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웹소설 > 일반연재 > 팬픽·패러디

새글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4.27 00:08
연재수 :
158 회
조회수 :
37,446
추천수 :
898
글자수 :
1,939,897

작성
20.12.08 06:00
조회
250
추천
9
글자
24쪽

아즈카반의 죄수 - 제15장 곤트의 집

DUMMY

해리가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날이 환하게 밝아온 뒤였다. 그의 눈에 가장 처음 보인 것은 커튼이 드리워진 병동이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온몸에 힘이 없고 팔이 쿡쿡 쑤셔왔다.


“오, 일어났구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커튼이 홱 젖혀지며 폼프리 부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해리를 쳐다보더니 선반으로 가서 약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컵 하나를 가득히 채운 약을 주며 마실 수 있도록 상체를 일으켜 주었다. 해리가 몸을 일으키고 왼팔을 보니 팔의 윗부분이 두꺼운 붕대로 둘둘 감겨 있었다. 해리는 팔이 쿡쿡 쑤시는 것을 느끼고 힘을 뺀 채 오른손으로 약을 단숨에 마셨다.


“도대체 왜 그런 거니?”


폼프리 부인이 의자를 하나 끌어다 앉으며 말했다.


“포터, 내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도대체 어떤 히포그리프가 한쪽 팔만을 집요하게 공격하겠니? 팔이 잘릴 정도였으면 너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어야 했어.”


그녀가 해리를 힐난하며 말했다.


“그리고 해그리드가 있는 한 절대로 네가 다치지 않도록 했을 게다. 엊그제 물어본 것도 제대로 치료가 되는지 알아보려고 한 거겠지? 도대체 왜 팔을 잘랐니?”


그녀의 말에 해리가 잠시 멈칫 하더니 말을 꺼냈다.


“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렇게 해야지 벅빅을 구할 수가 있어요.”

“무슨 소리니?”


폼프리 부인이 놀란 눈을 하고 말했다.


“벅빅은 처형될 거예요. 지금 벅빅이 말포이를 공격한 사고를 맡은 사람은 맥네어라는 사람이에요. 그는 절대로 기소된 생물을 살려두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네팔이 잘린 게 도움이 되겠니? 오히려 그들은 벅빅을 더 빨리 처형하려고 할 거야.”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절 좀 도와주셨으면 해요.”


해리의 말에 폼프리 부인이 눈을 크게 뜨고 의문스럽게 해리를 쳐다보았다.


“제 부상 상황과 치료 경과를 알 수 있는 일지를 하나 작성해 주세요.”

“못 줄건 아니지만, 어디에 쓰려는 거니?”

“처벌 심사를 늦출 거예요. 말포이가 팔을 사용하지 못한 기간은 2주일이에요. 맥네어는 그걸 근거로 벅빅이 위협적이며,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처형하려고 하겠죠.”


해리가 설명했다.


“그렇지만 말포이가 꾀병을 부리고 있어서 치료가 늦어진 거지 상처가 깊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누가봐도 명백하게 말포이보다 더 다쳤다는걸 근거로 삼기 위해 팔을 자른 거예요. 그리고 치료는 며칠이면 되겠죠.”

“하지만, 포터.”


폼프리 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마법부가 과연 이 사실만으로 처형을 바꿀까? 그들은 절대로 처형을 그만두려 하지 않을 거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폼프리 부인. 그저 심사 기간을 늦춰주기만 하면 돼요.”


해리가 말했다.


“벅빅을 입양할 사람이 생기고, 그 집에 아이가 없어서 누구도 다치지 않을 거라는 확인만 된다면 벅빅은 처형되지 않을 거예요. 위협할만한 대상이 없으니까요.”


그의 말에 폼프리 부인이 놀란 얼굴을 한 채 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누가 히포그리프를 입양하겠니. 그리고 과연 그들이 처벌 심사를 연기해 줄지도 모르겠구나.”

“그건 이제부터 해봐야죠. 생각이 있거든요.”


해리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근데 제가 얼마나 누워있었죠?”

