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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40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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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DUMMY

12시간 전




"우선, 알다시피 저는 전에 한번 인간형 악몽과 붙었었어요. 그때 제가 기물에 기운을 강하게 실은 상태로 싸웠기에, 아마 악몽이 제 기운을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사실상 제가 처음부터 미끼가 되어 그곳에 혼자 있어봤자 아마 악몽들은 오지 않을거에요."


우강의 앞에 현식과 함께 나란히 앉은 이삭이 물었다.


"악몽들이 오지 않을거라구요?"


"예. 그때 저랑 싸우던 중, 현식 선배님이 지원을 오셨었기에 이번에도 제가 혼자 왔을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죠. 그럼 여기서 이제 선택지는 둘이에요. 먼저, 제 기운의 기척을 지우고 먼저 혼자 들어가는겁니다."


"뭔소리냐. 기운의 기척을 지우는건 불가능해. 희미할정도로 약한 잡령 정도면 몰라도 강한 악몽일수록 서로간의 기척을 지우는건 아예 불가능하다고."


"그렇죠. 그럼 어쩔 수 없이 선택지는 단 하나로 좁혀지겠네요."


"뭔데?"


현식의 물음에 우강은 대답 대신 시선을 돌리며, 말없이 이삭을 바라보았다.


"에이..... 농담이죠?"


비능력자인 이삭은 어색하게 웃으며 우강과 현식을 번갈아 보았다.


현식은 이삭을 보며 안타깝다는 듯한 투로 중얼거렸다.


"그렇네....."


"그렇긴 뭐가 그래요! 저보고 미끼를 하라구요? 다들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전 정보원이라구요!"


우강은 한쪽 무릎을 꿇어 앉으며 이삭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삭 씨, 잘 들어요."


우강은 진심을 담은 언변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동료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지 않아요. 그게 제가 능력을 얻은 후로 다짐한 것이고, 아직까지 지켜온 것이기도 하죠. 저는 지금 그저 이삭 씨가 능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미끼로 쓰려는게 아니에요. 아까도 말했듯, 미끼는 저에요. 이삭 씨는 그냥 제가 말하는대로 행동만 조금 해주시면 되는거에요."


갑작스레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매우 진지하게 말하는 우강의 모습에 이삭은 당황했다.


"아니..... 그렇다 해도..."


"부탁드립니다."


이삭은 마지막 희망으로 현식을 슬쩍 보았다.


야속하게도 현식은 재밌다는 듯 실실 웃으며 말했다.


"거, 저정도로 부탁하는데 들어주지 그러냐."


"왜 팀장님까지...."


이삭은 고개를 숙이며 미간을 짚었다.


이삭은 점점 자신이 보조원인지 정보원인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진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우강 때문에,


이내 다시 고개를 들며 10년은 늙어진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아....... 제가 뭘 하면 되는데요."


우강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일어났다.


"일단, 아무도 없는게 확인되면 소음을 내서 악몽에게 위치를 알려야해요. 그러면 악몽이 일반인임을 확인하고 사냥하기 위해 아마 바로 나타날거에요."


"그럼 어떡해요? 설마 저보고 싸우라는건 아니겠죠?"


우강은 이삭에게 접힌 퇴악봉을 건냈다.


"이건....?"


"그때 제가 싸울때 사용했던 기물이에요. 악몽이 나타나면, 그걸 꺼내세요. 기물을 보면 아마 순간적으로 저와 혼동해서, 섣불리 공격하진 못할테니 그걸 들고 대충 싸우려는 척만 하고 도망쳐나오세요."


우강이 퇴악봉을 펴주자, 이삭이 찬찬히 훓어보며 말했다.


"그럼 소리 내서 악몽을 끌어내고, 도망치고.... 그 후에는요?"


"그 후부터는......"


우강은 퇴악봉을 다시 건내받으며 말했다.



".....바통터치죠."



.

.

.



파아아아아앙!



3층에서 내려온 우강이 퇴악봉을 이어받아 거미 악몽의 머리를 내려치며 뛰어들었다.


기운을 두른 퇴악봉에 정통으로 맞은 거미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괜찮아요?"


우강에게 바통을 넘긴 이삭은 긴장이 풀린 듯 풀썩 주저 앉았다.


"죽는줄 알았다구요....."


"아직 긴장 풀지 말고. 제가 말한대로 계속 가야돼요. 알겠죠?"


