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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로의 서재입니다.

오디션(Audition) 2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완결

진사로
작품등록일 :
2020.03.15 00:30
최근연재일 :
2021.09.08 01:39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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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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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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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DUMMY

영기가 노래를 마친 서희와 은별에게 다가왔고 일부 관객들이 투표 기계를 누르기 시작했다.


“네! 참가번호 2번, 여우비의 노래였습니다. <그대의 별똥별이 될게요>와 <오늘 하늘 정말 예쁘다>, 저는 새벽에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로 들었습니다. 잘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자아. 심사평 들어볼까요?”


인길이 가장 먼저 심사에 들어갔다.


“여우비는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발전하고 있어요. 이 무대에서 전보다 좋아진 것 하나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죠.”

“와아!”

“여우비의 선곡을 듣고 저는 좀 밋밋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여우비는 힘 있는 노래를 힘 있게, 그것도 원곡과 다른 자기들만의 에너지로 불러낼 수 있는 팀인데, 이번엔 둘 다 잔잔한 노래를 골랐어요. 첫 생방송이라 심리적으로 불안할 텐데도 힘 빼고 부르겠다는 건 그만큼 자신 있단 뜻이었겠죠. 이 곡들이 막 슬프거나 미치게 행복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서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노래를 두 곡 붙여서 불렀는데도 지루하거나 밋밋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감사합니다.”

“2라운드에서 <어느 따분한 날>이랑 <망한 하루>를 같이 부른 거랑 비슷하지만 그때는 일부러 맥 빠지게 부른 거고, 이번엔 자연스러우면서도 노래에 담긴 감성을 잘 살렸어요. 앨범 전곡에 센 노래만 들어갈 수는 없으니 이런 선택도 좋습니다. 분명히 성장했습니다. 점수 드리죠.”

“와아아!”


인길은 90점을 주었다.

뒤이어 수휘가 마이크를 들었다.


“하인길 심사위원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임팩트 없어도 이런 노래 불러야죠. 그런데 다른 팀도 아니고 여우비가, 두 곡 다 인디뮤지션 노래를 고를 줄은 몰랐습니다. 어쨌든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대의 별똥별이 될게요>, 저도 몰랐던 노래라 원곡을 들어봤는데, 원곡은 편곡에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보컬의 감성을 다 못 받쳐준 것 같았거든요. 여우비가 부른 노래는 원곡의 구성을 크게 바꾸지 않고 여우비 팀만의 감성을 잘 살려서 편곡됐습니다. HAP 그 친구가 편곡은 잘하죠.”

“기타랑 작곡도 수휘 심사위원보다 잘하던데요.”

“뭐요?”

“와하하!”


난데없이 끼어든 지노의 말에 수휘는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가 말을 이었다.


“2라운드에서 제가 여우비에 대해 좋게 말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반대로는 두 사람 다 이도 저도 안 될 수도 있다고 했죠. 각자의 역량도 많이 좋아졌지만 듀엣으로도 성장한 게 느껴졌습니다. 이제 여우비는 억지로 힘주지 않아도 자기 개성 살려서 노래 잘한단 소리 들을 수 있는 팀입니다. 수고했고요, 점수는···.”

“감사합니다.”


수휘는 92점을 주었다.

다음은 지노였다.


“좀 이상한 소리긴 한데 <그대의 별똥별이 될게요>에서 서희 양은 이 노래를 별똥별처럼 불렀어요.”

“와아!”

“은별 양도 메인보컬 역할을 잘했습니다. 특히 <오늘 하늘 정말 예쁘다>에서 하늘 보면서 잠깐 소소하게 즐거워하는 생기 어린 감성을 청량하게 소화했죠.”

“감사합니다.”

“이제 서희 양은 래퍼라기보다는 랩도 할 줄 아는 보컬리스트가 맞겠어요. 무대 경험이 많아져서 그런지 큰 실수는 안 보이고, 잔실수 있긴 했지만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안 느껴질 정도였죠. 라이브 무대의 특성을 알게 됐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은별 양은 갈수록 좋아지네요. 중저음에서 음 일정하게 내는 것만 좀 다듬으면 완벽하겠습니다. 자작곡이 아니어서 심사 짧습니다. 점수 드리죠.”


지노는 93점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여원이 마이크를 들었다.


