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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님의 서재입니다.

불멸의 여신과 별을 쫓는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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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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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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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호질 19 - 호원(2)

DUMMY

나찰황 중에서도 가장 강한 '호랑이'는 신에 비견될 만큼 강한 힘을 가졌으나. 그럼에도 슬기롭고, 자애로우며, 자비심 넘치고, 결코 생명을 함부로 하지 않는 품성을 가진 존재였으니.


괜히 '호랑이'가 신이 아님에도 아슬란족에게 숭배받는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성신만큼이나 강한 존재인 '호랑이'가 평범한 나찰들처럼 아무 이유 없이 인간을 죽이려 하는 존재였다면, 인간 따위 진작에 멸망했을 것이 분명했기에.


'호랑이'는 자신의 부하 나찰들을 죽인 자를, 감히 자신에게 도전한 자를 죽이긴커녕 용서해 주었다.


'호랑이'는 깊게 상처 입어 기절한 판테라를 그 거대한 입에 물고, 피 묻은 털을 핥아준 후 마치 새끼 고양이 돌보듯 정성스레 옮겨 다시 성벽 안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리고 그러한 친절, 예상치도 못한 자비, 필요도 없는 동정 때문에, 모든 것은 파국에 치닫게 되었다.


그냥, 죽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나찰황에겐 결코 미치지도 못할 정도로 약한 주제에, 다른 나찰은 모두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애매한 강함과 성문 밖으로 나간 그 순간 스스로 자결하지 못한 겁쟁이와도 같이 나약한 천성이 모든 비극을 부르게 된 것이었다.


비참하게도 목숨을 부지한 판테라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자 집으로 돌아가려 했고.


온몸이 피투성이라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던 판테라는 결국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호압궁으로 끌려갔다.


왕은 그 모습을 보고 대노했다.


"적어도 죽음으로 짐을 즐겁게 해줬어야 하는 것이거늘, 추하게 목숨을 부지하여 살아남다니. 판테라여, 고작 10년 만에 참으로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버렸구나. 그대는 비천한 천민임에도, 강하기에, 재미있는 존재이기에. 지금까지 왕의 앞에 서는 영광을 누리며 그 알량한 목숨 하나 건사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인데, 이제는 패배했으니, 그대가 약한 존재임을 증명해버렸기에. 더는 존재 가치가 없다. '호랑이'를 죽이라는 어명을 어기고, 꼴사납게 도망쳐 살아남은 그 대죄를, 죽음으로 갚거라."


호해왕은 그렇게 말하며, 더는 저항할 기력조차 없이 완전히 망가져버린 판테라를 금군들이 질질 끌고 가게 하였다.


그들은 지난 몇 달간 호해가 나찰과 판테라의 싸움을 즐기기 위해 정전 앞 마당에 만들어놓았던 철제 우리 안에 판테라를 집어넣으려 했다.


이는 지난 몇 달 사이 왕이 가장 즐기게 된 새로운 처형 방법으로, 굶길 대로 굶겨 이성을 잃어 미쳐 날뛰는 나찰이 갇혀 있는 철제 우리 안에 사람을 집어넣는 형벌이었다.


이 방법을 쓰면 본래 인간을 습격해 죽이긴 하나 잡아먹지는 않을 터인 나찰이 사람을 잡아먹는 진귀한 장면을 아주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왕에게 있어 아주 만족도가 높은 극형이었다.


특히, 그렇게 굶주렸음에도 인간의 옷에는 전혀 손대지 않고 오로지 인간의 살과 피와 뼈만을 탐하는 나찰의 그 모습.


처형이 끝나고 나면 찢어진 옷과 핏자국 이외에 무엇도 남기지 않는 그 깔끔한 처형법은 세상 모든 것이 다 시시하게 느껴져버린 왕의 심미안을 충족시키기에 너무나 충분한 것이었다.


지금껏 저 우리에 들어가, 몸 성한 채 다시 나올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왕의 광대인 판테라 뿐.


그러나 이제 그 판테라마저도 더는 나찰을 죽이지 못하고, 자신이 수도 없이 죽여온 나찰의 먹이가 될 것이다.


아, 약육강식. 자연의 신비여. 성신들은 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했는가.