"후우...... 알겠어요."


우강은 푸른 기운이 휘날리는 퇴악봉을 단단히 잡은채 거미와 대치했다.


머리를 몇번 흔든 거미는 이내 분노에 가득찬 듯 맹렬히 돌진해왔다.


우강은 재빨리 자세를 낮추어 거미 밑으로 파고들었다.


갑작스레 사각지대로 들어가자 거미는 반응하지 못해 빈틈이 생겼고, 우강은 이를 놓치지 않고 바로 퇴악봉을 휘둘렀다.



파아아아아앙!



가까이에서 또 다시 정통으로 맞은 거미가 날아가며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허나 언제 맞았냐는 듯 거미는 곧바로 일어났다.


우강은 미세하게 떨리는 손을 힐끔 내려다보았다.


제대로 공격을 했음에도 반동으로 인해 팔이 욱씬거렸다.


'몸이 철에 가까운 수준이야......'


"키기기기기긱-"


거미가 곧바로 다시 돌진하자, 우강도 바로 계단 아래로 뛰어내리며 퇴악봉을 내리쳤다.



카아아아아앙!



강철끼리 맞부딫힌 것 같은 굉음이 울려퍼졌다.


머리를 조준하여 내려쳤던 우강의 퇴악봉은 거미의 입에 물려있었다.


그 모습을 본 우강은 짧게 탄식했다.


"아."



후우우우웅-



퇴악봉을 쥔 상태로 그대로 거미에게 잡아끌려버린 우강은 몸이 공중에 뜨는 느낌이 들었다.


뒤이어 콘크리트 벽이 눈앞에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우강이 벽에 날아가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쳇."


콘크리트 파편들이 흩날리는 먼지와 함께 떨어져나왔다.


순간적으로 몸에 기운을 두른덕에 피해는 줄었으나, 충격은 그대로 전해져와 온몸이 욱씬거렸다.


"몸 성하게 버티기는 글렀네."


먼지가 걷히며 거미의 다리가 날라오는 것을 본 우강은 재빨리 벽에서 몸을 빼내어 피했다.



콰아아앙!



거미의 다리가 우강을 놓치고 그대로 벽에 고정되었다.


이를 놓칠리 없는 우강이 다리를 향해 곧장 퇴악봉을 내리찍었다.



콰드드득!



"키에에에에엑!"


뼈가 강하게 꺾이는 소리가 나며, 거미의 다리가 너덜너덜해졌다.


'역시, 다리는 내구도가 약해.'


분노에 휩싸인 거미는 우강을 향해 또 다시 맹렬하게 돌진해 들이받았다.



콰아아아앙!



우강은 퇴악봉을 바로 들어올려 돌진을 막아내었으나, 힘에서 밀려 계단 아래로 떨어져나갔다.


몸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며 등이 또 다시 벽에 가까워져갔다.


"하..... 또냐."


우강은 탄식이 섞인채 중얼거리며 벽에 쳐박힐 준비를 했다.



터어어어어어엉!



'.....어?'


느낌이 이상했다.


분명 제법 강하게 내던져졌다.


허나 몸이 마치 어딘가에 막힌 것처럼 튕겨져 나왔다.


벽이 단단해서 그런건 아닌 것 같았다. 만약 그랬다면 충격이 몸에 고스란히 들어와 뼈가 전부 부러졌을테니.



후우우우웅-



하지만 우강은 지금 벽에 집중할 여유 따윈 없었다.


거미가 멈추지 않고 또 다시 빠른 속도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강은 입을 쩍 벌리며 돌진하는 거미를 피해 몸을 옆으로 틀었다.



콰지직-



아슬아슬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분명 머리가 뜯겼을 것이다.


공격을 피해낸 우강은 잠시 생긴 틈에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새어들어오는 달빛 아래 복도에서, 우강과 거미 악몽이 대치를 했다.


우강이 조금씩 뒷걸음질을 함에 따라 거미의 다리도 천천히 앞을 향해갔다.


적막감이 긴장을 더해가는 순간이었다.


"후우......"


우강이 숨을 크게 내쉬었다.


복도 한가운데까지 간 우강은 이내 뒷걸음질을 멈추었다.


거미는 멈추지 않고 계속 천천히 그를 옥죄듯 다가갔다.