“꼬박 하루란다. 해그리드와 아이들이 널 몹시 걱정하더구나.”

“제 팔이 다 나으려면 얼마나 걸리죠?”

“내일 점심 즈음에는 다 붙을 게다. 하지만 이틀 정도는 너무 무거운 물건은 들지 말고. 뼈랑 근육은 붙었지만 꽉 조여주지 못해서 신경이 다시 끊어질 수도 있단다.”

“네.”


해리가 대답하자 폼프리 부인이 일어서서 빈 컵과 의자를 치웠다.


“치료 경과는 내일 점심 때 작성 해 주마. 오늘은 푹 쉬거라. 식사를 하고, 잠이 오지 않으면 이걸 마시거라.”


폼프리 부인이 빵 한 덩이와 치즈, 베이컨, 그리고 절인 양배추가 담긴 접시와 호박주스를 들고 왔다. 그리고 침대를 지팡이로 톡톡 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테이블을 만든 뒤 음식을 내 주었다. 마지막으로 잠이 오지 않을 때 마시라고 한 약병을 머리맡에 올려주었다.


“밥을 먹고 나면 좀 적어놓고 싶은 게 있는데 깃펜하고 종이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해리의 말에 폼프리 부인이 입을 삐죽하고 내밀었지만 군말 없이 깃펜과 양피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식사가 끝나면 지팡이로 테이블을 세 번 치고 옆으로 옮겨 놓거라.”


말을 마친 폼프리 부인이 다시 커튼을 쳐 주었다.


“나는 내일 아침에 오마. 그럼, 내일 보자꾸나.”


폼프리 부인이 병동에서 나가고 해리는 오른손으로 천천히 식사를 한 뒤 그릇들을 정리 하고 양피지에 탄원서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의도치 않게 벅빅의 공격을 받은 학생의 입장에서 치료가 빠르고, 적절하며 학업을 진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소리를 한 장 작성 한 뒤, 다시 양피지 한 장을 펼쳤다. 그리고는 해그리드의 입장에서 벅빅이 또 한명의 아이를 다치게 했지만 무사히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 정도가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치료가 가능했으므로 이전 처벌의 부당함을 탄원하는 글을 적었다.


그리고 해리는 양피지 한 장을 더 펼치고 이번에는 새로운 내용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글자를 적고나서 폼프리 부인이 준 약을 먹고 푹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폼프리 부인은 병동에 들러 해리의 붕대를 풀고 팔이 이어진 부분을 살펴보았다. 팔은 마치 한껏 해진 가죽 지갑처럼 너덜너덜해진 채 그 사이로 드러난 근육에 붙어 있었다. 폼프리 부인이 솜을 꺼내 고약한 냄새가 나는 약을 바르자 천천히 피부가 자라는 게 보였다.


“좋아. 이제 점심 때 다시 한 번 확인 하면 될게다.”


약을 다 바른 뒤 새 붕대를 얇게 둘러 주었다. 치료가 끝나자 폼프리 부인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무언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해리! 깨어났구나!”


곧이어 이번에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병동으로 들이닥쳤다.


“팔은 괜찮니?”


헤르미온느가 훌쩍거리며 말했다.


“응 이제 좀 괜찮은 것 같아.”


해리가 왼팔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


“점심때는 퇴원 할 수 있대. 별일 없었니?”

“별일은 없었어. 다만-”


론이 눈치를 살짝 보며 말했다.


“우드가 몹시 화가 났어. 팀 연습을 해야 하는데 네가 다쳤다고 말이지.”

“해그리드도 왔었어. 오전에 수업 때문에 오지 못했지만 어제 시간만 나면 네 옆에 있으려고 했어.”

“그거 고맙네.”


해리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참, 이것 좀 부탁할게.”


해리가 어제 써 두었던 양피지 쪽지를 가리켰다.


“이게 뭐야?”

“어제 짬 날 때 써 둔거야. 첫 번째 장은 그대로 해그리드에게 같이 보낼 내용이라고 하면 되고, 두 번째 장은 내용을 그대로 해그리드가 다시 써야 한다고 전해줘.”


