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새글

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0,378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11 00:35
조회
150
추천
2
글자
9쪽

이게 얌전해?

DUMMY

소희가 계단 위에 혼자 앉아 있다.

운동장에서는 남학생들이 축구공을 차고, 농구를 하고, 글러브로 공받기를 하고 있다.


축구공을 따라다니는 아이들이 몇 명인가 손가락을 세고, 농구를 하는 아이들 수도 세고, 야구공 놀이에 빠진 아이들도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세는 소희다. 소희를 알아보는 아이들이 손을 들어서 인사하면 마주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급기야 공놀이를 그만두고 소희 주변으로 모여든 남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래서 소희를 올려다보고 있는 아이들이다.

운동장에서 교실이 있는 건물까지 15계단을 올라야 하고, 소희가 앉은 계단은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12번째다.


아래에 서 있는 남자들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재미가 없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희다.


저 녀석들 호주머니에 돈 만원씩은 가지고 다닐텐데, 김밥을 팔아서는 힘들단 말이지.

3,000원짜리 한 줄 팔아봐야 1,500원 쯤 남는데 준비할 것도 많고.. 저기 서 있는 녀석들 중 분식집에 한 번도 안온 애들이 많단 말이지.


소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여자 둘이 다가와서 소희가 서 있는 계단 아래에 서고 있다.

체육복 바지를 입고 있는 은혜와 민지다.

그녀들이 소희를 가리자 아래서 소희를 올려다보고 있던 남학생들이 흩어지고 있다.

소희가 잘 보이는 각도를 찾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저 저질들!"


은혜가 소희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며 소희 치마를 다리 안쪽으로 접어주고 있다.

소희가 성가시게 한다며 엉덩이를 흔들어보지만 은혜가 기어코 소희 손을 잡고 계단을 모두 올라서고 있다.


"너, 귀찮게 할래? 내가 방금 쌈박한 아이디어를 구상중이었는데 말이야. 네년이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바람같이 사라졌어. 은혜 너 변상해!"


"미친년, 내가 네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놈들 시선을 차단해준건데 고맙다는 말은 못할 망정, 변상?"


"치마 속?"


소희가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보고는 다리를 무릎까지 올려보고 있다.


"보이지 않을건데? 그리고, 안을 들여다보면 뭐할건데?"


"후우우~ 무식한건지, 용감한건지, 네 정신세계가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정도가 심해진 것 같다."


"저 녀석들 돈 들고 다닐텐데.. 털어낼 좋은 사업을 구상중이었는데.. 실마리가 잡힐 듯 말듯 했는데.. 네가 망쳤어. 에이, 도움 안되는 년 같으니라고.. 언니년이나 동생년이나 그년이 그년이야."


소희가 손을 뿌리치고 건물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치마 허리를 접어서 입고 계단에 앉아 있어서, 허벅지에 빨간 자국이 남아 있다.

은혜가 다시 소희 뒤를 따라붙고 있다.

그리고, 치마를 아래로 내려주고 있다.


"이년이 정말! 왜 이래? 내 스타일 죽일일 있어?"


"내 친구라 챙기는 거다. 같이 다녀서 쪽팔리진 않아야 되니까. 시간 남았으니까 커피나 한잔 하자."


은혜와 민지가 소희를 끌고 가고 있다.

소희가 한 대씩 쥐어박으려고 손을 들었다가 마주 오는 선생님을 보고는 손을 바로 내리고 있다.


"정소희, 복장이 그게 뭐냐? 치마 빨리 안내려?"


신아리 선생님이 접은 치마 허리를 풀어주고 가자, 소희가 바로 한겹 접고 있다.


"소희 너 그러다 들키면 교무실에 불려간다."


"더워서 그래. 교복이 반바지였으면 좋겠어."


***


은혜가 자판기 커피를 뽑아주고 있다.

이곳은 후문 앞 김밥집 앞에 있는 커피 자판기다.

여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희가 자판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가격이 1,000원이다.

소희가 맛을 보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하아~ 소희가 더 심해진 거 같은데?"


소희가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 커피자판기를 관찰하자 은혜와 민지가 소희 뒤를 가려주고 있다.


"이거 한 잔 팔면 얼마나 버는지 알아?"


"내가 아냐? 소희야 동영상 한 번 찍자. SNS에 올리게."


"그거 때문에 날 찾아온거야? 네 얼굴도 나쁘지 않아. 몸매도 그만하면 봐줄만 하고.. 왜 나를 찍으려고 하니?"


"내가 너를 어떻게 당하니. 소희가 최고지."


"너 내 질문에 대답안한 거 알아?"


"무슨, 난 모른다고 했어."


"그게 대답이야? 커피 맛은 이 정도면 괜찮은 거야? 내가 맛을 모르겠다."


소희가 커피잔을 들고 중얼거리며 후문을 지나 교실로 걸어가고 은혜와 민지가 따라붙고 있다.


"소희야? 한 번 찍자~"


"너 커피 가격하고 맛 얘기 해주면 찍혀줄게. 너도 나한테 뭘 해줘야 할 것 아냐. 받아 먹기만 하는 건 아니지. 그런 년은 사람도 아니고.. 그렇지?"


"궁금하면 네가.."


"그런 자세라면 나를 찾아오지마. 먼저 주고 원하는 걸 말해야 대화지. 이런 상도의가 없는 것들하고 내가.."


