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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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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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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4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27 07:05
조회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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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DUMMY

기찬이 소희와 손잡고 분식집으로 다가가자 주방에서 김밥을 말고 있던 별이가 반색한다.


"별이 왔어?"


"이모한테 잡혔어요. 이제 손님도 별로 없고 저 이제 가도 되죠?"


별이가 지연의 대답도 듣지 않고 분식집을 빠져나가고 있다.

그전에 기찬을 살짝 안아주고다.


소희가 하는 걸 따라하고 있다.

기찬과의 친분도를 스킨십의 깊이로 서열을 매기는 것 같다.


제일 강한 것은 단연 소희고, 그에 버금가게 혜영이가, 별이는 이제 시작 단계다.

어린 싹이 나오자마자 꺽어놔야 겠다는 생각에 별이 몸을 부딪쳐 오자마자 기찬은 별이 등을 두드려줬다.

이만 됐다는 듯 그만 갈길 가라고 등을 쳐준건데.


기찬의 신호가 잘못 전달됐는지 별이 가슴팍 깊숙히 파고들었고, 별이 머리끄덩이를 소희가 끄집어당겨 빼냈다.

그리고, 허공에 발차는 시늉을 보여줬다.

옆으로 돌려차기로 별이 엉덩이를 겨냥한 것인데.


찰싹.


뒤돌아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는 기찬 귀에 찰진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별이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소희와 눈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찬과 눈이 마주치자 둘 다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고.

기찬이 다시 고개를 돌리자 소희가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입모양으로 쌍욕이 나온 것도 같은데.


"왜 다들 오빠에게 안기고 난리야. 별이도 참전한거야?"


"별 소리를 다한다. 반가우니까 인사한 것 뿐이야."


기찬이 그것 뛰었다고 다리가 흔들거리는지 텅빈 가게 안 테이블 앞에 앉았다.


"뭐 좀 마실 것 좀 내오는 센스를 발휘해 봐라. 아, 목마르다."


"왜 나한테 만 그러느냐고. 소희한테 말하면 신나서 대령할텐데."


지연이 잔소리하며 물 한잔을 건네주고 맞은편에 앉았다.


"얘네들 무시하지마. 고2가 모를 것 같아?"


"무슨 얘기야?"


다들 안다고.

여고2 쯤이면 남자를 사귀는 아이들도 있고 서로 공유가 된다고.

별이도 괜히 오빠에게 안겨본 게 아니라고.

지연이 썰을 풀어 놓는데 영 이해가 되지 않는 기찬이다.


"저번에 말했잖아. 걔들에게 오빠는 안전한 남자라고. 혜영이든 별이든."


"여자에게 안전한 남자가 어딨어?"


오빠는 별짓을 안하잖아.

아이들 먼저 건드리지 않고.

같은 침대에서 자는 소희 한테도 뭔가를 안한 눈치던데, 애들도 그거 다 알아.


"아니야. 소희는 내 여자니까, 한 이불 속에서 할 것 다 해."


"아무리 오빠가 그렇게 얘기해도 소용없어. 소희가 오빠 거를 받아들였으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하지만 그런 게 없어. 아마 내 생각에는 오빠가 소희를 안건드린 게 확실해."


기찬이 뭔가 할말이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참고 또 참고 있다.


말을 말아야지 어떻게 지연이 말빨을 당하겠어.

그런데, 왠지 마음이 울적하네.


"소희가 잠자리를 거부할 애가 아닌데, 속사정이 궁금하긴 하네. 나한테 말해 봐.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아니 말할 수 없어.

어떻게 말할 수 있어. 누워서 침 뱉기인데.

미치겠네.


"지연아 너는 네 엄마한테 남자하고 스킨십하거나 성관계할 때 주의사항을 듣지 못했니?"


"그런 거 없었어. 피임 얘기만 해주던데? 그래서 이남자 저남자 만나면서 눈치 만 엄청 봤어. 그래서 실수해서 떠나 보낸 남자도 있고, 미련하게 맞춰주기 만 하다가 버림받기도 하고."


지연이도 그렇고 얘네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는 걸까?

내가 남자가 아냐?

난 너희들 다 잡아 먹을 수 있는 사나운 짐승이야.


"그런데, 오빠는 눈치를 봐. 소희 아홉 살 때 부터 맞춰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자들 맘을 먼저 생각한다니까."


"얘기가 옆으로 새고 있어. 너 오늘 네 집에 간다고?"


"그럴려고 했는데 집에 가봐야 사람도 없고 몇 일 더 있을까 봐요."


기찬이 냉수를 들이키며 가게 밖 소희와 혜영이 커피장사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다.


확실히 커피 손님 구성이 방과후 혜영과 소희가 가게에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확연히 다르다.

혜영이 직접 커피 드립해 파는 이 시간은 남고생들이 주로 줄을 선다.

오전 셀프 드립 타임때는 근처 가게나 직장인, 공무원들이 사가고.


"맛이 달라요."


오전에 직접 셀프 드립해서 커피를 내렸던 손님이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

근처 시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단골인데.


오전에는 구수한 맛이 나고 신맛도 덜했는데 지금은 떨떠름한 신맛이 나고 향도 커피향보다는 탄내가 앞서 난다고 한다.

아직까지 다들 불평이 없었는데.


뭐, 그래도 먹을 만 하다며 커피를 들고 갔다.

