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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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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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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8.3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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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엘루엘(185)

DUMMY

“엥? 무엇이 말입니까?”

같은 천막을 쓰고 있던 십인장이 이죽거린다.

“그 뻔뻔한 얼굴로 공짜 밥이나 축내면서, 이제는 우리의 호위를 받으며 영주성으로 가며 희죽거리지 않는가?”

“흠. 제 얼굴에 티가 납니까?”

“하……. 그 실실 쪼개는 얼굴을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걸세. 그리고 말이야……. 그 계집년처럼 남자 꼬시는 얼굴 좀 하지 말게. 같이 목욕이라도 했기에 망정이지, 밤마다 덮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네.”

허. 이런 빌어먹을 놈을 봤나?

지가 내 얼굴 바뀌는데 보테준 것이 있나?

확. 주둥이를 찢어버려?

“하……. 금방 말해 줬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네? 자네. 그 얼굴 말일세. 찌푸린다고 찌푸리는 거 맞나? 아주 정떨어지는 얼굴이라네. 자넨 우리 같은 근육질 남자에겐 저주야 저주……. 저놈들이나 다른 놈들이나 왜 자네를 피하는 줄 아는가? 변태! 동성연애를 사양하고 싶기 때문일세. 혹시……. 영주성에 가면 그런 쪽으로 혹하는 놈이 있을지 모르니 몸조심하게…….”

그리고 멀리 떠나가 버린다.

허허…….

대충은 알고, 느끼고 있었지만, 대놓고 듣자니 정말 열불이 터진다.

거울을 꺼내 얼굴모양을 이리저리 비틀어가며 남자답게 보이는 모양을 해 보았다.

빛나는 긴 머리를 짧게 커트를 해볼까?

음……. 너무 아깝겠지?

조금 굵은 눈썹에 올망똘망한 눈, 알맞게 올라간 콧대에 앵두 같은?

허……. 요놈에 입술이 좀 그렇군…….

게다가 가느다란 턱선.

그래도 그렇지 요 얼굴이 계집에처럼 보인다는 건 좀…….

아무리 봐도 멋진 얼굴이었다.

사내다운 남성의 멋은 없었지만, 멋스러운, 귀여워해주고 사랑해주고 싶은 남성미가 물씬 풍긴다고나 할까?

게다가 하체의 받쳐주는 심벌을 보고 놀랐던 놈들 주제에…….

허. 이상한 쪽으로 고민을 하는 나였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니 많은 병사들이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아침을 잘 못 먹었나?

솔직히 얼굴모양 좀 바꾸었으면 싶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이기도 했다.

어쩌랴? 일단 되는대로 살아야지.

한 달을 넘게 걸려서야 영주성이 보이는 영지로 들어섰고, 나는 영주성으로 압송되었다.

말이 압송이었지 백인장의 뒤를 졸래졸래 쫒아 가면 되었다.

“정말 할 말 없네.”

“뭐가 말입니까?”

“자넨 집도 없나? 아니면 가야할 곳은, 가고 싶은 곳은?”

“없는데요?”

“허. 영주성에 가면 혹시라도 죽을 수 있네. 자네도 귀동냥으로 들었을 테니 알겠지만, 영주성이 평화를 되찾았다지만, 아직까지도 피를 보고 있다더군. 그런데도 꼭 날 따라 가야겠나?”

“내친걸음 아닙니까? 지금 도망치면 더 고역스럽겠죠. 게다가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뭐 하러 고생해 가며 도망칩니까? 악착같이 버팅 기며 호위호식 하렵니다.”

내 생각은 이렇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얼마 못 버티고 떠나는 게임인생이다.

자리를 잡고 살 것도 아니고 이왕 여기에 왔으니 버팅길때까지 버팅기기며 세월을 축내기로 말이다.

병사들이 하는 꼴들을 보아하니 잘못될 일은 없을 듯하다.

뭐. 성에 들어가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안되겠다 싶으면 어린 소영주를 잡고 협상 좀 해보면 되겠지였다.

성으로 들어오자 백인장은 저택으로 들어갔고, 나는 한 명의 기사를 따라 조용한 곳으로 안내되었다.

저택의 옆에 또 다른 건물이 있었다.

기사나 병사들의 숙식용인 듯 했지만, 그 뒤를 돌자 숲이 나오고 숲속으로 들어가 조금 걸으니 자그마한 건물이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감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었다.

“일단 이곳에서 좀 쉬게나. 범죄자도 아닌데 붙잡아두기는 뭐하지만 우리 영지가 지금 어수선하다네. 며칠간이지만 괜히 이곳저곳 기웃거려 수상쩍은 행동을 보인다면 목숨까지도 위험할 수 있으니 며칠만 조용히 쉰다고 생각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뭔가?”

“생각해 보니 과분한 접대를 받는 것 같은데…….”

“하. 이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파렐영지는 폭풍전야와 같다네.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킬지 모를 일촉즉발의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 외부인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죽여 보게? 바로 일이 터질 걸세. 그렇다고 수상하다해서 감옥에 넣을 수도 없으니 말일세. 그리고 백부장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자네 또한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라더군…….”

“흠. 그렇군요. 그리고 백부장님 눈썰미 좋은데요?”

“하하. 괜히 백부장이라던가? 내 눈에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 하지만, 괜히 말썽부리지 말게.”

“???”

뭐야?

결국은 사고 칠까봐 이런 좋은 곳에 처박아 둔다는 이야기잖아!

