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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님의 서재입니다.

진혼의 기사(Knight of requiem)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설랑(雪狼)
작품등록일 :
2015.03.18 02:07
최근연재일 :
2015.04.15 11:3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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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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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글자수 :
156,533

작성
15.03.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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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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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5>

오늘도 화이팅!




DUMMY




#4.




노을이 짙게 깔리자 하늘은 불이 난 듯이 붉게 물들었다.

어찌나 노을빛이 도드라졌는지 드넓은 평원 한복판에 그림처럼 세워진 브라이티스 성이 약간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브라이티스 성과 멀지 않은 평원에 주둔한 크라이스 제국군의 군영.

다크엘프 흑기사 휠리스는 그에게 배정된 군막에서 몇 명의 다크엘프들과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쳤다.

허리까지 드리우는 핏기 없는 은백색의 머리칼과 뾰족한 귀, 암갈색 피부를 가리기위해 두건을 맵시 있게 눌러쓰고 군막을 나선 그는 고양이의 걸음을 연상시키는 사뿐한 발걸음으로 그다지 멀지 않은 마리노스의 거처로 향하고 있었다.

“ 스슷........”

마리노스의 군막 앞에는 기분 나쁜 해골 두 마리가 날카로운 검과 방패를 들고 우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보초를 서고 있다.

보통의 마법사들 중 ‘사령(死靈)’계열을 수련하는 자들이 소환해내는 보통의 스켈레톤 워리어가 아닌 ‘용아병(龍牙兵)’이라는 녀석들이다.

이들은 죽은 인간의 시체가 아닌 마력이 깃든 드래곤의 어금니를 매개체로 하여 소환해낸 마법생물들이다. 보기에는 허술해 보이지만 용아병의 능력은 어지간한 기사들도 쩔쩔맬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원한다면 일급의 기사들을 보초로 부려먹을 권력을 가졌음에도 자신의 군막의 보초를 마법생물인 용아병으로 세운 것은, 인간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마리노스의 결벽적인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 쳇.”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용아병은 볼 때마다 정나미가 떨어지는 휠리스였다.

그는 단숨에 때려 부수고 싶은 용아병을 무시하고 인기척을 냈다. 기본적으로 기척을 내지 않는 다크엘프들은 인위적으로 기척을 내지 않으면 사람들은 잘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막의 문이 스르르 열렸다.

“ 휠리스님이시군요?”

“ 나를 아는가? 그대는 누구지?”

휠리스의 두건 속에 가려진 얼굴에 순간 미동이 일었다.

군막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이 마리노스가 아닌, 차분한 금발을 지닌 단정한 차림의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대략 스무 살 정도 되었을까?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보아 보통의 시비(侍婢)는 아닌듯했다. 슬그머니 칼자루에 손을 가져가는 휠리스의 행동에 여성은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걱정 마세요. 저는 적이 아닙니다.”

“ 누구냐고 물었다.”

“ 전 마리노스님의 양녀이자 제자인 로렐라인 라 마리노스라고 합니다. 방금 전에 크레온에서 도착했습니다.”

마리노스의 제자라.......

휠리스는 무표정 속에서도 최대한 자신의 기억세포를 훑어보았다.

딱히 레이니스 외의 다른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의 경험에 미루어 마리노스 같은 유형의 인간은 제자를 기를만한 양반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자랑하는 마법을 전수해줄만한 인간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 별난 일이군’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군막 안에서 마리노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휠리스 경 들어오시게나. 쿨럭 쿨럭.”

심한 기침을 하는지 말을 간단히 내뱉는 마리노스의 목소리에 휠리스는 로렐라인의 안내로 군막 안으로 들어섰다.

단촐 하게 꾸며진 군막 안에는 작은 탁자위에 브라이스 주변의 지형이 그려진 지도가 놓여 있었다. 마리노스의 기침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독한 술이 담긴 술병도 여러 개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 로렐라인과는 초면이겠군.......”

“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

“ 그나저나 어인 일인가? 고결하신 경이 이런 누추하고 음습한 인간의 거처에 직접 행차를 해주다니.”

어두침침한 군막 안에서 눈빛을 반짝이며 그는 술병을 들어 거침없이 들이켰다.

인간의 마법사는 대기 중의 마나를 흡수하여 그 기운을 혈맥을 따라 심장에 모아 마력을 증폭시킨다. 마법사에게 알콜은 독에 가까운 물질이었다.

술에 취한 상태로 마법을 사용하다가 자칫 실수하기라도 하면 심장이 마나를 감당하지 못해 파열되어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성 급에 오른 마리노스는 어지간한 마법은 간단히 쓸 수 있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주(毒酒)를 즐겼다.

“ 제자를 키우고 있을 진 몰랐군. 그런 건 당신과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라고 여겼는데.”

“ 제자라기보다는 내 양녀라 하는 편이 옳겠구만. 나와 함께 마법을 수련했던 친한 친구의 딸이지. 저 애의 아비는 유능한 문관이었네만 정적(政敵)에게 주살 당했다네, 그래서 내가 거두었지. 마법은 저 아이가 자질이 있었기 때문에 기본을 가르쳐준 것뿐. 엄밀히 따지면 제자는 아니야.”