"왕이시여! 제발, 멈춰주십시오!"


왕이 그런 황홀감에 젖어 행복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정전에는 그다지 어울리지도 않는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기에 왕은 오랜만에 아주 좋았던 기분을 제대로 망치게 되었다.


"응? 누구냐? 대체 누가 이 즐거운 시간을 망치려 드는 것이냐?"


그렇게 외친 것은, 왕은 잘 알아볼 수도 없는 한 여성이었다. 궁궐엔 도저히 어울리지도 않을 싸구려 흰 적삼을 입은 여자였다.


왕은 한참을 그게 누군지 생각하다가, 그게 예전엔 자신의 궁녀였으나 지금은 천민의 아내가 된 파렴치한 여자, 호원 임을 알았다.


"뭐냐, 그대가 왜 여기에 있지? 갑사들은 저 년이 정전 앞까지 들어올 때까지 대체 무얼 하고 있었고? 궁의 치안이 뭐가 이따위냔 말이야?"


왕은 방금 전까지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분노해 역정을 내며 노발대발했다.


호원은 과거 오랜 세월 궁녀였으니 궁궐에 상당히 많은 인맥이 있었기에 그들에게 따로 부탁을 한다면 궁궐 안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왕은 바로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에 화가 난 것이었다.


"여봐라! 저년을 당장 여기서 끌어내라! 여기가 대체 어느 어전이라고! 고작 정에 휩쓸려, 저딴 천민 따윌 여기 들어오도록 한 놈이 대체 누구냔 말이다? 그 자는 반드시 짐이 찾아내어 이 세상에 뼛조각 하나 남지 않도록 나찰들의 먹이로 던져줄 것이며, 남은 옷 조각은 그 어미의 면전 앞에 던져주게 될 것이다!"


왕은 그렇게 말하며 당장 호원을 끌어내라며 금군들에게 시켰고, 호원은 머리를 조아려 바닥에 붙인 채 말했다.


"전하!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제 낭군, 판테라는 그저 어리석으며 세상의 이치를 모르는 바보 천치에 불과합니다! 그는 감히 왕의 것을 노리려 한 적이 없으며, 그가 그러한 우행, 만행을 저지르게 된 것은 단순히 궁녀의 신분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제가, 무지몽매한 그를 여우처럼 홀려 왕께 그렇게 말하라 시켰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잘못, 제가 감히 궁녀의 신분을 망각한 채 외간 남자를 유혹하고 꼬리쳤기에 생긴 일입니다. 그러니 부디 벌하시려거든, 제 바깥사람이 아닌, 바로 저를 벌해주시옵소서! 제 목숨을 가져가 주십시오!"


호원은 금군에게 끌려나가면서도, 처절하게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던 판테라는, 죽어 가던 몸으로 대체 어떻게 그런 용력을 낼 수가 있었는지 '그렇지 않다, 자신이 먼저 호원에게 고백했으며, 바로 자신이 감히 왕의 앞에서 궁녀를 달라는 망언을 하는 우행을 저질렀고, 호원이 하는 모든 말은 자신을 살리고자 지어낸 말에 불과하다'라며 소리쳤다.


왕은 두 사람의 말 모두를 듣고는 눈알을 굴리며 한참을 고민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활짝 웃고 나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오, 호원이여, 본디 짐의 것이었으나 이제 짐의 것이 아니게 된 유일한 여자여. 천륜, 하늘이 정해준 이치를 어긴 자여. 그대는 천민임에도, 참으로 특별하구나. 남편을 위해 목숨마저도 바칠 수 있는 그 절개는 이 알 실라의 어디에도 없을 조강지처, 현모양처 그 자체로다! 이러한 시대에도 너와 같은 열녀가 있다니, 짐이 참으로 아까운 여자를 놓아버렸구나!"


왕은 진심으로 탄복했다는 듯이 반응했다.


"그럼, 좋다. 그대의 절개가 이 짐의 마음을 울렸으니. 비록 그대의 말 모든 것이 남편을 살리기 위한 거짓이나, 그 마음가짐만큼은 저 하늘의 천녀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짐이 그대의 청을 들어주도록 하마. 판테라는 살려주겠다. 대신 그 죄는 모두 그대가 갚도록 해라."


