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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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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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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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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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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아즈카반의 죄수 - 제14장 팔

DUMMY

크리스마스 날이 가까워지자 성의 다른 곳에서는 볼 학생들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장식이 훌륭하게 꾸며져 있었다. 복도에는 서양호랑가시나무와 겨우살이의 두꺼운 장식 리본들이 늘어져 있었고, 갑옷마다 안에서 신비한 불빛이 비춰지고 있었으며, 연회장은 황금빛 별들이 반짝이는 열두 개의 크리스마스트리로 멋지게 장식되어 있었다. 복도에는 온통 강렬하고 맛있는 요리 냄새가 배어들었는데, 크리스마스이브 즈음에는 그 냄새가 얼마나 진동을 했던지 해리는 집 꼬마요정들이 크리스마스를 위해 몇날며칠을 요리에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해리는 론이 던진 베개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오, 선물들이네.”


해리가 안경을 쓰고, 아직 조금 어두운 침대 끝을 흘끗 바라보았다. 소포 꾸러미가 몇 개 쌓여 있었다. 론은 이미 자신의 선물 꾸러미들을 뜯고 있었다.


“엄마가 또 스웨터를 보내주셨어... 또 밤색이야.... 너도 있는지 봐.”


위즐리 부인은 해리에게도 진홍색 스웨터와 집에서 구운 수십 개의 고기 파이와 크리스마스 케이크 조금과 땅콩 한 상자를 그에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 소포들을 다 치우고 나서 다른 소포들을 뜯고 나서 론과 헤르미온느가 선물한 커다란 허니듀크의 초콜릿 바와 ‘머글들이 발전시킨 학문’ 이라는 두껍고 지루해 보이는 책을 잘 정리해 둔 뒤 기숙사 휴게실로 향했다.


기숙사 휴게실에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셋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한담을 하거나, 해리에게 앞으로의 일을 묻거나, 머글들의 일에 대해 묻곤 했다. 해리는 앞으로의 일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말해주거나 중요한 것은 숨기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제 말을 돌리거나 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크룩생크는 기숙사 휴게실로 내려와 헤르미온느에게 안겨 있거나 론에게 안기곤 했다. 그 고양이는 해리를 딱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반기는 눈치도 아니었다.


“이 애가 네가 우리와 같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아는 게 아닐까?”

“아하, 그럴 수도 있겠다.”


헤르미온느의 말에 해리가 답했다.


“그럴 리가 없어. 그냥 고양이잖아.”

“론, 크룩생크는 그냥 고양이는 아니야.”

“뭐? 무슨 소리니?”


헤르미온느가 놀라서 물었다. 크룩생크도 해리를 수상쩍게 바라보았다.


“크룩생크는 니즐과 교배종이야. 반반은 아니고 약간 섞여있지.”

“세상에, 그렇구나!”


해리의 대답에 헤르미온느가 몹시 기뻐하며 크룩생크를 세게 껴안았다. 그러자 크룩생크가 해리에게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냈지만 해리는 눈길을 피했다.


“그래서 똑똑했구나!”


그녀가 크룩생크의 머리를 만져주며 말했다.


“니즐이라면 XXX급 위험생물이잖아?”

“히포그리프와 같은 등급이지.”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XXX급이라면 N.E.T.W 과정을 이수한 성인 마법사라면 누구나 키울 수 있잖아. 거기에 교배종이니까 규정과는 관련이 없을 거야.”

“그렇겠지?”


론이 아직도 살짝 의심스러워하며 말했다.


점심시간에 연회장으로 내려가자 기숙사 테이블들은 다시 벽 쪽으로 옮겨져 있었고, 연회장 한가운데에는 열두 명이 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된 단 한 개의 테이블만 놓여 있었다. 그곳에는 덤블도어 교수와 맥고나걸 교수와 스프라우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 그리고 시리우스가 앉아 있었으며, 학교 관리인 필치도 평상시의 갈색 코트를 벗고 매우 낡고 다소 케케묵은 것처럼 보이는 연미복을 입고 함께 앉아 있었다. 또 굉장히 긴장한 것 같은 1학년생 둘과 약간 기분이 나빠 보이는 슬리데린의 5학년생 하나도 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테이블로 다가가자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사람들이 너무 적어서, 기숙사 테이블들을 다 쓰는 게 좀 미련해 보여서 말이다. 앉거라, 앉아!”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테이블 끝에 나란히 앉았다.


