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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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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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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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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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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엘루엘(188)

DUMMY

레어의 창고에서 찾아낸 정령을 다룬 책자를 읽었다.

대충 읽어 보고 의미를 파악했다.

한마디로 계약을 했으면 자알 대리고 놀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친화도가 올라가고, 그러다보면 상급의 정령을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별 볼일 없는 책들이었다.

아리사는 일단 많이 먹었고 쉬엄쉬엄 걷게 했다.

그리고 나의 즐거움은 이사벨에게서 찾았다.

남자 기사들과의 대결?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글래머이긴 해도 여자와의 로망이 아니겠는가?

목검을 들고 이곳저곳을 잘 다져주는 대련을 했다.

검기가 실리지 않은 목검대련에 악착같이 달려드는 이사벨이었다.

처음부터 여자의 민감한 부분을 콕콕 찔러주고 어루만지며 수치를 줘 더니, 선불 맞은 고릴라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예쁜 하녀를 꼭 껴안고 별을 세며 밤을 보내는 즐거운 여행…….

여기저기서 분노에 찬 눈빛과 멸시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부러움에 떠들어대는 질투의 음악처럼 달콤하게 들려온다.

유저가 끼지 않은 상단행열이었다.

나의 소문이 퍼질 리도 없지만, 퍼지더라도 왜곡되어 퍼질 것이니,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다.

세 명의 나의 여인이 찾아온다면 그 때는 그때대로 즐기면 되지 않겠는가.

세상 편하게 사는 나였다.

별 볼일 없는 여행은 사고 없이 무사히 제럴드 백작영지에 도착했고, 마차에 싣고 온 철들을 처분하고 식료품과 그 외의 필수품을 사야하는 자들과는 다르게, 나는 백작영지를 돌아보며 여유 있는 구경을 했다.

꽤 커다란 영지였고, 구경할 곳도 많았다.

며칠 영지의 이곳저곳을 들쑤시다 점심을 싸들고 영지 외각으로 소풍도 다녔다.

나와 제니의 미모에 메이드 복장의 아리사, 경호기사로 이사벨…….

허. 정말 환상적인 나들이 구조였다.

“음……. 여기가 좋겠군. 아리사. 자리 깔아라…….”

나의 품에 꼭 안겨 어쩔 줄 몰라 하는 제니였고, 두 눈을 치켜뜨는 이사벨이었지만, 아리사만은 묵묵부답 나의 명령에 열심히 제 할 일을 했다.

그리고 어영부영 아리사를 도와주는 이사벨이었고 말이다.

그 때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곳은 제널드 백작님의 영애이신 마리안느 아가씨께서 쉬시는 곳이니 다른 곳으로 떠나라.”

말을 타고 달려오며 고함을 지르는 사내 한 놈.

커다란 나무아래, 응달진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엔 시원스럽게 흘러가는 시냇물…….

등 뒤로 펼쳐진 초원…….

누가 봐도 명당자리였다.

자리만 깔아 놓고 엉거주춤해 있는 아리사와 이사벨이었고, 나의 품을 빠져나가려고 앙탈을 부리는 제니였다.

말을 타고 달려온 놈이 나와 제니를 보고는 말에서 뛰어내리며 공손해진다.

“두 분께선 자리를 옮기시지요. 마리안느 아가씨께서 오시면 욕을 보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곳 영지, 백작의 딸이라고?”

주위의 눈빛은 어서 떠나자고 독촉하는 듯 했지만, 이 좋은 자리를 비켜주고 싶은 생각은 손곱만치도 없었다.

먼저 자리를 깔면 임자인 것이다.

여기가 지들 땅이라도 말이다.

“험. 어느 분의 자제이신지……. 제럴드 영지에서 못 뵌 듯 한데…….”

“지나가던 길손!”

“네?”

“조용히 쉬고 싶으니까 니 아가씨에게 다음에 놀러오라고 그래!”

황망히 쳐다보는 사내놈에게서 아리사에게 눈을 돌렸다.

“뭐해! 어서 자리 깔지 않고?”

“하. 하지만…….”

“오호……. 반항 하냐?”

“정말 너무 하시잖아요. 아가씨에게…….”

“아가씨고 지랄이고 뒈지게 맞고 할래, 얌전히 자리 깔래?”

험악한 인상을 쓰는 이사벨을 아리사가 말리며, 자리를 마저 다듬는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이다.

사내만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제니의 다리를 베고 누어 아리사가 주는 간식을 먹으며 쉬는 중에 멀리서 여러 마리의 말들이 달려온다.

흠. 두 달이 넘는 여정동안 별 볼일 없이 여행하느라 심심했는데, 이곳에서 한바탕 늘어지게 놀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력이 딸릴 것 같으면 또 다시 튀면 되는 것이다.

