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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雪狼) 님의 서재입니다.

진혼의 기사(Knight of requiem)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설랑(雪狼)
작품등록일 :
2015.03.18 02:07
최근연재일 :
2015.04.15 11:3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7,629
추천수 :
429
글자수 :
156,533

작성
15.03.29 20:40
조회
662
추천
11
글자
9쪽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2>

오늘도 화이팅!




DUMMY

@@@



“ 전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바라 건데 왕도 브라이티스를 크라이스군에게 잠시 내주시고 샤이나에서 전열을 재정비 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샤이나는 바다와 인접한 물자와 인구가 집중된, 브라티아 제 2도시고 그곳에서 용병을 모으고 민병들을 훈련시킨다면 아직 승산이 있습니다. 샤이나는 아르스와도 가까우니 그들도 그곳까지 크라이스 군이 진격하는 것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을 격퇴하고 아르스의 중재를 요청해 강화를 맺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리노스에 이어 총리대신에 임명된 전(前) 내무대신이었던 워렌스 자작은 줄기차게 주청을 올렸다.

포렌 후작의 제자인 그의 발언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식자(識者)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왕국의 막후의 실력자인 포렌 후작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기도 했다.

마법사 길드의 수장인 후작은 비토리오 2세에 대한 지지가 변함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반면에는 근거지를 이미 샤이나로 옮기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었다.

제2도시인 샤이나는 북쪽의 구대륙으로 향하는 배들이 입항하는 관문으로서, 문물의 왕래가 잦다보니 브라이티스 못지않게 마법사들이 많이 상주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국가>라는 하나의 틀로 묶여 있었지만, 마법사들은 신성왕국인 브라티아에서는 언제나 이교도 취급을 받는 지혜(智慧)의 여신 브레이아의 신도들이 대다수였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있어도,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보편국가가 아닌 하나의 종교가 국교로 정해져 있는 신성국가인 브라티아에서 그들은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마법사들의 수장인 포렌 후작은 신전과 왕에 대한 불신감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이미 적잖은 마법사들이 공공연하게 브라이티스를 떠났건만, 왕과 신전에서는 막을 방도가 없었다.

“ 그깟 마법사들은 다 그런 존재들이지, 자기 한 몸의 안위가 우선이란 말이야. 나중에는 배를 타고 아스티아로 달아나는 게 아닌지 몰라. 아니면 통째로 크라이스로 붙을지도 모르지.”

브라이티스의 성문을 통해 샤이나로 향하는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최고사제인 엘레니스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내뱉은 말이다.

그는 마법사들이 이리도 신의가 없었는지 한탄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지만 소용없었다. 엄연히 말하면 브라이트의 신성국가인 브라티아에서 지혜의 여신 브레이아의 신도들인 마법사들은 언제라도 떠나도 상관없는 이방인들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엘레니스의 한탄처럼 마법사들이 전부다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브레이아의 신도인 동시에 지고신을 믿고 있는 마법사들도 많았고, 애국심(愛國心)이나 동족애(同族愛)를 가지고 남은 마법사들도 적은숫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도사급 이상의 마법사들은 대개 세속적인 애국심보다 진리를 위한 탐구를 우선시하고, 상당히 이기적으로 노회(老獪)해지기 때문에. 7월 7일 이후에는 그들을 브라이티스에서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양(量)이 문제가 아닌 질(質)적인 부족은 심각해졌다.


아스티아력 1302년 7월11일.

레이니스가 이끄는 크라이스군은 브라이티스와 인접한 프란체스카 주(州)에 들어섰다.

예상보다 느린 행군속도이기는 했지만, 가도의 주변의 성읍과 마을들을 모두 정리하고 왔다는 점에서, 최소한 퇴로가 끊기거나 뒤통수 얻어맞을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줄였기에 레이니스는 홀가분했다.

또한 군량과 여타 물자라는 원정군에게 곤란을 줄 수 있는 전략의 요건들도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였으며, 이는 크라이스군의 지속적인 사기유지를 가져왔다.

다시 말해서 크라이스군은 배부르고 잘 쉬었으며, 싸우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상태였다. 이는 브라이티스 성에 농성중인 브라티아인들로서는 더욱 곤란한 상황에 빠졌음을 의미하는 뜻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7월11일 오후, 레이니스는 프란체스카 주(州)의 주도(州都)인 프란체스카를 공략했다. 수도권에 속한 전형적인 농업주(農業州)인 프란체스카의 수비군은 미미했고, 그나마 있던 병사들도 <대동원령>에 의해 브라이티스를 지키기 위해 달려갔으므로 크라이스군은 손쉽게 성을 함락하고, 창고에 저장된 엄청난 양의 밀을 접수했다. 양질의 밀을 군량화(軍糧化) 한 것은 더 설명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시일이 조금씩 흘러감에 따라, 브라티아인들의 저항의 기운이 싹 터오기 시작했다. 더욱이 크라이스군이 제압한 지역은 가도 주변의 도시들이었기 때문에. 시골이라 부를 수 있는 촌민들이 지방 영주들과 힘을 합쳐 크라이스군이 점거한 마을들을 밤에 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레이니스는 태연했다. 100명 정도씩 무리를 지어 소규모의 크라이스 군의 정찰대 정도를 전멸시켜 버리는 피해가 속출하지만, 그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잡혀온 농민들을 처형하지 않고 즉각 풀어주며 자신의 아량을 과시했다.


