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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님의 서재입니다.

불멸의 여신과 별을 쫓는 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니알아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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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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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호질 17 - 기호지세

DUMMY

"이런, 씨발!"


황제가 침상에 없다는 걸 확인한 언샤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바로 침전 밖으로 달려나갔다.


갑자기 뛰쳐나온 언샤의 손에 아직 몽환포영이 그대로 들려있는 걸 본 황녀와 여신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는지 바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황상이 사라졌어! 처음부터 침상에 없었다고!"


"살수들이여! 당장 황궁을 수색해라! 황제 폐하를 찾아!"


"누나, 그래도 괜찮아? 황제가 깨어있다면 우리에게 이제 더는 승산이 없는 게······."


"아니다, 동생아. 지금 이 상황은 기호지세(騎虎之勢), 즉 '호랑이'의 등에 탄 듯 더는 물러날 수가 없는 상황이란다. 우린 이미 내금위의 금군들을 죽였고, 황궁 전체를 장악했지. 내일 아침이 밝고, 황제 폐하가 이를 알게 되면, 우리는 그걸로 끝장이야. 황제와 직접 싸워볼 기회조차 없이 금군에게 잡혀 목이 달아나게 될 테니까! 어떻게든 오늘 밤 내로 모두 끝내야 해. 언샤 너는 곧 화신과 싸우게 될 테니, 그 앞에 서서 실수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확실히 해둬."


"······아, 알았어."


언샤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최대한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손 위에 떠있는 몽환포영에 의식을 집중했다.


기름이 발린 썩은 동아줄에 매달려 미끄러져 떨어지기 직전의 호랑이 꼴이 된 언샤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부디 이 무구에 정말로 화신에게 대적할만한 힘이 깃들어있기를 바라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언샤의 다른 손 위로, 아주 작디작은 손 하나가 올라왔다.


루카족을 닮은 모습답게 작은 솜털밖에 없어 털이 아니라 직접 살갗이 닿는 그 손의 온기는 아주 따뜻해.

긴장으로 얼어붙은 그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녹여줄 수 있을 만한 것이었다.


"괜찮다. 할 수 있다. 그대는 이 여신을 깨운 위업을 이룬 자,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자. 그대라면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져라, 언샤여."


"······그래, 고마워."


결국 절망에 빠진 인간이 마지막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존재란, 신밖에 없었던 것일까.


언샤는 얼마 전까지 그렇게도 싫어했던 여신의 격려 덕에 아주 조금 안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황제 폐하는······ 지금 정전에 계십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렇게 입을 열었다.

그건 운 좋게도 살해당하지 않고 제압당해 살아남아 밧줄에 묶여있는, 금위군의 금군 중 한 명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어서 이실직고하라."


황녀가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는 황위에 오르신 후로부터 단 한 번도, 제대로 잠에 드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분께선 잠 못 드는 밤 이따금, 깊은 밤에 침소를 떠나시고, 정전에 있는 옥좌에 앉아 나라의 안녕과 백성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사색을 가지시곤 하시는 분이니까요. 바로 오늘 밤에도, 폐하께선 만민의 삶을 걱정하여 잠을 이루시지 못하시고. 저희 금군들에게 오늘도 정전에 앉아 혼자 있겠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외출하셨지요."


금군은 밧줄에 묶인 팔로 겨우 손가락 끝을 움직여 황궁의 남쪽에 있는 정전을 가리킨 뒤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천자께선 그러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저희 금군들을 향해,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느 날 밤 누군가가 이 침전을 습격한다면, 그들에게 황제는 침소가 아닌 황제의 집무소, 즉 정전에 있으니, 자신을 알현하고 싶거든 옥좌 앞 어전으로 직접 찾아오라고. 그렇게 전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그대 덕에 황제의 위치를 알게 되었으니, 그대는 특별히 이 거사가 무사히 끝나거든, 죽이지 않고 넘어가 주도록 하마."


"황공하옵니다, 공주 전하. 하오나, 폐하께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무모한 행위를 당장 그만두시고, 지금이라도 황상께 용서를 비시는 게······."


"닥치거라. 우리는 화신에게 이길 수 없다고? 그건 그냥 네 생각일 뿐이지 않나."


