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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41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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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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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파스스스스-




"쿨럭.."


벽을 짚고 일어서는 우강에게서 콘크리트 조각들이 떨어져나왔다.


벽이 파일정도로 세게 날라간 우강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뭐에 맞은거야 대체.....'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그는 정신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앞에는 검은 기운이 일렁이는 젊은 남자가 지섭과 이삭을 내려다보며 서있었다.


우강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적이다.'


남자는 이삭을 얼음장 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삭은 공포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누구야."


"나?"


남자는 살가죽을 다 뜯어내어 경비원에서 순식간에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바뀌어있었다.


남자는 싸늘한 목소리로 살벌한 단어를 뱉었다.



"도살자."



이삭은 식은땀이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누구던 간에,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자인 것은 틀림없었다.


이삭이 잔뜩 긴장한 기세로 서서히 뒷걸음질을 하자, 남자는 갑자기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말했다.


"아이, 뭘 그렇게 쫄고 그래. 장난이야 장난."


"뭐....?"


싸늘했던 남자의 눈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 천진난만한 웃음을 띄었다.


허나 그것은 오히려 더한 괴리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이코야. 기억하고 있어야돼?"


이코라는 남자는 허리를 숙이며 굳어있는 이삭에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허리를 피고 옆을 힐끗 보며 미소를 띄었다.


"너도 당연히 기억해야하고."



까아아아아앙!



어느새 순식간에 달려온 우강이 기운을 두른 퇴악봉을 휘둘렀다.


허나 이코는 기운을 두르지도 않은 손으로 푸른 퇴악봉을 가볍게 막아내었다.


'뭐야......?'


우강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기운을 두른 퇴악봉은 상급 악몽들 조차도 맞으면 최소한 밀려나기라도 하는 무기였다.


허나 눈앞에 이 남자는 잡는 것이 너무나도 가벼워 보였다.


"성급하게 굴지 마. 아직 너랑 놀기는 좀 이르니깐...."


이코는 우강을 가르키는 방향으로 손짓을 했다.


그의 검은 기운 뒤로 복도를 가득 채울 정도의 살기가 느껴졌다.


"알던 애랑 놀아."



카아아아아앙!



"........!"


이코의 손짓에 곧바로 뒤에서 인간형 악몽이 튀어나와 우강에게 날선 손톱을 휘둘렀다.


우강은 가까스로 막아내며 뒤로 밀려났다.


공격을 막아냈음에도 손에 전해진 진동에 팔이 저려왔다.


'저건 본체다.....'


우강은 초조한 눈빛으로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이코라는 이상한 남자와 인간형 악몽 사이에 지섭과 이삭이 고립되어 있었다.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뚫고 들어가 지켜야 했다.


'지금 그걸 써야하나....'


우강은 한손으로 퇴악봉을 든 상태로 다른 한 손으로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여유를 주지 않으려는 듯, 바로 악몽이 땅을 박차며 돌진해왔다.



카아아아아아아앙!



'무슨....!'


손톱을 휘두르는 악몽의 힘에 우강은 저절로 허리가 뒤로 쏠렸다.


전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힘이었다.


힘을 쥐어짜며 버티던 우강은, 뒤에서 웃으며 지켜보는 이코를 보았다.


"다시 고치느라 꽤 애먹었다고."


"너.... 대체 무슨 짓을-"



뻐어어어억!



우강은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옆구리 쪽에 악몽의 발이 꽂히는 것이 느껴지며 몸이 붕 떴다.


숨이 멎는 듯한 고통이 온몸에 흘러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얼굴이 벽과 가까워졌다.



콰아아아아앙!



"컥......!"


또 다시 벽에 쳐박힌 우강은 다시 일어설 수 없었다.


피를 토할 것 같은 고통이 그를 붙잡고 있었다.


하필이면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부분에 가격당한 듯 했다.


그럼에도 악몽은 가차없이 또 다시 달려들었다.


"윽.......!"