“이번에는 두 곡 다 두 사람 뜻대로 선곡했어요. <그대의 별똥별이 될게요>는 노래 속 감성이 좋다고 HAP 씨가 연습곡으로 추천했는데, 저 친구들이 생방송에서 부르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넣은 거예요. 기존의 선곡 스타일이랑 달라서 상의 많이 했죠.”

“그렇군요.”

“그게 제일 걱정이었는데 잘 소화해서 다행입니다. 다만 제가 여러 번 들었던 것보다는 못했어요. 지노 심사위원께서 라이브 무대의 특성을 알게 됐다고 말씀하셨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아요. 소극장 규모의 무대에서 주로 노래하다보니 이 정도 무대의 관객 분들과 호흡하는 건 보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습 때 최고의 순간을 여기서 재현해내면 좋겠지만, 무대엔 여러 돌발상황이 있을 수 있죠. 그런 부분 신경 쓰면서도 노래에 집중했던 건 칭찬하고 싶네요. 심사는 여기까지고요, 제 점수는···.”

“감사합니다!”


여원이 88점을 주어 여우비의 심사위원 점수는 363점이 되었다. 앞 무대에서 민재는 358점을 받았는데, 여원을 제외한 다른 심사위원들은 여우비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심사가 끝나자 영기가 멘트와 함께 나섰다.


“자! 참가번호 2번, 여우비의 무대였습니다. 여우비 문자 투표는 이제 5분쯤 남았습니다. 화면 아래에 자막이 지나가고 있죠? 여우비에게 투표하실 시청자 분들은 이 시간 안에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멀티비전이 밝아지자 서희와 은별은 어두워진 무대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퇴장했다.

복도로 통하는 통로 앞에 정완과 민재가 있었고, 서희와 은별은 각자의 연인에게 갔다.


“잘했다.”

“두 분 멋있었어요. 은별 씨, 가요.”

“언니, 저희 먼저 갈게요.”


은별은 정완과 서희에게 인사하고 민재와 함께 대기실로 향했다.

그러자 정완이 말했다.


“우리도 간식 먹자.”

“제가 먹을 거 사올게요. PD님 못 나가니까.”

“송 매니저한테 부탁했어. 너도 고생해서 배고픈데 혼자 나가게 하기 싫어서.”


정완은 서희를 데리고 매니저 대기실로 갔다.

송다윤 매니저가 일어서는 자리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서희의 눈이 커졌다.


“와아!”

“서희 언니, 노래 잘 들었어요. 식기 전에 드세요.”

“다윤 씨는 먹었어요?”

“제 건 저기 있어요, PD님. 매니저들하고 먹을게요.”

“같이 먹어.”

“아니에요. 두 분 오붓하게 드세요.”


다윤은 같이 먹자는 서희의 말에 활짝 웃으며 두 손을 내젓다 반대편 자리의 다른 회사 매니저들에게 갔다.

서희는 매니저들 앞에 놓인 음식을 보고 마음을 놓으며 자리에 앉았다.


“음식은 마음에 들어?”

“간단하게 먹기 딱 좋겠네요.”

“다행이다. 네가 나갔다 오는 것보다 이게 훨씬 좋지.”

“네.”

“근데 매니저들한테 뭐 시키는 건 영 적응이 안 되네. 인디밴드 때 안 해봐서···. 어?”

“먹어요.”


정완이 서희의 나무젓가락을 뜯어준 후 매니저들 쪽을 보며 자기 것을 뜯는데, 서희가 유부초밥을 집어 그의 입에 넣었다.


“고생한 사람이 먼저 먹어야지.”

“고생은 누가 했는데? 이제부터 열심히 먹을게요.”


서희도 정완이 넣어준 김밥을 먹으며 생긋 웃었다.


“신인가수들 처음엔 매니저들한테 뭐 시키는 거 어려워하는데, 그래도 시켜야 한대요.”

“그렇겠지. 아티스트는 연예 활동에만 집중해도 성공할까 말까고, 아티스트가 성공해야 매니저도 일하니까.”

“그리고 회사 매니저들이 PD님을 좀 어려워해요.”

“왜? 내가 그렇게 어렵나?”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프로듀서라 그래요. 가수들도 PD님이나 유문갑 PD님 보면 알아서 찌그러지는데···. 나영이 말고 다른 매니저들은 우진 씨도 어려워하더라고요.”

