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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65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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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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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먹구름

DUMMY

텅 빈 체육관에 샌드백을 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우강은 지친 기색으로 땀을 흘리며 주먹을 내지르고 있었다.



팡- 팡-



그는 오직 샌드백에만 시선을 고정한채 주먹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머리속에선 타격음과 함께 여태 들어왔던 말들이 울리고 있었다.



'너는 내 걸작이 될거다.'



'저랑 같이 파견 한번 가요. 악몽 잡으러.'



우강의 주먹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내가 뭐라고.... 다들 그러는걸까.'



팡 - 팡 -



'잘 들어라 신우강....'



팡 - 팡 -



'너는 강하지 않아.'



파앙 - 파앙 -



'.....도저히 이해가 안된단 말이지. 네놈이 어떻게 올라오는건지.'



".........!"



콰아아아앙!



그 순간, 우강의 주먹에서 푸른 기운이 일어나며 샌드백에서 모래가 터져나왔다.


줄줄히 새는 모래알갱이들을 보며 우강은 가쁜 숨만 내쉬었다.


그는 푸른 기운이 일고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네 안에서의 가능성을 보았다. 아직 꿈틀거릴뿐이지만 날개를 달아줄 만한 가능성.'


이내 손에서 기운이 잦아들자, 우강은 손을 털썩 내렸다.


'대체 뭐가 보이는걸까..... 나한테서...'


빈이 찾아오고 근 며칠동안 우강은 머릿속에서 이상한 감정을 떨칠 수 없었다.


불안인지 우울감인지 모를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 감정.


상급이 된 이후에 들어왔던 말들과 함께 떠오르는 이 감정은 그에게

내릴 듯 말 듯한 빗방울 몇 개만 떨어트리는 중이었다.


".....뿌듯한 것 같았는데. 같이 가자는 말을 들었을때는."


허나 뿌듯함 대신 채워지는 이 허무잡잡한 듯한 느낌은,


계속해서 빗방울만 조금씩 떨어트리며 평정심을 누구보다 잘 유지하는 그를 건드려왔다.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좋은 상황이 아닌가?


대체 무엇일까, 이 감정은.



벌컥-



"여어, 이 몸이 놀라운 소식들을 들고 왔다!"


"또 뭔데요."


인현이 활기찬 발걸음으로 들어오자 우강은 재빨리 어두웠던 표정을 숨기며 태연하게 물을 들이켰다.


"놀라지 마시라. 드디어 너한테.... 첫 정식 임무가 들어왔다! 그것도

고급 처리원과 동행하는 임무지!"


".....에."


우강은 물을 마시다 말고 황당한 표정으로 인현을 바라보았다.


"무슨..... 그때 빈 씨 왔다간지 이제 일주일 되어가는데요?"


"응. 근데?"


"아니 그럼.... 그냥 그때 빈 씨랑 가도 됐던거 아니에요?"


"인마, 너는 학교다니면서 선생님이 따로 있는데도 전교 1등한테만 과외 받을거냐? 정식 처리원이랑 가야 제대로 된 경험이 되지."


"그렇다고 거짓말을 치면서까지 돌려보낸건...."


"아,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실전에 돌입하는게 아직 이른건 사실이야. 다만 지금은 믿고 보낼 수 있는 상황이니 가는거지."


"그래도...."


인현이 우강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답지 않게 뭘 그렇게 쫄아있냐. 걱정 마, 고급 처리원 정도면 나정도는 아니어도 충분히 믿어도 되는 정도니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우강은 뭔가 더 말하려다 멈칫했다.


그는 굳이 지금 상태를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됐고, 일단 언제 가는건데요."


"언제긴, 내일 바로지."


"어휴....."


인현은 미간을 짚는 우강을 잡아 끌며 체육관을 나섰다.


"일단 동행하는 사람이 누군지 얼굴만이라도 한번 봐라. 아마 신뢰감이 팍팍 들걸?"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깐...."





◇◇◇





우강이 인현에게 이끌려 향한 곳은 웬 부서의 사무실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저마다 책상에 앉아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키보드를 두들기고, 수화기로 쉴새없이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서류를 들고 이곳저곳 옮겨다니고.


겉모습은 영락없는 회사 내 풍경이었다.


허나 이렇게 평범하게 보이는 이곳 역시나 일반 사무실이 아니었다.