악몽의 주먹이 얼굴로 날아들어왔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주먹에, 우강은 미처 퇴악봉을 들지 못하고 팔을 들어올려 얼굴을 방어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또 다시 건물이 부숴지는 듯한 진동이 복도에 울려퍼지며 우강이 더욱 깊게 벽에 쳐박혔다.


휘날리는 먼지들 사이로 힘 없이 팔을 늘어트린 우강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이삭은 손으로 입을 감쌌고, 이코는 광분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푸하하하하하! 거봐! 어차피 다시 만나면 피떡 될거라니깐!"


벽에 박힌채 축 늘어진 우강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허나 악몽은 만족하지 못한 듯, 주먹을 다시 꽂으려 팔을 뒤로 당겼다.


이코는 여전히 눈물을 훔치며 웃음이 새어나오는 말투로 말했다.


"그정도면 됐어. 더 망가지면 못 놀잖아."



텁-



이코는 바닥에 늘어진 지섭을 무심하게 들어올렸다.


여전히 우강을 노려보는 악몽에게 손짓을 하며, 그는 뒤돌아 계단으로 발을 옮겼다.


"자, 이제 슬슬 다음 놀이를 해볼까?"


"자, 잠깐....!"


이삭은 두려움에 목소리를 떨고 있었음에도 손을 뻗었다.


"어딜 간다는-"


"걱정 마."



턱-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이삭이 뻗은 팔을 악몽이 붙잡았다.


악몽은 순식간에 이삭을 끌어당겼다.


"어.....?"


이코는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은채 우강을 돌아보았다.


"술래는 쟤거든."


우강은 어느새 일어나 있었다.


푹 숙인 고개 아래로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서."


이코는 손을 살살 흔들었다.


"10초 세고 와야지?"



"거기 서라고!!!"



우강은 분노에 가득 찬 기세로 퇴악봉을 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이삭을 끌고 가던 악몽이 손을 우강에게 뻗어보였다.


전에 들었던 기이한 이질감이 드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독(蠱毒)"



사아아아아악-



우강이 온힘을 다해 휘두른 퇴악봉은 악몽의 손에서 뻗어나온 장막에 막히고 말았다.


그는 눈앞에서 이코와 악몽이 유유히 뒤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우강은 분노로 눈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터어어어어어엉!



우강은 퇴악봉에 기운을 둘러 다시 장막을 내리쳤으나 흠집도 나지 않았다.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 사이로 우강의 살기어린 눈빛이 아른거렸다.


"서라고......"


"꼭 깨고 나와라? 만약 늦으면....."


이코는 손으로 입을 가린채 실실 웃었다.


"장난감만 더 늘어날테니깐."



스르르르륵-



"우강-"


장막이 완전히 닫히며, 계단 아래로 끌려내려가는 이삭의 목소리가 서서히 멀어져갔다.


눈앞에서 끌려가는 이삭을 보고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덜그럭-



우강은 털썩, 주저 앉으며 퇴악봉을 힘없이 내려놓았다.


"대체..... 왜 이렇게....."


짙은 기운으로 이루어진 장막은 우강을 둘러싸 독방에 몰아놓은 꼴이 되었다.


어둠이 그를 숨이 막히도록 둘러싼만큼 그 역시 스스로 점점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하아......."


우강은 모든걸 내려놓은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더 이상 무언갈 할 힘도, 의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퇴악봉을 다시 들어올릴 수 없었다.


온몸은 젖은 솜처럼 무거웠고, 정신은 흐려져갔다.


머리는 오직 죄책으로만 가득 차있었다.


'오겠다고 하지 말았어야 했다.......아니, 애초에..... 지키지도 못할 약속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나.'


우강은 자신을 말리던 현식의 말이 절실하게 이해가 되었다.


제대로 싸울수도 없다는 것은, 짐덩어리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인식했을 때는 이미 뒤늦은 후회였다.


'이제.... 진짜 다 끝인가...'


포기. 그 단어는 우강을 무력감으로 감쌌다.


