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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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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0,391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09 00:35
조회
149
추천
2
글자
9쪽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DUMMY

흐려 있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기찬이 혜영에게 뛰어가면서 부터 내리는 비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더니 후두둑 떨어진다.

모닥불 가에 앉아 있던 여자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지만 소희는 남자가 사라진 시내쪽 둑방 자전거길을 보며 서서 비를 맞고 있다.


별채 지붕 처마 아래 쪽마루에 나란히 앉는 여자들이다.


"아 맞다!"


지연이 모닥불 가에 던져놨던 고구마를 하나, 하나 찾자 별이가 우산들고 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모! 고구마 6개 였지."


"아니야. 8개 였지 않나?"


모닥불은 비에 거의 꺼진 채 작은 불씨 만 빛을 내고 있다.


"아 맞아! 아저씨 우산 안가져갔다."


갑자기 생각났는지 소희가 우산을 챙겨서 산책길로 나서고 있다.

지연이 따라나가 말리고 있다.

어두운 밤이고 가로등 불빛도 시야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희야, 위험해서 안돼. 기다려 보자."


"아저씨 비에 젖는단 말이야."


소희가 우산을 쓴 채 지연에게 손을 잡혀 산책길에 서서 시내쪽을 보고 있다.


#


산책길에 내려서서 뛰기 시작하자 쏟아지는 비다.


내리는 비가, 내 얼굴을 때리는 비가 혜영에게도 떨어질 것이 분명해서 뛰고 또 뛰고 있다.

바보같이 비를 맞고 있지는 않겠지.

혜영이 말한 언덕길이 정수장 옆 길이라면 비를 피할 곳이 한 곳 있다.


용문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길인, 남한강 지천인, 흑천을 가로지르는 현덕교 초입에 들어서자 정수장 내 가로등에서 비추는 불빛으로 환해지면서 시야가 확보되고 있다.


기찬이 숨을 가다듬으며 현덕교 가운데 오르막으로 올라가며 혜영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 여겼던 건너편 정자를 살펴도 인기척이 보이지 않는다.

기찬이 내리는 비를 손바닥으로 막으며 휴대폰을 들었다. 현덕교 앞쪽 남한강은 흙탕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다.


"어디 있니?"


- 저 넘어졌어요. 발목이 아파요.


"현덕교까지 오지 못한거야?"


- 안 보여요.


"우산 가져온거야?"


- 아니요.


"너 정말!"


기찬이 현덕교를 단숨에 건너서 언덕길을 뛰어 내려갔다.


"혜영아~"


퍼붓는 비를 맞으며 언덕길을 빠르게 내려가는 기찬의 눈에 얇은 은행나무를 부여잡고 있는 교복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비에 젖어 바르르 떨고 있다.


"너 바보야?"


기찬이 가까이 다가가자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방긋 웃어주는 여자다.

빗물이 여자 얼굴 골을 따라 흐르고 있다.

미간에서 콧등으로 또 코를 경계로 두 갈래로 갈라진 빗물이 입술에 닿아 매달려 있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


"발목이 삐인거야?"


남자가 서 있는 여자 오른 발목을 만져보고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히고 있다.

남자 얼굴에 빗물이 부딪쳐 위로 튀어 오르고 있다.


우산도 없고, 비에 젖었고, 발목은 다쳤고, 택시도 올 수 없는 이곳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혜영이를 어찌 해야 하나.

집에 같이 돌아가면 분명..


"왜, 온거야?"


"저..도 몰라요."


"안 춥니?"


"몰..라요."


"뭘 자꾸 모른다고 해!"


기찬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혜영이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에이, 미쳐 버리겠네."


남자가 지르는 소리에 하늘이 놀랐던지 번개가 치고 잠시후 천둥소리가 우르르쾅쾅 들려오고 있다.

혜영이 놀라서 그 자리에 털버덕 주저 앉고 있다.

남자가 혜영을 일으켜주며 엉덩이를 무심코 털어주다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비에 흠뻑 젖은 치마가 몸에 찰싹 붙어 있고, 남자의 손바닥으로 여자의 차가운 살 감촉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여자가 이를 따다닥 부딪치며 오돌오돌 떨고 있다.


엉덩이를 잡고 있는 남자 손길이 느껴지지도 않는지, 여자 몸은 아래로 무너지기 만 하고 있어서, 남자가 여자를 잡아 아래서 받치고 있다.


"너 괜찮은거야?"


"저 어지러워요."


남자가 여자에게 등을 돌려주자 바로 업히는 여자다.

차갑게 식은 살끼리 부딪쳐 오싹 소름이 돋고 있다.

남자가 한걸음, 한걸음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바닥이 미끄러워서 더욱 조심하며 현덕교를 향하고 있다.

남자 집을 목적지 삼아서다.


"너 집에 연락했어?"


"아니요."


"걱정하실 거잖아."


"별이네서 자고 간다고 전화하면 돼요."


투두둑.


자전거길 옆 가로수 나뭇잎에 잠시 머물러 있던 빗물이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다.

옷속으로 들어오는 물줄기에 깜짝 놀란 혜영이 남자 목을 더 세게 감으며 몸을 남자 등에 붙이고 있다.


'아~ 이건 뭐.. 혜영이 살이 그대로 느껴지네. 떨림도.. 숨결도..'


빗물이 몸을 타고 들어옴에 정신이 들었는지 여자 엉덩이에서 들썩임이 생기고 있다.

꿈질꿈질 움직이고, 두 다리로 남자 허리를 감았다가, 풀었다가, 쭉 뻗으며 마구 움직이고 있다.