“같은 회사인데 뭐 그럴 거 있나. 그리고 우진이 그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려움 덩어리고.”

“풋! 이럴 때 보면 형 맞다니까.”

“이거 너 먹어.”

“근데 여원쌤은 샌드위치 하나 드시는 것 같던데, 우리는 안 보이는 데서 진수성찬을 먹네요.”

“선생님이야 민 파트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씨바쌤이 그런 거 챙겨 줄 위인은 아니니까.”

“풋!”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간식을 먹었다. 양이 많지 않아 금방 비워졌다.

잠시 말이 끊기자 정완이 조그맣게 말했다.


“근데 서희야.”

“네.”

“이게 정말 내 현실인가 싶네.”

“왜요?”

“행복해서.”

“네, 저도.”


두 사람은 누가 시키기라도 한 듯 서로의 마지막 김밥 위에 반찬을 놓아주었다.





하트헤르는 여섯 번째로 노래하여 심사위원 점수 360을 받았는데, 정완은 무대에서 내려온 지혜와 유찬에게 ‘모레까지 다음 노래 상의해 와’라고 말했다.

지혜와 유찬은 이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다 정완의 이 말을 듣고 자신들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기면 기라고, 아니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하는 정완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번 무대에서 긍정적인 확신을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인 예린은 한참 전부터 무대 밑에서 굳은 얼굴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서희가 그녀에게 바로 가려고 했지만 정완은 앞 순번인 태평성대가 무대에 오를 때까지 못 가게 했다. 예린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오셨어요?”

“컨디션 어때?”

“좋아요.”

“지금 듣는 건 뭐야?”

“어제 녹음했던 제 노래요.”

“그래. 들어.”

“네.”


정완은 굳은 얼굴로 다시 이어폰을 꽂는 예린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린이 부를 노래는 이다(E.DA)의 <AGAIN>과 펀치의 <밤이 되니까>이다. 두 곡에는 어쩔 수 없이 돌아서는 이별, 그리고 그 후에도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들어 있기에 저런 감정에 잡혀있어야 한다.


서희는 얼마 전 자신이 저 모습보다 훨씬 더 아파했음을 생각하며 마음이 잠깐 찌릿했다.

정완과 우리로 함께한 시간이 어느 새 그 없이 아파했던 시간만큼 자라나 있었다.

수줍게 마음을 전하며 손을 잡았던 초심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늘 최선을 다하는 이 남자를 보며 서희 역시 이따금 그날의 떨림을 생각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예린은 정완과 서희에게 격려를 받은 후 제작진의 신호에 따라 무대로 올라갔다.

서희가 말했다.


“쟤 감정 아주 세게 잡았네. 말도 못 걸겠어요.”

“내가 잘못했나.”

“뭘요?”

“아까 쟤한테 홍 배우님 노래 들려줬거든. 배우님 실제 얘기라고 하면서.”

“그 엄청 슬픈 노랠 들려줬다고요?”

“응. 저쪽으로 가자.”


두 사람은 예린이 나올 곳으로 자리를 옮긴 후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

서희는 <AGAIN>을 들으며 입을 떡 벌렸다가 고개를 수없이 끄덕인 반면, 정완은 몇 소절을 듣다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서희는 문득 설레었다. 그것은 정완이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아무래도 쟤, <총 맞은 것처럼> 안 되겠어.”

“네?”

“다음 무대에서 그걸 부르는 게 저거랑 너무 비슷하게 그려지는데?”

“아!”

“소울 보컬이 정통 발라드만 하는 것도 뭐했는데 잘됐다.”

“노래 바꾸게요?”

“응. 나 차에 갔다가 대기실로 갈게. 예린이 나오면 얘기해줘.”

“작업할 거면 들어가요. 제가 애들 데리고 갈 테니까.”

“그럴 건 아니야. 금방 올게.”

“네.”


정완은 서희의 손을 꾹 잡아준 후 복도로 나갔고, 서희는 예린이 부르는 <밤이 되니까>를 들으며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예린은 슬픈 노래를 아주 잘 소화했다는 극찬을 듣고 무대 뒤로 나왔다.