[ 대공은 이번 원정을 브라티아에 타격을 주는 것에 만족하는 제한전쟁으로 끝내려 하지 않았다. 그는 브라티아의 완전 정복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브라티아인의 민심안배에 많은 정성을 할애했다. 그의 행동은 이후 브라티아인들에게 레이니스가 침략자임에도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을 수 있게 한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역시 미라보 백작의 회고록에 적혀 있는 구절이다.

레이니스는 브라티아의 완전합병 이후의 통치가 용이하도록 거친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레이니스가 민중을 아끼는 마음이 극진해서 그런 전법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로서는 무력에 의한 공포 통치보다 그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그의 두뇌에서의 계산해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었다.

그는 잘못을 저지른 크라이스군에게는 가혹한 처벌도 서슴지 않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철저한, 성격적으로는 완벽주의자에 결벽증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냉혹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잔정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고, 어중간한 상태보다 주종관계가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권위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떻게 본다면 지독한 책략과 정치공작의 달인인 마리노스보다 더 무자비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좀체 평가하기가 쉽지 않은 입체적인 인물타입이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는 있었다. 레이니스와 휠리스와의 사이는 위의 인물평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와 휠리스 사이를 일컬어 공식기록이나, 훗날 편찬된 각종 평전 등에선 철저한 주종관계와 막역한 친구사이. 그리고 서로의 이해의 일치에 의해 협력하는 관계 등. 상당히 계산적인 관계였다는 쪽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둘의 관계를 근처에서 지켜본 미라보 남작의 회고록에는 정반대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 다크엘프 흑기사 휠리스와 대공 사이에는 이상한 기류가 항상 흐르고 있었다. 대공의 최측근인 마리노스조차 두 사람을 그저 이해관계에 따른 협력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기사들은 물론 휠리스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지만, 그를 아는 기사들도 그를 대공을 그림자 속에서 호위하는 호위무사, 즉 주종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둘의 관계가 동등한 전우였으며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우리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단언컨대 대공은 친구를 두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친구보다는 부하를. 충고보다는 보고를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휠리스와 그의 동료들의 존재는 안개기사단의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비밀에 묻혀있었다. 미라보 남작 같은 크라켄 기사단의 고위기사에게도 그들의 존재는 그저 ‘전황의 흐름을 좌우하는 모종의 존재가 실제로 존재 한다’정도만 인식되고 있었을 따름이다.

또한 그들이 다크엘프였음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항상 두건을 하고 다녔고,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추측하여, 여성들일 것이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다크엘프들의 행적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윽고 7월 14일이 되어서야, 레이니스는 브라이티스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라이스군은 오랜 휴식으로 얼굴에는 혈색이 좋았고, 사기는 드높았다. 질서정연한 행군모습에 주변 주민들은 기가 질릴 정도였다.

파성퇴나 투석기 등의 공성무기까지 줄줄이 끌고 오는 크라이스군의 행렬은 무려 3베리에 달했다. 드디어 오랜 여행 끝에 브라티아의 왕도 브라이티스를 시야에 담은 크라이스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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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 1-6. 낙성(落星) . <1> +1 15.04.15 697 7 11쪽
31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4> 15.04.08 461 15 12쪽
30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3> +1 15.04.05 549 4 15쪽
29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2> 15.04.04 477 3 14쪽
28 Ep 1-5. 브라티이스 공략전. <1> +1 15.04.03 502 5 14쪽
27 토막설정집4- 마법. 15.04.03 456 4 13쪽
26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8> 15.04.02 467 7 16쪽
25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7> 15.04.01 550 9 7쪽
24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6> 15.04.01 481 6 9쪽
23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5> 15.03.31 584 7 13쪽
22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4> 15.03.30 483 5 10쪽
21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3> 15.03.30 572 6 10쪽
»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2> 15.03.29 663 11 9쪽
19 Ep 1-4. 붕괴를 향한 랩소디. <1> 15.03.29 635 5 10쪽
18 토막설정집3- 군사. 15.03.28 638 6 9쪽
17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5> +1 15.03.27 494 8 12쪽
16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4> 15.03.27 505 9 12쪽
15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3> 15.03.26 646 4 11쪽
14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2> +1 15.03.25 741 13 11쪽
13 Ep 1-3. 헤이스 회전(會戰) <1> +1 15.03.24 827 10 11쪽
12 토막설정집2- 경제와 사회. 15.03.24 741 10 8쪽
11 Ep 1-2. 베레스 공방전. <4> 15.03.23 805 14 10쪽
10 Ep 1-2. 베레스 공방전. <3> 15.03.23 658 8 8쪽
9 Ep 1-2. 베레스 공방전. <2> 15.03.21 898 10 9쪽
8 Ep 1-2. 베레스 공방전. <1> 15.03.20 891 14 11쪽
7 토막 설정집 - 역사편. 15.03.20 1,193 16 17쪽
6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5> 15.03.19 1,239 23 10쪽
5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4> 15.03.19 1,366 30 9쪽
4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3> 15.03.18 1,518 30 10쪽
3 Ep 1-1. 폭풍전야(暴風前夜) <2> +2 15.03.18 1,795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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