.....저벅.....저벅



우강이 발걸음 또한 거미를 향해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속도가 붙고, 우강은 퇴악봉을 꽉 쥐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탁탁탁탁탁-



점점 더 속도가 붙던 발은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거미 악몽 역시 포효하며 우강을 향해 돌진했다.


양쪽에서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소리가 섞여 복도를 가득 채웠다.


맹렬하게 돌진하는 둘은 어느새 서로 바로 앞까지 와있었다.



후우우우웅-



우강이 퇴악봉을 머리위로 들자, 거미 또한 맨앞쪽 다리를 치켜세웠다.


살의가 담긴 두 무기가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촤아아아악!



허나 무기끼리 맞부딫치려던 그 순간, 우강의 몸이 아래로 쑤욱 내려갔다.


그는 등을 뒤로 젖히고 낡은 대리석 바닥을 쓸며 거미 밑을 통과해나갔다.


순식간에 거미 뒤로 이동한 우강은 그 길로 바로 계단을 향해 뛰어가며 슬며시 미소를 지은채 말했다.


"....걸렸다."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우강을 찾으려 혼란스러워하는 악몽의 앞에 달빛에 비친 사람의 형태가 나타났다.


현식이었다.


"공포탄(恐怖彈)"



타아아아아아앙!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이 복도에 울려퍼지며, 거미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얼음장처럼 경직되어버린 거미를 향해 다가오는 현식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네놈이군. 사람들을 먹은게."


복도 안쪽으로 들어오며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현식은 악몽을 향해 리볼버를 다시 한번 겨누었다.


"장담컨데......"


현식의 냉기 가득한 목소리가 악몽에게 죽음을 인식해주었다.


"편하게 죽을 생각은 마라."



타아아아아아앙!



현식이 방아쇠를 당기자, 남색 빛줄기가 복도를 가르며 거미의 앞다리 하나를 날려보냈다.


"키에에에에엑!"


절단된 거미의 다리 표면에서 짙은 기운의 잔여만이 먼지처럼 허공에 흩날렸다.


거미는 경직이 풀림과 동시에 잘린 다리를 마구 휘저으며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질렀다.


"....시끄럽군."



타아아아아아앙!



살기어린 빛줄기가 한번 더 거미의 다리를 뚫고 지나갔다.


현식은 두 앞다리가 모두 달아나버린 거미의 입에 총구를 겨누며

말했다.


"다음엔 그 주둥이다."



.

.

.



후두두둑-



콘크리트 파편들이 벽에서 우수수 떨어져나왔다.


파편들과 함께 튀어나온 검은 손은 부숴진 벽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먼지가 걷히며 인간형 악몽의 모습이 드러났다.


벽에서 나온 악몽의 침묵 뒤에 깊은 분노가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걸어나오며 두리번거리던 악몽은 이내 우뚝 멈추었다.


반대편 끝에서 이삭이 계단을 옆에 두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악몽은 분노의 찬 포효나 몸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저 지독한 살기가 담긴 칼날 같은 손톱을 세우며 살의를 드러낼뿐이었다.



터어어어어엉!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리며, 악몽이 눈으로 쫓기 힘든 속도로 이삭을 향해 돌진해왔다.


그대로 이삭의 목을 베어버릴 기세였다.



철컥-



그때, 이삭이 재빨리 주머니에서 테이저건을 꺼냈다.


아까 전 악몽을 날려보냈던 테이저건이었다.


".........!"


이삭이 자신을 겨눈채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자,


흠칫한 악몽은 급격하게 속도를 줄이며 피하기 위해 등을 뒤로 젖히려 했다.


하지만 노란 스파크가 또 다시 튀며 발사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이삭의 웃음만이 보일 뿐이었다.


"......또 낚았다."



파아아아아아앙!



악몽의 시야에 푸른 기운이 일며 타격음과 함께 머리에 충격이 전해들어왔다.


그새 1층에서 올라온 우강이 퇴악봉을 들고 앞에 서있었다.


우강은 맑지만 거센 물결이 흐르는 듯한 퇴악봉을 든채, 악몽을 똑바로 마주보며 말했다.





"2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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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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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공사장 (1) 24.04.07 8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3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8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4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0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2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2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3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3 0 14쪽
44 선택 24.03.28 10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1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2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9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8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36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1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1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8 0 13쪽
32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3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4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0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28 먹구름 24.03.14 16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7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3 0 10쪽
25 계단 (3) 24.03.11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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