“고생했어, 예린아. 정말 잘했어.”

“PD님은 어디 가셨어요?”

“차에 가셨어. 네 다음 노래 바꿔야겠다고.”

“왜요?”

“다음 무대에서 <총 맞은 것처럼> 부르면 이번 거랑 너무 비슷할 것 같대.”


서희의 말에 예린이 깜짝 놀랐다.

합격 여부도 나오지 않았는데 정완은 벌써 자신의 다음 무대를 생각하여 움직였다. 아까 하트헤르도 정완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듣고 마음을 놓았다고 했다.


“심사위원 점수 366이면 올라가고 남아. 다른 팀들 보니까 350점대도 많던데.”

“네.”

“PD님이 아까 너한테 홍설하 배우님 노래 들려줬다면서?”

“네. 그 노래 때문에 몰입 되게 잘됐어요. <AGAIN>을 딱 그 정도의 감성으로 부르라고 하셨거든요.”

“잘됐다.”

“확실히 뮤지컬 배우님들이 감성표현을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그래. 좀 쉬자.”


대기실에 들어선 예린은 다른 팀원들에게 박수를 받고 유찬이 건넨 커피를 마시며 한숨 돌렸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않았다.

마지막 순번이었던 ADHT의 두 번째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참가자 전원에게 스탠바이 사인이 떨어졌다.


ADHT의 노래와 심사가 끝난 후 무대로 통하는 문이 열렸다.

TV에서 주말드라마 예고가 나가는 30초 동안 참가자 열 팀이 순번대로 무대에 섰다.


영기는 방혜아 작가에게 엽서를 받은 후 무대 중앙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C-POP Artist season 5>! 이렇게 해서 첫 생방송 무대인 Top 7 결정전이 모두 끝났습니다. 지금 제 뒤로 열 팀이 올라와 있습니다. 잠시 후 이들 중 다음 무대에 오를 일곱 팀과, 오늘을 끝으로 이 무대를 떠날 세 팀이 가려지겠습니다.”


제작진들이 객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신호를 보냈다.


“각 참가자들의 종합 점수는 잠시 후 8시에 <C-POP Artist>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니 시청자들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합격자 호명하겠습니다. 합격자입니다.”


주위가 완전히 조용해졌고 수백 명의 시선이 오로지 영기에게 쏠렸다.

영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합격자는! 여우비와 하소연, 블루스톰, 하트헤르, 함윤명, 선우예린, 그리고 ADHT입니다. 축하합니다!”

“와아아!”

“안타깝지만 전민재 군과 슬립리스, 태평성대는 오늘까지였네요. 그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태평성대 멤버들은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고 고개를 숙였고, 슬립리스의 한운기는 눈물을 흘리는 권선하의 어깨를 잡으며 손수건을 건네었다.

민재는 제 주위를 둘러싼 하소연과 ADHT를 향해 씁쓸하게 미소 짓다 은별과 눈이 마주치자 얼굴을 애써 펴며 씩 웃었다.


“너 쟤한테 가봐야지.”

“언니, 우리도 가요.”


서희가 은별을 떠밀듯이 민재에게 보낸 후 하트헤르는 슬립리스에게, 서희와 예린은 태평성대에게 가서 위로했다.

오늘 뮤컬트의 세 팀은 모두 살아남았다. 인디밴드연합의 태평성대와 인사 빼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눈물바다가 된 무대에 멀뚱히 서 있는 건 너무 이상했다.





방송이 끝나자 팀원들은 가족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대기실로 돌아와 무대 화장을 지우고 퇴근을 준비했다.

이윽고 여원과 정완이 함께 들어왔다.


“선생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래. 너희들도 고생 많았다. 잠깐 모여.”


여원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지만 밝았다.


“너희들이 알지 모르겠지만, 한 회사에 세 팀이 Top 7까지 올라간 건 이번에 우리가 처음이야.”

“와아!”

“너희 중에 누가 우승한다고 해도 오늘처럼 기분 좋진 않을 것 같다. 너희들 보면 세 팀이 아니라 한 팀 같단 생각이 들어서 좋아. 오늘 정말 잘했어.”

“감사합니다.”

“근데 다음 주엔 분명히 떨어지는 팀이 나올 거야. 그래도 너무 낙심하지는 말자. 알았지?”

