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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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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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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25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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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엘(163)

DUMMY

드레곤 산맥의 아래에 위치해 있다고는 하지만 던전까지의 거리는 결코 가깝지 않았고, 하루를 산 속에서 쉬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지도와 근접한 형태의 숲으로 왔다.

그러나 확실하게 표시된 던전지도 또한 정확한 지점의 표시가 없었다.

이 숲이 맞기는 맞는 것 같은데, 20여명이 넘는 인원이 사흘에 걸쳐 뒤졌지만 입구도 찾지 못했다.

사흘째 밤에 한자리에 모여 지도를 다시 살폈지만, 지도에 표시된 장소는 이곳이 확실하다는 결론만 얻었다.

그러고 보면 레어 근방의 던전은 리치의 안내를 받아서 찾을 필요가 없었던 듯 했다.

나의 마나탐색에도 발견되지 않는 던전이라니…….

던전지도에 가짜라도 있었던 것일까?

하늘을 쳐다보며 검정도마뱀을 욕하고 있으려니 나리가 다가온다.

“스웬님. 이 지도는 던전지도가 아닌 듯싶군요.”

“그렇군요.”

하늘만 보며 무성의한 대답을 내 뱉었다.

나 또한 기분이 꿀꿀한 상태인 것이다.

“내일 하루 더 수색해 본 후, 철수하기로 했어요. 아쉽게 됐군요.”

허. 별로 아쉬운 건 없다.

지도가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있다고 밝힐 수도 없다.

또 다른 지도까지 가짜일 수도…….

아차! 퀘스트!

지금의 던전 탐사는 퀘스트가 아니었다.

내가 무작정 찾아 나선 것뿐이다.

모든 던전은 퀘스트식으로 발굴되는 것이기에 지도가 있다 하더라도, 그 퀘스트 당사자가 아닌 이상 발견할 확률이 없는 것이다.

나는 이미 유저라고 할 수 없다.

npc가 던전을 발굴해서 유저에게 공짜로 상납한다?

게임 상식상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나의 직업은 관조자다.

구경만 해야 할 직업을 가진 내가 직접 찾아준다?

음……. 그럼. 퀘스트를 발생시키면 된다. 그런데 어떻게?

“저희 길드에서 며칠 쉬셨다 가셔도 됩니다. 저희에게 도움 될 일이었는데……. 그냥 보낸다면 제 마음이 편치 못할 것 같군요.”

결국은 며칠 쉬고 없어져 달라는 말이었다.

나리가 떠나고, 이것저것 따져 봐도 퀘스트의 여건이나 조건이 생각나질 않는다.

무작정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뭔가……. 건수가 생겨야 하는데……. 건수가 없다.

패밀리 길드와의 인연이 없는 것일까?

밤새 생각해 봐도 떠오르는 필요충분조건이 없다.

다음 날 또 다시 숲을 뒤졌지만, 이렇다 할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다음날 새벽에 길드로 철수하기로 했다.

여기저기에서 사기꾼이라고 떠들어 대는 말들과 눈총에 기분이 상했다.

아무리 형제들이고 조카들이라고 해도, 기분이 나쁜 건 나쁜 거였다.

패밀리 길드원들이 모두 떠나고, 근방에 위치한 던전지도를 살폈다.

나의 능력으로 그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마나탐색으로 주위를 휩쓸고 다녔지만 역시나 였다.

빌어먹을!

뭔가가 꼬여있었다.

유희라는 것도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투덜거리며 패밀리길드로 돌아왔고, 오두막에 처박혀 한 숨만 내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머리를 울리는 비상소리에 흠칫 놀랐고, 로그아웃을 했다.

지금껏 비상소리가 울렸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캡슐을 나오자 유나가 죄송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모으고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게다가 평상복이 아닌 완벽한 복장까지 입고 있었다.

항상 셔스한장만 입고 있던 여인들이었다.

“무슨 일이지?”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손님이 오셨어요. 언니와 조카 분들인데…….”