왕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호원을 붙잡고 끌고 나가려 하던 금군은 그대로 다시 반대로 걸어와 호원을 다시 강철 우리 앞으로 끌고 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손바닥을 뒤집듯 빠른 태세 전환이었다.


절개고 지조고 뭐고 없이 끝도 없이 경박한 왕의 태도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질리게 했지만, 왕은 그 또한 유희의 일부라 느꼈기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판테라는 오열하며 그 육체에 남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자신을 붙잡고 있던 금군을 뿌리치고 왕에게 달려들고자 했고, 왕은 꺅꺅거리며 마치 철창 너머의 맹수를 놀리듯 아주 신난 비명을 질렀다.


물론 반쯤 시체에 가까웠던 판테라에게 더는 남은 힘이 있을 리 없었기에 판테라는 금군이 들고 있는 창으로 그의 몸을 몇 번 찌르는 것만으로 간단히 제압되어버렸다.

창에 찔려 쓰러진 판테라는 더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로, 호원에 대한 극형이 집행되기 시작했다.


"좋다, 좋다! 아주 좋아! 이렇게 좋은 구경을 나만 할 수는 없지! 여봐라! 지금 당장 궁에 있는 모든 관리, 병사, 갑사, 궁녀, 악사, 기타 등등 짐이 총애하는 모든 유희꾼들을 불러 모아라! 다 같이 축제를 즐기자꾸나!"


그리고 아주 잠시 후, 정전 앞 철제 우리 앞에는 궁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악사들은 아름다운 정악을 연주했고, 곡예꾼들은 그에 맞춰 춤을 췄으며, 왕은 그 곡예꾼들 사이에 들어가 완전히 엉터리인 근본 없는 막춤을 추며 바닥을 기어 다니다시피 했다.


그리고, 궁궐의 모든 사람이 그곳에 모이자, 왕은 오늘의 대역 죄인, 호원을 극형에 처한다고 말했다.


신하들은 오늘은 자신들의 왕이 또 어떠한 오락거리를 준비했는지에 아주 큰 기대를 품고 있었기에 분위기는 조금 들떠 있었고, 그들 모두 아주 화기애애하며 화목했다.


그리고 왕이 호령하자, 악사들이 북과 징을 세게 치며 공기를 뒤흔들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맞춰 대역 죄인 호원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철제 우리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곳엔 마치 여러 동물이 섞여있는 듯 뒤섞이고 뒤틀린 끔찍한 생물, 나찰이 두 마리 앉아서 자신들을 찾아올 새로운 희생자를 기다리며 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철장 문이 열리고, 호원만이 그 안으로 밀어넣어졌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정신을 잃었던 판테라가 땅을 울리는 북소리를 듣고 깨어나게 된 건 이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자신이 매일같이 들어가던 그 철제 우리 안에 들어가 있는 걸 보게 되었다.


판테라는 소리치고, 그 이름을 부르고, 당장이라도 저 철제 우리를 부수고, 나찰들로부터 아내를 구하고 싶었지만 죽어가는 몸은 더는 손가락 하나조차 미동하지 않았다. 아내의 이름조차 부를 수 없었다.


그리고 철장에 들어간 인물이 궁녀였던 호원인 걸 알아본 궁궐 사람들은 저거 천민이랑 눈 맞아서 도망친 그 미친년이 아니냐며 왁자지껄하게 떠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에 대해 내기하고, 몇 분을 버틸지에 대해 돈을 걸며,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신나하기 시작했다.


굶주린 나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내 호원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굶주렸다고 하나 인간보다는 한참 거대하며 강력한 존재들. 평범한 궁녀였을 뿐인 호원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나찰들은 인간에겐 제법 크지만 나찰에게는 상당히 좁은 편인 우리 안에서 낑낑거리며 몸을 최대한 접어 무수하고 기형적인 다리와 발톱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그렇게 발톱이 휘둘러질 때마다, 관객들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유희를 즐기기라도 하듯 너무나도 즐겁게 웃어젖히기 시작했다.


