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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59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18 08:00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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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DUMMY

몇 시간전





"내 말 잘들어. 일단은..... 생포한다."


"생포한다구요?"


이삭과 우강이 동시에 물었다.


이삭이 이상하다는 듯 이어서 물었다.


"악몽으로 확인하신 것 아니었습니까? 처리가 아니라 생포라뇨?"


".....여기서부턴 내 직감이지만, 악몽은 아닌 것 같다. 그 정도 언변이라면 적어도 고급은 훌쩍 넘는 악몽이라는 건데, 아무런 기척도 없었어. 기척을 숨길 수 있는 악몽은 들어본 적도 없고."


우강도 아까 전 남자가 떠올랐다.


수상한 점이 느껴졌던 대화만 제외한다면 분위기 자체는 평범한 사람이긴 했다.


평소에 항상 느꼈던 짙은 기운도 없었고.


우강은 곰곰히 생각해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 일수도 있겠다는거군요."


"그럴수도 있다는거지. 그러니 일단 최대한 처리보단...."


현식이 담배를 연기를 뱉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제압을 목적으로 해야겠지."




.

.

.




"쯧, 이래서 보조원이 더 필요하다니깐."



현식이 투덜거리며 기절한 여자를 업고 복도를 걷고 있다.


여자 역시 죽일 듯이 달려들던 아까완 달리 정신을 잃자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와있었다.


여자 또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였을까?


"미친여자 같아도 사람 하나를 순식간에 사골로 만들 정도의 실력은 아닌데 말이지."


우강이 맡은 남자와 함께 저지른 것이었을까?


물론 젊은 남녀 둘이 작정하고 일을 꾸몄다면 아예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긴 했다.


허나 그럼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많았다.


"....골치 아프구만."


현식은 머리를 쓱쓱 긁었다.


계속 혼자 고민해봤자 머리만 아파왔다.


우선 내려가 합류해서 우강이 제압했을 남자도 한번 봐야 뭐라도 확실한게 나올 것 같았다.


그러니 일단 합류하는게 먼저였다.


"....간만에 장가나 가나 싶었더만."


현식은 왠지 모를 씁쓸함(?)에 애꿎은 담배만 쭉쭉 빨았다.


그는 담배연기를 모락모락 뱉으며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계단을 타고 울려퍼졌다.


귀를 뚫을 듯이 들려온 비명소리에 현식은 곧바로 여자를 아예 한 팔로 들쳐업고 서둘러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분명 시간엔 우리밖에 없을텐데...?'


혹여나 함정일 수 있었기에, 현식은 담배를 던져두고 경계하며 뛰어 올라갔다.


비명소리는 어느새 흐느낌에 가까운 소리로 바뀌어 들려왔다.



"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뒤쫓아 건물 맨 위층인 4층까지 올라온 현식은 우선 기척부터 살폈다.


어두컴컴한 복도는 음산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고 있었으나, 악몽의 기척이 따로 느껴지진 않았다.


안전함이 확인되자 현식은 바로 불러보았다.


"어디십니까?"


"아아....아악..."


애처로운 소리가 복도 끝 화장실에서 들려왔다.


현식은 여자를 살포시 내려놓고 화장실을 향해 달려갔다.


달려가는 와중에도 화장실 아에선 계속해서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현식은 다다르자 마자 바로 화장실 문을 쾅 열고 들어갔다.


"괜찮-"


화장실 안쪽 상황을 확인한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멈추었다.


아무리 꽤나 이쪽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그에게도 처참한 광경이었다.


"살려....살려주세요...."


그의 눈앞에는 피칠갑이 된채 얼굴을 부여잡고 있는 남학생이 바닥에서 기고 있었다.


남학생의 얼굴에는 칼로 베인 듯한 커다란 상처가 나있었다.


그 외에도 몸 이곳 저곳에 찰과상이 가득했다.


"무슨...."


충격적인 광경이었으나, 현식은 이내 침착하게 남학생을 부축했다.


남학생은 몸을 심하게 떨고,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천천히 심호흡 해."


현식은 학생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여기는 강현식. 응급지원 바람. 반복한다. 응급지원-"



탁.



남학생이 힘겹게 현식의 손을 잡으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잠깐만."


현식은 핸드폰을 내리며 귀를 가까이 갖다댔다.


가쁜 숨을 내쉬며 말하는 힘겨운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밑.....밑으로... 갔....어요..."


"밑....?"


현식은 순간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느껴졌다.


"젠장...!"



그는 남학생을 들쳐업고 서둘러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삭이 눈을 뒤집어까고 기절한 남자의 손에 수갑을 채우며 우강에게 말했다.