“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잡아먹히는 것이 당신의 철학이 아니던가?”

“ 그렇던가? 큭큭큭.”

마리노스는 소리 없이 웃었다. 그리고는 로렐라인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인간의 기준으로 미인 축에는 넉넉히 들 법한 이 서글서글해 보이는 금발의 아가씨는 두 눈을 깜박거리며 입을 열었다.

“ 제가 크레온에서 이곳에 급히 온 이유는 위협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 위협?”

로렐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 크레온에서 대공 전하를 위해(危害)하려는 음모가 진행 중입니다..”

“ 그 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도 자객이 이곳을 방문했지. 고작 그것을 알리기 위해 먼 길을 온 것인가? 그렇다면 헛걸음을 한 것 같군.”

휠리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꾸했다. 로렐라인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신전 쪽에서도 관련된 것 같습니다.”

“ 신전?”

휠리스의 숨겨진 눈매가 실룩거렸다.

다크엘프 족에는 인간처럼 귀족과 평민의 구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귀한 혈통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신분이 존재한다. 어둠의 여신의 신민인 다크엘프 중에서도 고귀한 혈통인 휠리스가 그녀의 입에서 신전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휠리스의 반응을 느낀 마리노스가 로렐라이를 대신해서 대답해 주었다.

“ 최고사제인 트리스티의 임종이 임박했다고 하네. 인간들의 사제란 녀석들도 다분히 정치적이지 아니한가? 최고사제 자리를 두고 매파 쪽에서 대공 전하를 거슬려하는 것 같아. 물론 크레온의 귀족들과도 이해관계가 상충되었겠지. 대공전하의 승리는 곧 비둘기파의 주도권 유지를 뜻하는 것이니까.”

“ 인간이란 동물들은 이해 할 수가 없군. 그저 여신을 공경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은총은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지는 것을 모르니 말이야.”

“ 후후후후. 간단한 이치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탐욕스러운 존재지. 다크엘프와는 다르네 휠리스 경.”

“ 권력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그저 주어진 대로 순응하고 산다면 그만인 것을. 그렇다고 천년을 사는 존재도 아니면서 얄팍한 욕심으로 서로를 해하다니. 참으로 우습군.”

“ 과연 그럴까? 자네나 나나 이번 원정을 순수한 대공에 대한 충심으로 가담한 것은 아니잖나? 최소한 자네는 그럴지 몰라도 나는 아니거든. 이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네.”

마리노스는 다시금 술병에 입을 가져갔다. 교묘히 마법을 사용했는지, 그 독한 술을 들이붓고도 술이 취하는 기색은 없었다.

“ 권력이란 독은. 그 단맛을 맛보면 맛볼수록. 중독되어 버리는 거야. 그래서 권력에서 밀려난 자들과, 그것을 되찾으려는 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 왜냐하면 그들에게 우리는 단맛에 취해있는 쓰레기처럼 보이는 법이거든. 허허허.”

사실 휠리스는 지극히 금욕적인 다크엘프였으므로 마리노스의 논변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는 다크엘프의 평균수명인 1000세의 5분의 1도 아직 살아오지 못한, 이제 갓 청년기에 들어선 어린 다크엘프였다. 그러한 그가 인간처럼 복잡한 권력과 욕망에 대한 설명을 그대로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것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 하지만 신전이 관련되어 있다면, 레이니스의 신변보호를 더 강화해야 할 것이 아닌가? 이 사실을 그에게 알렸나?”

마리노스는 고개를 저었다.

“ 그는 열정적인 사람이야. 그리고 천부적으로 이 신대륙을 하나로 통합할 영웅의 자질을 타고났지, 자네나 나처럼 이기적인 자들이 레이니스라는 애송이 인간에게 끌리고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인간에게는 신께서 <단점>을 주셨다하더군. 고명한 사제도 권력욕에 불타오르는 것을 보면. 나는 신을 믿지 않네만 맞는 말이건 같아. 내가 보기엔 대공의 단점은 너무 고결하다는 것일세.”

“ 고결?”

“ 자신이 자신을 너무 잘 안다는 뜻이지. 자신이 너무 치밀한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그것을 고쳐나가려는 의지도 있어. 독단적이지만 독재적이지도 않지. 그가 황제가 된다면 대단한 명군이 될 거야.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네.”

“ 그것이 고결이라는 단어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지?”

“ 너무 고결한 것은 꺾이기 쉬운 법이란 말일세. 그만큼 정적이나 시기하는 자들이 많은 법이지. 그는 가장 자신이 영광스러운 때를 기다리는 거야.”

“ 그게 무슨 뜻이지? 영광스러운 때?”

휠리스는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고결, 영광.

“ 세상에는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는 법일세.. 이런 건 알아봤자 좋을 것이 없어. 그리고 괜히 대공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경비병은 늘리지 않고,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네, 대신 자네가 그를 더 각별히 지켜주기를 바라네. 그리고 내 제자이자 양녀인 로렐라인이 대공을 모시게 될 걸세.”

