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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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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0,369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08 08:35
조회
170
추천
3
글자
9쪽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DUMMY

"소희야~"


기찬이 별이 목소리에 부리나케 욕실을 빠져나간다고 했는데 늦었다.

소희가 무릎을 욕조 바닥을 대고 몸을 일으켜서 남자에게 거품 공격을 하고 있을 때 별이가 욕실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어머나!"


별이가 고개를 돌리고 뒷걸음치자 뒤에서 안아주며, 무슨 일이 있나, 고개를 안쪽으로 내미는 여자가 있다.

별이 엄마, 주소영이다.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짓으로 빨리 나오라고 말해 주는 여자다.

소희가 얌전히 욕조 안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가리고 있다.


소영이 달아나는 남자 어깨를 잡았다.

남자가 안방을 지나 거실 소파 옆을 지나칠 때다.


"서!"


"내가 뭔 죄를 지은 것 같이 몰아세우지마!"


"누가 뭐래?"


"말도 짧아졌고."


"나 간다고. 지연이와 같은 하늘 아래 있을 수 없어."


"왜 그러냐? 아는 척도 안한거야?"


삐이익.


그때 지연이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며 소영과 눈이 마주치고 있다.

서로 아랫입술을 깨물며 마주 바라보며 눈에서 불꽃이 피어나고 있다.


"별이 늦지 않게 학교 보내!"


소영이 지연의 어깨를 밀치며 밖으로 나가고 있다.

지연이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고, 기찬이 소영을 따라나가고 있다.


"소영아!"


"뭐?"


"그냥 간다고?"


기찬이 소영의 손을 잡아 끌어 아궁이 옆쪽 통나무 의자에 앉히고 있다.

소영이 화가 난 복어 모양으로 볼을 부풀리고 있다.


기찬이 장작을 삼각형 모양으로 세우고 불쏘시개를 안쪽에 넣어서 불씨를 만들고, 불을 피우려고 무릎을 땅바닥에 대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던 소영의 얼굴이 누그러지고 있다.


"왜, 그냥 가려고 하냐?"


소영이 이제 갓 피어나 위태로운 불꽃을 보며 손짓하고 있다.

남자가 잡풀을 더 모아 넣고 소영이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 옆으로 밀어주어 겨우겨우 불꽃을 키워가고 있다.


"뭐 먹었니?"


"싫어."


"뭐가?"


"나 갈거야."


소영이 통나무 의자에서 일어나 등을 돌리고 있다.


"멈춰!"


소영의 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앉아!"


소영이 몸을 돌려 기찬을 가만히 보다 몸을 다시 돌리고 있다.


"별이 내일 학교 늦지 않게 보내 줘요. 나 이제 여기 알았으니 갑자기 올지도 몰라요. 문 밖에서 처량하게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비번 찍어줘요."


소영이 주차해 놓은 차로 다가가 운적석에 올라 문을 닫으려 할 때 남자가 닫히는 문을 잡았다.


"고마워!"


여자는 차 문을 닫으려 하고, 남자는 못닫게 하는 실랑이가 벌어지다가 결국 여자가 져서 차 운전석 문이 열려 있다.


"갈게요. 놔 줘요."


남자가 차 문을 닫아 주고 있다.

그 전에 여자 손을 한 번 잡아 주고다.


"미워요."


차가 빠져나갈 때 까지 남자가 지켜보고 있다.


...


기찬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드럼통 화로에 숯을 옮겨 담고 있을 때, 소희가 별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금방 목욕을 마치고 머리를 덜 말린 상태의 여고생 둘이다.

둘 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

별이가 연한 핑크색, 소희는 블랙이다.


"모닥불 오랜만에 본다."


소희가 나무 작대기를 하나 들고는 불타고 있는 나무장작을 쓰러트렸다 다시 세웠다 장난치자 별이도 합세하고 있다.

불꽃 죽였다 살리기 놀이다.

그 바람에 재가 남자에게 날리고 있다.


그때 지연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역시 목욕을 했는지 생얼에 젖은 머리다.

하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다.


"지연아! 너 그냥 나오면 어떻게 해! 삼겹살하고 쌈채소 씻어서 가져와! 밥은 앉혔어?"


"역시 난 하녀인거야?"


지연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싫지 만은 않은 눈치다.

소영이 돌아가고 나서 기분이 한결 나아진 지연이다.


"아저씨, 군고구마 먹고 싶다."


"그래. 조금 있다가 넣을 거야. 고기 먼저 먹고.. 지금은 불이 너무 세서, 조금 있다가."


"소희야! 언제부터 아저씨한테 옷을 다 벗고 몸을 보여주는 사이가 된거야?"


"한참 됐어. 아저씨는 내 남자니까 이상할 것 없지."


남자가 고개를 돌리고 숯을 모으고 있다.

소희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다.


"그러면 관계도 한거야?"


"그럼 했지. 남자를 주기적으로 안아주는 건 여자가 할일이니까."


남자가 지연이 양손에 먹을거리를 가져오는 것을 보더니 달려가 받아오고 있다.

남자가 삼겹살부터 챙기고 있다.


"그러면 오늘 아저씨하고 같이 자는 거야?"


"당연하지. 내가 한 침대에서 아저씨랑 같이 자야지. 안방을 나를 위해 꾸며놓은 거 봤지? 내가 꿈에 그리던 침대잖아. 아저씨에게 말해 주었던 그 그림을 실제로 만들어 놓았어."