우강의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부스럭-



그 순간, 주머니에 아직 한가닥 남아있던 희망 한 방울이 기억났다.


우강은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었다.


'이걸 지금 써도.... 의미가 있을까.....'


우강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때, 힘없이 떨어트린 상자의 뚜껑에서 무언가 굴러나왔다.


돌돌 말린 종이였다. 아까 전 병원에선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스르륵-



우강은 종이를 펼쳐보았다.


이 종이 역시 짧은 글귀가 적혀있었다.


허나 글씨체가 다른 것을 보아하니 인현이 적은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건......"


우강은 천천히 글을 읽어내려갔다.



-그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하고 있겠지. 그건 절대 단순하게 뱉은 말이 아니었다는걸 꼭 명심해.-


                                                                                       -이하림-




기억하지 못할리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내내 붙들고 있던 말이었으니.


그 말을 위해 이번 사건에 임했던 부분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단순하게 뱉은 말이 아니었다라...... 무슨 의미일까.



'하던대로 해. 지금까지 봐왔던 평소의 너를 생각해봐.'



그동안 계속 옭아매오던 그 말.


우강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그 말이 울리듯이 맴돌았다.



"평소의.......나."



평소의 신우강은 누구인가.


능력을 얻기전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고등학생...


아니면 죽음의 늪에서 혼자 유일하게 살아남아 기운이라는 힘을 얻은 능력자....



'네 마음. 다잡으라고. 이해되지 않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야.'



".................아."



잔잔하던 강가에 돌맹이 하나가 떨어지며 물결이 일었다.


우강은 그때의 목소리가 한 말의 의미를 마침내 깨달았다.


마음을 다잡으라는 말. 그것은....... 곧 선택을 하라는 뜻이었다.



'난 아직...... 붙잡고 있었던건가.'



우강은 떨리는 손으로 상자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조그만한 알약이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전에 인현에게 선아와 함께 받던 첫 훈련때 받았던 그 알약과 똑같았다.



꿀꺽-



우강은 망설임 없이 약을 삼켰다.


곧이어 손의 떨림이 멈추고, 흐리던 눈앞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우강은 퇴악봉을 다시 쥐었다.


아직 다리는 비틀거렸으나, 퇴악봉을 짚은채 부들거리며 그는 다시 일어섰다.


'예전의 나는...... 이미 돌아올 수 없어.'



촤아아아아아-



퇴악봉에 기운이 차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허나 둘러지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흘러나오는 정도가 점점 거세져갔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건....... 해야하는건.....'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푸른 기운은 터져나오기 시작하며 어두운 동굴 속 횃불이 되었다.


우강 또한 퇴악봉을 들어올리며 함께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때 잃은 나와 맞바꾼 신념을...... 지키는 것이겠지."



깜깜한 어둠 속 푸른 등불이 된 그는 터져나오는 빛을 아끼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가 휘두른 퇴악봉에서 기운의 파장이 터져나오며, 주위를 둘러싸던 철옹성 같던 장막이 무너져내렸다.


우강은 서서히 사라져가는 짙은 기운들 틈 사이에서 몸 주위를 둘러싼 자신의 기운을 밝히며 걸어나왔다.



우우우우우웅-



천천히 뜨는 그의 눈동자는 청렴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느새 머리에서 흐르던 피도 멎은 그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우강은 빛 한점 없는 복도 한가운데에서 푸른 불을 밝히고 있었다.



"......술래라고 했지. 내가."



인현이 보내준 알약은 그의 몸을 빠르게 회복시켜주었고,



하림이 보낸 짧은 편지는 그의 의지를 채워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찾는 것만으론 안 끝날거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와일드 상태를 다시 맞이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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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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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공사장 (1) 24.04.07 8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3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8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4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0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2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2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3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3 0 14쪽
» 선택 24.03.28 11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1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2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9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8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37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36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1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1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8 0 13쪽
32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3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4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0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28 먹구름 24.03.14 16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7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3 0 10쪽
25 계단 (3) 24.03.11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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