나찰들이 그 몸을 움직여 호원을 공격할 때마다, 계속해서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악사들이 연주하는 정악 소리는 더욱 기교를 더해가며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만약에 사람들이 그곳 광경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듣게 된다면, 아마 세상에서 제일 가는 축제가 벌어지는 줄 알았을 정도로 사람들이 기뻐하는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이내, 나찰들은 굶주렸고 또한 작은 우리에 갇혔음에도 그곳 안에서 움직이는 요령을 조금씩 터득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조금씩 절제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나찰들은 효과적으로 호원의 팔다리를 베어, 자신들의 먹잇감을 약화시키고 무력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나찰들이 도저히 괴물 같지 않은 그런 놀라운 지성을 보일 때마다, 관중들은 그 신비함에 더욱 열광하고 환호했다. 호원이 그 공격을 한끝 차이로 겨우 피할 때마다, 야유를 퍼부으며 욕지거리를 내뱉기도 했다.


이내, 피를 계속해서 흘리며 약해진 호원은 결국 바닥에 쓰러졌고, 두 마리의 나찰은 발을 뻗어 호원이 입고 있던 흰 적삼을 갈가리 찢어 버렸다.


나찰은 너무나 배가 고파 평소 먹지 않는 인간을 먹게 될 정도로 이성을 잃은 상황에서도 마치 옷과 인간이 전혀 다른 것이라는 것을 구분하기라도 하듯, 인간의 옷에는 전혀 손대지 않고 그 내용물만을 빼먹는 기이한 습성을 갖고 있는 존재들이었다.


다른 평범한 짐승과는 전혀 달랐다.


옷이 찢어지고 온몸에 갖은 찰과상과 발톱 자국, 멍과 피로 뒤덮인 호원의 나신이 드러났다.


왕은 바지저고리를 내리더니, 그 모습을 보며 자위하기 시작했다. 왕이 그러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호원이 비명을 내지를 때마다 허리를 흔들어대는 왕의 모습은 마치 발정 난 원숭이와도 같이 역겹고 추잡했다. 그럼에도 신하들은 그 광경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기라도 하듯 포복절도하며 웃을 뿐이었다.


그곳에 모인 신하들이 왜 그러한 자를 왕으로 섬기는가 하면,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권력, 재산, 지위 그 모든 것을 내린 것이 왕이었기 때문이다.


감히 누구도 왕에게 거스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누구도 왕을 거스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권력은 너무나도 확고했다.


누구보다도 음주 가무를, 삶 자체를 즐겁게 즐기며 신하들에게 쾌락을 베푸는 것을 전혀 아끼질 않는 재밌는 왕을 대체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도 그럴 게, 천민 따위 애초에 원래부터 유흥거리에 불과한 것이지 않나. 이건 그저 즐거운 놀이에 불과하지 않나. 왕의 취미가 좀 고약하다고 해서, 그게 대체 뭔 대수라고.


적어도 거기 모인 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판테라는 죽어가는 그 몸으로도 자신의 아내가 당하고 있는 그 모든 수치와 고통을 마치 자기 자신의 것처럼 느꼈다.


호원의 살갗이 찢어질 때마다 더 찢어질 곳도 없는 자신의 살갗이 더 찢어지는 심정이었으며, 자신의 아내가 나신을 드러내고 수치를 당하자 마치 자신의 모든 치부가 공개된 것과 같이 고통스러웠다.


왕의 광대 노릇을 10년이나 하면서, 그러한 수치는 이미 익숙해진 것이라 생각했건만. 더는 치욕 따위 느끼지 못하게 된 줄 알았건만.


바로 그다음 순간, 아내는 거대한 나찰들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히기 시작했다.


팔이 떨어져 나가고, 내장이 튀어나오고, 온몸의 뼈가 으스러짐에도 호원은 쓰러진 판테라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는,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자신의 희생에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다.


"여보, 제발, 제발! 살아줘요······! 제가 없어도 히르카니아는 아주 똑똑하고, 파르다는 사람을 잘 따르게 하며, 언샤는 당신을 닮아 아주 착한 아이가 될 테니······. 제가 없어도 아이들은 잘 살아갈 거예요! 그러니 어떤 걱정도 할 필요 없어요. 아이들과 함께, 저 같은 게 없어도, 행복하게 살아줘요!"