파르다 황녀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쥐고 있던 부채를 쥐락펴락하더니, 결국 마음을 정한 듯 그 부채를 접고 정전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정전은 궁궐의 정남쪽에 있었다.

그 방향을 자세히 보자, 높은 담벼락 너머로 그곳 건물에 희미한 불이 들어와있음을 어렵사리 알아볼 수가 있었다.


아마 그들이 계획을 개시한 자정 때부터 정전에는 계속 불이 들어와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오늘 밤 이동한 태자방, 호군방, 침전 모두 정전 근처는 지나가지도 않는 방향에 있었으며.

정전은 몇 개나 되는 문과 여러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이를 눈치챌 방법이 없었을 뿐.


정전에 불이 들어와있다는 걸 알았다면.

황제가 잠들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면 결코 오늘 거사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회의를 끝내고 나서, 침전을 습격하기 전에라도 이를 눈치챘더라면 조금 무리를 하게 되더라도 거사를 뒤로 미루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터.


그럼에도 고작 건물 배치 때문에 외통수에 몰리게 되다니, 운명이란 어찌 이리도 얄궂을 수 있을까.


그러나 지금 와서 후회해봐야 이미 늦었다.

부주의가 낳은 완전한 불찰이었다.


"내키지는 않으나,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다. 정전으로······. 호랑이굴로 직접 쳐들어가자꾸나."


"그래······."

그렇게 세 사람은, 이제는 더욱 큰 위험에 직면한 채 정전을 향해 달려갔다.

정전은 그 모든 방향이 벽 대신 창호지가 발린 문과 창문으로 되어있는 건물이었다.


그러므로 안에 불이 켜져 있다면 어느 방향으로 접근하든 간에 결국 침입자의 그림자가 창문에 비쳐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기습은 아무 의미도 없었으므로 그들은 당당히 정면으로 뛰어가 정문을 열었다.


그곳에 황제가 있었다.


황호포를 입고, 익선관을 머리에 쓴, 아슬란의 화신이자, 이 나라의 황제인 존재.


판테라.


"황태자여, 황녀여. 나의 작은 천손들이여. 조금, 많이 늦었구나. 기다리느라 아주 지루하던 참이었다."


황제는 낮의 정전에서 옥좌에 앉아있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자세로.

완벽하게 무관심하다는 표정으로 옥좌에 앉아, 한 손을 턱에 대고 기대 있었다.


호롱불빛을 받고 빛나는 백호의 새하얀 털은 마치 황금과도 같았으며, 그 목소리는 마치 용과 같이 위엄이 넘쳤다.


"아바마마, 도대체 언제부터 알고 계셨던 겁니까?"


황녀가 황제에게 그렇게 아뢰었다.


"알고 있다니? 무얼 말이더냐? 그대들이 8년 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태자방에서 만나고 있었던 것? 그게 아니라면 내 목을 치고 황위에 앉고자 하고 있던 것? 그게 아니라면 황태자에게 여러 무술을 가르치며 그를 나에게 닿을 비수로 키우고자 한 것? 그것도 아니라면 너희들이 나를 죽이기 위해 그 사멸신장을 찾아낸 것을 말하는 것이냐? 도대체 그중 어느 걸 말하는 것이냐? 내 딸 파르다여. 이 아비는 이제 너무 늙어서 그런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으면 잘 모르겠구나."


황제는 그렇게 대답하며 황녀를 능멸했다.

조롱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말투였다.


화신은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 존재.

그런 존재가 늙어서 생각이 얕아진다 말하는 건 단순한 농에 불과했다.


황제는 자신이 말하고도 자신의 그러한 말투가 너무나 지겹고 재미없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자세를 고쳐앉고, 굳은 목 근육을 좀 풀고, 그 무표정하고 따분하다는 표정에 조금 생기를 불어넣고, 본인 딴엔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대들이 '거사'라고 부르는, 사사로운 반역 계획 따위, 이미 8년 전 그날부터 알고 있었다. 대체 이 황궁 안에 겉으론 그대들 천손을 따르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그 배에 비수를 품고 있는, 인간 같지 않은 배신자들이 대체 얼마나 지천에 깔려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대들의 일거수일투족, 그대들이 생각하는 모든 것, 절대로 이 황제에게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행동들이. 모두 짐의 귀에 들어오고 있었으니. 짐은 그대들의 모든 걸 알고 있으며, 단 한순간도 그대들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노라."