소희가 2학년 1반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들어가서는 강혜영 자리 책상 위에 걸터 앉았다.


'없네 없어. 오늘도 점심시간에 나간거야?'


***


"저 왔어요~"


분식집으로 점심시간 출근 도장을 찍는 혜영이다.

인사로 자리잡을 모양인지 미국식 인사를 하고는 주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혜영이 분식집 안으로 들어서서 팔 벌리면 기찬이 같이 팔 벌려주고 몸을 잠시 부딪쳤다가 떨어지고 있다.

오늘은 홀에 나와 있던 지연이 기찬 뒤에서 팔을 벌렸지만 혜영이 패스해서 지연에게 엉덩짝을 한 대 맞았다.

혜영의 미국식 인사는 기찬하고 만 하는 것이다.


"혜영이 치마가 짧아진 것 같다."


지연이 손을 씻는 혜영 뒤에서 허리춤을 살펴보고, 두 겹 접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풀어주려 하자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


"그냥 두세요."


"엉덩이 보여. 너 학교에서 이러고 있었어?"


"이모는 뭐가 보인다고 그러세요. 이 정도면 얌전한 거라고요."


"이게 얌전해?"


지연이 혜영 치마 끝부분에 손을 대 보니 엉덩이 바로 아래 허벅지 살이 잡힌다.

혜영이 지연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고 오픈주방으로 몸을 빼자 치마가 들리고 있다.

기찬은 보고도 못본 척 하고 있다.


가게 안 테이블에는 단골손님들이 자리하고 있다.

남학생들이 두 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고, 두 개는 근처 공무원들이다.

남학생들이 혜영의 동선을 눈으도 쫓고 있다.


"아저씨! 저 애는 이름이 뭐예요?"


"너는 저번에도 물어보지 않았니?"


"쟤도 예뻐요."


"직접 물어보지 그러니? 남자가 돼 같고 그런 용기도 없으면 되나? 너희들 다 먹었으면 자리 좀 빼주지?"


"아니요. 떡볶이 하나하고 저 애가 만드는 김밥 한 줄 더 주세요."


남자가 다가가자 방긋 웃어주는 혜영이다.

기찬이 숨이 막히는지 헛기침을 하고 있다.

혜영의 자세가 소희를 너무 닮아 있다.

표정도 몸짓도 마치 표절한 것 같다.


"네 팬이 주문했어. 지금 만 거 갖다 달래."


"정말요? 여기 있어요."


혜영이 팬이 누구인지 찾아보려고 가게안으로 눈을 돌리자 마주치는 남자가 있다.

생긋 웃어주니 남자가 부끄러워 얼굴을 돌리고 있다.

기찬이 입을 벌리고 있다.


혜영이가 이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얌전하고, 말수도 적고, 표정도 많지 않고, 웃지도 않았고, 옷도 단정하게 입는 아이였는데, 공부 안하는 것 빼고는 여고생 모범생이 있다면 혜영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었는데,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지연아, 여자는 몇 일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거니?"


"이런 경우는 한가지 이유 밖에 없어요."


"어떤? 뭐?"


그때 손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로 오고 지연이 급히 계산대로 가려하자 혜영이 손님 응대를 하고 있다.


"맛있게 드셨어요?"


손님이 계산하고 가게를 뜨자 기찬이 지연에게 다시 붙었다.


"이유가 뭔데?"


"오빠도 알지 않아요. TV 광고에도 많이 쓰였던 말이잖아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요."


"그러니까 왜, 변신을 하느냐고?"


"내가 아나요. 오빠가 물어봐요."


"너 정말 이럴래? 너도 원래는 새침 떨었었어. 어느 순간 돌변해서 나를 귀찮게 했지."


"내가 언제 그랬다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혜영이 눈을 반쯤 감으며 눈웃음치며 볼을 부풀리고 있다.

평소 안해 버릇하던 표정이라 어색하기 짝이 없다.


"얼굴 근육이 한동안 아플거라고요. 오글거릴텐데.. 아마 여기서 안보이는 다리와 발을 보면.."


지연이 얘기해주자, 혜영의 뒷모습을 보기 위해 기찬이 주방 뒤쪽으로 돌아서고는 또다시 입을 크게 벌리는 기찬이다.


혜영의 두 다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릎을 굽혔다 폈다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

허리 위는 발랄, 유쾌, 친절, 사랑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허리 아래는 불안, 초조, 민망, 가려움, 두렵다고 말하고 있다.


기찬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홀 테이블을 정리하고 가게에 들어온 손님을 받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저씨는 내 거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여기는 내 영역이니까 24.05.04 93 3 10쪽
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16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20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8 3 9쪽
34 깊숙이 꼭 안고 싶다 24.04.30 125 3 9쪽
33 아저씨가 먹고 싶은 만큼 24.04.29 128 3 9쪽
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0 3 9쪽
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8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1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4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1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8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 이게 얌전해? 24.04.11 151 2 9쪽
20 같이 눈 뜨고 싶어 24.04.10 152 3 9쪽
19 나는 안보이지? 24.04.09 144 3 9쪽
18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24.04.09 149 2 9쪽
17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24.04.08 171 3 9쪽
16 어차피 다 볼 거잖아 24.04.07 190 4 10쪽
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9 네가 내 시간을 왜 물어? 24.04.04 202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