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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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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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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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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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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166)

DUMMY

소냐가 패밀리길드에 있긴 하지만, 이런 사소한 일에 나설 성격이 아니다.

내 명령으로 패밀리길드에 얌전히 박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열 명의 계집들은 옳다구나 하며, 소냐의 등 뒤로 뛰어 숨어 버린다.

그리고 계속되는 침묵이 흘렀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가는 들통 날 것 같은 느낌에 입만 다물고 소냐를 노려봤다.

“엘루엘님을 알고 계신가요?”

“???”

“나이도 많고, 얼굴도 쭈굴탱이에, 성질 더럽고, 막무가내인 늙은 할아버지죠.”

“음…….”

아무래도 맺힌 게 많은 것 같은데……. 자수하는 게 나으려나?

“모르시나요?”

예쁜 얼굴이 일그러지며 눈물을 흘리는 소냐였다.

“아메리카 대륙에 있을 것이네. 일이년 정도면 올수 있다고 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군.”

“정말인가요?”

“그럼……. 선물까지 보내지 않았던가?”

활짝 웃는 소냐는 세상 그 누구보다 예쁜 모습이었다.

“그런데……. 스웬님은 이곳에서 무얼 하고 계시죠?”

“하하……. 물론 던전 찾기 놀이를 하고 있다네.”

고개를 갸웃거리는 소냐였다.

“스웬님도 찾기 어려운가요?”

“음……. 유랑민들의 퀘스트던전이라 좀 어렵군.”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요?”

“심심풀이 땅콩이지 뭐. 네가 목맨다는 그 늙탱이가 부탁을 했는데 안 들어주면 발광할 테고……. 어째든 짜증나는 일을 부탁해서…….”

“호호. 주인님이 좀 괴팍하죠. 호호……. 아이들 잡아먹을 생각 마시고, 잘 데리고 노세요. 호호…….”

역시나……. 드레곤 쯤으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나중이 문제로군. 허…….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

“울다 웃으면 어디에 털 난다고 하더군…….”

“흥. 저 갈게요. 그리고 저의 주인님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니 적당히 하세요.”

바로 사자져 버리는 소냐였다.

멍해져 있는 열 명의 계집들을 다그치며 또다시 길을 나섰다.

소냐를 보고나니 기분이 조금 풀리는 듯 했다.

앞 일이 걱정되긴 했지만, 지가 어쩌겠냐 싶은 생각에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세 번째 던전 장소를 이틀정도 앞에 두고, 우리는 다른 유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열두 명으로 구성된 파티는 장비도 말끔했고, 얼굴도 말끔했다.

그리고 두 파티는 보자마지 무기를 꺼내들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제왕 길드원들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싸운다면 서로 피해가 생길 텐데……. 서로 갈 길을 가는 게 어떻겠나?”

제왕길드 파티의 리더 정도로 되어 보이는 검사가 검을 집어넣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웃기고 있네. 못 잡아먹어서 난리더니 꽁무니를 빼는 이유가 뭐야!”

계집들 중 한명이 톡 쏘아붙인다.

상대 파티의 장이 손을 올리며 자신들의 파티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겠네. 먼저 시비를 건다면 이 후의 책임은 자네들이 져야할 것일세. 잘 생각해 보게…….”

슬슬 꽁무니를 빼는 제왕길드 파티였지만, 나의 파티원들도 노려보기만 할 뿐 덤빌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인원수는 물론이고 실력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장비까지 모두, 인벤에 쳐 박아두었으니 말이다.

열 명의 계집들은 마을과 길드성에서 입던 평상복을 입고 있었고, 지금은 거의 누더기라고 할 정도로 변해버린 옷이었다.

상대가 안 되는 것이다.

싸늘한 10쌍의 눈들이 내게로 향했지만…….

“갈 길이 멀어. 안가고 뭐해!”

나의 손에 들린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몽둥이가 휘둘러지며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들린다.

시퍼레지는 얼굴로 또 다시 뜀박질을 하는 계집들이었다.

솔직히, 머리를 풀어 헤치고, 여기저기 나풀거리는 옷, 먼지와 핏물이 엉겨 굳어져버린, 헤어진 옷들 사이로 보이는 살결을 본다면, 나부터도 도망치고 싶을 것이다.

한마디로 길을 잃고 산을 헤매는, 떼거리 귀신들의 모습인 것이다.

소냐가 순순히 물러가고 난 후엔 모든 걸 포기한 듯 한 계집들이었다.

세 번째 던전장소에 도착한 후 또다시 탐색이 시작됐다.

여기서 발굴이 되지 않는다면,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직도 가볼 곳은 많았다.

계집들이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는 걸 구경하며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나타날 생각이 없는 던전입구였다.

나의 짜증은 높아만 졌고, 나의 눈치를 보며 더욱 활기차게 움직이는 계집들이고 말이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밤이 더 무서워지는 계집들이니 말이다.