“폭죽!”


덤블도어 교수가 시리우스에게 커다란 은빛 폭죽을 주며 열광적으로 말했다. 그는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고 잡아당겼다. 총소리처럼 빵 하며 커다랗고 뾰족한 마녀 모자가 나타났다.


해리는 시리우스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가 해리를 보고 입을 몇 번 삐죽 하더니 그 모자를 자신의 모자와 바꾸어 썼다. 의외로 시리우스가 몹시 잘생겨서인지 나름 패션으로 봐줄 만 했다.


“듭시다!”


덤블도어 교수가 밝게 웃으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권했다.


해리가 구운 감자를 담고 있을 때 연회장 문이 다시 한 번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트릴로니 교수였는데 해리는 그제야 그녀를 처음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안 그래도 커다란 눈에 렌즈가 그녀의 얼굴을 다 가릴 만큼 커다란 안경을 쓰고 있어서 더욱더 커 보였다. 거기에 비쩍 마른 몸과 하늘하늘해 보이는 초록색 망토가 어울려 커다란 사마귀를 연상하게 했다.


“사이빌, 오셨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일어서며 말했다.


“제가 수정 구슬을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교장선생님.”


트릴로니 교수가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놀랍게도 제가 혼자서 점심 먹는 걸 포기하고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게 보이지 뭐겠어요. 그러니 운명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거부할 수 있나요? 그래서 즉시 서둘러 탑에서 내려왔어요. 늦은 걸 용서해 주세요...”

“물론이죠, 물론이고말고요.”


덤블도어 교수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내가 저 위에 있는 의자를 끌어내 드리리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요술지팡이로 허공에 있는 의자를 끌어내렸고, 그건 잠시 빙그르르 돈 뒤 쿵 하며 시리우스와 맥고나걸 교수 사이로 떨어졌다. 트릴로니 교수는 그러나 앉지 않았다. 그녀가 커다란 눈으로 테이블을 죽 둘러보더니 갑자기 약한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앉지 않는 게 좋겠어요, 교장선생님! 제가 합석하면, 열세 사람이 돼요! 그것보다 더 불길한 일은 없을 거예요! 열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면, 가장 먼저 일어선 사람이 가장 먼저 죽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정말 그렇게 되나 안 되나 보도록 하죠, 사이빌.”


맥고나걸 교수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앉으세요, 칠면조 고기 요리가 식고 있잖아요.”


트릴로니 교수가 망설이더니, 마치 테이블에 금방 벼락이 치기라도 할 듯 눈을 감고 입을 꼭 다문 채로 의자에 앉았다. 맥고나걸 교수가 커다란 국자를 가장 가까이 놓은 움푹한 그릇에 푹 집어넣었다.


“내장 드실래요, 사이빌?”


트릴로니 교수는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다시 뜨고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루핀 교수는 어디에 계시죠?”

“다시 병이 나신 모양이에요.”


덤블도어 교수가 손으로 모두들 어서 먹으라는 손짓을 하고 말했다.


“하필 크리스마스 날에 아프다니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이미 알고 계셨겠죠, 사이빌?”


맥고나걸 교수가 짓궂게도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가 맥고나걸 교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저는 물론 알고 있었죠, 미네르바.”


그녀가 조용히 맥고나걸 교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에요. 전 자주 영적인 눈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죠. 다른 사람들이 겁내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러시겠죠.”


맥고나걸 교수가 톡 쏘는 목소리로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의 목소리가 갑자기 아주 또렷해졌다.