헤르미온느가 해리가 가리키는 양피지를 들어 죽 읽어 보았다.


“그럼 세 번째는?”


론이 헤르미온느가 읽는 것을 곁눈질로 보며 물었다.


“세 번째는 예상대로 마법부에서 연기를 해줄 수 없다고 할 때 쓸 비장의 카드지.”

“비장의 카드?”

“필요하게 되면 그때 말해 줄게.”


해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정말, 너는 생각도 못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구나.”


헤르미온느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대단해 정말.”

“고마워. 참, 그리고 이 내용을 바로 마법부에 보내면 안 돼.”

“왜?”


론이 물었다.


“아직 내 치료 소견이 첨부가 되지 않았잖아. 폼프리 부인이 써주시기로 했어.”

“팔은 멀쩡한 거구나? 정말.”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니? 너는 기절했지, 팔은 떨어져 나갔지, 해그리드가 안고 병동으로 내달렸는데 폼프리 부인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위태롭다고 하지,.. 얼마나 무서웠는데! 진짜 다시는 이런 일은 벌이지 마.”

“그래, 미안해.”


론이 헤르미온느의 어깨를 몇 번 토닥이는 사이 폼프리 부인이 커튼을 열고 들어왔다.


“면회 시간이 끝났단다. 너희도 내려가서 얼른 아침을 먹어야 수업에 들어갈 수 있을게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얼른 전날 빼먹은 수업의 요약과 숙제를 적은 종이를 넘겨주고는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폼프리 부인이 주는 토스트와 호박주스로 아침 식사를 때우고 나서 론과 헤르미온느가 넘겨준 숙제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오전이 끝나있었다.


“좋아. 피부도 다 붙었구나.”


마지막 검사를 하며 폼프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해리의 팔은 완벽하게 잘리기 전과 똑같이 돌아와 있었다. 폼프리 부인이 팔을 당기거나 비틀거나 해보며 해리에게 아프지 않냐고 물었고,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고 하자 몇 가지 확인을 더 한 뒤 완전히 나았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틀간은 격렬한 운동이나 왼팔로 무거운 걸 들어선 안 된다.”

“네.”

“퀴디치 연습도 안 돼.”


폼프리 부인이 단호하게 말하고는 치료일지를 주며 이제 돌아가도 좋다고 하였기 때문에 해리는 곧바로 치료 일지를 받아들고 기숙사 휴게실로 향했다. 기숙사 휴게실에는 이미 모든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로 연회장에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환자복과 피 묻은 옷을 빨래 통에 집어넣고 옷을 갈아입은 뒤 연회장으로 향했다.


“해리, 왔구나?”


해리가 론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래, 별 일 없었어?”

“오늘이야 뭐 별일 없었지. 다만-”


론이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아 있는 말포이를 가리켰다. 말포이는 해리가 온 것을 보자 한쪽 팔이 없는 시늉을 하며 해리를 보고 씩 웃었다. 슬리데린 테이블의 아이들이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말포이가 신이 났지.”

“내비 둬. 일이 끝나면 또 한 달은 죽상을 해야 할 테니까.”


해리가 말했다.


“오늘 오후 수업이 끝나면 해그리드에게-”

“해리!”


해리가 말을 채 하기도 전에 뒤에서 누군가가 해리를 불렀다.


“우드!”

“다친 건 괜찮니? 정말 걱정했어.”

“괜찮아. 폼프리 부인이 완벽하게 치료해 주셨어.”

“좋아.”


우드가 환하게 웃었다.


“우린 내일부터 다시 팀 연습을 재개하기로 했어, 해리.”

“오, 미안해 우드.”


해리가 난색을 표했다.


“나는 이틀간은 아직 퀴디치 연습도 금지가 되었어. 치료는 끝났지만 혹시나 덧날 수도 있대.”

“이런-”


우드가 몹시 실망한 표정이 되었다.