“별다른 일은 없는 거고?”

“네……. 죄송해요. 막무가내로 아빠를 뵈어야겠다고 해서…….”

막무가내라……. 물건이 도착한 걸까?

며칠 더 있어야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온 것 같다.

거실로 나오자 제수씨와 큰 조카, 둘째 조카가 소파에 앉아있었다.

“삼촌…….”

“무슨 일인데 갑자기 쳐들어와서 애들을 괴롭히냐?”

일단은 모르는 척…….

“아메리카 대륙에서 물건이 도착했어요. 삼촌이 보낸 거 맞죠?”

“아! 벌써 도착했나? 며칠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제수씨를 보며 살며시 웃어주었다.

“그. 그럼. 정말로 삼촌이 보낸 거 맞단 말이야?”

이놈은 결혼을 하고서도 정신을 못 차린다.

“삼촌도……. 보냈으면 보냈다고 얘기를 해야죠. 너무 놀랐잖아요!”

두 조카의 밝은 얼굴과 땡잡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씁쓸했다.

던전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고마워요. 삼촌. 그 먼 곳에서도 저희를 생각해 주시다니…….”

역시 제수씨밖에 없다.

이 녀석들은 좋아라 떠들면서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나의 선물 꾸러미를 확인 하고픈 마음에 떠나려고만 하고 있었다.

녀석들을 붙잡고 간만에 술을 마셨다.

나의 여인들과 가끔 마시긴 했지만, 내말이 무조건 맞는다고 맞장구치는 여인들과 무슨 술맛이 나겠는가?

먹다보니 스웬이라는 나의 케릭을 열심히 씹어대는 조카 놈을 어찌 쥐어 패야 기분이 풀릴까 궁리를 해 본다.

“글쎄……. 얼굴만 디립다 멋있으면 뭐하냐고……. 꼭 사기꾼처럼 생겨 먹어서는 던전지도라고 가짜를 가지고 와서는, 허파에 바람만 디립다 넣어 놓고, 한 자리 차지하려는……. 어휴……. 그냥 쫒아내 버려?”

“그래도 발굴만 되었으면 땡잡는 거였잖아. 양보도 많이 해줬고, 그 사람 심정도 생각해 줘야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왔을 텐데…….”

“어? 누나! 그 얼굴보고 뻑 간 거 아냐?”

“그래!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멋지고 예쁘게 생겼더라.……. 동생이 그러는데 좀 더 빨리 만났다면, 너는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라고 하더라. 지금 우리길드 처녀들 난리도 아니라고…….”

“젠장!!! 출입금지라고 공문을 띄우길 잘했군. 재수 없는 놈. 숙모! 언제까지 있으라고 할 겁니까?”

“글쎄……. 내가 보기엔 우리길드에 도움이 되면 됐지 손해는 없을 듯 한데?”

“호호. 그냥 붙들어 잡고 놓지 마세요. 굴러들어온 떡인데 날름 받아먹어야죠.”

눈치 빠른 유나의 말이었다.

말 한마디 안했는데 나라는 걸 눈치 챈 건가?

“저는 얼굴 한번 보지 못했는데요?”

“헉! 셀리님은 안보는 게 좋아요. 그랬다간 여자하나 도망갔다고, 삼촌 열 받아서 혈압상승으로……. 크윽…….”

손을 목에 대고 긋는 조카 놈이었다.

“에라. 이놈아!”

‘퍽!’

꼭 매를 버는 조카 놈이었다.

머리통을 쥐어 싸고 그래도 한마디 내 뱉는다.

“윽……. 정말이라니까. 게이머가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자체가 믿음이 안 간다고. 혹시? 홀딱 벗겨놓으면……. 고추가 없을지도…….”

허……. 내가 그렇게 예쁘게 생겼었나?

“음……. 저도 그런 생각을 해 봤어요. 말투도 조금 이상하고……. 남자 흉내를 내려는 티가 팍팍 풍겼다니까요?”

