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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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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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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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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5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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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별걸 다 시키네

DUMMY

혜영이 커피를 내리면서 빠르게 커피 판매가 안정화 되어 갔다.

한 번 내릴 때 마다 10인분 분량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커피 맛도 균일하게 유지하니 이 가게 최고 전문가인 혜영이 맡아서 하는 것이 맞긴 한데..


"혜영이 그만 두고 어서 식사하거라."


가게 안 테이블이 손님들로 만석이어서 주방 안쪽에 의자를 놓고 주방 테이블 위에 1인 밥상이 차려졌다.

손님들한테 나갈 때는 스텐 냉면 그릇에 밥을 담은 다음 그 위에 닭볶음탕 한 국자 얹어져서 밑반찬과 함께 나가지만, 혜영이는 작은 뚝배기에 닭볶음탕이 따로 담겨지고, 밑반찬에 달걀 프라이에 데친 시금치가 초장과 함께 놓여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던 손님이 한마디 한다.


"사장님! 저도 직원분 식사하시는 대로 내주시면 안돼요? 저 정도 퀄리티면 12,000원을 드려도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금치 데친 건 뭔가요? 초장에 찍어 먹는 건가요?"


"저희 가게는 분식집이어서 가격을 낮춘 거고요. 시금치는 단골분이 집에서 농사지으신다며 먹어보라고 한 웅큼 놓고 가셨어요."


기찬이 작은 접시에 데친 시금치와 초장 종지를 내놓았다.


"부추나 미나리를 초장에 찍어 봤지 시금치는 처음인데요. 쌉싸름한 맛이 도는 게 좋으네요."


"신선해서 살짝 데쳐 봤습니다."


가정식백반을 카레라이스 처럼 밥 위에 올려주는 닭볶음라이스로 나가는 방법이 적중해서 테이블 회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계산을 하나 잘못한 게 있었으니 분량 조절을 못한 것이다.


혜영이 먹는 것 외에 10인분을 추가로 준비한다고 한건데.

생닭 한 마리로 4인분을 만들어내려고 한건데.

세 마리를 잘게 토막 쳐서 손님들에게 닭고기 세 점씩 내드렸더니 20인분 이상이 나와 버렸다.

한 시간 점심 장사로 10만원의 매출이 추가로 생긴 것이다.

마진은..


기찬이 식사하고 있는 혜영을 보고 아빠 미소를 짓고 있다.

소희 아홉살 때 지어주던 그 표정이 다시 나오고..

혜영이 그 시선에 흠칫 놀라며 눈을 껌벅이고 있다.


내가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운 가 보다.

혜영이 덕에 한 시간 장사해서 10만원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이 생겼어.

쌀밥 위에 얹어 나가는 덮밥 스타일이 분식집에 통하는 것 같다.

내일 메뉴는 뭐다?


"혜영아 너 내일 뭐 먹고 싶은 거 있니?"


"저는 다 맛있어요. 제가 점심을 많이 먹지 않는데, 밥을 고봉으로 퍼 주셔서 제가 살이 찔 것 같아요."


"혜영이는 더 먹어도 돼. 아까 안아보니 너무 가벼워. 좀 더 불려도 된다."


"여자보고 살을 불리라니요?"


혜영이 기찬을 째려보고 있다.

요즘 소희가 화날 때 마다 짓곤하던 무서운 표정이 혜영이 한테서 나온 것인데..

지연이 이를 보더니 인상을 쓰고 있다.


"너 어른한테 그 표정이 뭐야? 아저씨가 네 친구야?"


"아저씨는 가만 계시는데.. 왜 이모가 난리실까요."


"이년이 정말! 오냐오냐 하니까 난리?"


기찬이 지연이 혜영이에게 다가가는 걸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난 괜찮아. 아니, 좋아. 혜영이 말마따나 네가 왜 나서고 그래?"


"오빠는 감당할 수 있다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연이 입모양으로 기찬에게 '이따 말하자'고 하고는 손님이 떠난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내일 뭐?"


"짜장면요."


"그건.."


"안돼요?"


"혜영이가 먹고 싶다는데.."


혜영이가 식사를 다하고는 배를 볼록하고 내밀고는 손으로 두드리고 있다.

이 역시 소희가 기분좋게 밥을 먹고 나서 기찬에게 만 부리는 애교인데..

소희는 뱃살을 보여주면서 배를 두드린다.


...


분식집 테이블에 짜장면 두 그릇이 놓여 있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는 중인데..


"혜영이 한테는 거하게 한 상 차려주고, 나 한테는 냉동면을 덥혀서, 양파 만 넣은 짜장소스에 비벼 먹으라고? 오빠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뭐야! 손님들한테 내드렸던 시금치 데친 건 어딨어. 나는 맛도 못보는 거야?"


지연이 불만이 가득한지 투정을 부리고 있다.

애들이 한다는 반찬투정을..

다 큰 어른이 애 같이..

소희도 밥투정은 부리지 않아.


"달지가 않네. 쓴 맛도 강하고 가루를 풀고 설탕을 넣어야 하나? 고기는 돼지고기 잘게 썰어넣으면 될 것 같고, 설탕 대신 다른 걸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단맛을 뭐로 내면 좋을까?"


기찬이 짜장면을 먹으며 중얼거리고 있는데, 화가 나서 눈에 불이 난 지연에게 기름을 부은 격이다.

투정에 대꾸없이 생무시를 했으니..

하지만, 지연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하더니 금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기찬 입 주위에 짜장이 묻은 걸 본 이후다.


지연이는 요새 감정변화가 왜 이렇게 극심하냐.

