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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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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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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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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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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169)

DUMMY

셀리와 소냐는 그렇다고 쳐도 빙화가 문제였다.

빙화의 아버지가 검신이었고, 모르는 사이도 아니었다.

게임상 나와의 관계를 알고 있겠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걸리는 것이다.

나의 게임상 케릭이야 어찌됐든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되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오프라인상 만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모르겠다.

내가 언제 앞날을 생각하면서 살았던가?

다음날 저녁 빙화가 찾아왔고, 말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주저리주저리 신세 한탄만 하는 빙화였고 말이다.

어린 것이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세상에 대한 비관이 왜저리 많은 건지 모르겠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정신적인 장애로까지 확대된 대목에서는 얼굴에 핏발까지 세우며 떠들어 대고 있었다.

지금은 원망 같은 것은 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 상태나 정신 상태로 볼 때는 남자와의 섹스는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를 하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듣다보면 실증이 나는 법이다.

“그런데 아빠를 만나고는 그 병이 사라졌어요. 웃기죠?”

하나도 안 웃긴다.

“그런데 이상한 게요. 스웬님도 npc고 다른 npc들도 같은 npc인데, 왜 스웬님에겐 발작이 안 되는 걸까요? 신이라서?”

한 잔의 술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세 잔 되는 사이 탁자에 엎어져 웅얼거리는 빙화였다.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면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 사라져 버리는 빙화였고 말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두막의 침대에 눕히고, 홀드마법을 걸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빙화야! 술 취한 거 아닌 줄 안다. 그리고 네가 생각하듯 나는 게임속의 신도 아니지. 정말 게이머란다. 웃기게도 드레곤 퀘스트를 한 게 맞거든? 그랬더니 이상한 직업이 생겨버렸고, 사냥다운 사냥도 못하게 되어버렸지. 그래서 던전을 찾아 유랑하는 게이머가 되어버린 거야. 네가 기다리는 아빠란 엘루엘님을 만난 것도 사실이지. 그리고 나는 곧 이곳을 떠날 것이다. 네가 따라간다면 허락하겠다. 그리고 네 생각이 어떻든 난 널 안아야겠다.”

그리고 일을 저질렀다.

흠……. 간만에 하는 밤일이라 즐겁기도 했고, 말없이 눈물짓는 빙화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곧 내가 기다리던 아빠라는 걸 밝히면 되지 않을까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아침이 되어 퉁퉁 부은 얼굴로 옷을 챙겨 입고 나가는 빙화를 보고 너무했나?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앞으로 잘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소냐와 셀리를 어떻게 요리할까? 로 고민을 했다.

셀리는 어떻게든 되겠는데 소냐를 잘못 건드렸다간 큰 사단이라도 날 것 같아 포기하기로 했다.

저녁이 되자 빙화가 왔고, 현실의 전화번호를 주고는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스웬님이 지루해 하시는 것 같아 드리는 말이에요.”

나리가 아침부터 찾아와 영지전쟁이 있으니 구경 가라는 말을 한다.

제왕길드에서 온 소식이었고, 길드 전쟁을 하는 적이기는 하지만, 같은 민족이니 출전할 유저들을 보내달라는 전문이었다.

타론 왕국엔 대한제국의 유저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왕국이었다.

그 밑으로 카이론 왕국이라고 일본 유저들이 진을 치고 있는 왕국이었다.

타론왕국가 맞붙어있는 카이론왕국에 제국유저들의 길드가 있었는데, 일본 유저들이 제국유저들을 쫒아내려고 영지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타론왕국으로 건너와라! 라고 하면 간단한 일이겠지만, 자리를 잡고 길드를 만들어 생활하는 있는데, 자신들의 지역을 포기하고 넘어올 길드가 있겠는가?

한마디로 이래라저래하 하는 말은 먹혀들어갈 일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왕국간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타론왕국의 전초기지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니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

100여명의 길드원을 출전시킨다는 말과, 출발이 사흘 뒤라는 말을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가고 싶으면 가고, 싫으면 말라는 소리였다.

내 생각에는 빨리 자신들의 길드성에서 나가 줬으면 하는 속 보이는 소리였다.

나 또한 다급해졌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었던 것이다.

빙화와 셀리, 소냐를 데리고 가야하고, 유나와 연아까지 불러들여야 하는 것이다.

유나와 연아는 타론 왕국에 있다고 했다.

나의 위치를 정확히 밝히지 않으니 그녀들도 두루 뭉실 대답만 하고, 정확한 위치를 밝히지 않는 것이지만,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고, 꼭 찾아오고 싶지도 않은 듯해서 내버려 두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오프라인과 매치가 안 맞긴 하다.

내게 숨기는 것이라도 있는 걸까?

굳이 게임상에서까지 강요하고 싶지 않으니, 빙화와 셀리, 소냐만 데리고 다녀도 좋을 듯싶기도 하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여기부터 정리하고 유나와 연아를 떠보기로 했다.

