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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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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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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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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178)

DUMMY

“여기에요.”

영지안의 평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였고, 그 중 한 집을 가리키며 은근슬쩍 바라보고 지나쳤다.

이제 각자의 자리를 찾아야했다.

체시는 담을 넘어 염탐하고, 스잔은 염탐할 집의 동태와 체시가 들켰을 때의 탈출로 확보를 위한 차원이었다.

나?

그 때를 대비해서 정령들과 한판 놀이를 하기로 되어있었다.

스잔이 목 좋은 지붕에 자리를 잡고 나는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체시가 담을 넘었다.

어세신의 숨기스킬은 대단하지만 아직은 어수룩한 티가 난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들킬 정도는 아니지만, 저택 안에 고레벨의 유저가 있다면 위험하다.

될 수 있으면 멀리서 귀동냥만 하라고 일렀지만 모르는 일이다.

시간이 지나가는데도 저택에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들어가고 나오는 인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늘이 접선날짜가 아닐까?

새벽녘에서야 조용히 나오는 체시였고, 빠르게 저택주위에서 철수했다.

첫 날은 허탕이었다.

둘째 날 셋째 날도 허탕이었다.

접선장소를 바꾸어가며 접선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곳은 그곳 한곳 밖에 없으니 어쩌겠는가?

나흘째 되는 날 담을 넘어 들어간 체시가 새벽이 되도록 나올 기미가 없었고, 아침이 되어도 오리무중이었다.

아마도 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쓰지 않으려는 능력을 발휘했고, 몇 명의 인기척을 느끼기는 했지만, 유저들이나 실력 있는 자들이 아니란 느낌에 어리둥절했다.

비밀통로?

안되겠다 싶어 피티원들을 모아 제국의 비밀아지트를 치고 들어가기로 했다.

7명의 인원이 저택으로 들어갔지만 저택 안에는 인간들이 없었고, 비밀통로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금방 전에 느꼈던 인기척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나의 능력이 이것 밖에 안됐나?

마나 탐지에도 걸리지 않는 비밀통로였고 인기척이었다.

비밀저택의 주위 저택까지 탐지마법으로 흩어봤지만 특이하게 걸리는 것이 없었다.

“???”

“도대체 먼일이야? 인간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가 있나?”

“그러게…….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지키고 있었는데…….”

찰스의 말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스잔이었다.

내가 파티원들을 데리러 간 사이 저택을 감시하고 있던 스잔이었다.

허접한 실력이어도 궁사였다.

시력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력인 것이다.

“혹시! 이동마법진을 사용한 게 아닐까?”

“나도 그 생각으로 흔적을 찾았는데 흔적이 없더군…….”

왕삼의 말에 한방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든다.

이들 파티는 오프라인상에서도 안면이 없는 유저들이었고, 먹자파티를 결성하면서 만난 자들이었다.

죽었다고 해도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젠장. 퀘스트는 물 건너간 것 같군. 죽더라도 그냥 튀는 게 좋겠어.”

찰스의 말에 아쉬운 듯 하긴 했지만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제국유저들에게 우리의 행보가 들어났을 수도…….

아니 틀림없이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사방을 탐지했지만 실력자들은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npc들을 사주한 것은 아닐까?

허……. 머리만 복잡해진다.

날이 지면 서문 쪽으로 도망치기로 하고 저택에서 시간을 때웠다.

이미 들통 난 것, 편히 쉬기로 한 것이다.

밤이 되기 전 음식을 해 먹고 장비를 정리하고 떠날 준비가 한 창일 때에 한 명의 유저가 저택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평범하게 생긴 그렇고 그런 허접탱이의 30대 사내였다.

“제국의 유저들이십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사내였다.

“그렇소만……. 저희들의 동료는 어디 있소?”

왕삼 역시 돌리지 않고 대답하고 되물었다.

“아직은 살아 있습니다만…….”

“우리는 이만 떠날 생각이요. 어차피 먹자인생들이니 아쉬울 것 없소. 길게 이야기 하지 맙시다.”

“음……. 이곳에 있는 이유가 뭐요?”

“당연히 동료를 찾으러 온 것이지 별다를 게 있겠소?”

뚱한 왕삼이었다.

이미 떠나기로 했는데 체시까지 구하느냐 마느냐로 입씨름 할 이유도 없다.

제국유저들 또한 우리에게 해코지 할 형편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영주성을 공격하기로 했소. 시간은 내일 밤. 북쪽에서 치고, 남쪽에서 호응할거요. 그럼 잘 가시오.”

사내는 제 할 말만 하고 떠나가 버렸고, 우리는 할 말을 잃고 사내가 나간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살며시 문이 열리며 체시가 얼굴을 내밀며 들어온다.

허……. 별일이로세…….


체시의 말로는 갑자기 정신을 잃었고, 어딘가에 붙잡혀 있다가 또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이 집 주위였다는 것이다.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체시였다.

사내가 내뱉고 간 말 때문에 떠나지도 못하고 하룻밤을 토론의 장으로 넘겨버렸다.

