 함께 문이 열렸고, 영기의 목소리가 스튜디오를 울렸다.


“이제 여섯 번째입니다. 이 팀엔 최근에 좋은 일이 많았는데 그게 우리 프로뿐 아니라 드라마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쳤죠.”

“우와!”

“아름다운 감성으로 우리의 마음을 적셔주는 빗방울 같은 팀입니다. 큰 박수로 맞이하시죠. 여우비!”

“와아아!”


스튜디오를 울리는 함성과 함께 서희와 은별이 무대를 사뿐사뿐 걸어 한가운데에 섰다.

정완은 두 사람의 뒤편에 놓인 키보드에 앉았다. 그는 전과 달리 스포트라이트 안쪽에 자리를 잡고 관객이 가득한 곳을 에둘러 바라보았다.


“여우비 파이팅!”

“HAP 짱!”

“와아!”


정완은 자신을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안경을 툭 올리고 왼손 연주에 들어갔다.

멀티비전에 노래 제목과 원곡 가수가 나타나자 함성이 한순간 커졌다가 잦아들었다. 그러자 정완이 드럼 멜로디가 녹음된 MR을 켜고 거기에 맞추어 원곡의 전주를 시작했다.

서희가 천천히 뒤로 빠져 정완의 옆에 서며 세 사람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겨울동화> 원곡 : 라붐(LABOUM)


(서희's song)

Shooting star, My shining star, Shooting star.

[라랄라라]

Shooting star, My shining star, Shooting star.


(은별's song)

동화 속 멈춘 시간을 되돌려 내 맘 너의 곁에 찾아가

오래 전 그날처럼 입 맞추면 우리 사랑이 깨어나길 기도해.


(서희's song)

겨울 앞에 다가설 때면 제일 먼저 네가 생각나.

토닥토닥 함께 만들던 소녀*였던 작은 설렘.


(은별's song)

그런 겨울이 또 찾아와, 가슴 안에 네가 찾아와

따뜻하게 너를 안으면 녹아버릴 것 같아.


(서희's song)

시간이 가고 어른이 돼도 내 맘속에 사는 너.

달려가 안고 싶어도 낮과 밤처럼 너무 먼데.


(은별's song)

동화 속 멈춘 시간을 되돌려 내 맘 너의 곁에 찾아가

오래 전 그날처럼 입 맞추면 우리 사랑이 깨어나길.

모두가 나쁜 마법에 걸린 듯 꿈을 꾸는 법을 잃어도

언제나 나의 맘에 내려오는 너의 기억 하얀 겨울을 사랑해.


(서희's rap)

Oh my god, 지금 네 꿈을 꾸다 막 깨어났어.

Oh my love, 떠올라서 미치겠어. 네가 너무 그리워.

어디서 헤매는 거 맞지. 날 보러 와주는 거 맞지.

오래오래 기다렸잖아. Hug me, 나를 안아줘.


(은별's song)

시간이 가고 어른이 돼도 내 맘속에 사는 너.

달려가 안고 싶어도 낮과 밤처럼 너무 먼데.


동화 속 멈춘 시간을 되돌려 내 맘 너의 곁에 찾아가

오래 전 그날처럼 입 맞추면 우리 사랑이 깨어나길.

모두가 나쁜 마법에 걸린 듯 꿈을 꾸는 법을 잃어도

언제나 나의 맘에 내려오는 너의 기억 하얀 겨울을 사랑해.


(서희's song)

Shooting star, My shining star, Shooting star.

[널 사랑해 oh.]

Shooting star, My shining star, Shooting star.

라랄라라 You.





은별과 달리 서희는 외모로 부각되는 것을 싫어하며, 오디션이 끝난 후 가수로 활동할지에 대해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정완은 이 무대에서 여우비가 걸그룹의 발랄한 노래를 부르되 은별을 부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선곡 과정에서 여러 곡을 검토하다 남은 두 곡은 오마이걸이 리메이크한 <내 얘길 들어봐>(파파야)와 <겨울동화>였다.

특히 <내 얘길 들어봐>는 여우비가 호평 받지 못한 레게리듬의 곡에 재도전한다는 의미가 있었기에 서희와 은별은 이 곡을 부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노래는 여름 분위기가 짙어 방송시기 및 팀원들과의 균형이 맞지 않아 결국 <겨울동화>로 결정되었다.