“알았어, 그렇지만 연습에는 나와. 너는 전술적으로 확인만 해봐. 그리고 본격적인 연습은 모레부터 하자.”

“미안해, 우드.”

“어쩔 수 없지. 네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고. 하여튼 그 히포그리프가 문제야.”


우드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갔다.


“해리, 우리도 서둘러야겠어. 잘못하면 수업에 늦겠어.”


그날 오후 수업이 끝나고 난 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를 찾아갔다. 해그리드는 그들이 오자마자 황급히 해리를 끌어안고 오두막으로 들어가더니 그를 자리에 앉히고 팔부터 살폈다.


“오, 하느님. 다행이야 정말로.”


해그리드가 해리의 팔을 잡아당기고 비틀어보고 찻주전자를 들어보라고 하는 둥 몇 가지 일을 시키고는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시간이 날 때 내가 다시 써 놨어. 이제 어떻게 할 거니, 해리?”


마음이 진정 된 해그리드가 삐뚤빼뚤한 필체로 적어놓은 양피지를 내밀었다.


“우선 이걸로 탄원을 하세요. 분명 안 된다고 하겠지만 그러면 다음 수를 쓰면 돼요.”

“다음 수?”

“그건 그때 말씀 드릴게요. 이건 폼프리 부인이 주신 치료 기록이에요. 이걸 하나 필사 해 뒀어요. 필사본을 같이 보내고-”


해리가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원본은 제가 보관해 둘 거예요. 그리고 답장이 오는 대로 저희에게 보여주세요.”

“알겠다.”


해그리드가 두꺼운 손으로 종이를 추려서 잘 모아두었다.


“그럼 저희들은 돌아가 볼 게요. 학기 첫 주부터 숙제가 많아서요.”

“잠깐, 해리 벅빅을 보겠니?”


해그리드가 말했다.


“네?”

“벅빅의 기억 속에서 너는 그냥 눈을 찌르고 팔이 잘린 사람일 뿐이야. 빠른 시일 내에 벅빅과 풀어두지 않으면 영원히 벅빅은 널 적대 할 거야.”

“알겠어요.”


해리는 해그리드의 말에 따라서 해그리드의 오두막 구석에서 졸고 있는 벅빅과 다시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한 뒤 그 히포그리프를 쓰다듬어 주었다. 벅빅은 처음에는 해리를 보고 굉장히 흥분하며 공격하려 했지만, 천천히 눈을 맞추고 나서는 다시 친근하게 대해 주었다. 자세히 보니 오렌지색의 커다란 벅빅의 눈 중 하나에는 해리가 찌른 상처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벅빅과의 화해가 끝나고 나서 셋은 해그리드의 배웅을 받아 호그와트 성으로 돌아왔다. 해그리드는 곧바로 부엉이장으로 향했고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간은 완전히 평소의 생활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여느 때처럼 수업이 진행되었으며 이틀 후에는 다시 퀴디치 연습도 시작이 되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되는 날, 래번클로와 슬리데린 사이의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슬리데린이 래번클로를 초장부터 이겨 버렸다.


래번클로는 무언가 새로운 전략을 가져온 것으로 보였지만, 그 전략을 시작하기도 전 점수 30 대 20 상황에서 말포이가 스니치를 잡아버린 것이다. 사실상 이건 초 챙의 실수라고 볼 수밖에 없는게, 너무 먼 거리의 스니치를 대놓고 달려들다 보니 말포이가 훨씬 성능이 좋은 님부스 2001로 거리를 좁혀서 따라잡은 이유가 컸다.


어찌되었든 슬리데린이 1승을 더 올리며 점수 차로 인해 2위로 올라왔고, 다행히 큰 점수 차이로 이겼던 그리핀도르가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우드는 점수 차가 20점밖에 나지 않으므로 한번 까딱하면 1위를 빼앗길 거라며 팀원들을 닦달했다. 그런 이유로 그는 팀 훈련 횟수를 주 5회로 늘렸다.