판테라 황제는 마치 당연한 것을 말하듯,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말엔 그 자체로 모순이 있어, 파르다는 이를 지적하지 않고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희들을 미리 죽이시지 않으신 겁니까? 저희들이 당신의 목을 노리기도 전에 미리 그 싹을 잘라버리는 건, 분재의 가지를 치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었을 텐데."


파르다 황녀가 그렇게 말하자, 황제는 무언가에 실망했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대답했다.


"황녀여. 짐의 가장 총명한 딸이여. 짐은 그대가 아주 현명하고 사리를 잘 분별한다고 생각해왔으나, 결국 이러한 반역을 일으키고 그러한 멍청한 질문까지 하는 걸로 보아. 그대 역시 이 궁궐에 널리고 널린 관리들과 그리 다를 것도 없는 존재였나 보구나. 짐은 자신의 딸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머지, 그 눈앞이 어두웠던 모양이로다."


"폐하, 대답해 주십시오."


황녀는 황제의 그러한 발언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건, 물어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치 아니겠느냐? 그대들은 괘씸한 반역자이기 이전에, 짐의 사랑스런 자식들. 곧 천손이다. 자신의 자식이 손에 든 칼날을 위험한 줄 모르고 휘두른다면, 그 부모가 된 자는 그 칼날을 빼앗고, 어린아이가 스스로 그것의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훈육하여야 하는 것이지. 대체 어떤 부모가 고작 아이가 칼을 휘두른다고 해서, 자신의 자식은 위험한 존재라며 죽일 생각부터 하겠느냐."


그리고 판테라 황제는, 고작 어전에서 웃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적이라는 이유로 관리들마저도 죽여왔던 폭군답지 않게.

의외로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는 결국 혈연의 온정 때문에 알고 있으면서도 내버려 뒀다는 지극히 알기 쉽고 단순한 발언이었다.


거기에 더해, 절대적인 화신의 힘을 갖고 있는 판테라의 입장에선, 자신의 자식들이 반정을 일으킬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자신에게 위협을 가할 방법이 전혀 없으니.

두 자식에게서 어떠한 위험도 느끼지 못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말 그대로, 황제에게 있어 그들은 고작 작은 칼날 하나를 들었을 뿐인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참으로, 오만하시구만. 망할 아버지!"


언샤가 앞으로 나오면서 외쳤다.


"오만? 오만한 것은 짐이 아니라 그대들이다. 그대들은 대체 어떻게 그러한 미력한 힘으로 이 천자에게 대항할 생각을 할 수 있는 게냐? 그대들은 어째서 죽음밖에 기다리지 않을 무모한 행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것이냐? 그저 조용히 이 아비가 내려준 삶을 누렸더라면 그대들이 짐의 적이 될 일은 없었을 진대. 아무리 아직 어리다고 하나, 무모함을 용기라 믿는 만용이 너무나 지나치구나."


그렇게 말하는 황제의 표정은, 최대한의 생기와 활력을 연기해냈음에도 너무나도 무미건조했다.


그것은 완벽한 단절이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존재에게서 어떠한 존재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만용인지, 용기인지는, 직접 보면 알겠지! 그 오만함이 아버지를 죽게 만들 테니까!"


언샤는 그렇게 말하며, 몽환포영을 꺼내들었다.


쇠사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광채가 호롱불 밖에 없어 어두웠던 정전 내부를 환하게 비췄다.

마치 선혈처럼 강렬한 색채였다.


"몽환포영, 그것을 들고 짐을 알현하는가. 그 몽환포영이야말로 수많은 사멸신장 중에서도 으뜸인 일품. 이 천자가 직접 봉안하여 관리하지 않고서야 언젠가 반드시 후환이 되어 짐의 목을 노릴 것이라 생각했기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 장소에 보관하고 있었으나. 결국엔 다른 누구도 아닌 너희 두 아이들이 그것을 들고 어전에 서게 되었구나.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도다."