정완뿐 아니라 서희도 은별이 이 무대의 중심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녀는 은별에게 중요한 부분을 포함한 대부분의 노래를 맡기고 자신은 랩과 일부 노래 및 퍼포먼스를 맡았고, 정완은 거기에 맞추어 편곡하고 무대 구성과 동선을 정했다.


서희는 가사 중 ‘낮’에서 자신을, ‘밤’에서는 정완을 가리키기 위해 정완으로 하여금 감색 의상을 입도록 했다.

그녀는 ‘My shining star’와 ‘토닥토닥’에서 정완의 어깨를 토닥거렸고 뒤이은 가사 중 ‘꼬마’를 자기 상황에 맞게 ‘소녀’로 바꾸었으며, ‘네가 너무 그리워’에서는 정완을 향해 총을 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나를 안아줘’에 맞는 퍼포먼스까지 시도하려다 정완이 그것까지는 하지 말자며 말리기도 했다.


물론 세 사람이 노래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맨 마지막에 터지는 고음이었고, 은별은 모두의 기대대로 이 부분을 소화해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


함성이 울리고 서희와 은별이 객석에 인사를 올렸다.

수휘가 마이크를 잡고 뭐라고 말하려다 내려놓았다. 정완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지만 그를 부르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서였다.


정완은 두 사람에게 ‘최고였어’라고 말하고 서희의 등을 쓸어주며 그녀의 가족 쪽에 인사하는 일까지를 단 0.5초만에 해낸 후 잽싸게 무대 뒤로 들어가 버렸다.

여원은 수휘의 얼굴을 힐끗 본 후 마이크를 들었다.


“여우비 잘했어요. 방송 무대에서 기성곡 부른 것 중에는 오늘이 제일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그 동안 여우비 노래는 대부분 무겁거나 먹먹했는데, 지난번 경연 이후 상황이 바뀌면서 두 사람의 분위기가 급반전됐어요. 지금의 감성을 노래에 녹여냈으니 그 마음 그대로 들릴 수밖에 없었죠.”


여원의 말에 서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희 양의 랩도 지금 게 가장 좋았어요. 연습실에서 들을 때는 좋았어도 유치하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그런 옷 입고 무대에서 그렇게 하니까 유치하지는 않고 좀 귀엽네요.”

“와아아!”

“서희 양의 랩은 여우비 노래에서 주가 될 수는 없어도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옵션인 건 확실히 느꼈어요. 그리고 오늘은 특히 은별 양이 눈에 띄었죠? 제가 바라는 메인보컬의 역할을 이번 무대에서 가장 잘 보여줬고, 그래서 분위기가 잘 전해졌어요.”

“감사합니다.”

“은별 양은 집중할 때 확실히 집중해주고 힘 빼야 할 때 힘 뺐고 고음을 지를 때는 팍 질렀죠. 파트 분배가 사전에 잘 정리됐고 그걸 그대로 보여준 겁니다. 은별 양은 서희 양한테 많이 고마워해야 해요.”

“네.”

“두 사람 다 잘했어요. 저는 여기까지예요.”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인길이 마이크를 들었다.


“잘 준비한 생방송 무대를 본 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은별 양 보컬은 완벽했으니까 그 얘기는 안하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여우비한테 춤 없이 작은 퍼포먼스만으로도 자신을 표현하고 시청자의 시선을 집중할 줄 안다고 말했죠. 오늘도 그랬는데, 저 무대에 우리 전민재 군을 올려 보냈으면 은별 양도 총 쐈겠죠?”

“하하!”

“서희 양이 총을 쐈는데 HAP 씨가 연주하다 말고 움찔하던데, 작지만 눈에 띄는 이런 퍼포먼스가 보는 재미를 줍니다. 소녀 노래에서부터 쌓였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이 주목하는 포인트가 되었는데, 그게 여기 <겨울동화>까지 이어져 들어왔다고 봤어요. HAP 씨랑 서희 양은 평일에도 우리 프로에 대한 화제성을 유지해준 일등공신들이라 이 프로의 일원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다음은 지노였다.