우강 옆을 스쳐지나가는 이들 몇몇에게서 능력자만의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강은 인현을 따라가며 물었다.


"여긴 뭐하는 곳이죠?"


"악몽처리담당 정보원 부서. 정보원들의 대부분의 업무는 모두 여기서 이루어져. 그래서 처리원들도 함께 임무를 맡은 정보원과 직접 만나야 할때 자주 오는 곳이지."


인현은 이내 누군가를 보더니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갔다.


그가 다가간 이는 정갈하게 넥타이를 매고 와이셔츠를 입은채 서류를 넘기고 있는 회사원 차림의 젊은 여자와,


여자 옆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코트를 입은 남자였다.


"먼저 와있었구만?"


"....쯧, 거 빨리 좀 오지."


남자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대꾸하자 인현은 뒤따라온 우강을 소개하며 말했다.


"쏘리쏘리, 얘 좀 데려오느라. 알지? 이번에 같이 임무 배정 받은 친구."


"뭐야, 너가 이번 상급 신입이냐?"


"아, 예. 안녕하세요. 신우강입니다."


우강이 손을 내밀며 인사하자, 남자는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강현식이다."


그러자 옆에서 보던 여자 역시 일어나 우강과 악수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같이 배정받은 정보원 이삭이에요."


"아. 예..... 잘 부탁드립니다."


현식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인현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왜 팀에 보조원을 안 붙여주는겁니까? 인원 수도 애매한 마당에."


"저출산 시대잖냐. 인력난이 상당하다고."


"염X..... 그 덕에 이 친구가 보조원 일까지 맡게 생겼구만."


현식이 이삭을 가르키며 따지자, 이삭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 괜찮아요..... 하하."


인현은 우강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아무튼, 오늘은 얼굴만 보려고 온거라서 말이지.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테니 잘해줘."


"에이, 귀찮게시리...."


현식은 책상에 기대며 우강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너, 능력이 뭐냐?"


"그.... 아직은 모릅니다."


"뭐?"


"제가 아직 발현이 제대로 안되서요."


"그런데 상급이라고?"


인현이 재빨리 끼어들며 말했다.


"아직 숙성이 덜 됐거든. 그러니 데리고 다니면서 잘 좀 가르쳐줘봐."


"그런건 그쪽 담당 아닌가, 참.."


현식은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에도 인현은 웃으며 현식의 등을 두드렸다.


"굴려먹기 좋은 놈이니깐 편하게 해. 편하게. 알았지?"


"거, 알았으니깐 지원금이나 넉넉하게 챙겨주쇼. 밥은 먹고 살아야지."


"예예. 알아서 넣어줄테니깐 걱정 마시고, 이만 가본다. 잘 해줘야 돼?"


인현이 우강에게 어깨동무를 한채 뒤돌아가며 말하자, 현식은 얼른 가라는 듯 손을 휘저으며 외쳤다.


"내일 늦지 않게 와라! 안 그럼 버리고 간다."


"아, 예..."


우강은 어째 뻘쭘해하며 인현에게 이끌려 갔다.


인현은 우강의 머리를 헝클며 웃었다.


"걱정 마 욘석아. 저래보여도 괜찮은 놈이니."


"그쪽보다 훨씬 나이 많아보이던데...?"


"계급이 내가 더 높잖아 인마. 여기 이래봬도 나름 규율있는 곳이라고."


"아 예예...."


겉보기엔 그냥 귀찮아하는게 많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인현이 이렇게 말하는걸 보면 아마 꽤나 실력자일 것이다.


계급도 고급이었으니 하림과 비슷한 정도겠지.


허나 분명 믿음이 가는 사람은 맞는 것 같았으나 문제는 저 사람이 아니었다.


우강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먹구름이 낀 듯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자, 이제 장비 좀 맞추러 가볼까? 너는 오랜만에 들리는 곳이겠네."


".....또 어디로 가게요?"


"성급하긴. 와보면 아니깐 잠자코 따라와."





◇◇◇





길게 이어진 터널을 빠른 속도로 지나 하얀색 대리석이 가득한 공간에 차가 멈춰서자, 우강이 비틀거리며 내렸다.


"우욱...."


"거참, 주기적으로 데려와야겠네. 올때마다 엄살이 이리 심하냐."


인현과 우강이 향한 곳은 바로 몇 달전 처음으로 능력을 확인하려 했던 그곳, 지하 연구소였다.