판테라가 몽환포영을 알아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고이의 부하는 그 몽환포영의 유례와 전설에 대해 파르다 황녀에게 설명하면서, 그것의 대략적인 능력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판테라 황제가 옥좌에 오른 이후 처음 집전하게 된 종묘 대례에서, 황제는 신주궤에 다가가자마자 갑자기 쓰러지며 잠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당시에도 황제의 왼팔이었던 고이는 신주궤 안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그런 일이 생겼는가 하여, 그 안을 확인했고 결국 신주궤 안에서 몽환포영을 찾았다고 했다.


그들은 곧 그것이 신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무구, 사멸신장 중 하나임을 알고 이를 파괴하려 했으나.

그것을 파괴하려 하는 의지를 보인 이는 그 누구라도 예외를 보이지 않고 잠에 들게 되었다.


결국 황제는 몽환포영이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갔다간 자신의 목숨마저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이와 자신 이외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장소에 이를 봉인했다.


그리고 긴 세월을 넘어 황제가 고이를 죽이게 된 날, 자신의 자식들이 그것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황제는 그야말로, 뿌린 대로 거두게 되었다.


몽환포영이란 꿈을 지배하고, 꿈을 생성하며, 꿈을 조작하는 무구.


모든 신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며 그 누구도 죽일 수 없다고 일컬어지는 여신 루카를 3천 년간이나 잠재운, 최강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무구였다.


그리고 언샤는 황제의 앞에 서자마자 바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몽환포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삼라만상, 일체의 모든 존재가 마치 꿈과 허깨비, 거품과 그림자 같으니!

나는 이 순간 사람의 지혜를 초월해, 신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어!

한낱 인간의 몸으로 신을 죽일 위업을 이루게 될 자이니!

하늘이여, 부디 신을 멸하는 이 대죄를 사해주소서!


언샤는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던 시동구(始動句)를 외쳤다.

사멸신장(赦滅神仗)은 그 이름대로, 신을 멸하는 죄를 용서받기 위해 존재하는 무기이다.


오로지 신을 죽이기 위해서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이 무구는 올바른 의지를 가진 자가 그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 사용하며.

자신이 행하는 행위가 정당함을 주장하지 않는 한에는 결코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제약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렇기에 합당한 절차, 올바른 의지, 알맞은 구호.


그 세 가지가 모두 갖춰졌을 때, 사멸신장은 그 진정한 모습과 힘을 드러내어 진정으로 신을 멸할 수 있는 병기가 되는 것이었다.


판테라 황제는 언샤가 사멸신장의 시동구를 외치기 시작하는 걸 보고는, 바로 그것의 위험성을 직감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야말로 찰나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아슬란신의 권능인 대폭태쇄를 생성해 내, 그 검은 투기와 흰 투기로 언샤를 찢어발기려 했다.


하지만 화신의 양손으로부터 쏟아져 나온 투기는, 언샤가 시동구를 외침과 동시에 순식간에 풀려나기 시작한 쇠사슬에 가로막혔다.


아슬란의 권능이 담긴 음양의 투기는 본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금속이라도 마치 두부처럼 찢어발길 수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몽환포영의 쇠사슬은 그 투기를 단순히 튕겨내거나 견뎌내는 것만이 아닌, 마치 그것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듯이 허공에서부터 그 외형만을 남긴 채 없애버렸다.


화신의 투기를 완전한 허깨비로 만들어버렸다.

음양의 투기는 순식간에 현실이 아닌 꿈속의 존재가 되어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을 관통하고, 그대로 정전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단순히 공격을 막는 것도, 흘리는 것도 아닌 완전히 무해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능력은 화신의 권능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한 것이었다.


황제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능력인지 바로 알아채고는, 황태자가 더는 그것을 사용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그대로 도약해 언샤를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붉은 피가 마치 거품처럼 튀며, 언샤의 목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것이면 충분할 터였다.


아무리 강한 능력이라도 그걸 사용할 시간도 없이 죽여버리면 되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 바로 다음 순간 판테라 황제는 무언가 완전히 잘못됐음을 느꼈다.


그가 죽인 황태자의 시체가, 허공에서 그대로 붉은 거품이 되어 터져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그가 선 바닥, 정전, 궁궐, 땅, 하늘,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이 붉은 거품이 되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이 세상엔 깊은 그림자 이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고.