“호호……. 숙모는……. 전 딱 보니까 여자던데요? 검은 생머리에 그 얼굴……. 딱 보면 여자잖아요. 호호……. 그런데 남자라고 으스대는 꼴이……. 호호…….”

“역시! 누나의 눈썰미가 나와 딱 이라니까. 하하……. 내가 한번 꼬셔봐? 두 여자 세 여자 싫어할 남자 없지……. 크크…….”

‘퍼퍽!’

지 누나와 숙모에게 뒤통수를 연타 당하고 뒹구는 조카 놈이었다.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게임이 사람을 버려놓은 것 같다.

나의 환골탈퇴된 케릭은 갑자기 여자로 판명되고, 스웬을 안주삼아 씹어대며 마시던 우리의 술안주는 조카 놈이 대신 차지했다.


조카들이 떠나고 술기운에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주위에서 쫑알대는 소리는 자장가 소리였다.

“아빠는 아직도 레어에 있는 걸까요?”

정아의 한숨소리…….

“무슨 소리! 빤한 스토리잖아! 엘프처녀들과 온천탕에서 뒹굴고 있을 걸?”

연아의 토라진 목소리…….

“흠……. 글쎄! 아빠가 한 곳에 6년 이상 있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족집게 유나였다.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게임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대형 거울을 소환해 정면. 옆면. 뒷면의 모습을 살펴보았지만, 나에겐 멋있고 늠름한 한명의 멋쟁이일 뿐이었다.

이 얼굴이 어딜 봐서 여자처럼 생겼다는 것일까?

흠……. 그건 그렇고 던전퀘스트를 어떻게 발생시켜야 할까?

마법 무구들과 마법서, 검술서들을 상단에 맡겨 보내긴 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실전까지 하게 한다면 금상첨화였던 것인데…….

소냐와 셀리의 6년간에 걸친 조교로 많은 진전이 있었겠지만, 실전과 깨달음이 없고서야 더 이상의 진전을 바랄 수는 없다.

소냐와 셀리는 오행기공으로 인해 빠른 진전을 보았었고, 빙화는 오행기공 중, 물의 부분만 떼어 특화된 기공을 전수받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엘살바르의 검술을 가르쳐 주고도 싶었지만, 나보다 더 뛰어난 소냐의 검술에 녹아져 있는 검술이 엘살바르의 검술이니 굳이 내가 나설 필요는 없다.

게다가 지금의 직업 때문에라도 함부로 나서기도 힘들고…….

결론은 상급 던전을 발굴해서 실전을 쌓는 방법이 최고였다.

다른 때는 퀘스트도 잘 생기더니…….

너무 속 보이는 짓이다. 이건가?

식모노예가 차려준 점심을 뒤적거리며 또 다시 심심해, 심심해를 되뇌고 있었다.

심심해를 되뇌면 뭔가 건수가 생겼던 과거를 되살려본 것이다.

그리고 진짜 심심하기도 했다.

그때 마리가 오두막으로 오고 있었다.

활짝 핀 얼굴이 늘그막에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스웬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듯 하군요?”

“호호……. 던전을 찾았어요.”

“에? 뭐. 뭐라고? 지금 던전을 찾았다고 했나?”

“흠……. 그 말버릇!”

“아! 하하……. 죄송합니다. 버릇이 되나 서리. 하하……. 그런데 정말입니까?”

정말로 적응 안 되는 말투였다.

“네. 우리가 숲으로 갈 때 몰래 뒤쫓아 온 길원들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최고 운영진들과 고레벨 길원들이 무더기로 길드성을 빠져나가니 호기심에서였겠죠. 그리고 미친 듯이 며칠간 숲을 뒤지던 우리가 시무룩해져서 떠나는 걸 보고, 혹시나 해서 이틀 동안 숲 이곳저곳을 뒤졌는데, 결국 아무것도 발견 못하고 철수하기로 했대요. 그런데 웃기는 게 다람쥐 한 마리가 눈앞에 나타나서 깡충깡충 뛰며 알짱거리더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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