좋았다가 싫었다가 화났다가 재밌다고 웃고 있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받아 줄 사람이 없어.

이래서 어른들이 나이 들어서도 엄마를 찾는건가?


"뭘 그렇게 봐요?"


"지연이가 예뻐서 보는 건데, 보는 것도 뭐라는 거야?"


"오빠 눈에 실린 감정이 마음에 안드니까."


기찬이 말 상대를 하지 않겠다는 듯 자신이 먹은 그릇을 챙겨서 주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넌 그러지 마라. 내가 맞춰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너까지 그러면 되니?"


"그거라고! 그게 포인트라고~ 왜 나만 뒷전이냐고!"


지연의 입에서 큰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 남자 못본지 3일짼가?

스트레스를 왜 나한테 푸는거야?

나도 미치겠는데..


...


분식집에서 원두 볶는 냄새가 나고 있다.

뿌연 연기도..

간밤에 볶았던 숯불 직화 원두가 소진되었다.


밖에서는 셀프 커피 드립하는 손님들이 물양을 가지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물을 조금씩 시간을 두고 넣어야 해.

한 번에 많이 부우면 안돼.

우려야 해.

착즙하듯이 진을 쫘악 빼주면 좋은데..


기찬이 밖으로 나와 손님들이 드립하는 현장을 지켜보지만 앞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이제는 대야를 놓고 나무판자를 걸치고 꼭지 달린 물통을 올려두었더니 손님들이 알아서 필터와 드리퍼를 틈틈히 씻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건 아니다.

뭔가 마음에 안들거나 불편한 게 있으면 주인부터 찾았다.

그런데, 부르고 기다려도 나오는 이 하나 없다 보니..


분식집에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기찬이나 지연이 밖으로 나올 수 없으니,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하나, 하나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한 것이다.

대야도, 꼭지 달린 물통도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서..


"혜영이 한테 왜 그래요?"


지연이 기찬 옆에 서고 있다.

잠시 한가한 시간이다.


"내가 뭐?"


지연이는 눈치가 너무 빨라.

벌써 알아채고 있으니..


"소희 하고 밤마다 할텐데.."


기찬이 지연 손을 잡고 가게안으로 끌고 있다.


"밖에서 그런 얘기를 꺼내면 어쩌자고?"


"누구 들을 사람도 없었어요."


기찬이 테이블 앞에 앉고는 지연에게 등돌리고 시선을 가게 밖 드립 현장에 고정시켜 놓고 있다.


"소희하고 밤마다 할거잖아요."


"못해."


"왜요. 소희가 싫데요?"


"그건 차마 말 못하겠다. 사생활이야."


기찬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있다.


"참나, 남녀가 서로 좋아서 한 침대를 쓰면서도 별일없이 지나간다고 말하는 거예요?"


"소희는 좋데. 그러면 된거지."


가슴 아프게 왜 이런 말을 하게 만들어.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렇다고 지연에게 말하면 소희 귀에 들어갈거고.


"부부 사이 밤일은 비밀이라 쳐요. 그런데, 혜영이한테도 마음이 가는 거예요?"


"머리속으로는 아닌데, 내 몸이 어느 정도 길들여졌어. 안기고 또 안겨왔잖아."


"무슨 얘기예요?"


기찬이 말없이 일어나서 지연에게 돌아서서 손을 내밀고 있다.

손 잡고 일어서 앞에 선 지연에게 기찬이 양팔을 벌려주고 있다.


"뭐?"


"혜영이가 분식집 들어올 때 마다 나한테 안기듯이 한 번 해줘 봐."


"별걸 다 시키네. 올라 타?"


지연이 혜영이를 따라한다고 팔짝 뛰지만 점프력이 시원치 않자, 기찬이 허리를 잡아 올려 안고 지연이 두발로 허리를 감았다.


"혜영이가 나에게 했던 걸 따라하려고 해 봐!"


"뛰어 안기고, 잠시 있다가 바닥에 내려서서 오빠 허리를 감아서 잡아 당기고, 그리고.."


기찬이 지연이 손을 잡아서 자신의 엉덩이를 쓸고 내려갔다.

그리고, 몸을 더 밀착시켜줬다.


"아~ 이런 거 였어? 나는 그 동작은 못 봤는데, 혜영이가 손으로 쓸었다고? 그래서 둘이 서로.."


기찬이 지연이 허리를 감은 손을 조금씩 아래로 내리고 있다.


"오빠도 혜영이한테 이렇게 했다고?"


"아니! 내가 지금 미치겠어서 그러니까 잠시 이대로 있어 줘."


기찬의 얼굴을 쳐다보니 눈이 반쯤 풀어져 있다.

지연이 기찬에게 안긴 채 눈을 감고 있다.


"아저씨~"


저 멀리서 소희 목소리가 들리고, 발자국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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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30 남자의 생리에 대해서 안 배우나 24.04.26 108 2 10쪽
» 별걸 다 시키네 24.04.19 112 1 9쪽
28 제 말대로 하세요 24.04.18 105 1 10쪽
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25 나보고 어쩌라고 24.04.15 112 3 9쪽
24 버팅기지 말고 너도 들어와 24.04.14 138 2 9쪽
23 별걸 다 욕심내네 24.04.13 127 2 9쪽
22 그게 왜 궁금해? 24.04.12 13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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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내가 못할 것 같은가 보네? 24.04.06 182 3 9쪽
13 너희들 상상은 자유야 24.04.06 178 3 9쪽
12 키스는 괜찮지 않아? 24.04.05 191 3 9쪽
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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