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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20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2.20 21:49
조회
476
추천
7
글자
12쪽

DUMMY

아.



죽음이 코앞까지 찾아왔다.



주변은 어두컴컴해지고 주마등이 스치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허망감과 죽음의 문턱에 있다는 공포가 그를 점점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눈을 감는 것 뿐이었다.



◇◇◇



몇시간 전




"우강아, 내 말 듣고 있니?"


선생님의 부름에 우강은 고개를 들며 답했다.


".....예."


선생님은 한숨을 푹 쉬며 그의 생활기록부를 넘겼다.


성적이 뛰어난 일부 과목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처참했다.


"우강아..... 넌 왜 잘하는 과목만큼 다른 것들도 챙기질 않는거니..."


".....다른건 재미없으니깐요."


선생님은 우강의 심리테스트 결과를 보았다.


여러 그래프들 아래 설명이 적혀있었다.


'집중력이 매우 높고 판단력이 뛰어남. 허나 흥미 외의 것에는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임.'


"어휴.....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이제 너 곧 대학도 정해야 하는데, 성적은 챙겨야지. 활동 같은 것도 좀 열심히 참여하고."


우강은 생각만해도 벌써부터 질려왔지만, 그래도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고분고분하게 답했다.


"......알겠어요."



.

.

.




"야 이번에 인천에서 페스티벌이...."


"오늘 급식 뭐냐?"


오늘도 참으로 평소같은 교실의 아침 풍경이다.


우강은 가방을 책상 옆 고리에 걸며 자리에 앉았다.


그는 기지개를 쭉피며 엎드렸다.


어째 나른한게 첫 교시는 또 잘 것 같았다.


8시 30분이 되자 당번인 친구 한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쌤 출장가서 조례 없단다. 폰 내라!"


폰을 하던 애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며 폰을 내기 시작한다.


우강은 그러거나 말거나 엎드려 있기만 한다. 그러자 당번인 친구가 우강에게 말한다.


"우갱, 폰 내라."


"집에 놓고 왔다."


지이잉-


우강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올린다.


우강이 주머니를 감추며 고개를 들자, 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는 당번의 얼굴에 썩소가 띈다.


"애지간히 해야 넘어가지. 빨리 내라."


우강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폰을 냈다. 당번인 친구가 폰가방을 들고 나가자, 우강의 친구 몇명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우갱, 매점가자."


"안가. 잘꺼야."


"아아아, 가자. 예림이도 간다고 했단 말야."


우강은 머리를 부스스하게 만지며 고개를 살짝 들었다.


"3반 예림?"


"왜, 좀 관심이 생기셔?"


"딱히 뭐.."


그는 다시 엎드렸다.


"뭐야 너, 그때 만났을때 괜찮았다고 하지 않았나?"


"호감은 있는데, 굳이 학교 안에서까지 붙어다닐만큼은 아니라서."


"어휴 모쏠찐따놈... 야 걍 우리끼리 가자."


"우갱아 그래도 관심 있으면 내려와라~"


우강은 벌써 관심을 잃은채 잠들기 직전인 상태였다.


우강은 그저 평범한 고교생이었다. 평범한 학벌, 평범한 인간관계, 평범한 집안.


그는 그런 인생이 싫지 않았다.


대부분이 평범했더라도, 어렸을때 학예회를 하던 기억부터 가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맞던 기억처럼 항상은 아니었으나 그도 간혹 조명을 받는 일이 있었으니.


우강은 그런 가끔씩 오는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만큼 너무나도 평범했다. 딱히 무언가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공부를 하라면 얼추 하고. 놀자고 부르면 얼추 놀고. 귀찮으면 그냥 쉬고.


마음 내키는대로만 살다보니 어느새 그의 나이는 18살이 되어 성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딱히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하고 싶은 것을 찾지 않았다.


그저 이젠 그냥 사는대로 살자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현재에만 충실해하며 보냈다.


허나 너무 흘러가는대로 산 탓일까, 우강은 점점 딱히 큰 흥미도 재미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갔다.


무감정.


