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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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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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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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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2
추천수 :
214
글자수 :
355,778

작성
24.04.1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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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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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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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나보고 어쩌라고

DUMMY

커피는 혜영이가 아는 것 같아서 맡기고 싶긴 한데 못 믿겠어.

지금도 버벅거리고 있는 민지를 보고 만 있다고.

알고도 가만 있다는 건 내게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것일거고.


어찌하여 굽고 빻고 물을 내린 민지가 커피 한 모금 마셔보고 있고, 은혜는 한 발짝 떨어져 있다.


내가 만드는 과정을 모두 봤는데, 맛을 안봐도 뻔한 맛이야.

민지 얘를 내가 모를까.

진중한 구석이 없기로는 은혜와 판박이고, 유유상종이라고 둘이서 친구로 어울리고 있어.

그래도 만든 성의가 있으니까 물어는 봐야지.

소가 뒷걸음질하다 쥐를 잡기도 하니까.


"어때?"


"내가 만들어서 그런건지 내 입맛에는 좋은 것 같아."


민지가 진짜 그럴듯한 커피를 만들어냈는지 한모금에 그치지 않고 음미하듯이 마시고 또 마시고 있어서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나는 속지 않지. 커피를 뭔 맛에 마시는지도 모르겠는 내가 마셔봐야..


"은혜야 이제 네가 잘할 수 있는 일 하자."


"그러지 말고 소희 네가 하지? 나도 한 건 챙겨야 하지 않겠어?"


"너는 나를 왜 찍으려고 그러냐? 혹시 나 찍어서 돈버는 거야?"


"걱정마라. 돈 되면 오픈하고 나눌테니까."


그래. 어렵지 않은 건데 뭘 못해주겠어.

난 민지가 내린 커피를 따라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마셔보라고 컵을 내밀었다.


"드셔 보세요. 직접 생원두를 구워서 빻아서 방금 내린 커피예요! 무료 시음회를 하고 있어요~"


뭐, 공짜라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라는데, 마다할 사람들은 없다.

바로 줄을 서서 받아가고 있다.

사람들 반응을 살펴보니 1차 시음회 때 보다는 한결 나아졌다.


그중 커피를 즐겨 마실 것 같은, 공부 잘할 것 같은 대학생 언니를 붙잡고 얘기를 나눠봤다.

맛이 어떤지, 향은 좋았는지, 목넘김은 괜찮은지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레귤러 컵 한 잔 얼마면 사서 드시고 싶으세요?"


"음, 나라면 2,000원이면 마실 거 같아. 맛이 싱겁긴 하지만 입이 심심할 때 마시기 괜찮을 것 같다."


"감사해요. 더 드릴게요."


내가 커피물을 잔에 더 부어주자 대학생 언니가 고맙다고 말해 준다.

이거야. 민지가 한 건 했구나.

혜영이 표정이 리얼하게 바뀌고 있어.

얄미운 년 같으니라고.. 맛을 못 낼 줄 알고 자기한테 구원의 손길을 구하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민지야! 똑같이 만들 수 있지? 이번에는 커피를 내려서 팔아보자. 1,000원에 팔면 반응이 어떨까 보자고!"


은혜는 내가 사람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시음평을 들으려 대화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잡고 있다. 나를 찍어서 뭘 하려는지 정말 모르겠다.


"은혜야! 네가 종이에다가 커피 1,000원이라고 적어서 들고 있어라."


"나는 너 찍고 있는데?"


"그거 찍어서 뭐 하니. 생산적인 일을 해야지. 빨리!"


은혜가 잠시 투덜거리는가 싶더니 가게안으로 들어가서 종이 한 장을 들고 나온다. 종이에는..


[막 내린 로부스타 원두커피 한 잔 1,000원!]


종이를 가슴 높이로 들고 있더니 테이프를 가져다가 테이블 앞면에 붙여놓고 휴대폰을 다시 들고 있다.


"은혜야 너 커피 한 잔 팔면 얼마 남는지 계산 안할거야? 그게 뭐 이렇게 시간이 걸릴 일이니? 너 그거 알아내기 전까지 나 찍지마."


"그거 내일 학교가서 알려준다고 했어."


"지금 돈 받고 팔려고 하고 있다고! 남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파니?"


"네가 계산하면 안되니? 네가 원두 사온거고.."


은혜가 말을 못알아듣네. 오늘은 반응이나 보자.

과연 돈을 내고 마시는 사람이 있는지..


"방금내린 커피 1000원 입니다~"


가격이 싸서 인지, 마시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드디어 커피로 돈이 벌리기 시작한 것이다.

민지가 다시 원두를 굽고 있다.

은혜는 휴대폰을 들고 있다.


"지혜?"


- 지금 전화를 건다고? 이게 미쳤나? 나 지금 독서실에 있는 줄 알면서..


"너 얼마 남는지 계산 안 끝냈어?"


- 그게 쉽게 안나와. 자판기 모델명으로 검색해봐도 가격을 알 수 없어. 원가 데이타가 없어서 계산이 안돼.


"나 독서실 찾아간다. 머리끄덩이 끌고 나와?"


- 왜 그러니. 왜 가격을 알려고 그래? 누가 알아보래?


"헛소리 말고! 그러면 대충 얼마야?"


- 계산에 대충이 어딨어.


"기다려. 내가 갈테니까. 도망가기 만 해! 오늘 집에가서 책상을 뽀개버리고 말겠어."


- 잠시 기다려. 내가 전화해보고 문자 찍어줄게.