“하인길 심사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에 전부 동의합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서희 양이 원곡 가사를 단 한 곳 바꿨는데 ‘소녀’가 나오는 곳에 원곡은 ‘꼬마’죠. 그 단어 하나로 인해 서희 양과 HAP 씨가 함께 불러 드라마에 나왔던 두 곡과 이 노래가 연결되었고,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서희 양의 가사가 기성곡이든 자작곡이든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스토리가 풍성해지는 건 아티스트의 생명력 면에서 아주 좋은 겁니다. 랩, 보컬, 연주 모두 좋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감성도 잘 전해졌어요. 생방송에 나왔으면 높은 점수 줬을 겁니다. 잘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수휘는 다른 심사위원들이 말할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 마이크를 들었다.


“아직 방송에 나가지 않았지만 제가 4라운드 심사 때 서희 양한테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했죠. 밝은 노래도 듣고 싶어서 그랬는데, 그 후로 서희 양은 밝은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제 부탁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고맙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여우비의 이 무대에 대해서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듀엣의 호흡도 좋았고 두 사람 모두 부쩍 향상된 기량으로 감성까지 충분히 전해서 노래했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요. 대신 담여원 심사위원께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아까 예린 양 무대에서부터 느꼈는데 혹시 HAP 씨가 오늘 뮤컬트 팀원들의 공연에 간여했나요?”

“네. 기획을 총괄했죠.”

“아!”


관객들이 놀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원이 말을 이었다.


“HAP 씨는 앨범 여덟 개 프로듀싱했고 야외 대형 무대에도 여러 번 서봤어요. 그 정도 커리어에 맞는 일을 준 것뿐입니다.”

“그렇군요.”

“두 팀의 무대만 보고 그걸 알다니, 수휘 심사위원 좀 대단하네요.”

“아닙니다. 예린 양과 여우비의 무대를 보고 있으니 제 자신이 반성해야 할 게 생겨서요.”

“뭘요?”

“더 고민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여우비 잘했습니다.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서희와 은별은 여기저기에 인사한 후 무대를 내려왔다.

어둠의 통로에 들어서자마자 은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수휘 선생님이 뭘 반성한다는 말씀일까요?”

“내 생각엔 그것 같아. 아까 파파라차 노래할 때 PD님이 얘기한 거.”

“아!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서희의 말에 은별이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픽 웃었다.


“근데 언니는 언제까지 PD님이라고 부를 거예요?”

“어?”

“오빠라고 하고 싶다지 않았어요?”

“안 나오는 걸 어떡해.”


서희는 아무래도 그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뮤컬트 팀원들은 대기실로 돌아온 두 사람을 박수로 맞이했다.

정완이 맨 앞에서 엄지를 보였다.


“잘했다. 완벽했어.”

“그래요?”

“기억하지? 생방송 가려면 노래가 완벽해야 한다고.”


이것은 서희와 은별이 뮤컬트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되었을 때 정완이 했던 말이다. 그래서 은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희가 정완을 쿡 찌르며 말했다.


“나가요.”

“어?”

“빨리 사진 찍고 옷 갈아입게요. 이 옷 어색하고 답답해요.”

“사진은 안 찍어도 되는데, 이따 쉬는 시간에 부모님께 보여드려야지 않을까?”

“아!”


정완의 이 말에 서희뿐 아니라 은별도 고개를 끄덕였고, 이미 옷을 갈아입고 분장까지 지워버린 예린은 울상이 되었다.





무대 아래에 은호와 미란이 나란히 섰다.

이 무대는 미란에게 있어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를 처음으로 많은 이들 앞에서 부르는 자리이며, 은호에게는 작곡가로서 자신을 내보이는 첫 시험대다.

두 사람에게는 다음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은호는 이 자리에라도 오겠다는 정완을 끝내 말렸던 것을 내심 후회했지만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미란은 더 불안해할 것이다.


“긴장돼?”

“안 그러려고 하는데 자꾸 생각나요. 여기 많은 게 걸려 있어서.”


은호의 물음에 미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느릿느릿 말했다.


“다들 특집공연이라고 즐겁게 하고, 우리 노래도 즐거운데 자꾸 긴장이 돼요.”

“예린이나 여우비는 이게 끝이 아니지. 우리랑 입장이 달라.”

“···.”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가 아무리 못해도 쟤네들보단 나을 거야.”


문틈으로 내다본 곳에는 이들의 앞 순위인 인디밴드연합의 블루스톰이 공연 중이었다.


“쟤들은 생방송 갔어요.”

“그건 이 무대랑 관계없고, 저 밴드는 지금 라이브의 묘미를 못 살리고 있어. 우리는 거기까지 준비했고.”


은호가 미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을 이었다.


