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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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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0,388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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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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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DUMMY

소희가 기찬에게 뛰어와 안기고 있다.

이제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사이라 스킨십에 스스럼이 없다.

잠깐 안기는 것이지만 소희 손이 거침없이 파고들고 또 만져오고 있다.

몸을 딱 붙인 채 바디 체크도 해가면서.


소희가 떨어지자 기찬이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바로 혜영이 안겨온다.

소희가 하는 양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따라하는 혜영인데.


기찬이 급히 숨을 멈추며 견뎌보려고 했지만 전작이 있었던 지라 결국 참지 못했다.

혜영의 눈에서 이채가 발하고, 불현듯 솟아올라 눌러오는 찌릿함에 몸을 조용히 떨고 있다.

눈 마저 감은 채 온몸에서 마구 들어오는 다양한 신호에 집중하고 있다.


기찬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이제 와서 감출수도 없고, 이미 전에 혜영에게도 들켰었던지라.

기찬도 눈을 감고 혜영을 꼭 켜안았다.


툭툭.


지연이 기찬의 등을 두드렸으나 쉬이 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의지와 반해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로 빠져든 것이다.


지연이 혜영의 등도 두드렸는지 눈을 떠 기찬의 눈을 살펴보는 혜영이다.

얼굴이 환하게 밝아져 있다.

소희가 그런 것 처럼, 나에게 뭔가를 해줬을 때, 보람을 느꼈을 때 짓던 해맑은 표정을 혜영도 보여주고 있다.


기찬이 고개를 돌리고 분식집 밖으로 나갔다.

왠지 어깨가 축 처져 보인다.


남자를 모르는 거야? 알고도 그러는 거야? 소희도 그렇고 혜영이도 그렇고, 그런 건 학교에서 안 배우나?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지연이가 살짝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라고 말을 해도 왜?


소희는 어찌어찌 참았는데, 시간차를 두지 않고 바로 안겨 들어오는 혜영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또, 안기는 느낌도 달라서, 격투기를 하는 소희는 근육질의 몸이어서 좀 딴딴하다고 할까? 퉁퉁 몸을 쳐대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혜영은 말랑한 스펀지 같다. 몸을 감싸오며 눌러주는데 정말 견디기 어렵다.

소희와 다른 색다른 느낌이어서 더 자극이 되는 것 같다.


기찬이 분식집 밖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셀프 커피 드립에 열중인 여고생들을 보고 있자니.

뭐가 그리 즐거운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커피 내리는 단순한 일 가지고도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고 있다.

그러고 보니 눈을 여기로 돌려도 저기로 돌려도 여자 만 보이고 있다.

통통 뛰노는 생기 발랄한 여자들.


"아저씨! 오늘 가게에서 원두 얼마큼 더 볶았어?"


소희가 오픈 주방에서 고개를 내밀고 물어오고 있다.

혜영은 소희 옆에서 김밥을 말고 있다.

그 투샷이 한 눈에 보이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기찬이다.


큰일났군.

이래선 뭔일도 못하겠다.

달리기를 해서 힘 좀 빼고 와야 하나?


기찬이 일어나서 말없이 걸어가자 소희가 인상을 팍 쓰고 소리치고 있다.


"어디 가요!"


그래도 소리를 크게 지를 때는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 존댓말을 써주는 참 고마운 소희다.


"잠시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소희를 돌아보며 말해주고 산책로 쪽으로 걸어가는 기찬이다.

소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분식집 밖으로 나와 기찬을 따라나서지만 지연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소희야 아저씨도 쉴 시간이 필요한거야."


"이모는 무슨 소리야. 내가 왔는데, 나한테 와서 쉬면 되지. 남자의 쉼터는 여자 옆자리 아니야?"


소희가 지연의 손을 뿌리치고 기찬에게 달려나가고 있다.

멀리 가지 못한 기찬의 등에 폴짝 뛰어올라 업히는 소희고, 깜짝 놀라면서도 소희 치마가 위로 들춰질까 고이 접어서 업고 있는 기찬이다.