오로지 붉게 빛나는 쇠사슬만이 저 하늘을, 지평선을, 아니 우주 전체를 뒤덮으며 끝없이 윤회하고 있었다.


판테라는 그곳에서 오로지 홀로 남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를, 공(空)을 떠돌았다.


그렇게. 무한한 시간이 흘렀다.

영겁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시간이 흘렀다.

무량대수,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허공에 떠돌았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그러한 느낌이, 고작 찰나, 단 한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순간, 판테라는 자신의 육체 또한 붉은 거품이 되어 터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판테라였던 자, 황제였던 자, 화신이었던 자는,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비명 또한 지를 수가 없었다.


한낱 거품 따위가 비명을 지를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그는 무가 되어 사라졌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 부존재가 되었다.


그다음 순간, 그러한 부존재 속에서, 부존재는 아주 익숙한 웃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마치 귀청이 떨어질 듯이, 고막이 찢어질 듯이 자신의 뇌내를 울리는 천지를 뒤흔들듯 커다란 웃음소리.

자신 따윈 이미 존재하지 않음에도 결코 잊지 못할 웃음소리.

깨어나 있을 때도, 꿈속에서도, 단 한순간도 잊지 못했던 그 웃음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의 존재하지도 않을 내면을 뒤흔들었다.




"이긴, 건가?"


다시 현실.


바로 몇 분 전, 언샤는 황제 앞에 서서 사멸신장 몽환포영을 사용했다.


언샤는 자신이 시동구를 외친 그 직후 몽환포영의 풀려난 쇠사슬이 언샤의 몸 주위를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그를 공격해온 황제의 투기를 튕겨내더니.

그대로 황제의 주변으로 날아가 그의 몸을 쇠사슬로 붙잡아 포박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황제는 그 쇠사슬에 붙잡히자마자, 그대로 정신을 잃고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붉은 쇠사슬은 황제의 몸을 붙잡고 있음에도 여전히 끝을 모른 채 회전하고 있었고.

세 사람은 최강의 화신이라 불리는 판테라 황제를 쇠사슬 하나가 그렇게 쉽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정신이 아득해져 아주 잠시 아무 생각도 못 할 지경이 되었다.


그럼에도, 허무하긴 했지만, 그들은 승리했다.


"와, 이게 정말로 화신을 잠재웠잖아!"


"내가 아까부터 계속 말하지 않았더냐! 이 히프노스는 모든 인둘겐티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그 엄청난 성능은 거기에 3천 년간 갇혀서 헤어 나오질 못한 이 여신님이 직접 몸으로 체험해 증명한 것이니라!"


언샤와 루카는 비록 자고 있던 판테라 황제에게 몽환포영의 속박을 걸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첫 계획은 실패했으나.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깨어 있는 황제에게 몽환포영을 사용하는데 성공해 셋 중 누구도 다치지 않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에 순수하게 기뻐했다.


"아니, 아직 안심하긴 일러. 황상은 고작 잠에 들었을 뿐, 아직 살아있잖아."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파르다 황녀가 그렇게 말했다.


"그건 확실히 그렇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돼지?"


"뭐, 그냥 이대로 두면 되지 않겠느냐? 히프노스는 아주 강력한 인둘겐티아다. 누군가 저 사슬을 풀어주지 않고서야 저 판테라라는 파렴치한 놈이 자력으로 깨어날 일은 절대 없겠지. 그러니 그냥 1년 정도 방치하면 된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방치한다면 제아무리 화신이라도 결국엔 굶어죽을 게 틀림없노라. 화신은 이 여신 루카랑 달리 완전한 불사의 존재는 아니니 말이다. 그러니 혹여나 섣불리 공격하거나 하진 말거라. 고통 때문에 꿈에서 깨어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니 말이다."


루카는 그렇게 말했고, 여신의 의견대로 판테라를 굶겨 죽이는 건 가장 확실하며 안전한 방법이긴 했으나 그럼에도 1년이란 시간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거기에 1년이란 것도 단순한 예상치였으니, 비범한 신체능력을 가진 판테라라면 그보다 더 긴 기간 동안 굶어죽지 않고 버틸지도 몰랐다.