혹독하게 시작되는 팀 훈련이 빡빡하기도 했지만, 벅빅의 탄원에 대한 답신이 계속 오지 않는데다가 다시 시작하기로 했던 연구실 수업에 대한 편지도 오지 않아 답답한 1월이 지나갔다. 2월로 접어들며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2월 초가 되자 덤블도어 교수의 쪽지가 침대로 왔으므로 해리는 그 주 목요일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난 뒤 덤블도어 교수와 개인 수업을 할 수 있었다.


“해리, 벅빅과의 이야기는 들었단다.”


연구실로 찾아간 해리에게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벅빅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건 좋지만, 팔을 자르다니 해그리드와 폼프리 부인이 몹시 놀랐더구나.”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수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어째서 그렇게 일을 크게 벌였니?”


덤블도어 교수가 나무라는 듯이 물었다.


“다른 수가 없었어요. 벅빅을 살리려면요.”

“왜 나에게 말하지 않고?”

“교수님이 나선다면 좋은 방향으로 꾸미실 수 있었겠죠.”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너무 바쁘셨잖아요. 벅빅 문제로 인한 해그리드 해임건도 교수님이 막으신 거 알아요. 거기에 호크룩스까지 쫓고 계시고, 새로운 주문을 학술적으로 입증도 하셔야 겠죠. 거기다가 학교 일도 하셔야 하잖아요. 트리위저드 시합도 준비하셔야 할 거고. 교수님은 너무 바쁘세요. 거기에 더 일을 늘리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러면 어째서 벅빅의 목숨을 포기하지 않았니? 히포그리프의 목숨이 네 팔보다 중요한 것이었니? 그러다 영영 치료되지 않았다면?”

“교수님!”


해리가 소리쳤다.


“저는 벅빅의 목숨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어요. 교수님은 이해 못 하실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 기분을 생각해 보세요. 벅빅은 원래라면 살아야 해요. 그런데, 그런데- 아무 잘못도 없는데 제가 ‘해리 포터’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죽어야 한다면 얼마나 불합리 하겠어요?”


그의 말이 끝나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해리는 화를 낸 걸 후회했지만, 말을 하고 나니 속은 후련해 졌다.


“알겠다, 해리.”


의외로 덤블도어 교수는 웃으면서 따듯한 눈빛을 보냈다.


“네가 그렇게 말해줘서 다행이구나. 난 네가 어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부담감이나 영웅심에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아니었으면 했단다.”


해리는 조용히 덤블도어 교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네가 조금 지나쳤단다. 다음부터 이렇게 큰일을 벌어야 한다면 내가 아무리 바빠 보이더라도 내게 먼저 상담을 해주렴.”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리고, 하나 더 혼나야 될게 있구나,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크리스마스 때 왜 트릴로니 교수에게 그런 말을 한 거니.”

“죄송해요. 그건 제가 잘못했습니다.”


해리가 말했다.


“나나 맥고나걸 교수가 그녀에게 하는 것과 네가 그녀에게 농담을 하는 건 입장이 전혀 다르단다. 다시는, 교수님들 앞에서 그런 모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구나.”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좋다. 앞으로 이 대화를 잊지 말거라. 그러면, 오늘 해야 할 일을 해야겠지?”


덤블도어 교수가 딱딱한 표정을 풀며 말했다.


“오늘 우리는 어떤 물건을 가지러 갈 거란다.”

“호크룩스 로군요.”

“맞다, 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하자꾸나.”

“네.”


해리도 따라 일어섰다. 그들은 밤 산책을 나서듯이 학교를 빠져나와 호그스미드로 향했다. 호그스미드를 지나 빠져나갈 즈음이 되자 해리는 뻣뻣한 냉기가 온몸을 감싸는 게 느껴졌다. 덤블도어 교수가 인상을 찌푸린 채로 지팡이에서 은빛 안개를 만들어내자 냉기가 사라지고 몸에 다시 온기가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마법부에서 디멘터를 물리려고 하지 않나 보군요.”

