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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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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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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0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06 23:35
조회
182
추천
3
글자
9쪽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DUMMY

기찬이 분식집 앞 10미터 앞 까지 와서 가만히 섰다.

오전 9시 30분인 지금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오픈 주방에서는 어묵 꼬치가 끓는 물에 올려져 김이 올라오고 있고, 철판에 떡볶이를 주걱으로 젓고 있는 지연이 보인다.


긴머리를 뒤로 질끈 묶어 블랙 스포츠 모자를 눌러쓰고 빨간 꽃무늬 앞치마를 둘렀다.

무릎 위까지 올라간 A라인 살구색 치마를 입고 있다.


지연이가 예쁘네.

내 스타일에 맞게 입고 왔어.

모자는 내가 선물해 준거고, 살구색 치마를 입고..

안그러더니 오늘은 왜 이러는 거야.

나는 욕구불만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침부터..


지연이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어주고 있다.

어서 오라는 듯이, 왜 거기 서 있느냐는 듯 두 팔을 들어 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일찍 준비한다고 팔리냐? 퉁퉁 불어터지기나 하지? 떡볶이며 어묵이며 남으면 점심 때 식사로 너 먹어!"


"아침부터 왜 이렇게 툴툴거려?"


여자가 손으로 분식집 안을 가리키고 있다.

안에는 세 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10명 들어와 있다.

남자가 깜짝 놀라 안으로 들어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손님들이 낯이 익다.

시장통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10시 넘어 가게를 여는 미용실 주인이며, 통신사 대리점 직원들, 옷가게 주인들이 기찬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보내오고 있다.


"자기가 김밥을 말아! 내가 라면을 끓일게."


자기라고 부르는 소리는 오랜만에 듣네.

기분이 좋고 나쁨에 따라 나를 부르는 호칭이 달라지는 지연이다.

보통은 반말이 보통이어서 달리 보이고 있다.


지연이 주방으로 들어오는 기찬 엉덩이를 툭 쳐주고, 화구에 불을 붙이고, 라면 물을 올리고 있다.

남자가 여자 엉덩이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더니 힘없이 김밥틀을 잡고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김밥 2줄, 3줄, 3줄, 총 8줄 각 테이블에 내가야 돼! 맨 앞 테이블 손님들이 2줄이야."


라면물을 올려 놓은 여자가 떡볶이를 접시에 담아내고, 어묵도 챙기고 있다.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다.


"기분 좋아 보인다. 뭐, 신나는 일 있어?"


"그이가 1주일 예정으로 해외 출장 갔어."


"그게 좋은 일이야? 어제는 세 번이나 했다며? 잠을 안재워도 좋다며 신나하더니 남자 부재에 그렇게 즐거워 한다고?"


"내가 좋기만 한 줄 알아? 지 만 좋겠다고 내 몸 위로 올라오는 거지. 그 인간이 내 생각은 전혀 안해!"


여자가 테이블에 음식을 내가고 있다.

남자가 서둘러 만 김밥 5줄도 함께다.


지연이가 내 속을 뒤집어 놓는구나.

지 남편하고 하는 밤일을 왜 떠벌리고 있는 거냐고?

어제 별이 하고 괜히 만났나 봐.

불 만 지피고, 혼자 삭히려니, 영 개운치가 않네.

아이고! 소희야~

소희 보고 싶다.


***


"너는 소희 만 보고 있냐?"


"예쁘지?"


1교시 후 쉬는 시간에 2학년 1반 교실에 소희 자리 구석에 여자들이 모여 있고, 중간 쯤에 남자들이 무리지어 있다.


"소희가 예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니? 그림의 떡인데, 네가 뚫어지게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난 소희 손 잡은 남자야. 너하고 달라."


"소희 손은 지금 나도 잡을 수 있어. 소희가 손 만짐에는 관대하다고!"


"이 미친 놈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소희 손을 너 같이 못생긴 놈이 잡을 수 있다고?"


남자가 구석 쪽 소희네 무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더니 손을 쳐들고 있다.


"소희야! 나 친구들하고 떡볶이 먹으러 간다. 양 좀 더 챙겨줄거지?"


소희가 손을 들고 다가오는 유상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상민이 마주쳐 온 소희 손을 악수하듯 잡고 흔들고 있다.

소희가 환하게 웃어주고 있다.


"물론이지. 몇 명 올건데?"


"나 포함해서 4명 갈거야."


"아이, 이뻐라, 상민이 너는 분식점에 자주 안와서 내가 서운했었어. 이제 자주 와야 한다?"


"응. 알겠어."


상민이 소희 손을 계속 잡고 있자, 옆에 서 있던 혜영이 손날로 마주잡고 있는 손을 갈라놓고 있다.

가벼운 손놀림으로 무척 자연스러운 분리였다.

남자가 혜영에게 인상 한 번 써 주고 성태에게 돌아가고 있다.


"혜영이 너 또 점심시간에 학교 빠져나갈거야?"


"점심 때 아저씨가 바쁘셔서 그럴려고.."


"그래. 그러면 내가 고맙지. 그런데, 너 아저씨 신경 많이 쓴다?"


"아저씨가 자꾸 눈에 밟혀."


'도발? 나하고 해 보겠다? 너 만 다친다. 이년아~ 쿨하게 받아줘야지.'


"그래. 아저씨 잘 도와줘. 아저씨는 뒤에서 안아주면 좋아하니까 시도도 해 보고!"


"어디서 막말을..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뭐, 괜찮아. 아저씨 삶에 활력이 돌겠지. 여자가 안아준다는 데 싫어할 남자는 없을 테니까."