"아니, 너무 불확실한 방법이야. 수백일이나 재워둔다고? 그 사이 깨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도 없잖아. 만약 도중에 깨어난다면, 우린 모두 끝이야. 아슬란신의 권능은 육체의 상태와 아무 상관없이 쓸 수 있는 것이니까, 굶어서 쇠약해졌다 해도 전혀 약해지지 않을 거고. 그때는 우린 결국 굶주릴 대로 굶주려 분노한 호랑이의 먹이가 되어버리겠지."


"그럼, 다른 방안이 있는 것이냐? 황녀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글쎄요. 일단은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행동하는 게······."


그 말을 듣고 황녀 역시 별다른 방안을 생각해두지 않았다는 걸 알아내자, 언샤는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 돼지. 그렇게 안일해서는 안 된다고. 결국 잠자는 사람을 깨우지 않고 죽일 수 있는 방법 따윈 없잖아. 쇠사슬을 회전시켜 갈아 버리는 건 애초에 화신의 육체가 너무 튼튼해서 먹히질 않을 거 같고. 독살은 애초부터 통하질 않으니 논외고. 다리에 뭘 매달고 수장 시키려 하거나, 숨구멍을 막아 질식사 시키려 하거나, 불을 붙여 화형 하려고 해도 전부 고통 때문에 도중에 깨어버릴 거 아니야."


언샤는 그렇게 말하며, 결국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손톱을 뽑아들었다.


"그러니 깨어나지도 못할 짧은 시간 내로, 심장을 부수겠어. 제아무리 화신이라도 심장이 부서지면 즉사하겠지."


"타당하구나. 오르키누스의 화신이 아니고서야 모든 화신은 심장이 부서지면 죽는다. 하지만 언샤여, 할 것이라면 최대한 확실하게 해라. 절대 실수해선 안된다."


"당연하지, 나도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


언샤는 그렇게 말하며, 몽환포영에 속박되어 잠이 들었음에도 여전히 두 발로 꼿꼿이 선 채 전륜성왕상과도 같이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는 판테라 황제의 모습에 질색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다행히 몽환포영의 쇠사슬은 양팔과 허리춤만을 묶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팍은 그대로 드러나있어, 심장을 찌르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잘 가라고, 망할 아버지."


"웃음소리가,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들의 가증스런."


언샤가 그렇게 말하며 손톱을 심장에 꽂으려는 순간, 분명 깊이 잠들었을 판테라 황제는 갑자기 그렇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얼굴과 눈동자가, 마치 꿈을 꾸는 듯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감은 눈꺼풀 밑에서 요동치는 것을 보았다.


이는 곧 잠꼬대를 할 정도로 얕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젠장, 고작 몇 분 지났다고! 벌써 깰 것 같은데."


언샤는 그렇게 말하며, 그와 동시에 일말의 지체도 없이 심장에 손톱을 꽂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황제는 왼쪽 눈을 치켜떴고, 그와 동시에 몸을 조금 띄어 올려 몽환포영의 쇠사슬로 그의 손톱을 막았다.


세상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몽환포영의 사슬에 닿은 언샤의 손톱은 쇳소리를 내며 허망하게 튕겨나갔다.


"너희들은, 참으로 운이 없으며. 세상에 둘도 없을 불효자들이구나."


깨어난 판테라 황제는,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어의나, 금군이 그대들에게 말해주지 않던가? 이 아비가, 지난 23년간. 극심한 불면증으로 인해 단 하루도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는 것을. 그 자식이 된 자들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황제가 두 눈을 떴다.

그 표정은 더는 허무해보이지 않았다.


무표정하지도 않았으며, 세상에 무관심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의 만면은 분노로 가득해있었다.


"감히 짐을, 악몽 속에 빠뜨려, 잠재워서 죽일 생각을 하다니. 어찌 그리 어리석고, 어찌 그리 운이 없는가. 어떻게 손에 넣은 유일한 무구가, 고작 잠재우고 허황된 꿈을 보여주는 것 이외엔 아무 능력도 없는 쓰레기에 불과한 것이었단 말인가."


황제는 마치 단어 자체를 씹어먹을 듯이 분노로 가득 찬 상태로 말하고서는 온몸에 힘을 주었다.