연구소에는 여전히 그때 보았던 연구원들이 바쁘게 저마다의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조교 역시 그들을 반기며 다가왔다.


"오랜만에 뵙네요. 잘 지내셨어요?"


"항상 해피하지. 그건 그렇고, 내가 말했던건 다 됐나?"


"진작에 다 됐죠. 애초에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였어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이 조교는 스파크가 튀며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는 연구원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이내 그들이 건내준 기다란 쇠막대기를 받아 가져왔다.


"우강 씨, 받으세요."


우강은 이 조교가 건낸 쇠막대기를 들어보았다.


보기와 달리 꽤나 가벼우면서 튼튼해보였다.


인현은 만족스럽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내구도랑 활용도 면에서 기존보다 좋아졌을거야. 투박한 감을 최대한 줄였으니."


인현의 설명에 우강은 곧바로 기물임을 알아챘다.


원래 쓰던 쇠파이프에서 뭔가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확실히 들긴 했다.


우강이 푸른 기운을 흘려보내자, 기운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기둥을 타고 올라갔다.


"....나쁘지 않네요."


"아, 그리고 쓰지 않을땐 손가락으로 두번 두드리면 알아서 접어질거에요. 써야될땐 꽉 쥐면 알아서 늘어날거구요."


우강이 만지작거리며 이러저리 돌려보자, 무언가 글씨가 써져 있는 것을 보았다.



[退惡棒(퇴악봉)]



"이게 뭐죠?"


"아, 원래 정식으로 개조한 기물은 이름을 붙이는게 원칙이어서요. 맘에 안드시면 바꾸셔도 돼요."


"아뇨."


우강은 퇴악봉을 한번 돌려보았다. 가볍다는 점이 상당히 맘에 들었다.


"이름 괜찮네요."


"잘 아껴 써. 이게 네 마지막 기물이 될테니깐."


인현이 퇴악봉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마지막이라구요?"


"그럼, 평생 기물로만 악몽 때려잡게? 능력 쓰는 방법 익혀야지, 계속

기물에 의존하면 도태된다."


".........."


우강은 퇴악봉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인현의 말대로 언제까지 무기의 힘만 빌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아직까지는 손에 기운을 두르는 것이 전부였기에 쓰는 것일뿐, 우강에게 기물은 자전거의 보조바퀴나 다름 없었다.


"....걱정 마요. 그정도는 저도 안다구요."


우강이 퇴악봉을 접으며 차로 가자, 이 조교가 인현에게 속삭이며 물었다.


"대체 훈련을 어떻게 했길레 저래요?"


".....난들 아냐. 사춘기가 늦게 왔나보지."





어느덧 노을이 지며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한적한 숲에 깔린 도로 위에 달리는 차안에 우강이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인현은 그런 우강을 힐끔보며 물었다.


"뭔 일 있냐?"


"예?"


"아니, 오늘 하루 종일 어째 칙칙하잖아. 걱정거리라도 있는거냐? 설마 네가 연애사는 아닐테고."


"....그런거 아니에요."


우강은 옅게 한숨을 쉬며 창밖만 쳐다보았다.


그러자 인현이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종이쪼가리를 그에게 던졌다.


우강은 받은 종이를 펼쳐보았다.


누군가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이게 뭐에요?"


"그냥 힘든 일 있으면 걸어봐. 도움 될꺼야."


"설마 그쪽 번호......"


"내가 미쳤냐. 나 임자 있거든."


우강은 종이를 주머니에 넣으며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뭐, 기회 되면 걸어볼게요."


"그래, 거 사람이 가끔 힘들면 하소연하고 그럴때도 있어야지. 나중에라도 꼭 걸어봐라."


우강은 그저 하염없이 지나쳐가는 구름 아래 펼쳐진 산들만 보았다.


아무리 탁 트인 풍경들을 보아도 답답한 마음은 뚫리지 않았다.


'하소연조차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 이건......'





◇◇◇




어둑어둑해진 바깥에서 달빛만이 은은하게 창문으로 새어들어왔다.


우강은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댄채 새까만 밤하늘에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달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늘을 포함해 요근래 계속해서 느낀 텁텁한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 속에 이유없이 자리잡은 이 먹구름은 대체 무엇일까.


빈의 말이 문제였을까.