“그렇단다. 사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나는 계속해서 디멘터를 물리길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피터 페티그루가 근처에 있을까봐 걱정하는 눈치구나.”


그는 말을 마치고는 산 중턱으로 이동했다.


“자, 해리. 그러면 오늘은 곤트의 집으로 갈 거란다. 내 손을 잡으렴.”


덤블도어 교수가 손을 내밀었다. 해리가 손을 잡자 곧 세상이 빙글 돌며 좁은 관을 통과하는 느낌이 들더니 언젠가 펜시브에서 봤던 숲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리들 행글턴 이군요.”

“기억하는구나. 이쪽이란다.”


덤블도어 교수가 앞장서서 지팡이를 들고 불빛을 비추었다. 해리가 그의 뒤를 따라 걷자 곧 펜시브에서 봤던 그대로의 쓰러져가는 집이 나타났다.


“여기서 부터는 조심해야 될 게다.”


덤블도어 교수가 집의 입구에서 지팡이로 이곳저곳에 마법을 맞추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집은 흠집은커녕 먼지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네 말에 따르면 나는 이곳을 혼자서 통과했다는 것 같은데...”


그가 중얼거리며 이번엔 맨손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자 손쉽게 문이 끼익 열렸다.


“오, 이런.”


덤블도어 교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해리 이것 보거라.”

“네?”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따라 해리가 안을 들여다보았다. 문과 가까이 가자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 집 안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본 해리는 그것이 진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펜시브에서 보았던 곤트 노인과 볼드모트의 어머니인 메로프였다. 그들은 음식을 나르다 말고 바깥에서 문을 연 덤블도어와 해리를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잘생긴 얼굴의 남자가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어렴풋이 그것이 볼드모트의 아버지 톰 리들 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구... 세요?”


메로프가 집 안에서 바깥을 보며 말했다. 그녀는 펜시브에서 본 내용이나 책에서 읽은 것과는 달리 멀쩡해 보였으며,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 곤트 노인도 전혀 그녀에게 화를 내거나 거슬려 하는 기색이 없었다.


“톰 리들의 교수입니다. 리들의 이야기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하자 그들이 놀란 눈을 치켜떴다.


“리들이요? 리들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바깥으로 나와서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가 말하자 안의 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며 망설였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나와서 이야기 하실 수 있겠습니까?”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제는 덤블도어 교수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교수님, 이, 이 사람들은 진짜가 아닌 것 같은데요.”

“물론이란다, 해리. 그렇지만 이 마법을 깰 트리거를 알 수가 없구나. 고도의 환영마법이라고 해야 할지...”


덤블도어 교수가 수염을 매만지며 안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들은 이곳에서 나올 수 없고, 이들이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집에 들어갈 수 없을 거란다. 무언가를 말해야 할 것 같은데...”


그가 꽤 오랜 시간을 고민하다가 해리를 쳐다보았다.


“해리, 혹시 내가 무슨 말을 한 것은 없었니?”

“어- 아뇨. 이때의 일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셨어요.”

“곤란하구나.”

“뭐라도 말해보는 게 어떨까요? 볼드모트 라던가-”


해리가 말하자 집 안에 있는 세 명의 눈빛이 변했다. 그들은 갑자기 적개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네 말대로 하는 게 좋겠구나. 하지만 그와 관련이-”


덤블도어 교수가 대답을 하다가 갑자기 손뼉을 쳤다.


“아하, 그래, 그렇게 된 거였어.”

“네?”

“오, 아무것도 아니란다. 나이를 먹으면 가끔씩 필요한 생각이 늦게 나는 법이거든.”


그리고는 그가 코웃음을 쳤다.


“생각하는 게 너무 유치해서 말이다.”

“유치하다구요?”

“그래. 과연 볼드모트가 이들을 방문자에게 보여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어- 죄송해요, 잘 모르겠어요.”


해리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볼드모트는 마치 이곳이 일반적인 가정이 있는 집처럼 보이려고 한 게 아니란다. 이곳에 찾아올 정도면 자신의 부모와 조부모에 대해 알아보고 왔을 거라는 걸 알고 있던 게지. 그래서 일반적으로 불행하다고 하는 삶을 살아온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이며 괴리감을 느끼게 했던 게지.”

