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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760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22 08:00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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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DUMMY

은은히 빛나는 달빛 아래 높은 건물이 층마다 듬성듬성 불이 켜져있다.




밤낮 구분 없이 분주히 일하는 자들이 차지한 빛들을 아래에 둔채 맨 꼭대기 층에 희미하게 빛이 난다.


꼭대기 층에선 회색 정장을 입은 인현이 여유롭게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그의 뒤에 길게 늘어진 책상은 텅텅 비어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상당히 언짢은 표정으로 턱을 괸채 남자 바로 뒤에 앉아있는 우빈을 제외하고.


"다 마셨냐?"


우빈이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커피를 여전히 홀짝이는 인현이 한쪽 손을 들어보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음미하고 있잖아. 기다려."


"꼴값을 떨고 앉았네 진짜....."


"요새 자꾸 진지해지는 일이 많아서 피곤하다고. 거 나도 사람이란 말이야."


"누가보면 나는 아주 대자로 쭉 뻗고 빈둥거리는줄 알겠어?"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지 않-"


"닥쳐. 무식하게 악몽 때려잡기만 하는 놈이 뭘 안다고."


우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 걸터 앉았다.


"그래서, 부른 이유가 뭔데?"


인현은 커피를 다 마신 듯, 접시에 잔을 내려놓으며 시선은 여전히 창 밖에 고정한채 말했다.


"이번에 내 쪽에서 키우는 애 한명 임무 간거 알지?"


"네 쪽에 있는 애면, 신우강?"


"그래, 그 녀석. 거하게 한건 하려는 것 같더라."


"왜. 또 상급이라도 잡으러 갔나?"


"악몽도 악몽인데......"


인현은 잠시 웃음을 거두고 사뭇 진지한 투로 무언가를 말했다.


듣고 있던 우빈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갔다.


인현의 말이 끝나자, 우빈은 당황한 듯 양손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잠깐, 그러니깐 네말은.... 거기에 지금 벌써 직접 나타났다고?"


"그냥 그런 것 같다고. 아마도."


"미쳤어? 그럼 당장 철수 시켜야지, 왜 가만 두고 있는거야?"


"그게 맞긴 하지. 원래대로라면."


"그니깐 그걸 아는 놈이 철수를 왜 안시키냐고! 너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열불을 내는 우빈과 달리 인현은 다시 여유있게 웃어보였다.


"나도 처음엔 그럴까 했지. 근데..... 난 좀 더 믿어보려고."


"뭘 믿어?"


인현은 고개를 돌려 웃음 속에 섞인 확신에 찬 눈빛으로 우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투박한 우리 제자님을."






[2023년 3월 15일 기록.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처리원 한 명 중상]





◇◇◇





밤이 되어, 어김없이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상가 안.



경비원이 3층 복도를 지나며 순찰 중이다.


"에잉, 쯧. 이것도 못해먹겠네."


경비원은 세상 피곤한 눈빛으로 하품을 하며 궁시렁거렸다.


느긋하게 걸으며 복도를 쭉 훓어보던 경비원은 문제가 없는 듯 이내 빠른 발걸음으로 복도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계단을 저벅저벅 내려가던 경비원은 2층은 그저 눈으로만 슬쩍 보고 지나가려 했다.



스슥-



순간,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경비원은 빛을 비춰보았다.


텅텅 빈 복도는 분위기 때문인지 음산한 바람만 불어올 뿐이었다.


허나 경비원은 복도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며 샅샅이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경비원의 구두소리가 점점 느려지며, 수북히 쌓인 택배상자들 쪽으로 빛이 가까워졌다.


계속해서 가까워지는 빛은 택배상자 뒤를 밝히려 하고 있었다.



사사삭-



그 순간, 무언가 택배 상자 뒤에서 튀어나오며 경비원을 향해 달려왔다.


경비원은 재빨리 다가오는 존재에게 빛을 비추었다.


"냐아옹-"


갑자기 비춰지는 빛에 화들짝 놀란 고양이가 황급히 반대편으로

도망갔다.


"어휴, 나참."


경비원은 다시 상자 쪽을 한번 더 비춰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쥐새끼라도 있었나 보구만."


경비원이 계단을 내려가며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그러자 고요해진 2층에서 다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갔네요."