나는 빙화를 찾았고, 길드성 뒤쪽의 언덕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는 빙화 곁으로 다가 갔다.

“세월 좋네?”

“스웬님?”

“고민 있어?”

잠시 나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흔든다.

“있어도 해결될 고민이 아니라 서요.”

침울해 있는 빙화가 안타깝기도 했고, 못할 짓 한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구나.”

“스웬님이 제게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제가 원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무슨 일……. 혹시. 제 몸이 필요하세요?”

“빙화야!”

“훗. 우스워요. 겨우 하룻밤이었는데……. 제가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스웬님의 여자가 된 것 같아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그렇지 않다. 내가…….”

“그만 하세요. 앞으로 스웬님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저는 여자고 저도 남자가 필요하죠. 아빠도 제가 젊은 남자를 따라 떠났다고 하면 이해해 주실거에요. 그리고……. 전화주세요. 스웬님이 절 버리시지 않는 이상, 항상 달려갈게요.”

고개를 숙이고 눈물짓는 빙화였다.

살며시 끌어 않으니 포근하게 안겨온다.

“우리 스무고개라는 걸 해볼까?”

“체. 요즘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있나요? 어떨 때 보면 애 늙은이 같아요.”

“첫째. 애 늙은이라……. 맞기도 하군.”

게임속 지금의 나는 애라고 할 수 있으니 맞기도 한 것이다.

“풋. 성격도 아빠와 닮았어요.”

“맞기도 하지만……. 어떻게 알지?”

“제멋대로이고……. 그리고……. 스웬님?”

얼굴을 들고 뚫어지게 쳐다본다.

“왜?”

“전 괜찮아요. 절위해 위로 같은 걸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그냥 제가 필요하시다면 부르시기만 하면 되요. 그리고 가끔 절위해 불러주시기만 하면 되고요. 혹시 알아요? 제병이 나아서 제가 스웬님을 차버릴지. 호호…….”

“폴리모프.”

“아빠!”

화들짝 놀라 떨어지는 빙화였다.

“스웬님! 장난이 지나치잖아요. 절 어떻게 대하셔도 좋지만……. 그. 그 모습은……. 앙…….”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 버리는 빙화였다.

골치 아프군…….

“워프.”

빙화의 앞에 나타났고, 빙화를 안았다.

“미안하다. 빙화야. 미안해……. 정말 할 말이 없구나…….”

눈물과 콧물을 나의 옷에 닦고는 물러서며 검을 꺼내든다.

“???”

“아빠를 어떻게 했죠? 아빠는 잘 지네고 계신가요?”

“아직도 모르겠니?”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꼬이는 걸까?

검에서 검강이 생겨나며 무자비하게 달려드는 빙화였다.

허. 너무 쉽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빙화야! 우리 말로하자. 우앗!”

검강을 요리조리 피하며 말을 걸었지만, 검강만 날리는 빙화였다.

온몸에서 살기를 무럭무럭 피워 올리며, 눈에 뵈는 게 없는 듯 달려드는 빙화였다.

그렇다고 같이 덤벼들었다가는 더욱 난리 칠 빙화성격이었다.

검강이 난무하는데 길드성에서 알아채지 못할 바보들이 아니다.

도망을 치다시피 드레곤 산맥 속으로 들어갔고, 미친 듯이 숲을 파괴하며 쫒아오는 빙화였다.

멀리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자들이 느껴졌다.

완전히 좆 된 것이다.

“슬립. 홀드…….”

“스웬! 이 도마뱀새캬……. 아빠를 어떻게 했냔 말이야…….”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는 빙화였고, 저주마법까지 통하지 않는 빙화였다.

괜히 소드마스터가 아니었고, 이미 중급으로 들어선 빙화였다.

“빙화. 이 빌러먹을 계집아! 당장 멈추라고…….”

“나도 죽여! 나도 죽이란 말이야. 나쁜 놈아…….”

허. 미치고 환장하고 펄쩍 뛸 일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소냐가 빙화를 막아선다.

“저놈이. 저놈이 아빠를 죽였어. 저 나쁜 새끼가 아빠 흉내를 낸단 말이야……. 저리 비켜…….”

검강이 가닥가닥 끊어져 앞을 막고 있는 소냐에게 지쳐왔고, 소냐의 몸에서도 실처럼 가는 검강이 나와 빙화의 검강에 부딪쳐 갔다.

‘콰콰콰쾅…….’

이러다 드레곤 산맥이 난장판이 될 판이었다.

소냐는 빙화를 말릴 생각이 없는 건지 빙화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검강들을 쳐내고 있을 뿐이었다.

빙화의 검술 실력을 높여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허. 지금이 어느 때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죠?”

“아! 셀리야. 어떻게 빙화 좀 말려봐라.”

이번엔 셀리의 몸에서 살기가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도대체 빙화에게 무슨 짓을 한거에욧!”

순식간에 거리를 벌리며 신궁에 화살을 걸어버리는 셀리였다.

화살도 없는 무형강시?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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