“네.”

“그리고 너희들이 이렇게 된 거에 정완이가 큰일 했다는 건 알지? 얘 들어온 뒤로 너희들 실력이랑 팀워크가 좋아졌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 친구 잘 따라.”

“네!”


팀원들의 우렁찬 대답에 여원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틈을 두고 말했다.


“모레부터 매일 출근이야. 내일은 회사 나오지 말고 노래는 생각도 하지 마.”

“네.”

“회사로 가는 사람 없지? 저녁 맛있게 먹고 푹 쉬어. 모레 보자. 갈게.”

“감사합니다!”


여원이 나가자 정완이 말했다.


“여우비랑 하트헤르는 모레 오자마자 확인하자. 준비 안됐으면 안 된 대로 오면 되니까 내일은 뭣도 하지 말고, 상의할 거 있음 오늘 해.”

“네.”

“그리고 예린이는 부모님이랑 식사하고 9시 반까지 여기 주차장으로 와. 나랑 할 일 있으니까.”

“네?”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할 일이야. 너희 부모님한테는 내가 말씀드렸어. 일 끝나고 집에 태워다주겠다고.”

“네.”

“다들 모레 보자. 먼저 갈게.”

“고생하셨습니다!”

“가자.”


정완과 서희가 함께 대기실을 나서자 서희가 물었다.


“이따 예린이랑 어디 가게요?”

“응. 다음 생방송 때문에 만날 사람이 있어. 너도 같이 갔음 좋겠는데.”

“그럼요.”


서희는 정완 몰래 한숨을 쉬었다.

저만 떼어놓고 예린과 가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같이 가겠다고 말하기 망설여지던 차였다.


“그건 이따 생각하고 일단 밥부터 먹어요.”

“응.”

“PD님 저번 송년특집 때도 조금밖에 안 먹던데. 저랑 둘이 있을 때는 잘 먹으면서.”

“그때도 잘 먹었어. 그리고 어른들 보시는데 조심해야지.”

“PD님이 안 먹으면 강서준 그게 돼지처럼 처먹는다고요.”

“푸후후.”

“우리 아빠 엄마, 아니 그때는 저도 보지 말고 고기만 봐요, 고기만.”

“너 이럴 때 무섭다니까.”


두 사람은 스튜디오 밖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9시 30분.

예린은 정완과 서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완은 두 사람을 차에 태우고 시동을 건 후 운정 신도시의 한 커피숍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지금 파주 갈 거야. 거기서 너랑 콜라보할 사람 만나고 집에 태워다줄게.”

“콜라보요?”

“누구요?”

“그보다 먼저···.”


예린과 서희가 물었지만 정완은 차를 출발하여 도로에 들어선 후에야 말을 꺼냈다.


“예린이는 <총 맞은 것처럼> 말고 <네가 떠난 뒤>(제이유비) 하자. 그 노래 알아?”

“CBC 드라마에 나왔던 노래죠? 저 그 드라마 봤어요.”

“맞아.”

“근데 그 노래엔 랩이···.”


<네가 떠난 뒤>는 작년에 방송됐던 CBC 수목드라마 <당신입니다>의 OST 수록곡이며, 이 노래를 부른 제이유비는 인디 신에서 활동하는 소울 가수이다.

서희는 이 노래를 알기에 무심코 이야기하다 눈을 크게 떴다.


“혹시 지금 래퍼 만나러 가는 거예요?”

“응.”

“그 래퍼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한다던데 연락됐어요?”

“손세빈한테 부탁했어.”

“와앗!”

“헐! 대박. 완전 대박.”


손세빈은 <C-POP Artist season 2>의 참가자로 TYK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되어 7위에 올랐다. 이후 그녀는 미니앨범을 내고 활동한 후 배우 전문 기획사로 옮겨 지금까지도 배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는 <당신입니다>에 조연으로 출연하여 연기력을 인정받고 CBC 연말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까지 받았다.


“CBC 드라마 OST를, 거기 출연했던 배우한테 부르게 한다고요?”

“응.”

“와아. PD님 이럴 때 보면 진짜, 하루 종일 이슈 만들 생각만 하는 것 같다니까.”

“아까 예린이 노래 듣다 그냥 생각난 거야. 손세빈 랩 잘하니까.”