5분이 지나자 은혜 휴대폰에 문자가 찍히고 있다.


[대략 800원! 나도 들은 거임.]


은혜가 소희에게 문자를 보이고 있다.


지혜가 보낸거네.

그년은 헛소리를 하는 년이 아니니까 믿을 만 하지.


"은혜 너 이제 커피 좀 팔아봐라. 너 잘하잖아."


소희가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마침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없다.

잠시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소희가 의자에 앉아 있던 기찬 허벅지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았다.


"나 커피 팔아서 돈 벌었다? 10잔 팔았어."


"옆에 의자에 앉으면 안될까?


"왜? 다리 아파?"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좀 불편해서.."


"안 아프면 그냥 있어. 난 이 자세가 편하고 좋으니까."


지연이 밖에 나가서 은혜에게 커피를 한 잔 받아와서 맞은편에 앉고 있다. 혜영도 옆에 앉았다.


"1,000원에 커피 팔면 800원 남는데! 10잔 팔았으니 8000원 남겼어. 하루에 100잔 팔면 8만원? 엥 너무 적은데?"


"하루에 얼마쯤 벌고 싶은건데?"


"으으음, 많이 벌면 좋지. 100만원 쯤?"


혜영이 지연이 가져온 커피잔을 들어 맛보고 있다. 잠시 눈을 감았다.


재수없는 표정이야.

처음에는 일 잘하고 내말 잘듣고 해서 귀엽고 예뻤던 혜영이였는데, 지금은 하는 모든 짓이 밉상이야.

뭔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 아저씨가 또 넋이 나가 있네.

뭐가 그렇게 좋은거야? 에이~


소희가 기찬 무릎 위에서 엉덩이를 들었다가 다시 앉다가 비틀거리자 기찬이 소희 배를 손으로 잡아주었다.

그리고는 잠시지만 소희 등에 얼굴을 댔다가 떨어지고 있다.


'으으으, 소희가 내게 때때로 고통을 안겨주는구나.'


지연이 기찬의 표정을 보더니 속으로 혀를 차고 있다.


"너무 싱겁다. 가벼워. 더 남을 것 같은데?"


혜영이 눈을 뜨더니 하는 말이다. 소희는 들은 체 만체다.


아저씨가 혜영이한테 눈길을 주니까 기분이 상당히 안좋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내가 왜 이러나 모르겠네. 지금도 그래.

아저씨가 다리를 꿈틀거리며 넋 놓고 혜영이를 보고 있어.


"돈이나 벌러 가자!"


소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기찬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

소희가 고개를 돌려 기찬을 보자 그제야 힘을 풀고 있다.


"나 가지 말고 그냥 이대로 있어?"


"응. 어~ 아니야."


"아저씨가 이상하네."


소희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 지연이 소희가 한 것 처럼 기찬 위에 앉고 있다.


"소희 대신에 나 안아줘."


"왜 이래? 저리 안가?"


"좋으면서 그래. 잔뜩 성이 나 있고만, 소희는 알고 그러는 거야?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야?"


'소희도 알지. 알긴 아는데 핀트가 어긋나서 그래. 내가 힘들 줄 몰라. 좋을거라고 만 알고 있어. 저번에 내가 못참고..'


"이모! 무슨 말이예요? 뭐가 성이 나요?"


"그런 게 있지. 너도 모르는 거야?"


"뭔지 알 듯 한데, 확실치 않아서요."


"아직 모르는 게 낫지."


지연이 앉은 채 몸을 돌려서 기찬을 안아주고 있다.


"아! 출장간 남편이 그리워지네."


"지금 네 행동이.."


기찬이 지연을 안아서 일어나며 바닥에 세워주고 있다.


밖에서는 커피 웨이팅 줄이 만들어져 있다.

예쁘장한 여고생이 원두를 볶아대니 냄새가 폴폴나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남학생들이 천원짜리 한장 들고 줄서 있다.


매일 마다 와서 커피 만들어서 팔라고 할까?

민지는 일이 손에 익은 것 같다.

은혜는 사람을 끄는 재주가 있으니까 둘이 딱이야.


커피를 파는 여자들을 뒤에서 지켜보던 소희가 뒤에 기찬이 다가오자 등을 기대고 있다.


"아저씨는 좋으면 좋다고 왜 말을 안해?"


"내가 뭐?"


"내가 오해했잖아. 좀 전에 혜영이를 뚫어질 듯 쳐다보는 것 같았어."


"소희 네가 옆에 있는데 내가 그럴리 없다는 거 알잖아."


"알지. 아저씨 마음은 잘알지. 그런데, 아저씨 몸은 다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 아저씨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스트레스의 원천이 너인 줄은 아니?'


"아냐. 소희가 있는데 어떤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니?"


"요새는 거짓말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런데, 얘네 둘은 소희 말을 어쩜 잘 듣는거니?"


"말도 돌리고.."


"나보고 어쩌라고?"


"화내는 거야?"


"그럴리 있니? 아~ 손님 오신다!"


기찬이 분식집으로 몸을 돌리고 있다. 소희가 돌아보니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는 손님이 없다.


에이, 정말~ 대놓고 거짓말치고 있네. 아저씨가 이상해. 왜, 가끔 도망가듯 나를 피하는 걸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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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하자는 것을 받아줘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에 24.04.27 11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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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셀프 드립 커피 24.04.17 99 1 10쪽
26 재는 털어내야겠다 24.04.16 10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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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남자 눈치를 좀 봐야지 24.04.05 179 3 9쪽
10 느껴 보니까 좋았냐? 24.04.04 201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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