“고맙다. 내 음악은 영원히 묻혀버릴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 만나서 음악도 빛을 보고 나까지 이렇게 무대에 오를 줄은 몰랐어.”

“저도요.”

“네 긴장을 풀어주고 싶은데 그런 경험이 없네. 근데 하나는 알아줘. 너 이제 혼자 아니야.”


두 사람은 서로를 빤히 쳐다보았다.


“네가 어디서 뭘 하든 난 네 곁에 있고 싶어. 네가 가수가 아니라도 그래. 어차피 내 노래 부를 여자는 너밖에 없어.”

“네.”

“남자한테는 노래 줘도 되지?”

“네.”


은호가 언급한 남자는 홍태였다.

아까 홍태는 은호를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휘민락의 메인보컬이었을 때 자신을 찾아왔던 은호를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대화가 끊기자 문득 은호가 미란의 왼쪽 광대뼈 부분을 새끼손가락으로 콕 찍었다. 며칠 전 은호는 미란의 허락을 받고 이 짓을 처음 해본 후 할 말이 없으면 가끔 이러고 있다.

미란이 어제처럼 픽 웃었다.


“여기서도 그래요? 자꾸 찌르면 나 아파서 노래 못하는데.”

“어? 아파?”

“아니에요. 아예 본이라도 떠 줘요? 집에서도 쿡쿡 찌르게?”

“이제 들어가시면 돼요.”


제작진의 말에 미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은호를 밉지 않게 바라보다 무대로 나섰다.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했던 긴장이 상당히 누그러져 있었다.


“1부의 마지막 순서는 뮤컬트 엔터테인먼트죠. 독보적인 가창력에 감성을 겸비한 작사가, 양미란 양입니다.”

“와아아!”

“미란 양은 이 무대에 자작곡을 들고 나왔습니다. 노래의 제목과 가사는 화면을 통해 보시죠.”


은호는 미란을 바라보며 무대 한쪽에 놓인 자신의 신시사이저에 앉아 함성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미란 역시 그와 눈을 맞추며 감정을 가다듬었다.

멀티비전에 <마지막 너, 처음 너>라는 제목이 등장하고 함성이 사라지자 미란이 고개를 끄덕였고, 은호는 녹음된 악기의 소리를 틀고 거기에 자신의 바이브라폰 음향을 얹어 연주를 시작했다.


<마지막 너, 처음 너>가 시작되자 대기실에 있던 소향이 멀티비전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이야. 쟤 연주 죽인다. 저게 키보디스트지.”

“키보디스트는 어떤 게 달라요?”


은별의 물음에 소향이 들뜬 듯 목소리를 높였다.


“건반이라고 다 같은 건반이 아니야. 씨바사장이나 나나 쟤! 우리는 사운드 크리에이터지, 너네 PD처럼 따분하게 피아노만 파는 사람들이 아니지. 모든 악기의 소리를 이해하고 자기만의 소리를 만드는 창조주라고.”

“아.”

“난 마음만 먹으면 오케스트라 모든 파트를 녹음할 수 있어. 록음악 풀 세션 녹음쯤은 일도 아니고.”

“그럼 작곡만 하면 편곡도 제약 없이 할 수 있겠네요? 연주자 섭외 안 하고요.”

“그래. 내가 모든 악기를 다하는데 섭외는 무슨 섭외야. 이런 애를 세션에 박아놓고 한 악기만 치라는 건 고문이지, 고문.”

“네.”

“쟤 오면 할 얘기 많겠네. 메인 사운드가 합성음향 같은데···. 근데 미란이도 노래 잘 부르지만 곡 진짜 좋은데?”

“그래. 좋다.”


구석에 앉아 있던 홍태가 말하자 소향이 그에게 물었다.


“오빠 아까 쟤랑 무슨 얘기했어요?”

“쟤 옛날에 나한테 노래 주고 싶다고 찾아왔던 애더라.”

“그래서 받았어요?”

“휘민락 때였다. 어떤 인간이 깠지, 발라드라고.”

“치잇. 깔 거면 더 좋은 거 만들어놓고 까든가.”

“그래. 저거 들어보니까 받았어야 했겠는데.”

“그러게요. 애 창법이랑 곡이 딱 맞아요.”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소향이 이번에는 정완에게 물었다.


“네가 쟤네한테만 신경 안 쓴 게 저래서야?”

“그렇죠. 알아서 잘하니까요.”