택배 상자가 우르르 넘어지며 뒤에 숨어있던 후드를 쓴 사람이 나왔다.


후드 모자 속에 손을 집어넣어 귀에 댄체,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3층도 안 들켰죠?"


동시에, 3층에서도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속삭였다.


"예, 이쪽도 세이프에요."


3층에서 귀에 손을 댄채 속삭이던 자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적막만이 맴도는 건물은 이제 그들만이 머물러 있는 듯 보였다.


"....슬슬 시작하시죠."


3층에 있는 자의 지시에 후드가 복도 한 가운데로 걸어나갔다.


"후우..... 지금 하면 되는거죠?"


"예. 집중하시고. 계획했던대로만 해요."


"알겠습니다......"


얼굴이 후드에 가려져 있음에도 잔뜩 긴장한 티가 나는 자세가 드러났다.


후드는 숨을 크게 내쉬며, 주머니에서 페트병 크기의 쇠막대를 꺼냈다.


"그럼....."


쇠막대기엔 한자 이니셜이 박혀있었다.



[退惡棒(퇴악봉)]



"갑니다."



철컹- 철컹-



페트병 정도의 쇠막대기의 길이가 양옆으로 순식간에 늘어났다.


쇠막대는 어느덧 기다란 쇠몽둥이가 되어 있었다.


"후우........"


후드는 경직된 자세로 봉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곧이어, 바람을 가르며 봉을 휘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복도에는 쇠가 돌에 부딫히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까아아아아아아아아앙!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굉음이 지나간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시 적막이 흘렀다.


후드 속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러면...... 오는거 맞아요?"


"일단 경계 늦추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세요. 그때처럼 언제 올지 몰라요."


"아직까진 딱히 뭐가 오는 것 같진-"



카아아아아앙!



그 순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식간에 튀어나온 검은 손이 후드를 덮쳐왔다.


후드는 가까스로 기습을 퇴악봉으로 막아내었지만, 예상치 못한 공격에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윽..!"


후드는 다급하게 일어나며,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왔어요."


"침착하게. 알려준대로. 기억하죠?"


".....예."


인간형 악몽의 짙은 기운이 복도를 가득 매웠다.


마주보고 있는 것 만으로 숨이 턱턱 막혀오는 느낌이었다.


"좋아....."


후드는 긴장감이 온몸을 타고 흐름에도 퇴악봉을 부숴질세라 쥐며, 발을 뒤로 뻗었다.


악몽도 이를 보고 똑같이 뛰어나갈 준비를 했다.


고요한 긴장감이 복도에 맴돌았다.


양손에 살벌한 손톱을 세운 악몽은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


후드 모자 속에서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니다.....!"



타앗-



양쪽에서 둘이 동시에 땅을 박차고 튀어나가며, 서로를 마주본채 복도 한가운데를 향해 달려갔다.


후드는 거의 다다렀을때 즈음, 퇴악봉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그걸 본 악몽도 날카롭게 날이 선 손톱을 들어내며 계속해서 돌진했다.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서로 완전히 가까이 다가온 둘 사이에 접전이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리고 곧이어, 내려치는 퇴악봉과 올려치는 악몽의 손이 맞닿았다.



카가가가각-



허나 두 무기는 서로 맞부딫히지 않았다.


맞부딫히며 굉음이 일어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퇴악봉이 손톱을 빗겨치며 지나갔다.


멈칫하는 악몽과 달리 후드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악몽의 옆을 지나쳐갔다.


꼭 싸울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것처럼.


"으아아아....!"


후드가 악몽을 지나치고 계속해서 뛰어가는 발이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계단 쪽이었다.


악몽은 이를 가만두지 않고 곧바로 뒤쫓아갔다.


지쳤는지 점점 느려지는 후드 쪽과 달리 악몽은 엄청난 속도로 따라잡았다.


바로 뒤까지 쫓아온 악몽은 즉시 후드의 등을 발로 가격했다.



빠아아아악!



"윽..."


악몽의 발차기에 맞고 나가떨어진 후드는 바닥에 그대로 굴렀다.


계단 바로 앞까지 굴러간 후드는 정신을 잃은 듯 쓰러진 상태로 움직임이 없었다.


악몽은 살기를 가득 풍기며 천천히 다가갔다.