몸의 반쪽도 제대로 남지 않은 살아있는 시체가 그렇게 의연히도 말했다. 고통 때문에 심장이 멈춰 즉사하는 것이 당연한 상태임에도 담담하게도 말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호원의 머리는 그대로 나찰에게 먹혀 으스러졌고.


나찰들은 그 죽은 육신으로 게걸스럽게 자신들의 배를 채우고 목을 축이며 오늘은 먹이양이 평소보다 상당히 적다는 사실에 입맛을 다셨다.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렇게 세상에서 호원이란 존재는 사라지게 되었다.


찢어지고 피 묻은 적삼만을 남긴 채.


사람들은 그 광경에 아주 환호했다. 열광했다. 포복절도하며 숨이 넘어갈 듯 웃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을 영원히 갈라놓고, 그들에게 끔찍한 죽음을 주어 다시는 못 만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그들 자신의 무소불위한 권력에 넘쳐흐를듯한 카타르시스(κάθαρσις)를 느꼈다.


그들은 살아있음을 느꼈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보아라! 죽음마저도 갈라놓지 못할 두 사람의 사랑을! 저 절절함을, 애절함을!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인류 역사 최대의 의문, 열두 성신 중 가장 위대한 신이 사랑의 여신인 그 이유, 사랑이 모든 가치 중 가장 위대한 만고불변의 진리로 일컬어지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의 신하들아, 신들이 창조한 이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짐은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 지복하도다!"


양귀비주에 취한 왕은 호해가 죽는 그 순간 하반신에서 그의 추잡한 욕망이 형상화된 역겨운 백탁액을 뿜어내고는, 그 흰 것을 바지저고리에 대충 닦고 나서 그렇게 끝없는 광언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제서야, 판테라는 시체나 마찬가지였던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 역동하는 힘을 느꼈다. 평생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오열했다. 마치 짐승과도 같이 오열했다.

언어를 내뱉지 못하고 의미를 담지 못한 채 그저 포효했다.


백호가 포효했다.

세계가 뒤흔들렸다.

어떤 징소리도, 북소리도 덮지 못할 깊고 낮은 울림이 울려 퍼졌다.


그곳에 있던 판테라라는 인간은 호원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한 마리 짐승뿐이었다.


"판테라여, 대체 그 짐승 같은 울음소리는 무엇인가? 이 환희의 순간에, 이 기쁨의 순간에, 대체 왜 그대는 우는 것인가? 그대는 그대를 대신해 죽은 아내의 희생이 기쁘지 않은 건가? 그 절개를, 그 둘도 없을 아름다움을 축복하진 못할지언정, 마치 장례식장에라도 온 듯 서럽게 통곡하다니. 설령 이곳이 장례식장이 맞더라도, 이는 더 없을 호상일지니. 웃어라, 판테라여. 왜 웃지 못하는가? 세상에 웃음보다 더 한 미덕은 없을 지언데."


호해는 그러한 짓을 해놓고도, 끝도 없이 뻔뻔할 뿐이었다.


"더는, 그러한 개 짖는 소리를 들어주지 못하겠다. 십 년을 참았으면, 내 아내를 뺏어가는 그 순간까지 참았으면. 그걸로 됐어. 나는 성신조차도 보이지 못할 최대한의 인내를 보였다."


그리고, 아주 조금 전까지도 살아있는 시체나 마찬가지였던 백호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자리에서, 천천히, 땅을 짚지도 않고. 어느 순간 두 발로 서 있었다.


하늘의 아래와 대지의 위에, 그는 오로지 홀로 서있었다.


"판테라여, 아무리 뛰어난 무예를 타고났더라도 그대는 결국엔 천민, 왕이 내린 어명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결국은 같은 천민인 아내의 목숨을 희생시키고서야 겨우 살아남다니. 아아, 참으로 추하구나. 그대는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이 천한 존재, 천자(賤者)로다."


하지만 피투성이 백호 따위가 왕에게 위협이 될리가 없기에, 왕은 그 순간에도 끝없이 백호를 조롱하기만 했다.