자신에게 기대를 걸어보고 있다는 그 말이 왜 뿌듯하지 않고 비수 같았을까.


의문 위에 의문만 겹쳐지는 상황에 우강은 미칠 것 같았다.


".....한번도 이런적 없었는데."


우강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켜 연락처를 보았다.


아까 전 인현이 건내준 번호가 저장되어있었다.


"....그러고보니 대체 누구길레 그렇게 전화해보라 했던거지?"


우강은 호기심이 솟았지만, 선뜻 전화하기엔 난감했다.


시간이 밤 12시였기에 무작정 전화를 걸기에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우강은 전화를 할지 말지 고민되었으나, 어둑한 분위기 때문인지 왠지 모를 외로움이 밀려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아무나 좋으니 얘기나 하면 좋겠네.'


우강은 긴장되는 심정으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연결음이 울릴때마다 긴장감은 고조되어갔고, 우강은 그저 건너편에서 목소리만 들려오길 기다렸다.


1시간 같은 1초가 흘러가는 중이었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강은 곧바로 누군지 알아채고 순간 굳어버렸다.


하림이었다.


'이런 미친 인간이 진짜....!'


"여보세요?"


우강은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바로 대답하였다.


"아, 예. 하림 선배. 저에요."


"....신우강?"


"예. 어, 그.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그....... 선생님께서....."


"네 선생이면...... 인현??"


우강은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깊은 분노가 전화 너머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미친인간이 죽을라고......."


"예, 음. 그게, 저.... 선생님께서 힘든 일 있으면 이쪽으로 전화 해보라고 하셔서..."


"하....... 그 인간 뭐하는 새X야 진짜..."


"어, 예. 일단 죄송합니다. 하시던거 하세요. 끊겠습니다."


우강은 당황스러운 심정으로 전화를 끊으려 했다.


허나 뜻밖에 대답이 들려왔다.


"....끊지 마. 힘든 일이 뭔데 그래서."


"....예?"


"힘든 일 있으면 이쪽으로 전화하라고 했다며."


"아......"


우강은 막상 뭔가 얘기하려니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빈과 있을때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랐다.


말문이 턱 막힌 듯한 기분이었다.


결국 그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말을 하게 되었다.


"그게....제가 내일 임무...를 가게됐는데. 조언이나.... 구해보려고.."


"첫 정식 파견인거야?"


".....예."


"조언이라니 의외네. 매번 알아서 잘 하는 것 같던데."


그때, 우강은 또 다시 먹먹한 기분을 느꼈다.


뭉게구름이 잔뜩 깔리는 기분이었다. 또 왤까.


우강은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냥.....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실전에 뛰어드려니 긴장되나봐요."


"음."


하림이 고민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 형식적인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하림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주겠지.


임무를 수행할때 중요한 점, 악몽과 대치할때 중요한 점 같은 것.


물론 지금 그런 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던 우강은 대충 도움이 된 척하며 넘길 생각이었다.


"하던 대로 해."


".....예?"


우강은 또 다시 말문이 막혔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되는거지. 너가 어떨지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아는거니깐."


".........."


"한번 생각해봐. 지금까지 봤던 평소의 너를."


우강은 폰만 잡은채 잠시 멍하니 벽을 응시했다.


'평소의.... 나...'


그렇게 정적이 흐르며 우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림 역시 우강을 재촉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그를 기다려주었다.


몇 초, 몇 분이 흐르고 이내 우강이 조용히 대답했다.


"....고마워요. 진짜 도움 많이 됐어요."


"된거야? 그럼 끊는다."



뚝.



우강은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기다리다가 지치셨나보네......."


우강은 침대에 누우며 천장만 가만히 바라보았다.


평소의 자신.


그것은 능력을 얻기 전 자신일까, 아님 능력을 얻은 후의 자신일까.


그게 무엇이든, 그걸 깨닫게되면 이 먹먹한 느낌 역시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우강은 조금이나마 먹구름이 걷힌 기분이 들며, 새롭게 바뀔 내일을 기다리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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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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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공사장 (1) 24.04.07 9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4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9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5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1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3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3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4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4 0 14쪽
44 선택 24.03.28 11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2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3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10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9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37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36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2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2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9 0 13쪽
32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4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5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1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 먹구름 24.03.14 17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8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4 0 10쪽
25 계단 (3) 24.03.11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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