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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51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07 21:10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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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공사장 (1)

DUMMY

".....처리원 두 명이 사망했다."



그 자리에 있는 우강, 박경, 심지어 빈까지 모두 충격에 휩싸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처리원들이 악몽을 소탕하기 위해 직점 몸을 쓰면서 부상당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당장 우강만 하더라도 대전에서 악몽을 처리하며 입원만 두 번을 했으니.


하지만 처리 과정에서의 사망은 완전히 다른 얘기였다.


"사.....사망이요?"


우강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 연락이 끊겨 뒤늦게 지원팀이 가보았지만, 처리원 두 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같이 동행했던 보조원은 중상, 정보원은 실종된 상태고."


처참한 상황이었다.


중상과 실종만 해도 작은 문제가 아닌데, 거기다가 처리원의 사망까지 겹친 것이라니.


우강은 그제서야 로비에서 모두가 전보다 더 바빠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보통 사안이 아닌 만큼, 원래대로라면 고급 처리원들이 맡는게 맞지만, 현재 모든 고급 처리원들 역시 파견을 간 상황이기에 너희들을 긴급호출하게 된거다."


"허......"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혼란스러워 보였다.


이건 정말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빈은 손을 살짝 들어보이며 침착하게 물었다.


"그래서 저희가 맡을 일은 뭐죠?"


"임무 자체는 간단하다. 지금 당장 현장으로 이동해서 실종된 정보원을 찾아서 안전하게 복귀만 하면 돼. 물론....."


우빈은 서류를 덮으며 말했다.


"현장 내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희끼리만 가는겁니까?"


"그래. 사실 너희는 상급이더라도 아직 신규 처리원이니 원칙대로라면 고급 처리원이 동행해야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어쩔 수가 없다."


우빈은 인현과 함께 먼저 문을 향해 앞서 가며 지시했다.


"자, 그럼 바로 이동할테니 따라와라."


"저......저기."


그때, 처음으로 사윤이 입을 열었다.


쭈뼛쭈뼛 손을 들어보인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아직 못가는데요...."


우빈은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뭐?"


"그...... 저는 아직..... 기간이..."


모두가 의아해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윤은 그들의 시선에 고개를 푹 숙였다.


우빈 역시 무슨 말인가, 싶은 표정으로 바라보았으나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너는 담당자가 김주혁이었던가?"


"예........"


"흠...... 알겠다. 그럼 넌 열외야."


우빈이 서류에 무언가를 체크하며 열외시켜주자, 사윤은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먼저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박경이 먼저 나간 사윤을 보며 물었다.


"저 사람은 왜 열외입니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신경 쓰진 말고, 근데 이러면 인원이 부족할 것 같은데....."


우빈이 곤란한 표정으로 잠시 멈춰서자, 이번엔 인현이 뭔가 생각난 듯 다가와 말했다.


"그럼..... 혹시 내가 데리고 있는 처리원들 몇명으로 인원 보충해도 되려나?"


"네가 아는 처리원들? 그게 누군데."


"그게......"



.

.

.



"진짜 기가 막히네...."


차 안에서 우강을 비롯한 상급 처리원들 사이에 낑겨 앉은 선아가 중얼거렸다.


옆에 함께 앉은 정민은 완전히 쪼그라들어 있었다.


"이거..... 진짜 저희도 같이 가도 괜찮은거 맞아요?"


정민이 잔뜩 긴장한 투로 묻자, 선아 역시 땀을 뻘뻘 흘리며 답했다.


"괜찮겠냐.... 미치겠네 진짜."


그녀는 이내 우강을 쏘아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급에 맞는 파견만 다니겠다며 이 새X야......"


우강은 애써 창문 밖만 보며 쭈굴하게 답했다.


"아니..... 저도 반대했다구요...."


"반대한 결과가 이거냐...?"


".............."


우강은 최대한 선아의 눈을 피하며 입을 꾹 닫았다.


비좁게 낑겨 앉은 우강, 선아, 정민의 앞에는 빈, 박경, 인아가 낑겨 앉아 있었다.


어찌보면 이쪽이 더욱 냉랭한 분위기였다.


어색하게 앉은 상급 처리원 셋은 전부 시선은 각자 다른 곳을 보는 상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운전석에선 칸막이 사이로 뒷자석의 광경을 힐끗 본 인현이 낄낄대었다.


"이거, 하림이까지 있었으면 진짜 볼만 했겠네."


"생각하는거 하고는...."


우빈은 운전을 하며 한심하다는 듯이 흘겨보았다.


"그나저나 의외네. 네가 직접 쟤네끼리 보내자고 말할 줄은."


인현이 의자에 기대며 흥미롭다는 듯이 말했다.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거냐?"


"뭐..... 나름."


"오호, 누구? 혹시 저 도련님?"


인현이 빈을 가르키며 물었다.


"...... 그동안 일하면서 봐왔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믿어볼만 해."


"이야, 살다살다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다. 역시 나이가 드니 사람이 바뀌는구만."


인현의 빈정에 우빈은 빠직거리며 물었다.


"그럼 너야말로 뭔 생각으로 중급이랑 초급 처리원을 이번 임무에 동행시키자고 한거냐? 보통 사안 아니라니깐."


"어허, 저 중급 친구는 그래도 하림 후배님 작품이라고. 기대 걸어볼만 해."


"그럼 저 초급은 뭔데?"


"어......."


인현은 잠시 얼굴을 긁적이며 고민했다.


"깍두기?"


우빈은 운전대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그를 창문 밖으로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넌 제발 일 벌릴때 조금의 생각이라도 하고 벌려라."