“너 이제 진짜 프로듀서 같다? 할 일 안할 일 구분도 할 줄 알고.”

“감사합니다. 근데 선배님, 기다리기 지루하지 않으세요?”

“괜찮아.”

“재미있는데? 노래도 듣고 공짜 밥도 먹고. ···다리만 좀 아프네.”

“그건 제가 어떻게 못합니다.”

“이 인간 평소엔 안 그러다가 왜 오늘따라 이런 데서 엉겨 붙나 몰라.”


소향은 자신의 무릎에 놓인 쿠션을 베고 잠든 봉길을 보고 입을 비쭉 내밀었다.

이윽고 미란의 노래가 끝났다.


“감사합니다.”

“와아아!”


관객들의 함성이 스튜디오를 가득 메우자 미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좋은 사람이 만들어준 좋은 노래를 잘 부르고 싶었던 마음은 노래의 시작과 함께 기억에서 멀어졌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부담감뿐 아니라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이 부르고 싶었던 대로 노래를 불렀다.

<C-POP Artist season 5>에서의 마지막 무대이자 자신의 마음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함께한 첫 무대는 정완의 바람처럼 빈틈없고 화려했다.


“정말 잘했다. 고마워, 미란아.”


미란은 등 뒤에서 들린 나지막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뒷걸음으로 은호의 옆에 섰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행복했어요. 노래하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에요.”

“나도 행복했어. 앞으로도 노래해야지?”

“네.”

“그래. 앞으로 더 행복해지자. 어디서든.”

“네. 같이 해요.”


미란의 사정을 잘 아는 여원은 두 사람이 대화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수휘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제가 먼저 말해도 됩니까?”

“기다려주시죠?”

“큭!”


여원의 단호한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윽고 심사가 시작되었다.


“제가 미란 양을 담당한 사람이라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이번 무대가 미란 양의 모든 무대 중에 최고였어요. <C-POP Artist> 어느 참가자의 어떤 무대와 비교해도 손색없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와아아!”

“감사합니다.”


여원의 말에 지노가 덧붙이자 관객들이 또다시 함성을 질렀다.


“<마지막 너, 처음 너>, 곡과 가사의 완성도, 음정의 기술적 처리, 감성, 모든 면에서 완벽했고 연습 때 들었던 것보다도 오늘이 더 좋았어요. 지금은 힘든 일이 많아서 슬픔에 공감하는 게 더 쉽죠. 그래서인지 듣는 사람까지 미소가 지어지는 감성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네요. 미란 양만의 개성을 이 무대에서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따 미란 양이랑 은호 군 모두 머리 쓰다듬어 줄게요. 저는 여기까지예요.”

“감사합니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수휘가 재빨리 말하자 인길이 픽 웃고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오늘 뮤컬트 엔터는 다들 아주 작심하고 나왔네요.”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무대라고 다들 열심히 준비하더라고요.”

“저도 미란 양에 대해서는 너무 완벽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 저 연주한 분이 작곡가죠? 마이크 주세요.”

“그럴 줄 알았습니다.”


지노가 한 마디 했고, 미란은 은호에게 마이크를 주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H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작곡가 겸 키보디스트 이은호입니다.”

“이은호 군,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은데 혹시 인디 신에서 활동한 적이 있나요?”

“한때 대학가 밴드에 있었습니다. 당시 휘민락은 4기였죠.”

“그렇군요.”


은호의 말에 수휘가 고개를 끄덕이다 말을 이었다.


“정통 키보디스트의 연주 잘 들었습니다. 편곡 전부 이은호 군이 했죠?”

“예.”

“미란 양이 이 노래 전까지 자작곡을 세 곡 불렀는데 그때는 이렇지 않았어요. 이건 미란 양 특유의 감성에 맞추어 만든 노래로 들렸는데 맞나요?”

“제가 만든 곡에 맞는 감성을 가진 분이 미란 씨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여성 발라드 곡은 그럴 거예요.”

“그럼 진작 미란 양한테 노래 주지 그랬습니까.”

“두 사람은 일주일 전에 HAP 씨 소개로 만났어요.”

“일주일이요?”

“그럼 저 노래가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됐단 말인가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 나왔어요.”


여원의 부연설명에 미란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심사위원들이 눈을 크게 떴다.

수휘는 고개를 묘하게 흔들며 말을 이었다.