그의 감정은 더 이상 크게 움직이는 일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우강은 책상에 엎드려있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3반 예림... 괜찮긴 했어. 만약 걔랑 잘되면 다른 연인들처럼 데이트하면서 뭐 밥도 먹고....영화도 보고.... 근데 그러면 또 매번 돌아다녀야되는데.... 그건 귀찮네.... '


연인이라도 만들어 삶에 활력을 추가해보려는 생각을 그전에도 그는 몇번 했었다.


허나 항상 어디까지나 생각에서 머물뿐 굳이 실행하진 않았다.


'아 귀찮은 생각하니깐 또 졸리다... 오늘은 딱히 할 것도 없는데 그냥 잠이나 푹 잘 수 있으면... 참 좋겠네..'


어느새 수업 종이 치며 학생들이 반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가장 늦게 들어온 반장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1교시 자습이란다!"


우강은 희미하게 자습이라는 말을 들으며 편안한 심정으로 잠에 든다.




점심시간. 잠에서 깬 그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맙소사, 4교시를 연속으로 잔 모양이다. 왜 아무도 깨워주지 않은거지?


이미 교실이 텅 비어있는 것을 보아하니 전부 자신만 빼고 밥을 먹으러 간 모양이다.


우강은 살짝 서운했으나 어차피 이리 된거 매점이나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교실을 나섰다.


역시나 이미 급식 주는 시간은 한참 지났는지 밥을 다 먹고 나온 아이들로 매점이 가득 차있다.


우강은 하품을 하며 지갑을 꺼낸다. 그런데 지갑에 지폐가 얇게 만져지는게 어째 불안하다.


그럼 그렇지, 천원 한장만 달랑 있었다.


"...돌아버리겠네."


우강은 천원을 도로 넣으며 뒷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천원 한장만 더 있으면 좋을텐데.'


그때, 우강의 발 위에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진다. 우강이 밑을 내려다보자, 구겨진 천원 한장이 떨어져 있었다.


우강은 천원을 주우며 방금 자신의 옆을 지나간 친구에게 물었다.


"이거 너가 떨군거야?"


친구는 핫바를 입에 문채 답했다.


"어? 아니. 난 방금 돈 다 썼는데."


뭐지?


우강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으나 주인이 나오더라도 갚으면 된다는 심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계산대 쪽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곧바로 체육시간이 왔다.


오늘은 어째 만사 귀찮은 우강이었으나 축구 한판 정도는 설렁설렁 뛰고 있었다.


공이 여러 발들을 거쳐 어느새 자신한테 와있었다.


"우갱! 빨리 밀고 들어가!"


'에이, 귀찮아.'


우강은 대강 골대에 가까이 있는 상대편 팀들을 쭉 둘러보았다.


"야! 뭐하고 있어 인마!"


같은 팀원들의 부름을 무시한채, 그는 한번 훓어본 후 몇 번의 드리블로 순식간에 골대 앞까지 갔다.


이내 지금이라고 확신한 순간이 왔을때, 그는 공을 걷어찼다.


공은 모두를 지나쳐 골망이 흔들었다.


"오오오오오!"


"신우강 뭐냐?"


우강은 친구들의 온갖 감탄에도 그는 하품을 하며 느릿느릿 본인 진영으로 향했다.


이상하게 오늘 유난히 자꾸만 더 졸리고 귀찮았다.


원래는 축구만큼은 그래도 제대로 임하는 편인데, 오늘은 안하려 했으나 친구들의 하도 간곡한 부탁에 참여한 것이었다.


"야, 어디다 차 임마!"


그때, 공이 관객석 쪽으로 빠른 속도로 날라갔다.


관객석 쪽엔 여학생들이 앉아 쉬고 있었다. 좀 위험해보였다.


저 속도로 계속 날아갔다간 맞았을때 크게 다칠 것 같았다.


"야 피해! 피해!"


축구를 하던 애들은 다급히 소리쳤으나 거리가 꽤 되어 소리가 닿지 않았다.


뒤늦게 공을 본 애들은 화들짝 놀라며 피했으나 공의 직격 방향에 앉아있는 여자애 한명은 몸이 굳어있었다.


우강 역시 그 광경을 보았다. 우강은 달려가려 했으나, 너무 멀었다.


'위험한데. 맞으면 안될 것 같은데.'


그 순간, 공이 갑자기 마치 공중에서 튕긴 듯, 방향이 틀어져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떨어졌다.


'어?'