“근데 지노쌤이 손세빈 싫어하시는 거 아니에요? TYK에서 나간 사람을 무대에 세운다니.”

“안 그래도 내가 그거 물어봤는데 괜찮대. 원래 계약 기간이 6개월이었대.”

“PD님, 수휘쌤은 우리로 충분히 저격했으니까 이제 TYK 저격하는 거예요?”

“이건 그냥 예린이 올리려는 방법이야.”


<C-POP Artist>에서는 다른 가수와 무대에 함께 오르는 일에 대해서는 이 프로그램 출신 가수가 한 곡 피처링하는 정도의 선에서 허락해주고 있다. 그 이상의 비중을 두면 그 가수에게 시선이 쏠릴 수도 있어서다.

정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여원에게 먼저 물어본 다음 제작진에게 승인을 받은 후 일을 추진했다.

예린이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근데 손세빈이 저랑 같이 노래해도 괜찮대요?”

“그러니까 가지. 그 사람도 요 며칠 심심했대. 연예인한테 TV 나오게 해주겠다는데 싫어하겠나.”

“배우로 인정받으려고 가수 안 하겠다던 거 아니었어요?”

“지혜경은 그랬는데 그 친구는 아니래. 다 왔다.”


정완은 타운하우스가 밀집한 길을 지나 차를 세웠다.

고풍스럽게 생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담한 커피숍 한구석에서 한 여자가 일어섰다. 그녀가 바로 손세빈이었다.


“안녕하세요.”

“예, 세빈 씨.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세빈의 자리에는 따뜻한 커피 네 잔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서희가 다소 놀라자 세빈이 재빨리 말했다.


“아리 언니한테 들었어요. 서희 언니도 올 거라고.”

“걔한테 얘기 안 했는데···.”

“두 분 항상 붙어 다닌다던데요?”

“어? 네.”

“저 94년생이니까 반말 쓰세요. 프로듀서님도요. 예린이는 언니라고 해야지?”

“네? 네, 언니.”

“앉으세요.”


세빈은 눈치 빠르게 통성명과 서열 정리를 마친 후 말했다.


“프로듀서님 연락 받고 회사에 물어봤는데 씨팝이고 일회성 출연이라 괜찮대요. 저 보름 뒤부터 연극 시작하는데 홍보 효과도 있을 거라고.”

“어쨌든 세빈 씨 고마워.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풀렸네.”

“뭘요. 근데 신기하네? 회사 옮긴 뒤로 TYK에선 저한테 연락도 없었는데 뮤컬트에서는 벌써 두 번째예요.”


세빈은 미소 띤 얼굴로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씨팝 잘 보고 있어요. 여우비랑 예린이 노래 다 봤고 두 분 식장 영상도 봤어요.”

“고마워.”

“근데 와아. 저도 다음 주에 검색어 순위 오르겠네요? 요새 핫한 HAP님한테 픽업됐으니까?”

“풋! 아마도?”

“프로듀서님은 확실히 사람 꽂는 데는 예상 못하는 게 있네요. 그걸 내가 당하다니.”

“응.”


세빈의 말에는 서희가 대답하고 있었다.


“근데 저야 무대 올라간다니 좋아서 하겠다고는 했는데, 저로 되겠어요?”

“왜?”

“제가 음악 쪽으로는 단물 다 빠졌잖아요. 안 한 지 꽤 됐고.”


서희가 마지막 말을 듣고 멈칫하자 정완이 말했다.


“나도 단물 다 빠졌는데 프로듀서 하니까.”

“프로듀서님 그래서 가수 안 하시는 거예요?”

“그건 못하고 할 생각도 없고···. 어쩌다 보니까 밴드에서 기타는 치고 있네.”

“어쨌든 알겠어요. 그럼 제가 <네가 떠난 뒤>에 랩만 하면 되죠?”


정완은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계획이라야 복잡할 것도 없었다.

모든 일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그가 떠올린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레까지 완성해서 가이드 녹음본 보내줄게.”

“원곡대로 연습하고 있을까요? 저 감 떨어져서 시간이 좀 필요한데.”

“그것도 괜찮지만 랩 가사 바꿀 수 있음 바꿔.”

“그래도 돼요?”