소희와 함께 있으면서 이런 일은 많이 겪어 본 일이라 상황 자체는 익숙한데.. 소희 몸이 커지면서..


"내가 왔는데 어디 가는 거야? 혹시 나 피해서 도망치는 거야?"


"무슨? 아저씨가 열이 올라서 좀 식히려고 그래."


소희가 업힌 채 기찬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고 두 볼도 쓰담해 보고 있다.


"진짜 열이 있네. 어디 아픈거야? 그러면 병원에 가자."


"병원 가서 해결될 일이 아니고 나 좀 뛰려고. 아저씨가 에너지가 넘쳐서, 그래서 열이 나는 것 같아."


기찬이 소희를 업고 시청 앞 둑방 계단을 내려와 자전거 길에 내려섰다.

앞으로 남한강이 흐르고 있다.

기찬의 속마음 색과 비슷한 황토빛 흙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기찬이 갈찬공원쪽으로 방향을 잡아 걸어갔다.


"소희야 내 손길로 너를 만져오면 무슨 느낌이 드니? 지금도 내가 소희 엉덩이를 만지작거리고 있잖아."


"뭐랄까? 아저씨가 개구쟁이 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 그리고, 내가 아저씨 장난감이 된 것 같은 기분도 있고, 그런데, 싫지는 않아. 아저씨가 나를 원한다는 거니까. 내가 아저씨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여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저씨 얼굴에서 진짜 좋다는 표정이 나올 때 있거든. 그 모습을 보면 나도 같이 좋아져."


기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걷고 또 걸었다.


그렇구나.

소희에게 나쁜 기분은 없는 거구나.

그런데, 그것 뿐이구나.


"아저씨 달리기 좀 하고 싶어."


"그래. 그러면 같이 뛰어."


기찬이 소희를 바닥에 내려주고 언덕길을 전력으로 달음질쳐 갔다.

그 뒤를 여유로이 따라오는 소희고.


기찬은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쉬지 않고 달리고 달렸다.

공원 초입 언덕을 넘어,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 좌측으로 운동장을 스치고, 주민 운동시설이 있는 곳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반 발짝 왼쪽 뒤에서 소희가 보조를 맞추며 뛰어오고 있다.


살짝 뒤돌아보니 소희 얼굴에 생각이 많아 보인다.

입을 꼭 다물고, 조금 입을 내민 것 같고, 고개를 살짝 들고 있었는데, 고개 돌린 나를 보더니 방긋 웃어주고 있다.


기찬이 언덕을 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무벤치에 벌렁 드러누웠다.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얼마만에 이렇게 미친듯 뛰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온몸에 힘이 쭉 풀리고 다리 힘도 다 빠져서 걸을 힘도 없어진 기찬이다.


하~ 개운하다.


"이제 기분이 나아진거야?"


"내 기분?"


소희가 누운 기찬의 장딴지를 손으로 눌러주며 시선은 유유히 흐르는 흙탕물을 보고 있다.


"그래. 언제부턴가 아저씨 표정이 안좋아졌어. 그런데, 내가 안길 때 그렇단 말이지."


"소희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야. 소희가 이제 어른 몸이 되서."


제길, 힘이 다 빠진 줄 알았는데..


기찬이 손이 어느새 올라와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던 소희 손을 잡으며 서둘러 몸을 일으켜서 앉았다.


다행히 소희가 눈치를 못챈 모양이다.

내가 이상한 놈이지.

도대체 내 몸이 왜 이러는 거야.


"아저씨! 계산해 봤어?"


"응."


소희는 요즘 커피에 빠져 있다.

요즘 물어오는 건 커피 얘기와 돈 버는 얘기다.


"그러면 오늘 얼마나 번거야?"


"현금 장사여서 돈 바구니를 열어봐야겠지만 100잔은 더 팔았어."


소희가 인상쓰며 손가락을 꼽아보고 있다.

기찬이 말없이 수학식을 머리로 또 손가락으로 계산하는데 여념없는 소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정말 예뻐.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왜 이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저 작은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원두는 얼마나 썼어?"