우강은 퇴악봉을 툭툭 털고 있었다.


"제 일인데요 뭐."


"아마 팀장님도 지금쯤 끝나셨을겁니다. 곧 내려오실테니 잠깐 대기하고 있죠."


"예.... 그러죠."


우강은 한숨을 푹 쉬며 벽에 기대었다.


기운이 다해 쓰러진 남자는 아까 전 살기어린 모습은 어디가고 지금은 그저 기절해있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어쩌다 그런 모습이 되었던걸까.


"....정말 사람이더라구요."


"예, 팀장님이 제대로 짚으셨죠."


"근데..... 왜 일반 사람이 이런 짓을 한걸까요? 혹시 백골 사건도 전부 이 사람이....."


"모르죠. 물론 이 사람이 정말 살인자일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지만...."


이삭이 일어나며 말했다.


"사건의 정황을 봤을때, 악몽의 개입이 없었다고 보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이제 차차 알아내야겠죠."


"후우.....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사아아아아아아.....



우강은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섬뜩한 기척에 표정이 굳었다.


그는 말없이 학원 출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이건....'


낮에도 몇번 느꼈었던 이상한 기척.


허나 지금은 아까보다 더 불쾌하리만큼 짙은 기척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기척만 느껴질뿐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었다.


서늘함이 가득 베어있는 이 기척은 온몸의 신경이 동시에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우강은 천천히 퇴악봉을 다시 쥐었다.



사아아아아아악-



가까워졌다. 설마.....



"우강 씨? 왜 그러-"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우강이 순식간에 벽을 박차고 튀어나가 이삭의 팔을 잡아 끌었다.


그가 휘두른 퇴악봉에 무언가가 맞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삭은 우강이 갑자기 끌어당긴 덕에 거의 넘어지다시피 당겨져왔다.


"무슨...!"


이삭은 혼란스러워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돌아보자마자 방금 전 우강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칠흑 같은 그림자로 뒤덮힌 사람 형체가 우강의 퇴악봉을 부술 기세로 꽉 잡고 있었다.


봉을 잡고 있는 시커먼 손은 손톱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날이 서있었다.


이삭은 외형만으로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악몽....!"


우강 역시 이를 알고 있는지 적대심을 잔뜩 뿜어내는 눈빛으로 악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빨리 연락해요."


그의 퇴악봉에서 푸른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선배님한테."



촤아아아아악!



악몽이 손톱을 매섭게 휘두르자 우강은 재빨리 뒤로 빠지며 피해냈다.


허나 악몽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우강에게 돌진했다.



카아아아아앙!



우강의 퇴악봉과 악몽의 손톱이 부딫히며 노란 불꽃이 튀었다.


퇴악봉에는 기운을 둘렀기에 흠집조차 나지 않았으나, 부딫히는 충격은 고스란히 우강의 손에 전달되었다.


전에 싸운 남자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었다.



후우우우우웅-



악몽이 우강의 눈을 노리고 손톱으로 찌르려 했으나 우강이 가까스로 피해내었다.


쐐기처럼 내지른 악몽의 손이 그대로 벽에 꽂혔다.


'빠르다....'


콘크리트 조각이 후두둑 떨어져 나오며 악몽의 손톱이 또 다시 날라왔다.


우강이 재빨리 퇴악봉으로 공격을 막아내며 악몽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빠아아아아악!



분명히 정확하게 들어간 주먹이었고, 때리는 느낌 또한 분명하게

들었다.


".............."


허나 악몽은 미동 조차 없었다.


'일반적인 공격은 안통하는건가...?'



콰가가가각!



우강이 자세를 낮추어 악몽의 공격을 또 다시 피해냈다.


콘크리트 조각이 쉴세없이 튀었다.


우강은 튄 조각 중 하나를 집어 악몽의 얼굴로 던졌다.


악몽은 조각을 고개만 틀어 피했으나, 아주 순간적이지만 빈틈이 생겼다.


우강은 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힘을 가득 실어 기운을 두른 퇴악봉을 휘둘렀다.



파아아아아앙!



이번엔 제대로 들어갔는지, 악몽이 뒤로 밀려났다.


우강은 곧바로 이어서 퇴악봉을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허나 악몽은 몸을 틀어 피하며, 갑자기 그대로 옆으로 달려갔다.


"뭣.....?'


우강은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악몽은 이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뿔싸....!'


이삭은 옆쪽 구석에서 시선이 쏠리지 않도록 숨 죽인채 현식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악몽이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자 그녀는 몸이 굳어버렸다.


살벌하게 날이 선 악몽의 손톱이 그녀의 눈앞으로 날라왔다.


이삭은 눈을 질끈 감았다.