“그런데 어느 정도나 이곳에 있어야 합니까?”

“짧으면 오늘 내일이고, 길면 장담할 수 없네. 평민대표들과 협상중일세. 나 참. 평민들과 협상이라니…….”

유희의 봉인으로 인한 마나의 파동을 느끼거나 오행기공의 운영도 쉽지 않았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정령들을 불러 주위를 지키게 하고 로그아웃을 했다.


캡슐을 나와 생각에 잠겼다.

마을을 발견했으니 세 여인에게 말해 줘야 했지만, 나 혼자의 생활도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았다.

고레벨들의 계집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즐기기에는 재미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유희로 나의 능력이 봉인되었을 때는,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는데, 적응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재미도 있었던 것이다.

4대 정령들의 능력이 그만큼 뛰어났다는 말이다.

고민해 봐야 답도 안 나오고, 무대포 정신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지들이 까라면 까야지 별수 있나?

거실로 나가자 뜨개질을 하다 퍼질러 자는 정아가 눈에 띄었다.

저 모습이 날 걱정해 주는 모습?

조금은 미안 했는데 저 꼬락서니를 보니 미안하다는 생각이 싹 달아나 버렸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서인지 성격 또한 변하무쌍하게 변한 것 같다.

와이셔츠 하나만 걸치고 생활하는 여인들이었다.

조금만 자세가 흩틀어져도 입으나 마나한 옷인데, 소파에 엎어져 퍼질러 자는 모습이 어떻겠는가?

괜히 괴롭히고 싶어지는 마음에 조용히 다가갔고, 마음껏 주물러 주었다.

한 번의 푸닥거리를 끝내고 세 여인과 대화를 했다.

부러움의 눈빛인지 질투의 눈빛인지 모를 싸늘한 눈빛을 받는 정아는 몸을 비비 꼬았다.

정아는 오늘의 당번이었던 것이다.

“어머머. 정아 몸이 시퍼러네?”

“그러게? 정아는 혼자서도 자…….알……. 노는 모양이지?”

역시 질투의 눈빛이었다.

“험. 마을을 발견했다.”

“어딘데요?”

확실히 연아의 순발력이 뛰어나다. 언변 쪽으로만…….

“비밀이다.”

“???”

“아빠!”

“저……. 우리 숨바꼭질 놀이 한번 할까?”

“안 해요. 빨리 어디인지 말씀하세요. 장난치지 마시고요.”

역시나 유나였다.

“싫다면 어쩔 건데?”

그냥 뻗대기로 했다.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사운드로 훌쩍거리는 소리에 짜증이 날판이지만, 여기서 뭐라고 했다간 통곡소리로 바뀔 것 같아서 입만 다물고 있었다.

미안하기도 하지만 여자들의 치마폭에 쌓여 게임생활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색다른 여자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허…….

“혼자서 생활하셔도 될 만하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겠죠?”

유나는 언제나 냉정한 판단을 내린다.

“물론이다. 너희들의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것도 안다만, 나는 유희를 하는 중…….”

“흥. 유희 좋아하시네요. 그러다 죽으면 우리는 어쩌죠? 저희의 마음이 아프다는 걸 아신다고요? 저희 기분을 생각해 본적이나 있으신 거예요? 아빠는 언제나 제멋대로였어요. 저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빠는 우리를……. 아앙…….”

빌어먹을 역시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2층으로 뛰어 올라가 버리는 연아였다.

“전 모르겠어요. 지금의 아빠도 게임속의 아빠도 모두 소중한데, 두 분 중 어느 한분이라도 잘못된다면……. 도무지 모르겠어요.”

눈물을 찔끔거리며 올라가 버리는 정아였다.

“허. 내 생각만 했다는 걸 안다. 가르쳐주마…….”

“아니요. 아빠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생활해 오셨어요. 우리가 아빠 곁에서 지킨다고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고요. 지금 당장만 해도 우리는 말로만 아빠를 경호하는 거죠.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이나 미사일을 몸으로 막을 수나 있겠어요? 좋아요. 아빠의 말씀대로 하죠. 아빠는 저희의 주인이세요. 저희 때문에 아빠가 휘둘리는 모습은 싫어요. 대신…….”

“뭐냐?”

유나의 잔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를 위하는 척 하면서도 챙길 건 다 챙기는 유나였다.

“세 명에서 한 번씩 질문을 할게요. 물론 대답하기 애매하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아빠가 계신 곳이 어딘지 힌트만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뉴월드의 세상에서 사람 찾기란 바다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힘들다는 걸 아시죠?”

“허. 알았다.”

유나가 2층으로 올라갔다.

아마도 머리 싸매고 질문을 연구하지 않을까?

대답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질문에 절대 핑계대지 말라는 협박인 것이다.

한 참 만에 퉁퉁 부은 얼굴의 연아를 대리고 내려오는 유나였다.

또 유나에게 쥐어 터졌나?

“앙……. 아빠. 유나언니가 때렸어요. 앙…….”

허. 그래서 어쩌라고?

나의 품에 안겨 고자질하는 연아나, 싸늘한 눈빛을 빛내는 유나나 거기서 거기였다.

“제가 먼저 질문할게요. 세계 대륙 중, 계신 곳을 말씀해 주실 수는 있겠죠?”

“아리안.”

연아의 울음이 그쳐 있었다.

아마도 금방전의 행동도 연극이었을 확률 백프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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