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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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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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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글자수 :
349,370

작성
24.06.2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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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생각이 많은 언니야

DUMMY

나는 먼저 밀키트 생산 공장부터 들렀다.

1층 가게를 3개로 나누고 출입문도 별도로 둔 형태다.

장터 해장국집과 에스지 카페는 사무실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예 이모와 해리 이모가 자동주입기와 자동밀봉기 기계를 작동시켜서 밀키트 제품을 생산해서 테스트까지 하고 계셨다.


정량이 담겼는지, 밀봉은 제대로 됐는지, 포장비닐에 얼룩이 묻어나는지를 확인하고 스티커를 위에 붙여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두 분이서 하시면 한 시간에 몇 개 나와요?"


"기본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잡아야 해. 끓인 해장국을 자동주입기에 넣고 건더기를 비닐에 먼저 넣은 다음 자동밀봉기에 물려줘야 하니까. 하나 나오는데, 15초 쯤. 240개 나오겠다. 30분은 생산 준비 시간으로 잡고 계산한 거야."


"8시간 기준으로 잡으면요?"


"1,200개 되겠네."


"천씨 할아버지!"


나는 문득 몇일 전에 천씨 할아버지가 가게 월세로 600만원을 받아가시려면 하루에 해장국을 몇 그릇을 팔아야 하는지 계산해 본 게 생각났다.

그때 계산으로는 1,500그릇이었다.

그렇다면 해장국집에서 하루에 300그릇을 팔면 1500그릇이 나온다는 얘기.

나는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아, 밀키트 제품이 생산만 하면 다 팔린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저 밀키트 좀 챙겨주세요. 영업을 뛰러 나가게요."



나는 차를 몰고 양평 시내 5개 마트를 돌았다.

마트 마다 샘플 삼아 해장국 밀키트 제품을 10개씩 놓고 왔다.


안팔리면 수거해간다고 하니 모두 받아주셨다.

마트에서 거래하겠다면 아침 일찍 주문해 달라고 얘기하고 왔다.


권장소비자 가격은 11,000원이고, 마트 공급가격은 9,000원이다.

온라인 판매가격은 11,800원으로 정했다.


오늘 시생산으로 나온 제품은 480개.


장터 해장국 집, 에스지 카페 3개점에 모두 진열해 판매에 들어갔다.


1,200개는 무슨 480개도 많아 보인다.


오프라인으로 만 판매해서는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그렇다면 유리 언니가 비싸게 구입해 놓은 컴퓨터의 성능을 믿어봐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에스지 3호점에 들어갔다.

내심 유리 언니가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투닥거리는 그림을 기대했다.


그런데?


두 명이 카페에 묶여 있다.

유리 언니는 카운터에, 수연이 언니는 과일 주스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밀키트 제품 컴퓨터 작업 아직 안한거예요?"


"시간이 안되서요."


사람이 부족하다는 얘기인데, 은지 언니는 조금 늦는다는 연락이 왔었으니 어쩔 수 없다.


"유리 언니가 작업하세요. 내가 카페 볼게요."


유리 언니가 바삐 사무실로 들어갔다.


민지는 바쁠 때는 혼자서도 카페 일을 잘 만 보던데, 두 명이 붙었는데도 힘들어 하네.


"수연이 언니가 카운터 보세요."


옷차림이 이게 뭐야.

정장 치마를 입고 오셨어.

그러니까 일하는 게 불편하지.


수연이 언니 얼굴을 보니 식은땀도 흘리고 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한 것 같은데, 몸이 말을 안듣는 모양이다.

일 안해본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나는 수연이 언니에게 손수건을 내 드렸다.

언니가 놀라서 몸이 굳어 있기에, 내가 이마하고 귀, 턱 쪽에 흐르는 땀을 닦아드렸다.

그래도 꼼짝 안하고 있길래 등허리를 살짝 건드려 드렸다.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오는 모양이다.

로봇이야 뭐야?

버퍼링이 걸려 있는 듯한 모습이네.


수연이 언니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생각이 많은 언니야.

생각할 게 뭐 있담.

보이는 대로 일을 해 버리야 시간을 남길 수 있는데..


나는 사이드 메뉴 진열장부터 밀키트 제품 채워넣기, 수박과 멜론 깎아서 냉장고에 보관하기를 해 나갔다.

틈틈히 손님들 나가실 때 테이블 위도 닦아내고, 흐트러진 인테리어 소품도 제자리에 놓았다.


손님들이 소품이 귀엽다고 만지작거리셔서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나고, 분실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분의 소품을 준비해 놓고 있다.


"어서오세요."


손님들이 들어오신다.


나는 카운터로 가며 수연이 언니에게 사무실로 들어가시라 엉덩이를 밀어드렸다.


수연이 언니가 눈치가 참 없어.

내가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며 입모양으로 들어가라고 말해줬는데, 같이 입모양으로 '뭐라고요'라고 물어볼 게 뭐야.