"으아....!"



카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재빨리 튀어나간 우강이 이삭을 뒤로 숨기며 퇴악봉으로 가까스로 공격을 막아냈다.


그의 눈빛은 적대감에서 분노에 가깝게 변했다.


"어딜 감히..."


허나 악몽은 개의치 않고 손톱으로 계속해서 퇴악봉을 긁어대었다.


쇠끼리 서로 부딫히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또 다시 불꽃이 튀었다.


하필 구석에서 이삭을 뒤에 숨긴채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기에, 우강은 점점 구석으로 몰려졌다.


"쳇...!"


우강은 어쩔 수 없이 조금 앞서나오며 거리를 벌릴 생각으로 퇴악봉을 크게 휘둘렀다.



후우우우우우웅-



그러나 악몽은 우강의 퇴악봉을 밑으로 숙여 피해내었다.


그리고는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우강을 지나쳐 또 한번 이삭에게 달려들었다.


"엇...!"


이삭이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으나, 악몽은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허나 이번에도 우강이 바로 악몽의 목덜미를 잡고 바닥에 내리꽂으며 저지했다.


"이 새X가 진짜....!"



촤아아아아악!



악몽은 다친 기색 없이 바로 우강에게 손톱을 휘둘렀다.


우강이 주춤하며 손을 떼자, 곧바로 손톱이 이삭에게 날려들었다.



후우우우웅-



우강은 이번엔 이삭의 팔을 직접 잡아 끌어 악몽의 공격을 피해내게 했다.


그리고는 바로 퇴악봉을 휘둘러 악몽의 머리를 가격했다.



빠아아아아아아악!



악몽이 그제서야 주춤하며 뒤로 빠지자, 우강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젠장....."


인간과 체형이 비슷한 악몽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강한 힘과 빠른 속도, 여태컷 상대해온 악몽들과는 다른 변칙적인 공격.


말그대로 진땀이 나는 상대였다.


더군다나 좁은 공간에서 비능력자인 이삭을 지키며 싸우려니 더더욱 불리해져갔다.


악몽도 그걸 아는지 계속 타겟을 이삭으로 삼으려는 것 같았다.


'지금 여기서 내가 당하면..... 이삭 씨는 무조건 죽는다. 어떻게든 버텨내야....'


우강은 이를 갈며 상황을 타개할 궁리를 했다.


허나 무언갈 고민할 틈도 없이 또 다시 악몽이 돌진해왔다.



카아아아아앙!



우강은 이삭을 뒤에 숨긴채 가속이 붙은 악몽의 공격을 버텨내었다.


진동은 고스란히 두 팔에 전달되어 욱씬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후우우우우웅-



악몽이 우강의 턱을 노리고 다리를 위로 뻗었다.


아무래도 작정하고 그를 제압한 후 이삭을 노리려는 것 같았다.


우강은 가까스로 피해냈으나 자세가 뒤로 쏠리며 중심이 흐트러지고 말았다.



뻐어어어억!



주먹이 날라오며 고개가 옆으로 돌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정신이 아찔했다.


악몽의 주먹에 맞은 것 뿐임에도 돌덩이로 가격 당한 기분이었다.


그때, 우강은 비틀거린 탓에 순간 방심하여 옆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악몽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 다시 무방비해진 이삭을 노리려 했다.


'안돼....!'


우강은 어떻게든 정신을 붙들여 맸다.


그의 손에서 푸른 기운이 발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리가 멀었기에, 이대로면 악몽이 먼저 도달할 위기였다.


'안된다고....!'



후우우웅-



머리를 감싸며 눈을 질끈 감는 이삭, 그런 이삭에게 날아오는 검게 물들여진 손, 그리고 그 손을 막으려 드는 우강의 푸른 손.


서로 상반된 목적을 가진 두 손이 이삭의 눈 앞에서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의 싸움이었다.


그 순간,


"신우강, 이삭."


충돌하려는 두 기운 뒤에서 깊고 서늘한 목소리와 함께 미친듯이 발산되는 또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세 명 모두 그자리에서 멈추고 뒤를 보았다.


"....귀 막아."


뒤에 서있는 것은 남색 기운을 발산 중인 현식이었다.


금방이라도 전부 집어삼킬 것 같은 어두운 바다를 뒤에 펼쳐놓은채, 그는 리볼버를 악몽에게 겨냥하고 있었다.


우강과 이삭이 그의 지시에 따라 귀를 막자, 곧이어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포탄(恐怖彈)."



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귀를 막았음에도 뚫고 들어오는 미친 듯이 거대한 폭팔음이 나며,


그의 리볼버에서 기운으로 이루어진 부채꼴 형태의 충격파가 발사되었다.


