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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님의 서재입니다.

진혼의 기사(Knight of requ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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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작품등록일 :
2015.03.18 02:07
최근연재일 :
2015.04.15 11:3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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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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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6,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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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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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 1-6. 낙성(落星) . <1>

오늘도 화이팅!




DUMMY


EP1-6. 낙성(落星)






#1.



아스티아력 1302년 8월 22일.

크라이스 제국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일컬어지던, 세이이라 교단의 최고사제인 트리스티가 오랜 투병을 끝마치고 여신의 정원으로 초대를 받았다.

최고사제가 사망하자, 급히 대신전에 소집된 <13인회>에서 비둘기파의 롤랑 크레우시아 대주교가 최고사제에 선출되면서, 교단 내의 온건세력인 비둘기파는 계속해서 크라이스 제국의 교단을 이끌어 나가게 되었다.

황태자인 레이니스 대공의 원정은 성공했으며, 개국이래의 제국의 영토는 가장 넓어 졌다. 게다가 브라이티스를 포함한 점령지에서 자발적(自發的)인 개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비둘기파의 날개에 바람을 실어 주었다.

이제 두 땅의 지배자가 된 황제 알렉산데르 4세는 놀랍게도 레이니스가 점령정책으로 약속한 <4개조의 선언문>을 선선히 윤허(允許)했다.

그는 아울러 대공이 자신의 사후에 정상적으로 황위를 계승하는 날까지, 폰타우 강 서쪽의 모든 점령지의 총독으로 대공이 관리 및 감독하라는 칙령을 내렸다. 또한 마리노스에게 새로이 <브라티아 대공국>이라 명명될, 이 임시 정권의 총리대신으로 임명하였다. 황제는 레이니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제국의 기득권층인 귀족들의 심기는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원정에 의해 제국의 영토가 늘어남에 따라, 그에 의해 자신들의 영지도 늘어날 것을 내심 기대하였던 그들은 반(反)봉건적인 레이니스의 처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었다.

황제의 연이은 온건적인 칙령에 불만을 품은 대귀족들은 자연스럽게 최고사제직에 낙선한 매파의 영수(領袖)인 라트랑 대사교와 보수귀족의 거두(巨頭)라 할 수 있는 샤르트르 공작을 중심으로 세력을 결집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기득권과 이득을 위해 으르렁거리고 반목하던 대귀족들이 서로 손을 잡자, 그들은 점차 거대한 정치세력이 되어 갔다.

알렉산데르 4세와 브라이티스의 마리노스는 그러한 움직임을 읽는 것에는 도가 튼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예전부터 대귀족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 불온한 움직임이 보이자 가차 없이 칼을 빼어들었다.

명민하고 냉철한 황제인 알렉산데르 4세는 귀족들과 매파 사이의 맴도는 음모의 기운을 감지하는 즉시, 신속히 크레온의 황궁을 지키는 자신의 친위세력인 근위기사단을 움직였다.

황제에게만 충성을 맹세하는 동시에 기존질서 대신에 새로운 질서를 지지하는, 이른바 ‘신흥귀족’들로 이루어진 근위기사단은 즉각 행동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샤르트르 공작을 중심으로 한 귀족들은 이미 크레온을 벗어나 있었고, 9월7일에 이르러 그들은 제국 남부의 하드리아누스 후작령에 집결하여 무력을 모아 황제에게 대항하기로 결의했다.

이미 치밀한 연계가 되어 있는 그들이 내세운 인물은 놀랍게도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데르 4세의 형인 폐태자 파울루스였다.

“ 파울루스가 생존해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지휘하고 진두에 선 사람은 바로 샤르트르 공작이었다.

이 ‘능구렁이'라는 잘 어울리는 별명을 가진 노(老) 공작은, 이 날을 위해 폐태자 파울루스를 지난 7년간 자신의 영지에서 비밀리에 보호해오고 있었다.

물론 시동에게 살해당한 파울루스는 그와 생김새가 비슷한 가짜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샤르트르의 황권전복의 계획은 은밀히 진행 되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파울르스의 등장에 황제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눈치를 살피던 수많은 귀족들이 환호를 질렀다. 어찌되었건 파울루스는 폐위되기는 했으나 전(前) 황제의 황태자였다. 수많은 귀족들이 샤르트르 공작의 휘하로 몰려들었다. 급진적이고 반(反)봉건적인 황제와 황태자에게 자신의 기득권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던 귀족들은 제국 내에 많고도 많았다.