호기롭게 달려들다가 갑자기 노선을 바꾼 것에 이상함을 느낀 듯 했다.


악몽은 후드 모자를 거칠게 벗겨내었다.


"헉....헉... 진짜네...."


후드 모자를 벗기자, 땀을 뻘뻘 흘리는 이삭의 모습이 드러났다.



철컥-



"이걸 낚일줄이야."


이삭은 허리춤에서 순식간에 테이저건을 꺼내었다.


악몽이 대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파지지지지직-



테이저건에서 노란 불빛이 일며 탄이 발사되었다.


허나 일반적인 전기충격이 악몽에게 통할리 없었기에, 악몽은 손으로 쉽게 잡아내었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앙!



그러나 악몽의 예상과 달리, 탄이 손에 닿는 순간 기운으로 이루어진 충격파가 일어났다.


복도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파였기에,


악몽은 맞은 즉시 그대로 멀리 나가떨어져 반대편 벽에 쳐박히고 말았다.


엄청난 굉음이 복도를 뒤덮는 사이, 이삭은 지친 몸을 일으켜 다시 계단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계단은 몇발자국 남지 않아있었다.


"허억.....허억...."


마침내 계단 바로 앞까지 달려온 이삭은 가쁜 숨을 내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단 아래에는 이미 문지기가 대기중이었다.



키기기기기긱-



돌이 긁히며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미 악몽이 다리로 돌들을 긁으며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끄르르르르르....."


이삭을 마주친 흉폭한 거미의 이빨사이로 침이 뚝뚝 흘렀다.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는 이삭의 모습을 본 거미는 이내 먹잇감이라고 확신한 듯 했다.


천천히 접근하던 거미의 다리가 점점 빠르게 계단을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거미는 아예 돌진해왔다.


이삭은 다급하게 뒤로 빠지며 퇴악봉을 거미 너머로 던졌다.


공중에 날아오른 퇴악봉과 함께, 이삭이 소리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우강 씨!!"



타다다다다다다-



이삭의 외침이 울려퍼지자 마자, 3층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공중에 날아오른 퇴악봉은 누군가의 손에 잡히며, 그대로 푸른 기운이 둘러졌다.


뒤늦게 뒤를 돌아본 거미의 머리로 기운을 휘날리는 퇴악봉이 빠르게 내질러왔다.



까아아아아아아앙!



퇴악봉에 맞고 주춤거리는 거미의 앞에 우강이 사뿐하게 착지했다.



"바통터치."





은은히 웃는 우강의 옆으로 창문 사이에서 달빛이 드리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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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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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공사장 (1) 24.04.07 9 0 10쪽
53 상급 처리원 전원 소집 24.04.06 14 0 11쪽
52 새 시작 24.04.05 9 0 13쪽
51 신우강 (fin) (1기 完) 24.04.04 15 0 13쪽
50 신우강 (3) 24.04.03 11 0 11쪽
49 신우강 (2) 24.04.02 13 0 13쪽
48 신우강 (1) 24.04.01 12 0 13쪽
47 더러운 능력자 24.03.31 11 0 10쪽
46 싸움의 시작 24.03.30 14 0 12쪽
45 악의 구렁텅이 24.03.29 14 0 14쪽
44 선택 24.03.28 11 0 12쪽
43 위화감 24.03.27 11 0 14쪽
42 일망타진 24.03.27 12 0 10쪽
4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fin) 24.03.26 10 0 13쪽
4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2) 24.03.25 9 1 16쪽
3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1) 24.03.25 9 0 13쪽
38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0) 24.03.24 10 0 14쪽
37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9) 24.03.23 13 0 11쪽
»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8) 24.03.22 12 0 10쪽
35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7) 24.03.21 12 0 16쪽
34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6): 전말 24.03.20 10 0 9쪽
33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5) 24.03.19 9 0 13쪽
32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4) 24.03.18 14 0 17쪽
31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3) 24.03.17 14 0 16쪽
30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2) +2 24.03.16 21 1 12쪽
29 대전 상가 악몽 출현 사건 (1) 24.03.15 17 0 11쪽
28 먹구름 24.03.14 16 0 17쪽
27 의구심 24.03.13 18 0 14쪽
26 계단 (fin) 24.03.12 24 0 10쪽
25 계단 (3) 24.03.11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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