"무슨 소리야? 한 침대에서 잔다고? 오빠 맞아?"


"안방 침대는 소희 침대 맞아. 나 혼자서 있을 때도 거기서 안잤어. 이제 주인이 왔으니까."


"아니! 같이 자느냐고?"


"그래야 할까?"


소희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불장난하던 나뭇가지를 모닥불에 던지고 남자 옆에 가서 집게를 들고 있다.

삼겹살을 뒤집으니 기름이 숯불에 닿으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게 또 재밌는지 뒤집기 놀이에 빠지고 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그러지."


기찬이 구워진 삼겹살 한점을 기름장에 찍어 소희 입에 넣어주고 있다.

그리고는 뜨거워 입김을 불어가며 오물오물 씹어 먹는 소희가 귀엽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너희들도 어서 먹어! 고기 다 익었다."


지연과 별이가 젓가락을 잡았고, 소희도 잡으려 했는데 남자가 말리고 있다.

그리고는 상추에 고기를 싸서 입에 넣어주고 있다.


"소희는 내가 먹여줄게. 내가 전부터 그러고 싶었어.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게 해줄게. 집에서 잡일은 내가 다 할거야."


"진짜야? 빨래도 아저씨가 해?"


"당연하지. 밥도 청소도 내가 할거야."


"그러면 나는 뭐해?"


"내 옆에 있어주면 돼. 예쁘게 꾸미고 웃어주면 돼. 지금 처럼.. 아니 가만히 있어도 돼. 소희는 뭘 해도 다 예쁘니까."


지연과 별이가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은 듯, 그런 얘기는 듣기 싫은 듯, 두 남녀와의 거리를 벌리고 있다.

소희가 배시시 웃고 있다.


"아저씨, 말이라도 고마워. 남자들이 그런 거짓말은 다들 한다더라. 뭐, 현실에서 환상이 깨져도 상관없어. 난 언제까지나 아저씨 옆에 있을거야. 빨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어른이 됐으면 좋겠어. 아니, 나 고등학교 그만 다닐까?"


지연과 별이는 통나무 의자 하나씩 가져다가 모닥불 앞에 앉아 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고구마를 호일에 감싸서 불가에 던져놓고 있다.

입을 삐죽 내밀고 있는 폼이 상당한 불만이 있다는 투다.


"나는 소희가 대학교도 다녔으면 좋겠어."


"그 얘기는 그만 해. 다 끝난 얘기를 또 꺼내고 그래. 내가 고등학교 그만둘까 고민중이라는데 왜 딴소리야?"


남자가 커다란 상추쌈을 싸서 소희 입에 구겨넣어 주고 있다.


으으윽.


소희 인상이 한껏 구겨지고 있고, 남자가 그것도 귀엽다는 듯 소희 볼을 옆으로 잡아당기고 있다.

소희가 눈을 크게 뜨고 남자를 노려보자 살며시 잡았던 볼 살을 놓고 있다.


"둘이 그동안 못보던 그림을 많이 보여주네. 별아 넌 감상평이 어떠니?"


"이모는.. 뭐 이상할 건 없는 것 같은데요? 알콩달콩 사랑놀음을 보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 아닌데.. 뭐, 사랑하는 사이에 저 정도 그림은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예요. 소희가 부러워요."


띠리링.


"어, 혜영아!"


- 저 아저씨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요.


"무슨?"


- 저도 몰라요. 전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걸었거든요?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저씨에게 가고 있어요. 소희가 말했던 그 산책길을 따라서요.


"지금 뭐가 보이는데?"


- 옆은 강이고 앞은 언덕길인데요. 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잠시만!"


기찬이 전화를 끊고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며 안절부절이다.


"혜영이가 오고 있데. 여기 인적이 뜸한 길이어서.. 가로등도 뜨문뜨문 있고.. 어둡고 무서울텐데.. 내가 가서 데려올게."


기찬이 소희를 보며 말하고 있고, 소희는 입술을 깨물고 있다.


"초대받지 못했는데 그냥 무작정 온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소희야, 밤길에다가 여자 혼자서 다니기 위험한 길이야."


"그런데요?"


"응?"


"아저씨가 외간 여자를 왜 신경써요?"


"아니, 그.."


남자가 말을 잇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소희가 잠시 생각해 보는 듯 하다가 손짓해 주고 있다.

가보라는 신호를 보여준 것이다.

찌푸려있던 남자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재빠르게 산책길로 내려서서 시내쪽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귀에 댄 채다.


소희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고, 두 여자가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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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16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20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8 3 9쪽
34 깊숙이 꼭 안고 싶다 24.04.30 125 3 9쪽
33 아저씨가 먹고 싶은 만큼 24.04.29 128 3 9쪽
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0 3 9쪽
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8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1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4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8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1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8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6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3 3 9쪽
21 이게 얌전해? 24.04.11 150 2 9쪽
20 같이 눈 뜨고 싶어 24.04.10 151 3 9쪽
19 나는 안보이지? 24.04.09 144 3 9쪽
18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24.04.09 149 2 9쪽
»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24.04.08 171 3 9쪽
16 어차피 다 볼 거잖아 24.04.07 190 4 10쪽
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0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9 네가 내 시간을 왜 물어? 24.04.04 20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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