나 때문에 파렐영지와 제럴드영지 간에 전쟁이 난다해도 나와는 상관없다.

오지랖 넓게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살기에는 나의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다.

게임이면 게임답게 살자가 아닌, 게임에서도 즐기면서 살자가 나의 인생철학이 되어버렸다.

“윈디, 운디네, 노움, 셀레멘더. 부탁해!”

이제는 알아서 잘 노는 정령들이었다.

몰론 관망을 우선시하고 나에게 위험요소가 생긴다면 나서는 것으로 말이다.

“저런!”

“쓰레기들이잖아?”

“모두 있을 필요 없겠는데?”

“좋아. 그럼 사다리 타자!”

정말이지 알아서 자알 논다.

아리사만 멀뚱멀뚱 정령들의 노는 모습을 어이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여덟 마리의 말과 인간들…….

세 명의 기사들이 호위하고, 다섯 명의 올망똘망한 부티 나는 귀족자제들이 거들먹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누운 체 ‘너희들 뭐냐?’ 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항상 앞뒤 못 가리는 것이 있기 마련…….

“저거……. 남자야? 여자야?”

주위 일행이 실실 웃고 있었다.

나와의 여행에서 제 일의 주의사항이 나의 얼굴에 대한 언어 순화였다.

나의 얼굴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하던 기사들이 반 죽어서 마차에 실려 오는 걸 지켜본 세 명의 여인들은 안색이 하얘졌지만, 저놈들이 알 리가 없다.

여덟 명.

먼 저온 놈까지 아홉 놈 중 뛰어날 것 같은 놈은 없었다.

귀하디귀한 마법사가 이런 곳에 놀러올 일도 없을 테고, 또 다른 직업을 업신여기는 귀족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리도 만무하다.

이놈들은 허리에 칼만 두르면 모두 기사라고 알고 있는 귀족놈들인 것이다.

네 명의 호위가사들도 오러소드 초급에서 높아야 중급정도?

상급정도의 기사들이 애들 노는데 쫒아 다닐 리도 없는 것이다.

“윈드커터.”

수십 개의 바람의 칼날이 놈들이 주위로 형성되어 싸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헉!”

“마법사?”

말들마저 놀라 날뛰니 땅으로 꼬꾸라지는 멍청한 놈들도 있었다.

한심한 오합지졸들인 것이다.

“조용히! 조용히 말에서 내려 일렬로 집합!”

말에서 떨어진 놈들이나 겨우 말을 진정시킨 기사들이나 눈만 끔벅이고 있었다.

“원래 정신 못 차리는 것들은 매가 약이지. 이사벨…….”

“네?”

“저 계집을 적당히 다져놔야겠는 걸?”

“저. 저기…….”

“어허…….”

두세 개씩의 윈드커터가 목과 몸 주위에 떠 있으니 움직일 수도 없는 놈들이었다.

내 손이 아리사의 팔을 잡아채자 그제야 마지못해 나를 놀린 계집에게 다가간다.

“아가씨께서 저 악마를 화나게 했으니 아가씨께서 책임을 져야겠군요.”

그리고 들고 있는 검의 검 집채 휘두르며 여자를 패기 시작했다.

돼지 멱따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지만 말리는 자가 없었다.

지 목숨이 더 아까운 법이다.

마법 서클이 낮아졌다고, 언령이나 의지마법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기습적인 마법에 저항 할 틈도 없이 당해버린 놈들이다.

실력뿐 아니라 기습에 대처하는 방법도 모르는 허접탱이들인 것이다.

적당히 다져진 계집이 몸을 움츠리고 흐느끼고 있었다.

이사벨도 두 달 동안 맞다보니 쥐어 패는 감을 잡은 모양이다.

“좋아. 그럼 다시……. 일렬로 집합!”

잠간 눈치를 보던 자들이 말에서 내리고 일어나, 일렬로 섰지만, 한 계집만 땅에 널브러져 흐느낄 뿐이었다.

처음 다질 때 잘 다져놔야 말을 잘 듣는 법이다.

그래야 이후에도 기어오르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

“이사벨. 저년 아직도 정신 못 차렸잖아?”

인상을 구기며 계집에게 다가가는 이사벨이었다.

내입에서 벌써 두 번째 같은 말이 나온 것이다.

한번 뱉으면 해결해야 했다.

두 번째 나온 말에 대한 책임을 이사벨은 져야하는 것이다.

이사벨이 다가오자 잽싸게 몸을 일으켜 줄을 서는 계집이었다.

그렇다고 ‘잘했어.’ 하고 봐준다면 더 큰 곤욕을 치러야하는 이사벨이었다.

“요. 조막만한 년이 귀족이랍시고 깐죽거려? 한번 말하면 말 잘 들으라고 했지!”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된 타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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