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701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8.12 21:29
조회
3,508
추천
4
글자
9쪽

엘루엘(177)

DUMMY

뭐지?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키며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안절부절 못하고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잠갔다를 반복하며 입을 연다.

“저. 전 뉴월드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그. 그러니까 뭐냐 하면…….”

“내게 숨기는 것이 있니?”

“저. 전 몰라요. 죄. 죄송해요.”

집으로 뛰어 들어가는 정아를 보며 어리둥절해진다.

내가 뉴월드를 그만 하던지 계속하던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뉴월드 게임상의 목숨과 현실의 목숨을 공유하기에,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저들에게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은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하기를 바라는 세 여인들이었다.

지금은 과잉반응까지 보이지 않는가?

세 여인이 현관문을 열고 나와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나를 바라본다.

정아가 게임을 하던 유나와 연아를 불러낸 모양이다.

“내게 할 말들이 있는 모양이구나?”

의자에서 일어나 식탁의 의자로 자리를 옮겼지만, 한사코 자리에 앉으려 들지 않는 나의 연인들이었다.

“내게 속이는 게 있든, 말 못할 비밀이 있든, 너희들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앉아서 하고 싶은 말만해라. 받아줄 수 있다면 뭐든 받아주마.”

날 위해 자신들의 행복을 저당 잡히고 있는 그녀들이었다.

그녀들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내가 볼 때는 그랬다.

나를 위해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고, 내가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말을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유나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뉴월드를 그만 하시겠다고 들었는데 접으실 건가요?”

“너희들도 알다시피 나는 관조자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뉴월드 랭킹으로 따지자면 개인랭커 1위일 테고, 실력이나 능력으로 따지면 뉴월드 세상을 뒤엎고도 남는다. 지금은 유희라는 명목으로 즐기고는 있다만, 솔직히 즐겁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른 게임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정아에게 말한 것이다. 꼭 접을 필요는 없겠지. 자동인식 프로그램인 나의 케릭이 미치거나 삭제될 일은 없을 것이다. 가끔 접속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싶다만?”

세 여인을 둘러가며 쳐다보니 여러 가지 생각으로 골몰하는 느낌이었다.

“제 말을 오해 없이 들으셨으면 해요.”

유나가 말을 하자 걱정스럽다는 듯 두 여인이 유나를 바라본다.

“허. 오해가 있고, 너희들이 나를 기만하고 속였다고 해도, 난 너희들을 사랑한다. 너희들만 싫지 않다면 나도 너희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러니 마음 놓고 이야기 해보렴…….”

“그럼 처음부터 말씀드리겠어요. 저와 연아 언니, 정아가 아빠를 만난 상황과 이유는 틀리겠지만, 같이 모시고 살면서는 모든 걸 공유하고 있었으니, 그 후의 이야기는 제가 마무리 하는 것으로 하고, 정아부터 이야기를 하면 되겠군요.”

이건 뭐하자는 스토리?

“유나야?”

“네…….”

“너희들의 사생활을 시시콜콜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아빠!”

유나가 안하던 짓을 한다.

꼭 들어야 한다는 시위인 것이다.

“저희가 언제 태어났고, 어떻게 컸으며,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니에요. 저희가 아빠 곁에 있어야할 이유와 아빠가 아셔야할 문제만 말씀드릴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저희와 아빠가 연결되는 상황도 아셔야 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오해가 적기 때문이에요. 아빠는 저희들에 대해 아시는 것도 없고, 아시고자 하는 생각도 없으셨어요. 저희들은 아빠를 기만하며 속이고 있어요. 지금도 그 상태 그대로이면서 저희는 아빠를 위한다는 말만 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아빠도 아빠가 처한 상태를 알아야 해요. 그러니 들어주세요. 화가 나시고 분노가 생기신다면, 그 후에 어떠한 벌을 주셔도 달게 받을게요. 저희만 쫒아내시지 않으신다면……. 저희는……. 아빠의 명에 복종하잖아요.”

“음……. 알았다. 그런데 말이다…….”

“뭔데요?”

“저녁 안먹냐?”

“???”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는 중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나는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물론 뉴월드를 계속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어리둥절해 하는 세 여인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도망치듯 뉴월드로 도망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밥을 먹으며 곰곰이 생각하니 지금껏 그녀들이 이렇게까지 내게 집착하는지 이유 따위는 알고 싶지 않았었다.

지금도 그 이유 따위는 알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나이가 되면 죽는 게 인간 아니던가…….

노후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인데…….

그런데 날 기만하고 속였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속이고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절대!

내보내고 싶지 않은 나의 사랑스런 여인들을 쫒아내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날 사랑하든 말든, 내 옆에만 있어준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인데 날 기만하고 속인다고 대수인가?

내가 죽으면 그녀들에게 돌아갈 재산도 분배해 놓은 상태다.

그리고 남은 모든 재산은 제국대학으로 넘어가게 되어있다.

죽으면 만사휴의인 것을 어렵게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대충의 내 생각을 짜마추어 봐도 알 수 있는 스토리였다.

정부에서 어찌어찌 나를 이용해 무언가를 꾸몄고, 그 감시인으로 세 여인들이 나를 보호겸 감시를 하고 있을 것이다.


게임에 접속하니 남자들이 모두 곤드레만드레가 되어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나는 세 여자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여자들까지 술로 보내고 있는 중이였고 말이다.

허. 이놈에 케릭이 미쳤는 갑다.