“ 모시다니?”

마리노스는 휠리스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이, 킬킬 웃었다. 그는 로렐라인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 이래보여도 이 아이는 재주가 많은 아이야. 마법사로서도 아직 정식 취득은 아니지만 도사 급의 마법은 구사하는 수준이지. 대공전하의 참모진에 포함시킬 생각이야. 뭐 말이 좋아 참모진이지, 두 사람은 비슷한 또래니까 친구처럼 지내주길 바라고 있다네. 그러니까 괜한 걱정은 말라고. 그건 그렇고 자네도 다크엘프치고는 너무 인간을 많이 알아가는군 ”

“ 그렇군....... 레이니스에게도 비슷한 나이의 친구가 필요하겠지.”

“ 경도 내 딸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겠나?”

“ 난 인간과 친구가 될 생각은 없어.”

“ 후후후후. 경도 점차 인간과 동화되어가는군.”

마리노스가 배시시 웃었다. 괜히 민망해진 휠리스가 서둘러 말을 돌렸다.

“ 대신 나와 내 동료들이 레이니스를 비밀리에 경호하는 강도를 두 배로 늘리겠다. 그것은 이해해주게.”

“ 그래주겠나?”

“ 얼마나 더 자객들이나 암살기도가 행해질지 모르니까 말야. 내 눈앞에서 자객들의 칼에 그를 내어준다는 것은 크나큰 치욕이니까.”

“ 그것은 인정하지........ 그만 돌아가 주게. 넌 휠리스 경을 배웅해주어라.”

“ 네 스승님.”

“ 아버지라고 부르래도. 전쟁이 끝나고 크레온으로 돌아가면 정식으로 널 내 딸로 입적시켜주마.”

마리노스의 말에 얼굴이 달아오른 로렐라인은 부끄러움에 손짓으로 휠리스를 안내했다. 둘은 군막을 벗어났다.

“ 대단한 분이시군요 휠리스님께서는..”

군막을 나서자 로렐라인이 미소가 담뿍 담긴 어조로 말했다.

물론 휠리스는 굳게 다문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나이로 갓 스물이 넘은 이 활달한 아가씨는 마리노스가 정식으로 딸을 삼겠다고 나설 정도로 총명함을 다분히 지니고 있었다.

“ 스승님. 아니 저의 아버님께서는 말은 그렇게 하셔도 대공전하와 휠리스님을 믿고 의지하고 계신듯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손한 목소리가 휠리스를 즐겁게 했다.

인간의 여성을 혐오했던 휠리스였다. 이렇게 기분 좋은 목소리를 들어본 것이 언제더라?

“ 그 사람은 자기만 아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짐짓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지만, 휠리스의 말투는 조금 전보다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원래 목소리가 여성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미성(美聲)인 그였지만, 상대가 여성인 이상 최대한 위엄 있게 발성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져 로렐라인은 해맑게 웃는다.

“ 그럴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계시지요. 그냥 앞으로는 저를 로라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휠리스가 자신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녀의 일생동안 ‘로라’라는 애칭을 불러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지만 천년을 살아가는 다크엘프에게는 그녀의 일생 따위는 순간일 뿐이었다. 아주 잠깐의 순간. 스치는 바람 같은 존재일 따름이었다.


이미 노을은 그 빛을 잃고, 대지는 어둠에 휩싸이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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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4> 15.04.08 462 15 12쪽
30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3> +1 15.04.05 549 4 15쪽
29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2> 15.04.04 477 3 14쪽
28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1> +1 15.04.03 503 5 14쪽
27 토막설정집4- 마법. 15.04.03 457 4 13쪽
26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8> 15.04.02 468 7 16쪽
25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7> 15.04.01 550 9 7쪽
24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6> 15.04.01 482 6 9쪽
»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5> 15.03.31 585 7 13쪽
22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4> 15.03.30 484 5 10쪽
21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3> 15.03.30 572 6 10쪽
20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2> 15.03.29 663 11 9쪽
19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1> 15.03.29 635 5 10쪽
18 토막설정집3- 군사. 15.03.28 639 6 9쪽
17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5> +1 15.03.27 494 8 12쪽
16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4> 15.03.27 505 9 12쪽
15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3> 15.03.26 646 4 11쪽
14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2> +1 15.03.25 742 13 11쪽
13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1> +1 15.03.24 828 10 11쪽
12 토막설정집2- 경제와 사회. 15.03.24 741 10 8쪽
11 Ep 1-2. 베레스 공방전. <4> 15.03.23 805 14 10쪽
10 Ep 1-2. 베레스 공방전. <3> 15.03.23 658 8 8쪽
9 Ep 1-2. 베레스 공방전. <2> 15.03.21 899 10 9쪽
8 Ep 1-2. 베레스 공방전. <1> 15.03.20 892 14 11쪽
7 토막 설정집 - 역사편. 15.03.20 1,193 16 17쪽
6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5> 15.03.19 1,239 23 10쪽
5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4> 15.03.19 1,367 30 9쪽
4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3> 15.03.18 1,518 30 10쪽
3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2> +2 15.03.18 1,795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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