“그렇군요. 하지만 그걸로 어떻게 알아내셨어요?”

“해리,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떠올리는 생각은 볼드모트에게 가족애나 그리움이 남아있을 거라고, 측은해 하는 생각이 들게다. 그러나 볼드모트는 그 생각을 끌어내려고 한 것이지 절대로 그렇게 생각을 할 리가 없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볼드모트는 자신의 가족들을 보면 무어라고 생각할 것 같니, 해리?”

“자신에게는 가족 따위 쓸모없다고 생각 하겠죠.”

해리가 말하자 갑자기 환영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천천히 환영이 모두 녹아내리자 텅 빈 집이 나타났다.


“그래, 트리거는 ‘쓸모없다’였단다.”

“세상에...”


해리가 볼드모트에게 전혀 애정이라는 단어가 적용되지 않는 것에 혀를 내두르는 사이 덤블도어 교수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은 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고, 곳곳에 거미줄이 진을 치고 있었다. 희뿌연 먼지 사이로 펜시브에서 봤던 집 내부의 가구들이 그대로 보였다.


먼지 쌓인 식탁과, 무너져 내린 안락의자, 그리고 다 썩어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주방까지 누가 보더라도 완전한 폐허였다.


“이런-”


덤블도어 교수가 눈을 찌푸리고 한곳을 응시했다. 해리는 그곳에 또 다른 주문이 걸려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가 바라본 다 부서지고 형체만 겨우 남은 꽃병에서 자주색 마법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그 마법은 덤블도어 교수를 정확하게 뚫고 지나갔다.


“교수님!”


덤블도어 교수가 먼지가 잔뜩 쌓인 마루로 풀썩 쓰러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해리포터와 나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해리포터와 나와 혼혈왕자가 끝났습니다. 24.04.05 9 0 -
공지 해리포터와 나와 혼혈왕자 제27장이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 +2 24.03.27 14 0 -
158 죽음의 성물 - 제4장 아즈카반 역주행 NEW 20분 전 1 0 16쪽
157 죽음의 성물 - 제3장 아즈카반 지하 +1 24.04.21 18 1 19쪽
156 죽음의 성물 - 제2장 마법부와 호그와트 24.04.14 17 0 18쪽
155 죽음의 성물 - 제1장 캘리포니아 서부 마법지부 24.04.09 23 1 13쪽
154 혼혈왕자 - 제27장 죄와 벌 +2 24.04.05 33 1 31쪽
153 혼혈왕자 - 제26장 구속 +2 24.03.23 40 1 12쪽
152 혼혈왕자 - 제25장 화해 24.03.19 35 0 12쪽
151 혼혈왕자 - 제24장 죽음 +1 24.03.17 38 2 15쪽
150 혼혈왕자 - 제23장 귀환 +1 24.03.13 34 3 17쪽
149 혼혈왕자 - 제22장 현실 세계 +2 24.03.10 34 1 16쪽
148 혼혈왕자 - 제21장 스네이프의 비밀무기 +1 24.03.03 41 1 13쪽
147 혼혈왕자 - 제20장 대담 +1 24.03.02 44 2 13쪽
146 혼혈왕자 - 제19장 해독약 +1 24.02.28 37 3 16쪽
145 혼혈왕자 - 제18장 응접실에서 +1 24.02.25 43 2 17쪽
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49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5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39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6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5 2 19쪽
139 혼혈왕자 - 제12장 아즈카반 +3 24.01.28 60 3 23쪽
138 혼혈왕자 - 제11장 세 가지 예언 +2 24.01.22 58 2 19쪽
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7 2 21쪽
136 혼혈왕자 - 제9장 소망의 거울 +2 24.01.06 62 3 21쪽
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3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9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7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7 1 23쪽
131 혼혈왕자 - 제4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교전 +1 23.11.25 66 3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