“어어. 어쨌든 잘됐어요. 미란 양한테 가장 필요한 게 해결된 걸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노래뿐 아니라 작곡과 편곡까지, 두 사람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든 아주 훌륭한 무대였어요.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짧습니다. 이거 음원 나오죠? 사겠습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만들 노래는 다 살 테니까 많이 만들어주세요. 이상입니다.”

“와아아!”


미란의 인사에 뒤이어 인길이 간단하게 말하고 마이크를 놓았다.

지노가 고개를 깊이 끄덕이며 마이크를 들었다.


“미란 양의 가사 속 스토리가 상당히 풍부해졌어요. 회사에 좋은 작사가가 많아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올해의 마지막에 만난 너로 인해 더욱 기대되는 내년을 맞이한다···. 이 ‘너’라는 사람이 특정한 한 사람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꼭 한 명이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사람으로 인해 희망을 갖게 된다는 스토리가 좋았고, 이게 미란 양의 이야기라서 더 잘 들렸습니다.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자! 이렇게 해서 <C-POP Artist season 5> 송년특집 공연의 1부 순서가 모두 끝났습니다. 저희는 잠시 후 2부로 돌아오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잠시 후에 뵙죠.”


영기의 마무리 멘트 후 손봉규 PD가 녹화를 멈추었고 20분간의 휴식이 공지되었다.

참가자들이 일제히 무대 위로 올라오자 함성이 스튜디오를 뒤덮었다.


은호는 미란의 어깨를 두드려준 후 다른 참가자들 쪽을 가리키며 무대 뒤로 내려갔고, 미란은 눈물 고인 얼굴로 뒤돌아 객석 쪽을 보았다.


작가의말

저는 요새 너무 바빠서 정신없네요.

주말에도 일을 하니 날짜 감각도 없고...

코로나 때문에 한가할 때는 돈을 못벌어 스트레스...

일이 많아지니 힘들어서 또 스트레스...

일 많아진다고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요. ㅠ

올해는 아무래도 슬럼프의 한해인가 봅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됩니다.

활기찬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그렇게 보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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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ilogue. 이제야 불러본다 +4 21.09.08 68 5 33쪽
53 Final. 두 사람의 마지막 경연 21.09.06 67 5 37쪽
52 Round 8.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21.09.01 68 5 26쪽
51 Welcome. 하루를 마무리할 때 21.08.28 60 5 19쪽
50 Change. 모두의 힘으로 21.08.27 65 5 20쪽
49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21.08.23 74 5 28쪽
48 Ago.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21.08.18 84 6 29쪽
47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21.01.04 93 5 27쪽
46 Round 5. 어느 배우와의 이별 +2 21.01.01 89 6 28쪽
45 Relation. 꿈이 아니라는 걸 +2 20.12.04 116 6 26쪽
44 Self. 돌아선 길 위에서 +2 20.11.20 127 6 30쪽
43 Encore. 복수의 시간 +2 20.11.13 116 6 26쪽
42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2 20.11.09 118 7 28쪽
»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2 20.11.02 135 6 28쪽
40 Preparing. 서로를 만나는 이유 +2 20.10.26 133 6 26쪽
39 Blind. 오해를 풀고 남은 자리에 +4 20.08.18 159 8 22쪽
38 Composer. 눈은 이미 맞았고 +2 20.08.13 147 7 21쪽
37 Radio. 진심으로 대하기에 더 빛나는 이들 +2 20.08.11 136 8 26쪽
36 Cooperation. 침묵의 이 순간 +2 20.08.04 153 8 26쪽
35 Innocence. 꿈이라고만 여겼던 것 +2 20.07.30 169 7 23쪽
34 Producing. 입 헤벌리고 표정 관리 못하지만 +2 20.07.28 165 9 26쪽
33 Affableness. 오래 전 우리 +2 20.07.21 176 7 38쪽
32 Along. 대타로 때려낸 홈런 +4 20.07.16 171 9 30쪽
31 Beginning.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6 20.07.12 158 8 34쪽
30 Some. 애써 외면했던 진심 +4 20.07.07 168 10 22쪽
29 Opening. 속 깊은 이야기들 +4 20.07.05 166 9 28쪽
28 Yearning. 두 사람의 두 마음 +6 20.06.30 176 9 20쪽
27 Quest. 그녀의 마지막 미션 +2 20.06.25 156 10 29쪽
26 Showdown.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오다 20.06.18 165 8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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