분명 파울루스는 무능한 사람이었고, 동생인 알렉산데르에 비하면 그 기량의 차이는 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어차피 큰 의미가 없었다. 귀족들에게는 그저 자신들의 기득권과 영향력을 보존시켜줄 상징적인 총수(總帥)가 필요했을 따름이었고, 그러한 점에서 파울루스는 이상적인 존재였다.

그렇기에 귀족들은 그의 등장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던 것이다. 만약 야심만만하고 알렉산데르 못지않게 유능했던 3황자 아이오리아가 살아 돌아왔다면 그들은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량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동생에게 황위를 빼앗겼다는 치욕과, 알렉산데르에 대한 복수심으로 7년간이나 숨어 칼날을 갈아온 파울루스는 역시 비밀리에 숨어 있었던 아들 체사레와 후안을 대동하고, 완전무장한 모습으로 귀족들의 집결지에 나타났다.

본래 파울루스 자신은 원래 황제의 그릇은 아니었지만, 그의 아들들인 체사레와 후안은 그래도 아버지와는 달리 군사적이나, 귀족들을 통솔하는 면에서 여러모로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22살의 체사레와 갓 스물이 된 후안은. 청소년기를 숨어 살면서 복수심에서는 부친을 능가하는 청년들로 자라있었다. 특히 기골이 장대하고 사내다운 모습의 체사레는 열정 섞인 열변으로 그 자리에 모인 귀족들의 허파에 바람을 불어 놓았다. 군사적인 성공의 확신과 함께 승리와 더불어 따라올 더욱 큰 부귀영화를 약속하였던 것이다.

그 결과 39명의 귀족들이 이른바 <정통황제군(正統皇帝軍)>에 가담하였으며, 알베르 라 샤이드 후작이 이끄는 와이번 기사단과 라트랑 대사교가 통솔하는 매파 사제 선교단, 그리고 각 귀족들의 사병들이 속속 하드리아누스 후작령으로 집결. 9월 15일에는 병사 2만. 기사 1300여명에 이르는 대군으로 진용을 짜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크라이스 제국은 사실상 두 조각이 난 셈이었다.

사태가 파울루스를 받드는 보수귀족세력과의 전면전쟁으로 치닫자, 크레온의 알렉산데르 4세는 다급한 사세에도 불구하고, 당황하지 않았다.

물론 브라티아로의 외정으로 많은 정규군이 이탈한 상태였기에 병력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본국을 방어하기 위해 남겨 놓았던 정규군 5개 군단 3만여 명과 황제의 최측근인 근위기사단과 레비아탄 기사단 등. 병력이나 기사의 수효도 반란군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또한 롤랑 최고사제가 약속한 비둘기파의 참전과 마리노스가 완벽하게 구축해 놓은 마법사길드의 건재 등. 후방지원 역시 <정통황제>를 부르짖는 귀족무리와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상황을 낙관하고, 힘으로 대귀족들을 눌러놓을 좋은 기회라 여긴 황제는 레이니스를 비롯한 브라티아 원정군을 회군할 필요 없이 브라이티스에 그대로 주둔하라고 명령했다. 레이니스는 황제의 명을 거역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마리노스만이 불안감을 느끼고 크레온으로 돌아가고자 알렉산데르 4세에게 주청(奏請)을 올려 보았지만, 황제는 신영토의 문제에 힘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마리노스도 브라이티스에 산적해있는 업무에 대한 책임으로 더는 조르지 않았다.


마침내 아스티아력 1302년 9월 23일. <정통황제군>이라는 기치(旗幟)를 펄럭이는 파울루스 군과 개국 이래 최대의 영토를 손에 넣은 황제 알렉산데르 4세의 군대는 크레온 남쪽 30베리 정도 거리에 자리한 황제령의 곡창지대인 다키움 평원에서 조우했다.

역사가 <다키움 회전>이라고 부르는 전투의 시작이었다.

개전 초기. 알렉산데르 4세의 군대는 압도적인 힘으로 체사레와 샤이드가 이끄는 반란군을 완전히 격멸시켰다.

용기백배의 근위기사단은 평원에서 그 위용을 뽐냈고, 잘 훈련된 정규군단병들은 거북등진형을 갖추어, 훈련도나 수적으로도 열세에 명령체계가 복잡한 귀족들의 사병들로 이루어진 반란군을 완벽히 포위. 하룻밤 낮의 격전에서 1만에 이르는 반란군을 쓰러뜨렸다. 반란군은 즐비한 시체를 버려두고 다키움 평원에서 퇴각해야만 했다.