"그래. 나는 천자(賤者)이며, 천자(天子)로다. 남에게 굽히고 굴복하며 엎드려 살 뿐인 인생이었고. 결국 그 비참한 인생 끝에 자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존재인 아내마저 지키지 못한, 세상에 둘도 없이 천한 자지. 이 하늘 아래와 대지 위에, 나보다 더 추한 존재는 더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더는. 이젠 저 하늘을 제외한 그 어떤 존재에게도 허리를 굽히지 않겠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천하며,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저 역겨운 하늘의 자식이라 칭할 수 있을 이 천자의 이름 아래, 세상의 모든 존재는 하나도 다를 것이 없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곳에 선 것은, 더 이상 판테라라 불리던 나찰사냥꾼, 왕의 광대가 아니었다. 호원의 죽음과 함께, 판테라 역시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 있는 건 그저 한낱 천자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나의 이변이 생겼다.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더는 그곳에 있던 누구도 웃지 않았다. 웃고 싶었지만 더는 웃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모두의 머리가, 검게 뒤틀리고, 희게 팽창했다. 하나, 하나, 아주 정성스레. 순서대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그 두개골이 수축하고, 뒤틀렸다. 한 명 한 명씩 그 머리가 터져나갔다.


두개골이 통째로 압축되어 공이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터진 머리에서 피가 넘쳐흘렀고, 그 광경을 보고 놀란 이가 도망치려 했으나, 그 자의 머리 역시 터졌다.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또다시 웃음보가 터져 나와 웃으려 헀던 자의 머리가 그다음으로 터져나갔다. 어떤 이의 머리는 뒤틀리고 압축되고 뱅글 돌아 나선형의 기이한 형태로 꼬여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그곳에 있던 이름 높은 관리 관리, 실력 있는 유희꾼, 아름다운 정악을 연주하던 악사들, 그 모든 왕의 노예들 모두가, 한낱 육편이 되었다.


그들 모두가 기이한 사태의 원인이 눈앞에 있는 백호로 인해 생긴 것임을 알았고, 그들 모두가 그 두 가지 색깔, 음양의 조화를 이룬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그들 역시 아슬란족이었기에.

그 절대적인 힘이 의미하는 바가 대체 무엇인지 모를 턱이 없었다.


왕이 지시했다.

수백 명에 달하는 모든 금군들이 한 번에 피투성이의 백호에게 달려들었으나, 한 명 한 명이 단 몇 초도 버티지 못했다.


백호는 그저 가만히 선 채, 팔을 축 늘어뜨리고, 머리로는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이 통곡할 뿐이며, 그 외엔 그 무엇도 하지 않고 있었으나. 몇 분 후에는 그곳에 잘 다져지고 흩뿌려지고 뭉쳐진 육편만이 가득하게 되었다.


그렇게,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그곳에 있던 모든 이가 방금 자신들이 비웃었던 죽음조차 갈라 놓지 못할 사랑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들 모두가 죽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느샌가, 철제 우리 안에 갇혀 있던 나찰들 역시 그들이 존재했단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증발해있었다. 이것만큼은 도대체 무슨 기교를 부렸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아, 아,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붉음! 붉은색! 피인가!"


호해가 온몸에 진득한 핏물을 뒤집어쓴 채 외쳤다.


그 자리에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존재는 자신의 피를 뒤집어쓴 백호와 신하들의 피를 뒤집어 쓴 호해 두 존재뿐이었다.


"······사과해라."


"뭐, 뭘? 뭘 사과해?"


"죽은 내 아내 호원에게 사과해라."


"내가 왜? 그딴 천민이 죽었는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사과해라. 네가 수그리바 황제에게 했듯이, 머리가 터질 때까지 이 천자에게 절을 올려라."


"사과는 무슨, 네놈이 오히려 짐한테 감사를 해야지! 지금! 네놈이 쓴 건! 아슬란 신의 권능이란 말이다! 네놈은 지금 이 호해 덕분에 화신이 된 거라고! 화신! 화신이라니! 내가 살아 있을 때 화신을 보게 되다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슬란 신이시여······!"


하지만 호해는 바로 눈앞의 존재가 요구하는 사항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지, 이곳에 있지도 않은 신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해할 뿐이었다. 사과 같은 건 일절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불가능했다.