“래퍼들은 자기 얘기할 때가 제일 멋있지. 멜로디 파트 가사는 안 바꿀 거니까 그거랑 크게 다르지만 않으면 돼.”

“네. 생각해 볼게요.”

“그리고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얘랑 한 번 맞춰봤으면 좋겠는데. 우리 회사 들어오기 뭐하면 외부 연습실 준비할게.”

“아니요. 회사로 갈게요. 뮤컬트 식당 소문난 밥 먹어보죠.”

“그래. 일정은 상황 봐서 맞춰보자.”

“다음 주는 저녁시간이면 아무 때나 괜찮아요. 대신 프로듀서님이 아리 언니 제 앞에 앉혀주세요. 언니랑 저녁 먹고 2차로 술 먹고 싶으니까 혹시 언니 야간 스케줄 있음 프로듀서님이 전부 캔슬시켜 주세요. 막강한 프로듀서에 아주버님이니까 그 정도는 가능하죠?”


물론 이런 이야기는 전화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완은 초면의 사람에게 협조를 구하는 일은 반드시 직접 만나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세빈은 다음 생방송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으니 오늘 만나자고 한 것이다.





정완과 서희는 세빈과의 미팅을 마치고 김포공항 근처 아파트에 예린을 내려준 후 숙소로 출발했다.

그런데 단지를 빠져나오자마자 갑자기 서희가 외쳤다.


“저기 PD님. 스톱! 잠깐만요.”

“어? 왜?”

“저거요, 붕어빵. 우리 저거 먹어요.”

“추우니까 여기 있어. 내가 사올게.”

“아니요. 같이 가요.”


두 사람은 차를 세워놓고 붕어빵 천막에 갔다.

그런데 서희는 천막의 어린 연인이 먹던 떡볶이와 어묵을 보고 눈이 커졌고, 어린 연인은 정완과 서희를 보고 눈이 커졌다.


“저기, 혹시 여우비 강서희예요?”

“네. 이분은 내 남친 HAP님. 알죠?”

“네네. 근데 여기서 선우예린도 봤는데 여우비도 보네요?”

“예린이 여기 사는데 데려다주고 가다 잠깐 섰어요. 이거 먹으려고.”


고등학생인 연인은 같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다가 천막에 들렀다.

서희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시간에 탄수화물이 당기는 건 머리에 영양을 공급해 달라는 몸의 신호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신호에 따르라는 조언(?)을 남겼다.


“살은 대학 가서 빼고 일단 먹어요. 다이어트 하면 힘들어서 공부에 집중 못하니까.”

“근데 여기 사인 좀.”


정완과 서희는 연인들에게 사인해주고 사진을 찍은 후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붕어빵까지 싸든 후 차에 올랐다.


“PD님만 보냈음 큰일 날 뻔했네.”

“왜?”

“떡볶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아까 김밥 먹을 때 떡볶이 생각났거든요.”

“먹고 싶으면 아무 때나 말해. 같이 가든가 내가 만들든가 할게.”

“뭘요. 바쁜데.”


서희는 조그맣게 답하다 이내 뾰로통해졌다.


“근데 저 이러다 살찌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넌 좀 쪄도 돼.”

“찌면 안 돼요. 빼기도 힘든데.”

“네가 뺄 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


정완의 통박에 서희가 반대편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픽 웃다 말했다.


“은별이는 벌써부터 화보 촬영 막 들어오잖아요. 저는 아니고.”

“그건 나 때문이야. 사람들이 이해해 준다고 해도 여자 연예인이 공개연애하면 그런 쪽 섭외가 아무래도 떨어지겠지.”

“걔는 남친 없나, 뭐.”

“걔들이야 우리처럼 여기저기 티내고 다니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너도 화보 촬영 들어왔는데 절대 안 하겠다면서.”

“여기저기 사진 걸리고 이런 거 딱 싫어요. 전속계약을 할지 말지도 모르겠는데.”


서희와 은별뿐 아니라 이번 시즌 뮤컬트 팀원들은 전부 전속계약하기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실력이나 잠재력뿐 아니라 성실함과 인성, 팀워크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원은 생방송에 진출하지 못한 미란과도 계약하기를 원했다. 다만 대표와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녀는 뮤아트 레이블을 설립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한편 도진은 보스턴 고사리가 인디밴드연합과 계약을 맺게 되어 1월 말까지만 뮤컬트 엔터테인먼트에 출근하기로 했다.