“난 사실, 미네르바. 루핀 교수가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실 거라는 걸 예견했어요. 그 자신도 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수정 구슬을 한번 들여다보자고 제안하자 도망가다시피 했거든요-”

“눈에 선하군요.”


맥고나걸 교수가 찬바람이 부는 것같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볼 땐,”


덤블도어 교수가 유쾌하지만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루핀 교수는 지금 전혀 위독하지 않으세요. 제가 지인에게 특효약을 받아서 드렸거든요. 블랙 교수, 루핀 교수에게 약을 전달해 주셨죠?”

“네, 물론이죠.”


어느새 슬그머니 뾰족한 모자를 벗어버린 시리우스가 쾌활하게 대답했다.


“잘해주셨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러면 그분은 곧 쾌차하실 겁니다... 데릭, 이 작은 소시지 먹어본 적 있니? 정말 맛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직접 이름을 부르며 말하자, 그 1학년짜리 소년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소시지를 약간 덜어갔다.


트릴로니 교수는 두 시간에 걸친 크리스마스 만찬이 끝날 때까지 거의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음식을 잔뜩 먹은 해리와 론이 파티 모자를 옆구리에 낀 채로 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일어서자 그녀가 큰소리로 비명을 꽥 질렀다.


“얘들아! 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니? 누가?”

“모르겠는데요.”


론이 불안한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 이러면 되죠.”


해리가 트릴로니 교수를 골려줄 생각에 다시 자리에 앉고 론도 자리에 앉으라는 시늉을 했다.


“자, 이러고 나서-”


그리고는 해리가 론에게 일어나라는 시늉을 했다. 론도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고 씩 웃으며 해리와 또다시 동시에 일어섰다.


“짠! 이러면 누가 먼저 일어났는지 몰라도 아마 한 번씩은 적립 된 것 같죠?”


그 말에 트릴로니 교수는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고, 론과 헤르미온느는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푹 숙였다.


“너무 걱정 마세요 사이빌.”


맥고나걸 교수도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그 애들은 괜찮을 거예요. 커다란 홀로 나오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문 밖에서 도끼를 든 미치광이가 기다리고 있지 않다면 말에요.”


그 말에 론과 헤르미온느 그리고 슬리데린의 이름도 모르는 5학년생이 웃음이 터져서 고개를 숙이고 몸을 흔들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모욕을 당한 게 분한지 성난 눈을 한 채로 맥고나걸 교수와 해리를 번갈아 노려보았다.


테이블의 모든 사람들이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덤블도어 교수만은 빙그레 웃으며 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해리는 그가 자신을 나무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도 이만 일어날게요.”


헤르미온느가 자신도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해리가 그녀의 옆구리를 쿡 찔러서 입을 다물게 했다.


“왜- 나도 한마디 쏴주고 싶었는데.”


연회장을 뒤로 하고 커다란 홀로 나오며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툴툴거렸다.


“나도 그게 재밌었을 것 같았는데. 덤블도어 교수님이 내게 경고하시는 것 같더라구.”


해리가 말했다.


“교수님이 크게 웃지도 않고 나를 계속 쳐다보셨어. 아마 내가 무례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

“세상에 덤블도어 교수님과 함께 지내더니 이제는 서로 생각까지 통하는 모양이구나.”


론이 감탄했다.


“어쨌든 내 생각에 너까지 나서지 않은 게 좋았어. 더 했다면 트릴로니 교수나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에게 벌점을 줬을 거야.”

“그래, 그래도 통쾌했으니까 말야.”


헤르미온느가 신이 나서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거 들었니?”


그녀의 말에 셋 모두 깔깔거리며 한바탕 웃고는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갔다. 그들은 앞으로의 계획과 해리만 따라 나가는 수업에 대해 묻곤 했다. 그러나 언제나 대답은 똑같았다.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말할 수 없어. 다만, 갔다가 오면 너희에게 숨기는 거 없이 모두 말해 줄게.”