"가만 있어라. 미끄러워서 놓치겠어."


혜영의 엉덩이와 다리 움직임이 곧바로 멈춰졌다.

그리고는 두 다리로 남자 허리를 세게 감고 있다.


"목은 세게 잡지마. 숨 막힌다. 날 죽일 셈이야?"


"죄송요. 제가 처음이라서요."


"내게 업히는 게 불편하면 내려줄까? 왜, 이렇게 팔딱거려? 다리에 힘을 빼야 내가 업기 편하지."


"아니요. 알겠어요."


여자 다리에 힘이 풀어지며 남자 등에 몸이 착 달라붙고 있다.


"그래도 힘이 드는 건 마찬가지네."


"예?"


남자가 말없이 엉덩이 잡은 손을 여기 잡았다 저기 잡았다 위치를 변경해 보고 있다.

하지만 비에 젖어 미끄러운 몸이어서 업고 가려면 어딘가를 꽉 움켜쥘 수 밖에 없는 남자다.


남자가 손위치를 바꿔가며 엉덩이 이곳 저곳을 잡을 때 정신없어 하던 혜영이 하늘을 보고 얼굴로 비를 맞고 있다.


"분식집은 손님들 많이 없었니?"


"아니요. 많았어요. 그래서 은혜 불렀어요."


"은혜가 일했다고? 저번에 내가 실수로 일 시켰다가 내가 엄청 눈치를 봤는데.."


"물에 손대는 건 제가 했어요.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비가 온몸을 세차게 때리고 있다.

바람도 불어와 날리는 나뭇잎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기찬이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질까 조심조심 발을 떼어놓지만 휘청임을 피할 수 없다.


혜영이 남자 몸에 매미같이 붙어서 같이 흔들리고 있다.

한 몸이 되어야 남자가 조금이라도 쉬울 것을 몸으로 배운 여자다.


부지런히 온 것 같은데 집까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이제 현덕교를 건너 100미터 쯤 지나왔을 뿐이다.

앞으로 세 배 쯤은 더 가야 한다.

비가 오지 않고, 여자를 업지 않았으면 진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 흘렀다.


남자 목과 오른쪽 얼굴 턱 쪽으로 따스한 숨결이 느껴지고 있다.

여자가 뱉어내는 숨이다.

뭐가 그렇게 불편한지 호흡이 불규칙적으로 나오고 있다.

길게 또 얉게 그리고 밭은 숨 이었다가 고른 숨이었다가 또 다시 숨이 길어지고 있다.


"아아으.."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입을 꼭 다문 듯 잇 사이로 새어나오는 소리다.

비가 오는 소리에 잘 들리지 않지만 앓는 소리가 나오자 남자가 급해지고 있다.

이러다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남자다.


"으으으.."


업힌 여자 몸에서 떨림이 커지고 있다.

두 다리가 남자 허벅지를 두두두 때리고 꼭 다물고 있던 입을 벌렸는지 여자 입술 감촉이 남자 턱에 전해지고 있다.

몸이 뜨거워졌는지 뜨거운 열기가 뿜어지고 있다.


'이런, 혜영이 몸이 이상하다. 몸살 감기가 와도 이상하지 않아.'


벌려져 있던 여자 입안으로 남자 귓불이 물려 들어가고 있다.

몸이 벌벌 떨리는 와중에 얼굴도 입도 흔들리고 있다.

우연인 듯 여자가 귓볼을 입 속에서 혀로 굴리고 있다.

잡아 당겼다가 뱉어냈다가 다시 물고 깨물고 있다.


이제 남자 집에 거의 다 왔다.

앞에 서 있던 소희가 우산을 하나 더 펴더니 남자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혜영을 업고 있는 남자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워주는 소희다.


남자가 보이자 온돌방 처마 밑 마루에 앉아 있던 여자들이 일어나 혜영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온돌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별아! 혜영이 갈아입을 옷을 챙겨와라."


지연이 혜영이의 젖은 옷을 벗겨내리고 있다.

교복이 비에 젖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혜영을 눕혀 놓고 벗기는 것이라 쉽지 않은 일이다.

혜영은 누워서 몸을 떨면서 뒤척이고 있다.

옷을 다 벗기고 나서야 한숨을 돌리는 지연이다.

혜영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고 있을 때 열려진 온돌방으로 별이 들어가고 있다.


그제야 남자가 여자들이 앉았던 처마 밑 마루에 털푸덕 앉고 있다.

누워 있던 혜영이 고개를 돌리는 남자 옆 얼굴을 보며 눈을 반짝이고 있다.

소희는 빗속에서 우산을 든 채 남자 만을 쳐다보고 있다.

온돌방 안에서 뜨거운 김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혜영의 몸에서 떨어진 빗물이 뜨거운 온돌에 닿으면서다.


"아! 맞다."


남자가 온돌방 아궁이로 급히 움직여서 땔감을 챙기고 가마솥 물량도 확인하고 있다.

남자가 아궁이 안에 장작을 던져넣고 있다.


"아저씨, 옷 벗어! 감기 걸리겠다."


소희가 남자 옷을 벗기고 있고, 남자가 두 팔을 들어 주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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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1 3 9쪽
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9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2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5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2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9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21 이게 얌전해? 24.04.11 151 2 9쪽
20 같이 눈 뜨고 싶어 24.04.10 152 3 9쪽
19 나는 안보이지? 24.04.09 144 3 9쪽
»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24.04.09 150 2 9쪽
17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24.04.08 171 3 9쪽
16 어차피 다 볼 거잖아 24.04.07 191 4 10쪽
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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