이제 알아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케릭과 나에 이중인격이 형성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해롱거리며 홀짝이는 여자들은 잠재워 버리고 방안에 눞혀놓고 술을 마셨다.

유희도 힘들고, 게임도 재미가 없어진 마당에 오프라인에서 까지 엉뚱한 일에 휘말릴 뻔 했다.

그런데 왜?

뉴월드를 못하게 하지 않는 것일까? 목숨을 공유하니 더욱 못하게 해야 하는데…….

현실에서 죽일 수 없으니 게임 속에서?

또 쓸데없는 생각에 정신을 혹사시키는 나였다.

재미가 사라졌다고 해서 즐기지 못할 건 없다.

가는 데로 흘러가면 되는 것이다.

아침에 깨어나 숙취에 시달리는 파티원들이었다.

아침을 먹고 뿔뿔이 흩어져 쓸데없는 정보를 수집하러 나가서 밤이 되어 속속들이 들어왔고, 찰스가 거나하게 취해서 밤늦은 시간에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젠장. 이제 여기도 위험하게 생겼어. 영지성 밖을 수색하던 놈들이 영지 안으로 들어와서 들쑤시고 다니고 있어. 이러다 걸리는 거 아니야?”

“아직까지는 대놓고 검문검색을 하지는 않으니까 괜찮을 거야. 빨리 무슨 수를 내던지 해야 하는데…….”

왕삼이 걱정스럽다는 듯 둘러본다.

“도대체 이 쓸모없는 아이템이 무엇이기에 포기를 하지 않는 걸까요?”

체시가 탈취아이템을 꺼내 만지작거린다.

대단한 아이템이긴 한 것 같은데 사용용도를 모르는 우리로써는 필요 없는 아이템인 것이다.

“중요하다면 그놈들에게 되팔아 버리는 건 어때?”

“탈취물건은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해요.”

찰스의 말에 반박하는 스잔이었다.

불법거래를 한다고 해도 놈들이 거래에 순순히 응하고 순순히 살려줄지도 의문이다.

“루엔 오빠! 오빠는 왜 가타부타 말이 없어요?”

체시의 물음에 모든 파티원들이 나를 쳐다보지만 나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

“난 머리 쓰는 데는 젬병이라 이야기 하지 않는 거야. 둘 중 하나 아니겠어? 영지성를 털다 죽거나, 퀘스트고 뭐고 살아서 도망치는 생각을 하던지…….”

둘 다 성공가능성이 희박했다.

“간단하네?”

“어이구……. 너무 간단하니까 문제지. 도저히 방법이 없네…….”

술 취한 찰스는 벌렁 누워 코를 골아버린다.

여관비만 날리며 허송세월로 시간만 때우고 있는 우리에게 기회가 온 것은 며칠 후였다.

제국 유저들로 보이는 유저들이 영지 안에 보였던 것이다.

아무리 허접한 파티원들이라지만 그래도 한가락 실력들은 있었나보다.

어세신이라고 깝죽대던 체시가 제국유저들끼리 접촉하는 곳을 염탐했었던 모양이다.

다음날 밤에 체시와 스잔, 내가 다시 염탐을 가기로 했다.

뭐든 정보가 중요한 법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루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3 엘루엘(193) +4 06.12.25 1,962 4 8쪽
192 엘루엘(192) +12 06.12.23 2,067 4 9쪽
191 엘루엘(191) +5 06.10.21 2,513 4 8쪽
190 엘루엘(190) +2 06.10.21 2,101 4 9쪽
189 엘루엘(189) +4 06.10.21 2,243 4 9쪽
188 엘루엘(188) +11 06.09.19 2,879 4 8쪽
187 엘루엘(187) +11 06.09.18 2,598 4 11쪽
186 엘루엘(186) +7 06.09.01 2,904 5 10쪽
185 엘루엘(185) +7 06.08.31 2,769 4 10쪽
184 엘루엘(184) +9 06.08.30 2,886 5 8쪽
183 엘루엘(183) +9 06.08.25 3,158 5 11쪽
182 엘루엘(182) +10 06.08.22 3,236 5 10쪽
181 엘루엘(181) +9 06.08.16 3,449 5 7쪽
180 엘루엘(180) +9 06.08.14 3,353 4 9쪽
179 엘루엘(179) +9 06.08.13 3,268 5 7쪽
178 엘루엘(178) +9 06.08.13 3,462 4 9쪽
» 엘루엘(177) +8 06.08.12 3,509 4 9쪽
176 엘루엘(176) +10 06.08.10 3,468 5 8쪽
175 엘루엘(175) +14 06.08.09 3,569 4 11쪽
174 엘루엘(174) +13 06.08.08 3,487 4 9쪽
173 엘루엘(173) +11 06.08.06 3,738 4 9쪽
172 엘루엘(172) +11 06.08.02 3,930 4 8쪽
171 엘루엘(171) +8 06.08.01 3,934 4 9쪽
170 엘루엘(170) +15 06.07.31 3,944 4 8쪽
169 엘루엘(169) +11 06.07.31 3,593 4 9쪽
168 엘루엘(168) +11 06.07.30 3,970 4 9쪽
167 엘루엘(167) +14 06.07.29 3,822 4 10쪽
166 엘루엘(166) +14 06.07.28 3,870 4 9쪽
165 엘루엘(165) +12 06.07.27 3,957 4 10쪽
164 엘루엘(164) +11 06.07.26 3,877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