여자애들은 괜찮은지 물으러 몰려들었고, 남자애들 몇몇도 사과를 하러 갔다.


우강만 혼자 우뚝 서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공을 찬 애가 휘어지도록 찼나? 근데 그렇다 해도 중간에 뚝 틀어지는게 가능한가?


우강은 애들이 몰려 있는 틈 사이로 지나가 공을 주웠다.


공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 그저 평범한 공이었다.


'...내가 잘못 본건가'


그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빗방울이 하나 둘씩 운동장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운동장 모래바닥에 점을 한개씩 찍어가던 빗방울들은 어느새 무수히 많이 쏟아지고 있었다.


체육 선생님이 출석부로 머리를 가린채 달려왔다.


"이 상태로 야외활동은 무리야. 다들 교실로 들어가라."


아이들은 탄식을 하며 머리를 가린채 뛰어가기 시작했다.


우강 역시 일단은 공을 놔둔채 애들을 따라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로 들어간 애들은 저마다 옷을 털거나 갈아입으러 화장실을 가는등 분주했다.


우강도 옷이 꽤 젖었으나 이상하게 너무나도 피곤했다.


축구 할때 딱히 뛰지도 않았는데 몸이 너무 노곤했다.


'아.... 좀만 자야겠다.'


그렇게 우강은 또 책상에 엎드린채 잠에 들었다.




.

.

.




주변이 전부 하얗다.


'여긴 어디지?'


바닥도 어째 찰랑거리는게 물 같은데 발은 디뎌진다.


우강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 보았다. 저 멀리에 무언가가 보였다.


밑부분은 사각형 형태이나 윗부분은 볼록하다....


어째 거대한 문 같은 형태이다.


그는 더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갔다.


그가 도달한 곳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 한채만한 매우 거대한 문이 쇠사슬로 칭칭 감겨져 있었다.


쇠사슬들마저도 두께가 상당했다.


대체 이 문은 무엇일까.


우강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당기고 밀어보았으나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우강은 이상하게도 문의 정체는 궁금하지 않았다.


문 너머의 무언가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하지만 쇠사슬로 칭칭 감긴 거대한 문은 열릴 생각이 없어보였다.


'어떻게 해야 열리는거지? 열쇠구멍 같은 것도 없어보이는데.'


우강은 문을 천천히 올려다 보던 중, 쇠사슬 틈에 보이는 나무재질에 손을 살포시 문에 대보았다.


미약하지만 진동이 느껴졌다.


우강은 이번엔 귀를 조심스럽게 문에 대보았다.




"궁금해?"




"헉!"


우강이 번쩍 눈을 뜨며 고개를 들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비는 여전히 오고 있었고, 밖은 어둑어둑해진 상태였다.


또 아무도 안깨워준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서운한 느낌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온 속삭임. 그 목소리는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기억이 안난다. 대체 누구였지?'


분명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꿈이었다.


평소에 꿔본적도 없던 꿈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기분이 자꾸만 들었지만, 우강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방을 챙겨 나섰다.


이미 어두컴컴해진 학교 내부는 앞도 잘보이지 않았다.


지금 상황도 참 이상했다.


학교가 끝날때까지 어떻게 선생님도 친구들도 아무도 자신을 깨우지 않았을까.


뭔가가 느낌이 쎄했다.


우강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며 복도를 지나갔다.


스르륵


우강은 뒤를 휙, 돌아보았다.


어둠으로 가득한 복도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스르륵


우강의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복도엔 우강의 다급한 발소리가 울려퍼졌다.


스르륵


우강은 이번엔 뒤돌아보지 않았다.


스르르르륵


우강은 어느새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다.


본능적인 공포.


뇌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이 공포라는 감정은 아무리 감정에 대해 냉정한 우강이었어도 다리를 죽을힘을 다해 움직이도록 해주었다.


무언가가 그의 뒤를 쫓고 있었고, 그는 미지의 공포로부터 도망 칠 수밖에 없었다.


스르르르르륵


우강은 마침내 뒤를 돌아보았다.


"대체 뭐냐-"


우강은 말을 이을수 없었다.


복도를 가득 채울만큼의 거대한 눈동자가 검은 기운을 발산하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먹이.....먹이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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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또 병원이다 24.05.01 10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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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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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7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1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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