크리스마스 휴일이 끝나고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그리핀도르 탑은 또다시 북적대고 떠들썩해졌다. 해리는 폼프리 부인과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었으므로 휴일이 끝나자마자 병동으로 향했다.


“하지만, 해리. 폼프리 부인에게 말을 하면 절대로 네팔을 잘라내지 못하게 할 거야.”


헤르미온느가 잔뜩 긴장한 말투로 걱정했다.


해리는 절대로 론과 헤르미온느의 팔을 잘라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의 팔을 잘라낼 작정이었다. 거기다 히포그리프의 발톱은 날카롭고 길긴 했어도 단 한 번에 팔을 절단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해그리드의 도움도 필요했다.


“그래.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해리. 이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


론도 해리에게 말했다.


“아냐 이렇게라도 해야 벅빅을 구할 수 있어. 그리고 너희는 오지 마. 혹시나 너희까지 눈에 띄었다가 계획이 있는 걸 들키고 싶지는 않으니까.”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의 걱정 어린 배웅을 뒤로하고 기숙사 휴게실에서 빠져나왔다. 해리는 곧바로 대리석 계단을 타고 내려와 연회장을 거쳐 3층 끄트머리에 있는 병동으로 향했다. 병동에는 방학동안 집에 다녀온 폼프리 부인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해리가 들어가자 폼프리 부인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속이 안 좋니? 연말에는 너무 많이 먹고 가끔 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그녀가 다정하게 약 몇 개를 찾으며 말했다.


“어- 아뇨. 무엇을 좀 여쭤보고 싶어서 왔어요.”


해리의 말에 폼프리 부인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약을 집어올린 쟁반을 내려놓았다.


“무슨 질문이니?”

“그러니까... 음...”


해리가 뜸을 잠깐 들이더니 말했다.


“혹시 팔이 잘리면 치료하실 수 있나요?”

“뭐라구?”


폼프리 부인이 놀라서 되물었다.


“어- 그러니까 팔이 잘리는 꿈을 꿨어요. 그런데 머글 세계에서는 팔이 잘리면 치료하기가 힘들 텐데 마법사들은 어떤가 싶어서요.”


해리의 말에 폼프리 부인이 그를 몹시 수상쩍게 여기면서도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팔이 잘리면 절단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다시 접합을 해 놓고 약을 먹어야 한단다. 다만, 잘린 면이 너무 거칠거나 으깨져서 잘려나갔거나 하는 경우에는 절단 부위를 회복시켜야 하기 때문에 출혈을 멈추게 하고 마법약으로 뼈를 먼저 이어붙인 뒤 근육과 피부를 다시 회복시킨단다.”

“놀랍네요. 머글들은 절단면이 으깨진 팔을 절대로 원래대로 붙이지 못할 거예요.”

“그야, 마법 치료는 머글들의 치료법보다 뛰어난 점이 많으니까. 하지만 내가 말한 내용은 내 전문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다친 학생이 있으면 성 뭉고 병원으로 가야 할 게다.”


폼프리 부인이 말했다.


“그리고, 내가 학교로 온 뒤로는 그렇게 심각하게 다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단다. 외상으로 가장 심하게 다친 학생이 바로 너였지. 난 네가 빗자루에서 떨어져서 뼈가 으스러졌을 때 네가 죽는 줄 알았단다. 심지어 뼛조각이 내장을 찌를까봐 성 뭉고 병원으로 이송도 못했지.”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참, 그러면 팔이 완전히 회복되는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글쎄, 날카로운 것에 매끄럽게 잘린 것이라면 하루면 되겠지만 팔의 일부가 자라나야 하는 치료는 못해도 나흘은 걸릴게다.”

“감사합니다. 많은 공부가 되었어요.”

“포터, 치료사가 되려고 한다면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해야 한단다. 특히 마법의 약은 N.E.W.T에서 특출남을 받지 못하면 연수 기회도 받지 못한단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볼게요. 고맙습니다.”


해리가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갔다.


“어때, 뭐라고 하셨어?”