사과란 건 미안한 감정이란 걸 조금이라도 느껴야만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존재가 대체 어떻게 사과란 걸 할 수 있겠는가?


"그대는, 양심이라는 게 없나? 자신이 잘못했다는 자각이라는 게 없나? 이 모든 게 자신의 만행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건가?"


"왜? 뭐가? 짐이? 짐이 뭘 잘못했다는 거냐? 그대는 이 짐 덕분에 평생 손에도 넣지 못할 아름다운 아내를 얻고, 이 짐 덕분에 화신이 된 거잖나! 대체 왜 화를 내는 것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는군. 네놈야말로 대체 왜 내게 감사하며 절을 올리지 않는 거냐! 이 미치광이, 정신병자 자식! 당장 이 짐에게 사과하며 엎드리고 절을 올리지 못할까!"


호해는 아주 있는 목청을 모두 다 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듯이 대답했다. 악에 받친 고성을 너무 크게 내뱉다 보니 마치 당장이라도 금붕어처럼 두 눈알이 튀어나올 듯했다.


"말이, 통하질 않는군. 애초에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쓴 적이 있기나 한 것인가? 성신께서는 분명 같은 인간이기만 하다면 모두 말이 통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우릴 창조하셨을 텐데, 그대는 마치 인간이 아닌 나찰인 듯 그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구나."


화 내봤자 소용없고, 분노가 의미가 없었으며, 대화는 더욱 무의미한 분노를 불러올 뿐이며, 존재 자체가 그저 사람을 지치게 만들 뿐인 존재였다.


그렇기에, 눈앞의 그것은 분명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이라면, 저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을 리가 없었기에.


"그렇군. 그대는. 인간이 아닌 것이야. 인간이 아니라 나찰인 게야."


"판테라여. 완전히 돌았구나, 대체 누굴 보고 나찰이란 것이냐? 아내가 죽어서 완전히 맛이 가기라도 한 건가? 여봐라! 거기 누구 없느냐! 빨리 이 녀석의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 거라! 어서 빨리 이놈이 이 짐 앞에 엎드리게 하지 못할까!"


호해는 주변의 육편들, 조금 전까지 그의 금군이었던 것들에게 외쳤다.


"인간이라면, 그대와 같을 수 없다. 인간이라면, 그렇게 행동할 수 없다. 인간이라면, 그대가 나와 같은, 나의 아내 호원과 같은 아슬란족이라면,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면. 결코 그럴 수가 없다!"


그렇기에, 백호의 눈앞에 있는 그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자신이 죽인 것 또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곳에 있는 존재는 모두.


"너희들은, 모두. 나찰이다. 인간과 아주 닮았을 뿐인, 나찰. 인두겁을 썼을 뿐인, 나찰이다! 내가 평생 동안 죽여온 그것들과 하등 다를 게 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백호는 나찰사냥꾼의 방식대로 해야만 했다.


자신의 가족을 죽인 원수의 배를 갈라, 그 간을 씹어먹고 그 나찰로부터 창귀의 혼을 해방시켜주는 것. 그것이 그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복수야말로 나찰사냥꾼의 본질이었으니.


백호는 조용히 호해에게 걸어갔고, 그 속도는 아주 느렸기에 호해는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음에도, 도망치지 않았다. 눈앞의 존재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백호는 호해의 배에 손톱을 뻗어 그 간을 뽑아내었다.


호해는 산 채로 배가 갈라져 간이 뽑혔음에도, 모르핀의 작용 때문에 어떤 고통도 느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의 배에서 물감이 흘러나오는 듯한 그 광경이 너무나 우습다고 생각해 끝도 없이 웃었다.


그리고 모르핀의 부작용으로 인한 호흡 곤란과 심정지로 인해 웃다가 숨이 넘어가서 죽었다.


백호는 나찰사냥꾼의 방식대로 죽은 나찰의 간을 씹어먹었다.


부디 호원의 넋이, 이러한 지옥도, 수라도가 아닌.

극락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치 나찰처럼 간이 뽑혀나가 죽은 호해의 시체는 더는 웃지 못했으며, 더는 광언을 내뱉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백호의 복수는 여전히 미완성이었다.