"그건 그렇고, 소희 너는 남자 손을 아무렇지 않게 잡더라? 상민이 저 녀석도 한참 동안 잡고 있었어. 소희 너는 가만히 손을 내주고 있었고, 이유가 있니?"


"별걸 다 궁금해 하네. 나중에 얘기해 줄게. 여기는 귀가 너무 많다. 분식점에 가서 얘기 하자!"


"소희야! 지금 얘기하지. 너 답지 않게 숨기려는 거야?"


"은미 너는 요새 분식집에 안오더라? 네가 내 베프라고 떠벌리고 다니면서.. 그래서 베프는 커녕 내 프렌드나 될 수 있겠어?"


"내가 엊그제도 갔는데 무슨 소리야. 동네 친구들 6명을 데리고 갔는데.. 아! 그때 소희가 없었나?"


"무슨 소리야. 난 방과후에 분식집에 붙어 있는데.. 너 구라치는 거야?"


"소희야? 은미 온 거 맞아. 너 격투기하러 갔을 때 와서 먹고 갔어."


"아! 그래? 은미야 미안하다. 오늘도 올거지?"


"네가 내가 하는 말을 못 믿어해서 가기 싫어지는데?"


"왜 그래? 넌 내 베프잖아."


소희가 일어나서 은미를 껴안고 있다.

등을 꽉 잡아서 꼼짝 못하게다.

은미가 숨막히는지 팔을 휘젓고 있다.


"오늘 온다고 말하면 풀어주지."


"알겠어. 갈게. 후우우~"


"아이고 예뻐라~"


소희가 은미를 풀어주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있다.


***


"아저씨~"


"혜영이 점심시간에 또 나왔어?"


혜영이 팔짝 뛰어와서 기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덥석 끌어안고 있다.

혜영이 남자를 안았던 시간은 2초에 지나지 않았다.

혜영이 아무렇치 않은 듯 씽크대로 가서 손을 씻고 있고, 남자가 놀라서 혜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혜영이가 나에게로 와 안겼어.

가슴을 내 가슴에 온전히 밀착시키면서..

소희가 나에게 안길 때 그 모습 그대로 안겼어.

인사치레로 서로 공간을 두고 안는 게 아니라.. 혜영이는 왜 이럴까?

그리고, 나는 왜 이러냐.

2초 만에 선다고?

이게 다..


지연이 혜영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혜영의 얼굴에 홍조가 띄는 것으로 보아 아무렇치 않은 게 아니다.

실수도 아니고, 우연도 아니고, 의도적인 안김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지연이다.


기찬은 아직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리를 모로 꼬고 걷는 폼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주방에서 김밥을 말고 있는 지연 옆에 서자, 발끝으로 정강이를 차주고 있는 지연이다.


"아야~ 왜 차냐?"


"정신차리라고 차 줬다. 이 화상아! 별일 아닌 접촉인데.. 왜, 이렇게 민감한 사람이 됐어? 어떻게 스치기 만 해도 불끈 달아오르냐?"


네가 남자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

오산이야.

네가 어찌 남자 마음과 몸을 알겠냐?

이건 내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야.

요 몇일 계속해서 자극을 크게 받아서 그래.

갈증을 풀어내야 하는데 방법이 안보이네. 아! 미치겠다.


눈이 흐리멍덩하게 풀려 있는 남자를 보며 혀를 차던 지연이 테이블 정리하러 자리를 비우자 손을 씻은 혜영이 남자 뒤로 섰다.

잠시 망설이더니만 남자를 뒤에서 꼭 안았다 풀고 있다.


남자 두 다리가 힘이 빠지는 듯 무릎이 잠시 아래로 접혔다가 올라오고 있다.

혜영의 하체가 남자 엉덩이를 감싸고 등에 가슴을 붙여가며 백허그한 여파다.


"테이블에 김밥 세 줄 나가야 하는데, 됐어요?"


혜영이 남자 몸에서 떨어지면 자연스레 말을 걸고 있다.

혜영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

테이블 정리하고 있던 지연의 눈에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할 건 다하고 있는 혜영을 걱정스럽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남자가 화가 나는지 휙하고 돌아보고 있다.

앞에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혜영이 두손을 모으고 서 있다.

남자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어찌할 바 모르겠는 남자가 지연의 눈을 찾아보니 지연이 손으로 등을 두드려 주라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남자가 로봇이 된듯 지연의 손짓대로 움직이고 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혜영의 등을 토닥여 준 것이다.

남자의 손의 등에 닿자 혜영이 그대로 남자 가슴에 안겨오고 있다.

두 팔로 남자 등허리를 꽉 잡아 당기면서다.


기찬과 지연의 입이 동시에 크게 벌어졌다.

동시에 든 생각은 하나다.


큰일났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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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16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21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8 3 9쪽
34 깊숙이 꼭 안고 싶다 24.04.30 126 3 9쪽
33 아저씨가 먹고 싶은 만큼 24.04.29 129 3 9쪽
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2 3 9쪽
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1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9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2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5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5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2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9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21 이게 얌전해? 24.04.11 151 2 9쪽
20 같이 눈 뜨고 싶어 24.04.10 152 3 9쪽
19 나는 안보이지? 24.04.09 145 3 9쪽
18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24.04.09 150 2 9쪽
17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24.04.08 171 3 9쪽
16 어차피 다 볼 거잖아 24.04.07 191 4 10쪽
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80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2 3 9쪽
9 네가 내 시간을 왜 물어? 24.04.04 20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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