“PD님은 제가 어떡했으면 좋겠어요?”

“네 뜻이 제일 중요하지만 여우비 활동만 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계약금을 안 받으면 해약도 자유로울 테고.”

“네. 오늘 떨어졌으면 내일 계약할 때 저도 그러려고 했어요. 일주일 더 생각할 수 있겠네.”


서희는 이 말을 하다 배시시 웃었다.


“생각해 보니까 안 떨어진 게 천만다행이네요.”

“왜?”

“떨어졌음 내일 계약하고 다음 생방송까지 회사 출입금지잖아요. 그럼 PD님은 제 얼굴 못 보고.”

“그러네. 다행이다.”

“그리고 오늘 저 PD님 방에서 잘게요. PD님이 제 배 쓰다듬어줘야 잠 올 것 같아요.”

“그래. 그럴게.”

“저 지금 배 볼록 나왔으니까 가슴 만지는 느낌 같을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주무르진 말고.”

“어? 어어.”

“풋! 붕어빵 먹을래요?”

“어, 나 슈크림.”

“아~ 해요.”


두 사람이 탄 차가 행주대교를 넘어 강변북로로 들어서고 있었다.


작가의말

여기까지가 제가 쓴 부분입니다.

쓴 게 한 글자도 없는 상황이에요.. ㅠ

이제 5만 자 정도만 쓰면 될 것 같은데 이 작품은 끝까지 참 안 풀리네요..


어쩔 수 없이 휴재해야 합니다. 

쓰지도 못하고 있어 돌아올 날을 알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깊이 양해 부탁드릴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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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Audition) 2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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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ilogue. 이제야 불러본다 +4 21.09.08 68 5 33쪽
53 Final. 두 사람의 마지막 경연 21.09.06 68 5 37쪽
52 Round 8.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21.09.01 68 5 26쪽
51 Welcome. 하루를 마무리할 때 21.08.28 61 5 19쪽
50 Change. 모두의 힘으로 21.08.27 66 5 20쪽
49 Round 6. 아쉬움과 미련이 없도록 21.08.23 74 5 28쪽
48 Ago.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21.08.18 84 6 29쪽
» Confidence. 생각할 시간 일주일 21.01.04 94 5 27쪽
46 Round 5. 어느 배우와의 이별 +2 21.01.01 89 6 28쪽
45 Relation. 꿈이 아니라는 걸 +2 20.12.04 117 6 26쪽
44 Self. 돌아선 길 위에서 +2 20.11.20 128 6 30쪽
43 Encore. 복수의 시간 +2 20.11.13 117 6 26쪽
42 Special 2. 바보가 된 천재들 +2 20.11.09 118 7 28쪽
41 Special 1. 희망을 노래하는 겨울 +2 20.11.02 135 6 28쪽
40 Preparing. 서로를 만나는 이유 +2 20.10.26 133 6 26쪽
39 Blind. 오해를 풀고 남은 자리에 +4 20.08.18 160 8 22쪽
38 Composer. 눈은 이미 맞았고 +2 20.08.13 148 7 21쪽
37 Radio. 진심으로 대하기에 더 빛나는 이들 +2 20.08.11 137 8 26쪽
36 Cooperation. 침묵의 이 순간 +2 20.08.04 154 8 26쪽
35 Innocence. 꿈이라고만 여겼던 것 +2 20.07.30 170 7 23쪽
34 Producing. 입 헤벌리고 표정 관리 못하지만 +2 20.07.28 165 9 26쪽
33 Affableness. 오래 전 우리 +2 20.07.21 177 7 38쪽
32 Along. 대타로 때려낸 홈런 +4 20.07.16 172 9 30쪽
31 Beginning.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6 20.07.12 159 8 34쪽
30 Some. 애써 외면했던 진심 +4 20.07.07 169 10 22쪽
29 Opening. 속 깊은 이야기들 +4 20.07.05 167 9 28쪽
28 Yearning. 두 사람의 두 마음 +6 20.06.30 177 9 20쪽
27 Quest. 그녀의 마지막 미션 +2 20.06.25 157 10 29쪽
26 Showdown. 또 다른 사랑이 다가오다 20.06.18 165 8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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