귀를 막은 둘과 달리 직격으로 충격파를 맞은 악몽은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온몸이 딱딱하게 경직되어버렸다.


꿈쩍도 하지 못해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리자, 곧바로 악몽의 얼굴로 기운이 둘러진 현식의 주먹이 날라왔다.



콰아아아아아앙!



현식이 악몽의 얼굴을 가격하며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자, 바닥에 금이 가며 파편들이 튀었다.


악몽은 경직은 풀린 듯 했으나 이번에는 공격이 제대로 먹혔는지 축 늘어져있었다.


우강은 귀를 여전히 막은채 현식을 바라보았다.


'한번에 끝냈어..... 이게 고급 처리원인건가...'


현식은 미동도 없는 악몽의 얼굴에서 손을 떼며 나지막이 말했다.


"윗층에 있었던 꼬마....."


그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싸늘했다.


"....네놈 짓이냐."


'꼬마?'


우강은 귀에서 손을 떼며 학원 밖 복도 쪽을 보았다.


입구 쪽에 왠 여자 한명과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 한명이 정신을 잃은채 누워있었다.


그 중 남학생은 심각해보일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


'설마 우리가 오기 전부터..... 사냥 중이었던건가.'


"어이, 벙어리냐."


악몽이 여전히 미동조차 없자 현식은 담배를 물었다.


"쯧...."


그는 불을 붙이고 연기를 뱉어내며 악몽에게 손을 뻗었다.


"일단 처리할까."



후우우우우웅-



그 순간, 악몽이 온몸에서 순식간에 짙은 기운을 발산시키며 현식에게 손톱을 휘둘렀다.


현식이 바로 뒤로 물러나며 피하자, 미처 막기도 전에 악몽의 그림자가 바닥 틈사이로 녹아들었다.



슈우우우우우욱-



우강과 현식이 재빨리 다시 잡아채려 했으나, 이미 악몽은 모습을 감춘 후였다.


현식은 담배연기와 함께 한숨을 푹 쉬었다.


"....옘병."


"휴우...."


우강은 벽에 기대며 퇴악봉을 내려놓았다.


놓치긴 했지만 이제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삭 또한 긴장이 풀렸는지 벽에 기댄채 말했다.


"....위험했어요."


"말안해도 그래보인다."


목숨이 걸린 싸움.


하수도에서의 첫 악몽과의 전투 이후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긴박감이었다.


우강은 입에서 흘러내린 피를 닦아내었다.


'조금이라도 삐끗했으면 지금쯤 누군가는 죽었겠지.'


"너는 괜찮냐?"


현식은 우강에게 다가가 물었다.


꽤나 지친 상태였지만 아직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었기에,


우강은 벽에서 등을 때며 애써 태연하게 답했다.


"괜찮습니다. 일단 정리부터 하죠."


"젊은건 무시 못하겠네. 그럼 와서 같이 사람들이나 옮겨라. 곧 보조원들 올테니 인계해야지."


우강과 이삭은 남자를 부축하고 현식을 뒤따라 나갔다.


현식이 남자를 넘겨받아 들쳐업고, 우강은 여자를 들쳐업었다.


이삭은 남학생을 부축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훨씬 상처가 심각해보였다.


우강이 착잡한 심정으로 말했다.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던걸까요."


"죄책감 가질 필요없어. 목숨은 건졌고, 조치도 어느정도 취해놨으니. 시체로 발견하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오히려 운이 좋았던 것이라는 건가.


다치는 것은 고사하고 그나마 죽기 전에 발견한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는거겠지.


"....그럼 결국 어떻게 된건가요. 그 백골 사건은 악몽이 저지른거였던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우선 이 두명이 그저 미친 사람이었는지, 아님 이것도 악몽의 장난질이었는지 알아봐야할 것 같다."


그렇다면 악몽인줄 알았던 이들 둘이 일어나서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제대로 된 정황이 파악된다는 것이다.


'.....찝찝하네.'


우강은 계단을 내려가다 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음침한 기운이 여전히 남은 복도는 악몽이 없음에도 짙은 기운을 가득 내뿜는 것 같았다.


'뭔가.....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


우강은 다시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복도를 채우고 있는 칠흑 같은 어둠에 몸을 숨기고 그를 바라보던 시선은 미처 보지 못한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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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공사장 (1) 24.04.07 9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4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9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5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1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3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2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4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4 0 14쪽
44 선택 24.03.28 11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1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2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10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9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37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36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1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2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9 0 13쪽
»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4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4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1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28 먹구름 24.03.14 16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8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4 0 10쪽
25 계단 (3) 24.03.11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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