호해는 어떤 후회도, 절망도, 비탄도, 반성도 하지 않은 채 끝까지 웃어젖히며 마지막까지 판테라를 비웃으며 지옥도로 도망쳐 버렸다.


호해는 애초에 수그리바에게 그 머리를 숙인 그 순간부터. 아니 어쩌면 태어난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을 잃은 자, 모든 것을 가졌기에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자였기에, 그러한 자에게 복수하며 그러한 자를 벌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러한 괴물, 인두겁을 쓴 나찰을 이 세상에 만들어 냈는가.


수그리바 황제?

호해의 신하들?

이 세상 그 자체?


아니, 모두 아니었다.


그러한 존재를 만든 건 모든 인간이었다.

모든 인간이 호해와 같은 자를 만들었다.

그러한 자에게 열광하고, 그와 같아지고자 하며, 그와 같이 되기를 열망하는 자들이.

같은 인간에 선을 긋고, 자신은 왕이며 너는 천민이라 외치는 그러한 자들이.

나찰보다도 더욱 추악한 존재인 인간들이, 인두겁을 쓴 나찰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러한 인간들 역시. 인간이 아니었다.


그 모두가 똑같은 죄를 가진 괴물들이었다.



첫째, 누구든 노예를 부린 자는 죽인다.


둘째, 누구든 첩을 들인 자는 죽인다.


셋째, 누구든 같은 인간을 차별한 자는 죽인다.


이상의 세 조항을 어긴 자들은 모두 인간이 아닌, 인두겁을 뒤집어 쓴 나찰들이니, 인간들 틈새에 숨어있는 이 나찰들을 적발해낸 용감한 자에겐 포상한다.



옥좌에 앉은 백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복수,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분노를 노래하며, 계속 말했다.


인간은 모두 지성을 가진 위대한 존재이며,


배려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연민할 수 있는데.


우리들은 모두 태어난 그 순간부터 둘도 없이 존귀한 존재일 텐데.

어째서 모두 같은 인간에 귀함과 천함을 선긋고 이를 정당화하는가.


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태양 아래 모든 인간은 공평하다.

별들 아래 모든 인간은 존귀하다. 달빛 아래 모든 인간은 위대하다.

이 천자의 이름 아래에, 모든 인간은 하나같이 가치 있는 존재이다.

그런데, 어째서. 모두가! 그런 단순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

왜 나의 아이들인 너희들마저, 나를 죽이려 하며 방해하는 것이냐!


침상에 누울 때마다, 잠에 들 때마다 들린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선 안됐을 가증스런 존재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덧없는 시간이 나 자신과 호원을 잊게 만들더라도!

그들의 웃음소리가 언제나 나를 깨우고, 나를 채찍질한다.

나의 증오를 일깨운다. 나의 사명을, 나의 이상을 다시 새기게 한다.


그들이 나를, 다시 화신으로 되돌린다.



그렇기에!

이 천자의 성전은 세상이 끝나는 날에도 결코 끝나지 않으리.

이 세상 모든 이가 자신 내면의 신을 깨닫게 되기 전까지는.

우리 모두 신과 무엇도 다를 게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천자의 이름 아래 그들 모두가 위대한 존재가 되기 전까지는.



호해와 그 신하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인, 호원의 목숨을 빼앗고 그 죽음을 비웃는다는 대죄를 지은 그날부터, 세상과 이 천자 사이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으며,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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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사문유관 4 - 내가 바로 아슬란 21.05.26 28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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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호질 완 - 가슴에 별을 품는다는 것(2) 21.05.23 31 1 25쪽
23 호질 23 - 창귀들의 노랫소리 21.05.23 35 1 20쪽
22 호질 22 - 비취와 청금 21.05.22 32 1 12쪽
21 호질 21 - 가장 아름다운 꽃은 21.05.22 31 1 11쪽
20 호질 20 - 호랑이가 꾸짖었다 (2) 21.05.21 35 2 16쪽
» 호질 19 - 호원(2) 21.05.21 31 1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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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질 4 - 가슴에 별을 품는다는 것(1) 21.05.12 134 6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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