자기가 단골이니까 알려주는 거라면서,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원두를 볶아서 내놓을 때는 괜찮았는데, 혜영이 볶으면서 신맛이 나는 것 같다.

둘이 다르게 볶긴 하지.

난 강하게 약하게, 혜영이는 약하게 약하게다.

난 빠르게 혜영이는 느릿하게고.


탄내라면 내 로스팅 방식이 문제가 될 거 같은데.. 혜영이는 세심하게 볶거든, 볶는 시간이 오래여서 탄건가 싶기도 하고.


"지연아 가서 커피 맛 좀 봐라."


"싫어. 하루 종일 원두 볶는 냄새를 오래 맡았더니 매스꺼워요."


"너 애 밴거 아냐?"


"별을 봐야.."


말을 하다 말고 가만히 손가락을 꼽는 지연이다.

눈도 동쪽, 서쪽으로 굴리더니만.


"그런 건가? 아니야. 몇 일 더 봐야 해."


"얼굴보니까 맞구만 뭐. 우리집에서 몸 조리해라. 온돌방이 여자한테 좋다고 하니까."


말을 하고 분식집 밖으로 나가 보니 혜영이 내린 커피를 맛보고 있다.

소희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하는 것 같은데 소희는 손을 내젓고 있고.


"민원실 손님 만 맛이 이상하다는 거야?"


"민영 언니 입맛이 까탈스러운 것 같아요."


"민영님 개인 취향이 아닐 뿐이라고?"


"뭘 거기다 '님'자를 붙여. 아저씨보다 나이가 한참 어릴텐데. 우리보다 다섯 살 언니야."


"하아, 소희아, 그럼 내가 뭐라고 부르니?"


"아무리 그래도 '님'자를 붙이는 건 아니지. 아저씨 면이 있지."


소희가 이제 내 얼굴도 신경써 주는 구나.

그런데, 민영이란 친구가 나이가 그렇게 어린줄 처음 알았네.

나하고 동년배인 줄 알았어.

얼굴은 어려 보이는 데 말하는 싸가지가 내 위에 있는 듯 해서.


가만히 보니 웨이팅 줄에는 준호와 친구들도 서 있다.

준호 눈동자는 소희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자 준호 거!"


둘이 말을 텄는지, 소희가 준호 차례가 되자 커피잔을 내밀고 있다.

준호가 수줍게 잔을 받아서 맛을 보는데.


"커피 맛 어떠니?"


"정말 맛있어. 스타카페 커피 맛 보다 좋아. 목에 넘긴 다음에 입안에 신맛이 은은하게 감돌아. 과일향도 나는 것 같고. 살구 향인가?"


소희가 준호에게 한 번 웃어주자 입이 헤벌쭉 벌어지는 준호다.

준호 친구들은 커피를 맛보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준호 만 살구 향이 난단다.


"준호가 최고다. 네 친구들은 커피 맛이 마음에 안드는 것 같은데."


"얘네들은 커피 맛을 몰라서 그래."


가만 살구 향이 난다고?

살구 향은 소희 몸에서 나는 향기인데.

내가 살구 향을 좋아한다고 머리 감을 때도 살구 즙을 짜서 샴프하고 같이 쓰는데.


작년에 집앞 정원 살구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살구를 땄는데, 너무 많아서 대부분은 냉동실에 얼려놓고 일부는 냉장 보관 중이다.

살구를 다 쓰면 냉동된 살구를 냉장고에 옮겨 놓는 식인데.

소희가 머리 감을 때 살구를 으깨서 즙을 쓰고 있고, 욕조 물에 몸을 담글 때도 살구즙 내고 남은 찌꺼기를 담궈서 알뜰히 쓰고 있는 중이다.


준호가 소희 몸에서 나는 향을 맡은 모양이다.

가까이 가야 나는 향이고 집중하지 않으면 맡을 수 없는 소희 바디 향이다.


소희도 고개를 갸웃하며 준호가 한 말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 같다.

소희가 자신의 팔뚝을 코에 대고 맡아보고 있으니.


'준호에게 커피 잔을 건네줄 때 가까이 붙었고, 잠시 손 터치가 있었는데, 그때 내 몸에서 나는 살구향을 맡은 건가? 으으 징그럽다. 내 냄새를 맡았다는게."


"가라!"


소희가 준호에게 한 마디 해주고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 씽크대에서 손을 씻고 있다.

더러운 뭔가를 씻어낸다는 듯.


그 모양이 너무 귀엽고 에뻐서 소희에게 다가가 장난치는 기찬이다.

머리 뒤쪽 교복 상의 옷깃을 뒤로 당겨서 코를 옷 안으로 들이밀고 코로 흡입한 것이다.


흐흡.

크읍.


코 속으로 시큼한 치즈 맛과 살구 향이 어울려져 정신을 혼미케 한다.

치즈며 살구를 마구 씹어먹고 싶은 욕구가 불현듯 일어나고 있다.


"난 살구향이 좋아. 먹고 싶다. 소희가 너무 좋아."


"미쳤어 정말!"


소희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기찬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들 만의 룰이 그러했다.

군말없이 상대가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자신이 원할 때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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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8 3 9쪽
34 깊숙이 꼭 안고 싶다 24.04.30 125 3 9쪽
33 아저씨가 먹고 싶은 만큼 24.04.29 129 3 9쪽
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1 3 9쪽
»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1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9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2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5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2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9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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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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