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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님의 서재입니다.

진혼의 기사(Knight of requiem)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설랑(雪狼)
작품등록일 :
2015.03.18 02:07
최근연재일 :
2015.04.15 11:3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7,612
추천수 :
429
글자수 :
156,533

작성
15.03.23 10:00
조회
657
추천
8
글자
8쪽

Ep 1-2. 베레스 공방전. <3>

오늘도 화이팅!




DUMMY

#3.



달은 밝고 날씨는 선선했다.

베레스 지방의 우기인 8월까지는 한 달 여가 남아있었으므로 베레스 성내의 공기는 눅눅한 습기를 품고 있지는 않았다.

지휘소를 겸한 주지사의 관저는 꽤 밤이 깊어감에도 불구하고 불이 꺼지지 않았다.

총사령관인 루펜 백작이 올펜슈타인 남작과 호밀기사단의 단장인 아담스 남작, 그리고 각 군단장과 베레스의 대주교가 모여 작전회의를 벌이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회의는 새로운 변수로 인해 답답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모두가 방어태세를 튼튼히 하고, 원군이 올 때까지 성을 지킬 궁리를 하고 있는데 비해 야음을 틈타 제국군의 진영으로 야습을 하자는 아담스 남작의 주장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먼길을 행군해 와 피곤한 적을 야간을 이용해 기습하자는 그의 주장에 호전적이고 성격이 급한 몇몇 군단장이 동조하고 나섰고, 동요하는 그들을 잡기 위해 루펜 백작과 대주교가 진땀을 빼고 있었다.

“ 야습은 없다. 이틀만 버티면 원군이 온다. 그때까진 무조건 방어만 할 것이다.”

“ 적은 먼길을 달려와 피로하고, 적의 사령관은 전장의 경험이 전무한 애송이입니다. 분명 야습에 대한 대비는 허술할 것입니다. 밑져야 본전이니 야습을 허가해주십시오.”

“ 폰타우 강의 아군 방어선을 놀랄만한 기책과 기동력으로 돌파한 적이다. 적장이 경험이 적다고는 해도. 분명히 노련한 참모진이 그를 보좌하고 있을 것이다. 섣불리 움직여서는 아군의 전력만 꺾이게 된다.”

루펜 백작은 이틀만 더 버틸 것을 종용(慫慂)했지만, 레이니스 대공의 전무(全無)한 군력을 들먹이며 소규모 특공대로 정찰을 겸한 야습을 시도해보자는 실리적인 주장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저 수많은 크라이스군도 마냥 생각 없이 있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백작의 설득도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가기는 했다. 그러하였기에 분분한 의견차에 회의를 끝마치기까지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수뇌부의 분위기가 그러하니 관저를 경비하는 병사들도 어수선한 것은 당연했다.

많은 ‘윗분’들이 와 계시니 기사, 사제를 막론하고 그들을 수행하고 온 사람들도 따로 모여 관저는 완전히 장마당 분위기였다.

관저의 외곽을 지키는 병사들도 피곤하면서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래 전투가 벌어질 때를 앞두고 제 시간에 전투가 벌어지지 않으면, 바짝 긴장했던 병사들이 맥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노릇으로 전날부터 제대로 눈도 붙이지 못한지라, 꾸벅 조는 병사들도 있었다.

스스스스.

하지만 그들의 눈치잠은 오랜 시간 지속되지는 못했다. 갑자기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차가운 느낌의 흑색 경갑주를 걸친 무장한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순식간에 관저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 내습이다! 적이 침입했다!”

“ 신체 전송마법(Teleport)이다!”

일명 텔레포트라고도 불리는 <신체 전송 마법>이라는 마법은 대략 도사급 이상에 해당하는 마법력을 지닌 사람들만이 시전 할 수 있는 고도의 주문이었다.

대개 인간을 워프 시키기 위해서는 마법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마력을 담은 도구를 매개체로 사용하는 마법진으로도 한번에 5명이상, 거리는 5베리 이상은 불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그러진 공간을 넘어 아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검은 경갑주를 걸친 스무 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적병이었다.

“ 텔레포트라니? 결계를 어떻게 넘어왔지?”

“ 젠장! 막아라!”

“ 커억!”

난데없는 상황에도 용감하게 관저 안으로 소리를 질렀던 병사들은 한명 한명씩 목이 떨어져 나갔다.

적은 흉갑과 어깨 보호대 정도의 경갑주를 걸치고 모두 얼굴을 두건으로 가리고 있었다. 무거운 병장기를 든 이는 하나도 없었고, 저마다 날렵한 몸놀림과 가벼운 세검을 사용하는 것을 보아 이들은 마치 여성들인 것 같았다.

“ 포위해! 숫자는 우리가 훨씬 많다! 벽으로 몰아넣고 창으로 꼬치를 만들어버려!”

