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ude.
오늘도 화이팅!
prelude.
너른 평원에 자욱한 안개가 낮게 깔려 있다.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평원의 끝자락. 숲과 평원이 어스름한 경계를 이루는 비탈에 손에는 뿔피리를 든 척후의 차림을 한 기병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안개 저 멀리에 아침 해가 밝은 별처럼 빛을 발하고 있던 즈음이었다.
간신히 숲을 빠져나와 평원에 들어선 기병은 한참을 고개를 흔들어 주변을 살폈으나, 이내 땀으로 범벅이 된 그의 얼굴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조금 전 그가 빠져나온 숲과 마찬가지로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를 제외하고는 평원의 시계(視界)는 전혀 확보되지 않았던 것이다.
타박타박.
노련한 척후병인 그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애마의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무거운 안개를 헤치고 몇 분이나 나아갔을까? 평원의 중심부 기사단이 주둔한 숙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 아드리안 경? 무사하셨군요.”
“ 그래. 신이 도우셨지.”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검은 갑주를 두르고 색색의 망토를 걸친 기사들의 무리에게 피로가 섞인 건조한 음성으로 대꾸한 그는 조심스럽게 앞을 향해 말을 몰아나갔다.
숙영지에는 수많은 기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신성왕국 브라티아의 다섯 개의 정규기사단중 하나인 성(聖) 아르기우스 기사단.
정원 650명의 인원을 갖춘 중(重) 기사단으로. 뒤따라오는 정규군 4개 군단 1만 6천명으로 이루어진 대병력과 함께 북부산맥에서 요사이 몇 년 새 준동하고 있는 <붉은 눈 오크족Red eye orc clan>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 중이었다.
원래 브라티아와 북쪽의 아르스 공화국 사이에 걸쳐있는 북부산맥에는 오크 뿐 만아니라, 고블린이나 코볼트, 오우거, 트롤 등 온갖 몬스터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국 이래 수십 번에 걸친 소탕전과 북부산맥을 관통하여 아르스로 이르는 가도가 1개에서 5개로 늘어나면서 여러 차례의 개척이 이루어져, 행인들의 교통에는 거의 지장을 받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스티아력(A.C) 1030년 브라티아 신성동맹이 북쪽의 아르스 공화국과 남서쪽의 브라티아 왕국, 남동쪽의 크라이스 제국으로 나누어진 이래, 장인으로 탁월한 드워프들과 대지신 웨이크의 신자들의 국가인 아르스는 북부산맥의 자원과 기술력을 이용한 제철과 제련업이 발달하였고, 이는 양대 국가에도 필요한 것이었으므로, 북부산맥을 통과하는 교역과 교역로의 개척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중요성에 의해 브라티아 왕국은 북부산맥 일대에 자국에서 보유하는 17개 정규 군단 중 4개 군단을 배치하였고, 산맥부근의 영지의 경비병력 까지 합쳐 상당한 숫자의 병력을 교역로의 유지를 위해 투입하였던 것이다.
“ 단장님. 수색대의 아드리안입니다.”
“ 들어오게.”
숙영지 중심부의 위치한 단장의 막사 앞에 도착한 아드리안은 말을 종자에게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막사 안에는 검정 망토를 걸친 초로의 기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단장 요하릿 후작이다.
“ 그래 앞에는 무엇이 있던가?”
망토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군례를 올리는 아드리안에게 단장이 물었다. 아드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가 숲의 너머에서 보고 온 것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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