황제의 완벽한 전술운용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날 밤. 크레온은 불바다가 되어 버렸다. 샤르트르 공작이 비밀리에 심어 놓았다는 크레온의 비밀결사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인 크레온 시가지에 불을 질러 버렸던 것이다. 황궁을 지키는 근위대와 신전내부에도 샤르트르의 동조자들은 숨어들어 있었다. 7년간에 걸친 그의 비밀공작은 황제와 마리노스의 예상보다 깊숙한 지하에서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황성과 대신전까지 불은 옮겨 붙었고, 그 와중에 레이니스의 모후이자 알렉산데르 4세의 아내인 황후가 비밀결사들의 습격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대신전이 불에 타면서 수백 명의 사제들이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안타깝게도 여신은 그들에게 비를 내려주지 않았다.

후일 알려진 여담이지만, 샤르트르의 비밀결사들에는 다수의 투크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구릿빛 피부와 콧수염이 특징인 투크인들은 용케도 크레온에 숨어 있었고, 불을 지른 직후에 재빠른 행동으로 황궁과 대신전을 쓸어 버렸다.

그들은 잘 훈련된 전사들로서, 나중에야 이들이 투크 술탄의 근위병인 예니체리들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치밀한 샤르트르는 오래전부터 북방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투크 제국의 술탄과도 모종의 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크레온의 습격은 다키움에서 승리한 알렉산데르 4세의 군대의 사기를 급격히 냉각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게다가 대하(大河) 남쪽의 투크제국의 군대가 타타이족과 강화를 맺고는 북상을 꾀한다는 소문까지 그의 귀로 들어오자, 자신만만했던 만큼 충격이 컸던 알렉산데르 4세는 겁을 집어먹었다. 흉수(兇手)들의 손에 황후마저도 살해당했다는 것이 그를 더욱 흔들리게 했을지도 몰랐다.

그는 긴급히 레이니스에게 군대를 이끌고 철군할 것을 지시했다. 레이니스는 본국의 어려움에 차마 외면할 수 없었고, 모후마저도 살해되었다는 소리에 크라켄 기사단과 3개 군단의 정규군을 이끌고 브라이티스를 출발하여 동진하기 시작했다.

그때가 9월 26일이었다. 그와 동행한 사람은 쉴러와 미라보 백작, 로렐라인 등으로. 휠리스와 마리노스는 브라이티스를 방어하기위해 나머지 병력과 함께 남았다.

시간은 점점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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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4> 15.04.08 462 15 12쪽
30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3> +1 15.04.05 549 4 15쪽
29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2> 15.04.04 477 3 14쪽
28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1> +1 15.04.03 503 5 14쪽
27 토막설정집4- 마법. 15.04.03 456 4 13쪽
26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8> 15.04.02 468 7 16쪽
25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7> 15.04.01 550 9 7쪽
24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6> 15.04.01 482 6 9쪽
23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5> 15.03.31 584 7 13쪽
22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4> 15.03.30 484 5 10쪽
21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3> 15.03.30 572 6 10쪽
20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2> 15.03.29 663 11 9쪽
19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1> 15.03.29 635 5 10쪽
18 토막설정집3- 군사. 15.03.28 638 6 9쪽
17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5> +1 15.03.27 494 8 12쪽
16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4> 15.03.27 505 9 12쪽
15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3> 15.03.26 646 4 11쪽
14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2> +1 15.03.25 742 13 11쪽
13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1> +1 15.03.24 828 10 11쪽
12 토막설정집2- 경제와 사회. 15.03.24 741 10 8쪽
11 Ep 1-2. 베레스 공방전. <4> 15.03.23 805 14 10쪽
10 Ep 1-2. 베레스 공방전. <3> 15.03.23 658 8 8쪽
9 Ep 1-2. 베레스 공방전. <2> 15.03.21 899 10 9쪽
8 Ep 1-2. 베레스 공방전. <1> 15.03.20 891 14 11쪽
7 토막 설정집 - 역사편. 15.03.20 1,193 16 17쪽
6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5> 15.03.19 1,239 23 10쪽
5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4> 15.03.19 1,367 30 9쪽
4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3> 15.03.18 1,518 30 10쪽
3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2> +2 15.03.18 1,795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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