전술에 이해가 높은 중간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지휘했지만, 창병들이 포위망을 구축하기도 전에 적병들은 유연한 검술로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병사들을 단 한 번의 검 놀림만으로 살벌한 죽음의 키스를 안겨주었다. 삽시간에 관저의 정원은 단칼에 절명한 병사들의 시체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 적습이라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회의장에서 뛰쳐나온 루펜 백작이 다급하게 외쳤다. 다행히도 회의 중이었지만 비상시국이었으므로 당연히 그는 부랴부랴 갑주를 걸치고 무장을 한 상태였다.

“ 적들이 워프를 해서 들어온 것 같습니다!”

황급히 검을 빼어들고 백작의 곁을 지켜서며 올펜슈타인 남작이 대답했다. 적이 텔레포트를 이용해 직접 관저 내부로 침입했다는 소리에 백작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 그 누가 베레스 주지사의 관저에 워프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곳은 외부에서 텔레포트로 들어오는 공간을 왜곡하는 방해 결계가 쳐진 곳이야! 아무리 대마도사가 직접 마법을 썼다해도 결계를 뚫고 병력을 내부로 밀어 넣는건 불가능해.”

“ 하지만 현실입니다. 이곳은 저희들에게 맡기고 주지사께선 밖으로 피하십시오. 위험합니다. 장교들은 어서 요인들을 보호하라!”

아담스 남작과 군단장들도 제각기 무기를 빼어들어 백작과 대주교, 마법사 길드 지부장을 에워싸듯이 감싸 돌았고, 밖에서 대기하던 경호원들은 다시 그 외곽에서 맴돌았다.

“ 지부장! 이런 일이 가능하오?”

“ 텔레포트는 특정한 위치에 시전 하는 것이 매우 힘든 마법입니다. 마법진은 사전에 그려 놓은 대응 마법진으로만 워프가 가능합니다. 개인의 마법으로는 아무리 마성에 이른 마법사라 할지라도 성 밖에서 스무 명이나 한 번에 정확한 위치에 워프 시키는 것은 무리입니다.”

마법사 길드 지부장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 질렀다.

그 역시 술사-법사-도사-대마도사-마성(魔聖)으로 이뤄진 마법유저의 랭크에서 상급 마도사에 랭크된 마법사였지만, 그의 상식으로는 눈앞의 상황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재현하기 위해서라면 브라티아 왕국의 최고 마법사인 포렌 후작도 절반정도밖에 성공확률이 없을 터였다. 대응마법진이 없는 위치를 향한 텔레포트에서 실패는 곧. 끝없는 아공간(亞空間)에서의 비참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 아니던가?

“ 눈앞에 보고 있어도 모르겠소? 성공 여부를 따져봐야 무엇 합니까? 적이 관저에 침입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고 일단 막고 봅시다.”

올펜슈타인이 검을 들고 흑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를 호위하던 세 명의 기사들이 합공을 펼치기 위해 바짝 따라 붙었다.

“ 병사들이 적을 구석으로 몰면 합공으로 하나씩 처치해라.”

노련한 기사 넷이 가세했음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못했다. 마치 곡예를 하듯 날렵한 몸놀림으로 복면의 적병들은 몇 번의 부딪힘도 없이 세 명의 기사들을 불귀의 객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올펜슈타인 남작 역시 수십 명의 병사들과 함께 흑기사들이 백작과 대주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점점 뒤로 밀리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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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 1-6. 낙성(落星) . <1> +1 15.04.15 697 7 11쪽
31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4> 15.04.08 461 15 12쪽
30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3> +1 15.04.05 546 4 15쪽
29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2> 15.04.04 474 3 14쪽
28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1> +1 15.04.03 502 5 14쪽
27 토막설정집4- 마법. 15.04.03 456 4 13쪽
26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8> 15.04.02 467 7 16쪽
25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7> 15.04.01 549 9 7쪽
24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6> 15.04.01 481 6 9쪽
23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5> 15.03.31 584 7 13쪽
22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4> 15.03.30 482 5 10쪽
21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3> 15.03.30 572 6 10쪽
20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2> 15.03.29 662 11 9쪽
19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1> 15.03.29 634 5 10쪽
18 토막설정집3- 군사. 15.03.28 638 6 9쪽
17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5> +1 15.03.27 493 8 12쪽
16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4> 15.03.27 504 9 12쪽
15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3> 15.03.26 646 4 11쪽
14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2> +1 15.03.25 741 13 11쪽
13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1> +1 15.03.24 827 10 11쪽
12 토막설정집2- 경제와 사회. 15.03.24 740 10 8쪽
11 Ep 1-2. 베레스 공방전. <4> 15.03.23 805 14 10쪽
» Ep 1-2. 베레스 공방전. <3> 15.03.23 658 8 8쪽
9 Ep 1-2. 베레스 공방전. <2> 15.03.21 898 10 9쪽
8 Ep 1-2. 베레스 공방전. <1> 15.03.20 891 14 11쪽
7 토막 설정집 - 역사편. 15.03.20 1,193 16 17쪽
6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5> 15.03.19 1,238 23 10쪽
5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4> 15.03.19 1,364 30 9쪽
4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3> 15.03.18 1,517 30 10쪽
3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2> +2 15.03.18 1,795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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