"3kg 쯤? 어제 저녁에 숯불로 2kg을 굽고, 오늘 가게에서 프라이팬으로 구운 거 다 포함해서. 오늘 저녁에는 5kg 쯤 구우면 될 거 같아."


다시 장고에 들어가는 소희다.


'원두 20kg 한 포대가 8만원이었고.. 3kg이면 1/6로 잡아서.. 아 머리 아파. 내일 학교가서 은혜한테 계산해 보라고 해야겠다.'


소희가 문제를 다 풀었는지 찡그렸던 표정을 펴고 기찬 어깨에 얼굴을 기대왔다.


***


분식집 앞에서는 혜영이 커피를 내려서 손님들에게 내주고 있다.

홀로 분식집 주방을 맡은 지연이다.


"왜 이렇게 안오는 거야?"


가게 안 테이블 2개에는 6명의 여고생들이 떡볶이를 먹고 있고, 옆 한 테이블에서는 남고생 4명이 라면에 김밥을 먹고 있다.

남고생들은 거의 날마다 오는 단골들이다.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요?"


"금방 오실거야. 할 얘기 있는거야?"


"아니요. 그게.."


지연이라고 모를까.

분식집을 하루가 멀다하고 오는 이 학생 이름은 준호다.

아저씨가 보고 싶어서 찾은 게 아니고 소희가 안보여서 찾은 거다.


"별이야~"


지연의 눈에 분식집을 지나쳐가는 별이 보이자 바로 불러세우고 있다.

친구들 두 명과 같이 걸어가는 중이었는데.


"예. 이모."


"너 바쁘지 않으면 김밥 좀 말아라."


"저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는 길인데요?"


"응. 별일 없네. 어서 들어와."


별이 지연에게 잡혀 분식집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모는? 뭐 제가 여기 알바생인가요? 엄마한테 일를 거예요."


"바쁘니까 일단 일 해. 일르던지 말던지. 내가 뭐 니 엄마 무서워할 줄 알고?"


별이가 분식집으로 잡혀 들어와 앞치마가 강제로 씌워지자 남고생 테이블에 앉아 있던 네 명 눈에서 별이 반짝이고 있다.


"여기는 예쁜 애들이 많다."


"그래도 나는 소희가 제일 예뻐. 소희는 내 거니까, 너희들 한 명 씩 잡아봐. 밖에 애도 예쁘고 지금 별이라는 애도 예쁘니까."


남고생들이 자기들끼리 얘기한다고 소근거렸지만 별이 귀에도 지연 귀에도 들리고 있다.

별이는 자기 보고 예쁘다는 소리에 입이 벌어졌다.


'꿈 깨라. 이놈들아. 특히 소희는 임자 있는 여자인데 넘보길 어딜 넘 봐.'


저멀리 손을 잡고 분식집으로 오고 있는 두 남녀가 보이고 있다.

여자는 뭐가 그리 좋은지 남자쪽으로 얼굴을 돌려서 뭐라뭐라 수다를 떨고 있고.

남자는 그저 고개를 까닥까닥.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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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깊숙이 꼭 안고 싶다 24.04.30 125 3 9쪽
33 아저씨가 먹고 싶은 만큼 24.04.29 129 3 9쪽
32 혜영을 봐 버렸네 24.04.28 121 3 9쪽
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9 2 10쪽
29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2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5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2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8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21 이게 얌전해? 24.04.11 151 2 9쪽
20 같이 눈 뜨고 싶어 24.04.10 152 3 9쪽
19 나는 안보이지? 24.04.09 144 3 9쪽
18 아저씨 감기 걸리겠다 24.04.09 149 2 9쪽
17 얼굴색을 가리지 못했다 24.04.08 171 3 9쪽
16 어차피 다 볼 거잖아 24.04.07 191 4 10쪽
15 손이 다 달라 24.04.07 160 2 10쪽
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9 네가 내 시간을 왜 물어? 24.04.04 20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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