"에이, 어쨌든 너도 나머지 애들이 믿을만 하다고 봐서 동행시킨거잖아? 동료는 끔찍하게 아끼는 우리 제자님이 같이 가기도 하니깐."


인현이 들뜬 듯이 우강을 언급하자, 우빈 역시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뭐........"


우빈은 백미러로 우강을 힐끗 보았다.


"......쟤도 기대가 없진 않긴 하지."



.

.

.



끼이이이이익-



쉴새없이 달리던 차는 어느덧 한 공사장에 도착했다.


"모두 내려라."


우빈의 지시에 차에서 내린 처리원들은 아직 미완공된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공사가 중단되었는지, 각종 철제와 장비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건물에서는 벌써부터 짙은 기운이 지독할 정도로 느껴졌다.


선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미 들어가고 싶은 맘이 싹가시는데."


우빈은 차에서 내리지 않은채 창문만 내린 상태로 말했다.


"명심해라. 너희들만 들여보내는 이유는 신중하게 행동할거라 믿고 있어서야. 이건 실전이니, 절대 섣불리 행동하지 마라."


"명심하겠습니다."


빈이 대답하며 앞장서서 건물로 들어섰다.


"다녀오겠습니다."


우강도 인사를 건네고 다른 이들을 뒤따라 들어갔다.


우빈은 한숨을 푹 쉬었다.


".....정말 괜찮으려나."


"뭘 또 이제 와서 걱정이래. 다 들여보내놓고."


"새파랗게 어린놈들만 골라서 구렁텅이에 들여보냈는데 맘이 편하겠냐고."


"걱정도 팔자야. 쟤들이 초등학생도 아니고, 알아서 잘하겠지."


세상 편해보이는 인현과 달리 우빈은 근심걱정이 많아 보였다.


그는 창틀에 기댄채 들릴 듯 말 듯하게 중얼거렸다.


".....못할 짓이구만. 이런 것도."





뚜벅- 뚜벅-



휑한 건물 내엔 처리원들의 발소리만이 울려퍼졌다.


묵묵히 걸어가며 이어가던 정적은 박경의 투덜거림으로 깨졌다.


"이렇게 넓은데 이걸 어떻게 하나하나 뒤져가며 찾아?"


빈은 맨 앞에서 앞장서서 가며 두리번거렸다.


"돌아다니다보면 나오기야 하겠죠."


"참, 속편해서 좋겠네."


박경이 빈정거리긴 했으나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 인원으로 몰려다니며 하나하나 뒤져보는건 비효율적이었다.


허나 지금 상황에선 빈도 짙은 기운 외에는 느껴지는게 없었기에, 섣불리 흩어지게 할 수는 없었다.


내색하고 있진 않았으나 그 역시 난감해하고 있었다.


'......쉽지 않네.'



퍼어어어어엉!



"끄아아아악!"


그 순간, 갑작스레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화들짝 놀라는 정민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동시에 뒤를 돌아보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허나 뒤돌아보자 보인건 터진 시멘트 포대를 들고 있는 인아였다.


".....움직였던 것 같아서."


탄식소리와 함께 모두가 팽팽했던 긴장을 늦추었다.


"가지가지 하네 진짜..."


박경의 중얼거림 역시 선명하게 들렸다.


"....혹시 모르니, 함부로 뭔가 건들거나 하진 말죠.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우강도 놀란 마음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순간적으로 팽팽해졌던 긴장감은 놓아버리니 늦추어지고 말았다.


그때문에, 그들은 갑작스러운 기습 역시 보지 못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우와아아악!"


한결 같은 정민의 비명소리와 함께 이번엔 모두가 동시에 앞을 바라보았다.


녹슬었으나 두꺼운 철근이 그들의 앞까지 날라와있었다.


자칫하면 서너명은 맞고 나가떨어질뻔 했으나, 다행히 선두에 있던 빈이 곧장 막아내고 있었다.


"이제야 나오나보네요."


빈은 철근을 내리며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곳곳에서 숨어있던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허나 그저 하나둘로 치부할만한 수가 아니었다.


점점 더 나오기 시작한 그림자들은 이내 아예 무리를 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짐승 형상의 검은 그림자들은 줄곧 느껴지던 짙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악몽인가."


우강은 경계태세를 취하며 앞서나왔다.


그러나 이내 빈이 그를 막아서며 말했다.


"여기는 저랑 상급 인원들이 맡을테니깐, 우강 씨는 나머지 인원들이랑 같이 올라가세요."


"예?"


빈은 위쪽을 힐끗 보았다.


악몽들이 전부 모습을 드러낸 덕인지, 그는 조금은 걷힌 기운들 사이로 사람의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아마 위층에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막을동안 올라가서 구해서 와주세요. 할 수 있죠?"


우강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수긍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에선 빈의 말을 따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몸조심하세요."


"하하, 전 걱정하지 마세요."


우강이 곧바로 선아와 정민과 함께 윗층으로 올라가자, 빈은 손에서 아지랑이를 만들며 말했다.


"뭘 해야되는지, 다들 아시죠?"


박경 역시 앞으로 나오며 붉은 기운을 손에 둘렀다.


"....말 안해도 알아."


빈은 점점 다가오는 악몽 무리들을 향해 걸어가며, 옅은 웃음을 띄었다.




"일 할 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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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공사장 (1) 24.04.07 9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3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8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5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0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3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2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4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3 0 14쪽
44 선택 24.03.28 11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1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2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10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9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37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36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1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1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9 0 13쪽
32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3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4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0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28 먹구름 24.03.14 16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8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3 0 10쪽
25 계단 (3) 24.03.11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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