언샤는 어차피 이미 깨어났으니 이판사판이라 생각하며 쇠사슬을 강하게 회전시키며 판테라의 육체를 분쇄하려 했으나.

화신의 강건한 육체는 쇠사슬이 제아무리 강하게 그 몸을 조이고 속박하고 찢어버리려 해도 도저히 망가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화신의 말도 안 되는 괴력은 고작 그것만으로 이 세상에 둘도 없이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져있는 몽환포영에 금이 가도록 만들었고.

그다음 순간 그가 두 팔을 펼치자, 쇠사슬은 끔찍한 쇳소리를 내며 마치 도자기 조각이 부서지듯 산산조각이 나 수천 개의 파편으로 나뉘어 부서져 흩어졌다.


그렇게 부서진 쇠사슬은 더는 허공에 떠있지도 않았으며, 더는 붉게 빛나지도 않았고, 더는 회전하지도 않았다.

그냥 한낱 금속이 되어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장면을 보고 경악하는 그들을 향해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살기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깊은 살의를 담은 눈빛으로 쳐다보는 화신의 표정은, 그들이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노였다.


세상사에 완벽히 무관심하며, 그 어떤 것에도 표정을 드러내지 않던 무심한 황제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황제 특유의 그 무표정함은, 관심이나 흥미가 없거나 사람을 무시하려던 게 아니라, 단순히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졸린 표정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세 사람은 그러한 자를 재우고 다시 깨운 것으로, 그리고 그가 보고 싶지 않은 악몽을 강제로 보게 만들어 분노케 하는 것으로.

문자 그대로 잠자던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려 완전히 각성시키고야 말았다.


이제 그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제 죽음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아이들아. 나의 자식들아. 그럼에도. 나는 너희들을 사랑한다. 고작 나를 죽이려 했으며, 실제로 그것을 이루려 했다는 것만으로 너희들을 죽이지 않을 정도로. 나는 너희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


하지만 그들의 그러한 걱정과는 달리, 황제는 그렇게 머리끝까지 분노한 상태로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자신의 권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았다.


그야말로, 그런 점이야말로 그가 어째서 아슬란신의 화신이며, 그가 어째서 황제인지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화신이 될 가장 우선되는 조건은, 그 힘을 아무렇게나 남용하지 않을 천성이었으니.


"너희들이 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며, 나를 단순히 살육에 미친 학살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는, 그리 틀리지도 않았다. 내가 수많은 존재를 죽였다는 사실 자체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니. 하지만, 내가 하는 모든 행위, 그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나는 아무 이유도 없이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 그들의 죽음에는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이미 언샤와 파르다, 루카는 맨몸으로 호랑이에게 덤비려 드는 포호빙하(暴虎馮河)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황제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거기에 말대답하며 그를 도발하고 화나게 만들 이유가 전혀 없었다.


몽환포영을 잃은 그들은 이제 더는 화신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황제가 하는 말을 조용히 듣는 것 이외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너희들에게 그 이유를 말하지 않은 건, 나의 아이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건. 단순히 내가 너희들이 아직 어리며,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미숙한 존재라 여겼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나 그건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구나. 방금 전, 너희들이 가져온 저 물건에 당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너희들은 이미 어른이며, 한 사람으로서 충분한 몫을 하게 되었단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나의 목을 노리러 오게 될 정도로, 황제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존재가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자식들이 성장해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는,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황제가 그 권능을 발휘해 손을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언샤와 파르다는 무의미한 육편이 되어 더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을 존재가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황제가 무슨 말을 하든 간에 그들은 잠자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나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어째서 화신이 되었으며, 황제가 되었고, 반천제를 실시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도록 해라. 그리고 그 어리석은 생각을 고쳐라. 그저, 잘못했다고, 이 아버지의 큰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그냥 그렇게만 말하거라. 그렇다면 너희들을 모두 용서해 주리라. 감히 천자의 목을 노린 죗값을 치르지 않아도 되도록 하리라. 어떤 죄도 묻지 않으리라."


황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옥좌로 다시 걸어가 앉았다.

더는 그들 따윈 어떤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러고는 황제는 더는 저항할 수도,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을 그들을 내려다보며, 한 가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황제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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