제국유저들이 틀림없을 것이지만, 만에 하나 일본유저들의 수작이라면?

아니다. 일본유저들이었다면 바로 우리들을 급습했을 것이다.

그래야 탈취당한 물건들을 회수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제국의 유저들이라고 해도 믿을 수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작전을 펼칠 테고, 그 작전에 우리를 소모품으로 포함시키려는 속셈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그들의 작전을 모른다.

어영부영 좋아라 달려갔다가 칼 한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탁!’

새벽녘 즈음 화살하나가 문에 박혔고, 스잔이 잽싸게 화살을 뽑아왔다.

화살에 달린 종이 쪼가리를 빼내어 읽는 스잔이었다.

“‘선물을 주죠. 대신 거기에 합당한 최고의 선물을 기대하겠어요. 연통에 마법진 종이를 말아 넣고, 파이어 볼로 종이를 태우세요. 3초 후 폭발하니 알아서 잘 하시리라 믿어요. 선물 안주면 미워할 거예요.”

허. 셀리…….

한 달간의 벌칙에 꽤나 집착하는 셀리였다.

“이거 도대체 무슨 소리야?”

“일단 시험해 보자. 폭발물이라면 엄청 비싸겠는 걸?”

체시의 말에 찰스가 바로 대답했지만…….

“이런 미친놈. 어디에다 실험을 한다고 그래? 그랬다간 우릴 찾고 있는 놈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 거다. 이놈아!”

7쌍의 써늘한 시선에 한없이 쪼그라들며 궁시렁거리는 찰스였다.

“이거 믿어도 되는 걸까요?”

“믿기든 안 믿기든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제국유저들이 우릴 이용하려고 하든 말든 우리는 그 틈을 타서 챙길 것만 챙기면 돼. 한방! 파이어 볼을 몇 개나 만들어 낼 수 있지?”

“한번에 5개 정도? 그렇지만 이 연통 안에 파이어 볼을 집어넣기는 좀 힘들겠는데…….”

힘이 드는 게 아니라 아예 집어넣으려다 통째 태워버릴 것이다.

“잠간만 기다리도록 해.”

나는 밖으로 나왔고 백지스크롤을 꺼내 조각조각 찢어 파이어 볼을 인첸트했다.

80여개의 조그마한 파이어 볼 스크롤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10여개씩 나누어 주었다.

“한 개에 10골드. 합이 100골드씩이야. 계산 확실히 하는 게 좋을 거야…….”

“빌어먹을 놈.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 군.”

“???”

무슨 본색?

“너 저렙들 등쳐먹는 사기꾼이지?”

허. 저런 멍청한 놈을 봤나?

파이어 볼이 인첸트 된 스크롤만으로도 몇 십 골드는 받을 수 있는데, 저렴하게 건네 준지도 모르는 틸빵쟁이었다.

“우리 찰스오빠는 빼고 작전을 짜죠?”

체시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어딜 가나 따돌림을 당하는 인간은 있는 모양이다.

오전 오후를 머리 맞대고 작전이란 걸 짰지만 특별난 게 없었다.

고렙들이나 된다면 모를까 허접탱이들이 무슨 작전이란 말인가?

잘못 들통이라도 난다면 순식간에 죽어야 할 팔자들인 것이다.

결론은 제국유저들의 공격에 맞추어 이상한 폭탄을 한두 방 터트리고, 빠르게 물건만 챙겨 도망치기로 했다.

그런데 그 큰 영주성에 비싼 아이템이 어디 있는 줄을 모른다.

게다가 부피가 작고 비싼 아이템만 챙겨야 하는데, 재수 없이 부피만 크고, 싸구려 아이템이라도 챙기게 된다면 낭패였다.

그래서 일단 두 파티로 나누었다. 털고 난 후의 만날 장소는 동쪽성문을 벗어난 곳으로 하고, 먼저 튄 파티가 기다려 주는 것으로 했고, 여의치 않으면 무작정 튀는 것으로 합의했다.

나와 체시, 스잔과 한방이 같은 파티를 이루고, 왕삼과 찰스, 두 과묵 쟁이 검사들이 한 파티를 이루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직업이 골고루였고, 저쪽은 전사에 기사, 검사로 이루어진 파티였다.

날이 새자 우리는 영주성 동쪽으로 이동했고, 영주성의 동문을 바라보고 멀찍이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썩을 놈들이 가르쳐 주려면 시간까지 가르쳐 줄 것이지…….

몸의 상태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빵과 과자, 건포를 먹고 씹으며 성문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모두가 같은 먹자 파티이긴 하지만 물건을 챙기고도 죽는다면 챙긴 물건을 모두 떨어뜨리니 자신에게 돌아오는 양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꼭 살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라도 더 많이 챙겨야 돌아오는 양이 많다.

모두는 긴장감과 조금이라도 더 훔치고 살아서 도망가겠다는 의지의 흥분이 엿보였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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