나흘째 절벽 같은 계곡의 언덕을 수시로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뒹굴기를 하던 계집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아래에서 제왕길드의 파티가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혹? 저놈들 중에?

이렇게 두 번의 만남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필연이었다.

“인연이 많군. 여기서도 만날 줄은 몰랐네.”

제왕길드의 파티장이 한 발 나서며 실실 웃으며 말했다.

“형님! 이곳이 맞습니다. 이 지도와 일치하는 군요.”

“흠. 던전을 나누어 가질 수는 없지”

작은 소리로 소곤거리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려온다.

이미 두 파티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무기를 겨눈 상태의 살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사방에서 마나가 요동쳤고 말이다.

싸움이 시작된다면 던전 발굴은 물 건너간다.

내 손에 제왕길드원들이 깡그리 죽어 없어질 것이니 말이다.

살려서 협박한다고, 던전 열쇠를 줄 리도 없겠고……. 허허…….

“흠. 저는 패밀리 길원이 아닙니다만……. 여기 계집들이 모두 죽어 없어진다 해도 상관없지만, 전. 아니라고 봅니다만?”

싸늘한 열 쌍의 눈빛과 황당해하는 열두 쌍의 눈들이 내게 꽂혔다.

나의 모습은 나의 파티원들과는 비교도 될 수없이 깨끗했다.

이틀 전에 봤을 때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패밀리길드원들을 열심히 굴려대며 무언가 가르침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되어질 테니 말이다.

“자네가 패밀리 길드원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네. 그렇다고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하. 저런 더러운 계집들을 쫒아 다니며 힘들게 고생했는데, 던전도 못보고 억울하게 죽고 싶은 마음은…….”

“개자식!”

“호로새끼!”

“제왕의 개. 똥구를 핥을 개놈!”

여자들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욕설들이 구구절절 흘러나왔다.

“흠……. 그것도 좋겠지. 패밀리에서 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테고……. 온다고 해도 전멸은 각오해야 할 테니……. 찾을 수 있겠나?”

“하하. 물론입니다.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매기는 했지만, 입구를 찾는 건 간단합니다.”

도대체 무서움을 모르는 제왕 놈들이었다.

지들은 자신감이겠지만, 내겐 쓸데없는 자만심으로 보였다.

지도를 품에 넣고, 다시 흙빛의 돌덩이 하나를 꺼내 손에 들고는 주문을 외운다.

주문이 끝나자 돌덩이에서 하얀빛이 일더니 주먹만 한 돌골렘으로 변신한다.

조막만한 돌골렘을 바닥에 놓으니 껑충껑충 뛰는 게 너무 귀여웠다.

손가락 크기도 안 되는 두 다리로 언덕위로 빠르게 뛰어가긴 했지만, 그 다리로 뛰어봤자 얼마나 빨리 뛰겠는가?

“하하. 오늘 내로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돌골렘을 만들어낸 마법사인 듯 한 사내가 한 말이었다.

“2년이 넘는 세월을 고생해가며 퀘스트를 진행했는데, 하루쯤이야 차분하게 기다려 줄 수 있다네.”

흐뭇하게 돌골렘을 바라보는 제왕길드 파티장이었다.

나의 파티원들도 신기한 듯 돌골렘의 뒤를 쫒아 한발 한발 따라갔다.

계집들의 얼굴엔 죽음이라는 긴장된 표정은 찾아보려야 찾아 볼 수가 없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를 믿는 것일까?

20여명이 넘는 인원은 돌골렘의 뒤를 쫄래쫄래 쫒아가다 야영준비를 했다.

벌써 밤이 오고 있는 것이다.

높은 계곡의 언덕을 오르다 굴러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골렘이니, 내일이 아니라 그 다음날에라도 던전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패밀리길드나 제왕길드가 바쁘겠지 싶다.

로그아웃을 해서 연락을 취했겠고, 성질 급한 놈들은 바로 출발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 이틀에 올수 있는 거리도 아니었다.

내겐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이다.

나를 드레곤으로 알고 있는 소냐가, 이런 일에 뛰어 올 일도 없고,

셀리나 빙화는 옳다구나 하고 튀어오겠지만, 소냐처럼 하늘을 날아서 올 리가 없으니 말이다.

길드간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입구만 발견되면 볼 장 다 보는 것이니, 불쌍하게 생각되어지는 제왕길드였다.

지금 열심히 죽 쑤고 있는데, 죽 쒀서 개(나)에게 줘야하니 말이다.

장소야 우리가 먼저 찾았지만, 2여년을 고생하고 바로 뒤따라 찾아온 제왕길드……. 제왕길드의 최대 실수였다.

계집들이 갖다 주는 음식을 먹으며 피식피식 웃음이 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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