은지 언니 올 동안은 내가 혼자 봐야겠다.


내가 에스지 카페 3호점에 잡혀있자, 소영이 이모가 카페로 오셔서 물어보신다.


"소희야, 주문을 어떻게 넣을까? 아무래도 내일 5장날 3,000인분은 무리 아닐까?"


"저희가 공장이 있으니까, 식자료는 3,000인분에 맞춰서 사들이세요. 다 안나가면 이모들이 추가 작업하셔서 밀키트 제품을 생산하시면 되죠."


"너는 어떻게 머리가 그렇게 돌아가냐? 우리 일 시키먹으려고 안달난 녀석 같아."


이모들은 어떻고요.

이모들은 일 안하려고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노시려고 만 하시잖아요.


내가 하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보내면 문제가 커진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오늘 밀키트 판매 첫 날이니까, 오후 6시 이후에 원가 판매 들어가세요. 남기면 안되니까."


"계산해 봤어? 얼마로 팔아?"


"대신 계산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문득 은지 언니가 보고 싶었다.

징그럽게 나를 보는게 부담스럽지만 이럴 때는 보고 싶은 언니다.

언니가 학교에서 수업받는 건 맞는거야?

일하기 싫어서 강의 핑계대고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느라 늦을 수도 있는 거잖아.


"7,000원으로 가세요. 너무 싸게 파는 건가?"


"그러면 나도 몇 개 가져가야겠다. 주변 가게에 돌려도 되겠고."


해장국 밀키트 2인분을 7,000원에 팔면 남는 게 있나?

언니 오면 계산 좀 해보라고 해야겠다.



3호점을 열고 은지 언니가 들어온다.

옷차림을 보니 남자친구 만나서 놀고 온 게 맞다.


눈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입술도 연한 핑크색으로 물들이고, 미니스커트는 이게 뭐야.

팽팽해서 터져나가려고 하네.


내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은지 언니가 찔리는 게 있나 보다.

주춤거리며 다가오는 폼이..

내 눈은 못속이지.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은지 언니가 나를 안아 줬다.

징그러운 언니, 틈만 보이면 이런단 말이지.


"뭘 기다려요?"


나는 은지언니가 업무를 볼 준비를 마칠 때까지 하는 양을 지켜봤다.


오늘 기분이 좋은 모양이시네.

콧소리가 나고 흥얼거리는 걸 보면.

오늘 엄청 바쁜 날이었는데, 그런건 신경도 안쓰는 거지?


"끝! 가서 일 보세요."


귀신같은 언니.


내 마음을 어떻게 들여다 보는 걸까.


"원가 계산 좀 해보세요. 밀키트 제품요."


은지 언니 머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답이 쉽게 안나올걸?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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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손해보는 것 같아 NEW 9시간 전 3 0 7쪽
95 당신들 아들이 아니라는 거 믿어 24.07.01 10 0 7쪽
94 나이든 사슴이지만 24.06.30 19 0 7쪽
» 생각이 많은 언니야 24.06.29 19 0 7쪽
92 그놈이 문제야 24.06.28 24 0 7쪽
91 처음 안아 보시나 24.06.26 39 0 7쪽
90 너무 하긴요 24.06.25 20 0 7쪽
89 좋은 건 따라 하는 게 맞지 24.06.24 22 0 7쪽
88 부담은 나에게 24.06.23 22 0 7쪽
87 보내기가 쉽지 않네 24.06.22 24 0 7쪽
86 이 정도라? 24.06.21 19 0 7쪽
85 정말 괜찮은 거야? 24.06.20 25 0 7쪽
84 난 신입이니까 24.06.19 22 0 7쪽
83 내가 미안해지잖아 24.06.18 26 0 7쪽
82 도와줘 24.06.17 31 0 7쪽
81 결정권자 눈에 들어야 해 24.06.16 33 0 7쪽
80 엉덩이 한 대 맞고 얘기하자 24.06.15 32 0 7쪽
79 어색한 사이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24.06.14 25 0 7쪽
78 내가 아는 게 없어 24.06.13 28 0 8쪽
77 번지수를 잘못 찾아 24.06.12 31 0 8쪽
76 나는 관대한 여자니까 24.06.11 37 0 9쪽
75 밀당하다 24.06.10 30 0 9쪽
74 잠시 휴전되다 24.06.09 34 1 9쪽
73 주제 파악 못하는 이모들 24.06.08 48 1 9쪽
72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요 24.06.07 50 2 8쪽
71 길이 어디까지 뚫린거야 24.06.06 53 1 8쪽
70 미쳤어 정말! 24.06.05 53 1 7쪽
69 그렇게 좋은 거야? 24.06.04 58 1 7쪽
68 왜 그러실까 24.06.03 38 1 7쪽
67 시샘한다고? 24.06.02 3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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