“팔이 매끈하게 잘린다면 하루면 된다고 하시더라. 완전히 일부가 으깨져도 나흘이면 다시 자라나게 할 수 있다고 하셨어.”


해리의 말에 론과 헤르미온느가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해리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맞아.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헤르미온느와 론이 또다시 한마디씩 했다.


“아냐, 내 생각에는 이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야.”


해리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하지만, 해리-”


헤르미온느가 무어라 더 말하려 했지만 해리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언제 할 거니?”

“내일.”


론의 질문에 해리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다음날부터 다시 모든 수업이 시작되었다. 추운 1월의 아침에 정원에서 두 시간을 보낸다는 건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해그리드는 학급 아이들을 위해 살라맨더가 가득 들어있는 화톳불을 준비했다. 힘없이 부서져 내리는 뜨겁게 달구어진 통나무들 위로 살라맨더들이 팔짝팔짝 뛰어 돌아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불이 계속해서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마른 나무나 낙엽 같은 땔감들을 주우며 즐겁게 보냈다.


새 학기의 첫 번째 산술점 수업은 몹시 흥미로웠다. 전 학기 때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수학 계산에 할애한 만큼 새 학기에는 숫자들의 마력구성과 그 의미를 해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리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이 끝나고 시리우스와 짧게 인사를 한 뒤 론과 헤르미온느를 데리고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향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굳이 해리의 팔이 잘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해리는 목격자가 필요할 거라는 이유를 들어 둘을 데리고 이동했다.


“무슨 일이니, 새 학기 첫날부터?”


해그리드가 놀란 눈을 하며 그들을 맞이했다. 그는 밖에 내놓았던 살라맨더들을 오두막 옆의 작은 창고로 들여놓고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곧바로 해그리드를 도와서 살라맨더들이 들어있는 상자를 창고로 옮기고 창고 안에 불을 피우는 것도 도왔다.


“한밤중까지 밖에 두면 얼어 죽을 수가 있거든.”


해그리드가 마지막 살라맨더 상자를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래, 무슨 일로 왔니?”

“해그리드. 벅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어요.”


해리의 말에 해그리드의 안색이 변했다.


“뭐-? 아니, 해리. 도대체 어떻게?”


해그리드의 놀란 대답에 해리가 차근차근 계획을 설명했다. 그리고 결국 팔을 잘라야 한다는 대목에 이르자 해그리드가 꽥 비명을 질렀다.


“안 돼!”


그가 말했다.


“절대, 절대, 절-대로 안 된다, 해리.”

“해그리드.”

“네가 벅빅을 구하려고 하는 건 좋지만 이 방법은 안 돼. 팔을 자르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해그리드가 잔뜩 성이 나서 말했다. 해그리드가 이렇게까지 해리에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해리는 그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그리드. 벅빅은 죽을 수도 있어요. 팔이 잠깐 잘렸다가 붙는 게 뭐 얼마나 힘든 일이겠어요?”


해리가 말했다.


“폼프리 부인에게 어제 물어 봤어요. 깔끔하게 잘리면 며칠이면 나을 수 있대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하지만-”


해그리드가 잠시 마음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해그리드! 벅빅을 구하고 싶은 거 아니에요?”


해리의 마지막 말에 해그리드가 입을 닫았다. 그리고는 오두막 구석에서 죽은 쥐로 추정되는 것을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는 벅빅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그는 벅빅에게서 눈을 떼고 해리를 쳐다보았다.


“폼프리 부인이 허락 하시던?”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리가 없죠. 그냥 팔이 잘리면 어떻게 치료하는지를 여쭤봤을 뿐이에요.”


해리의 말에 해그리드가 다시 입을 다물고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돌연 갑자기 오두막을 뛰쳐나가 사라져버렸다.


“해그리드가 어디 가는 거지?”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글쎄.”

“해리, 해그리드 말대로야 이건-”


론이 해리를 다시 설득하려고 시도하는 사이에 밖에서 쾅 하는 커다란 소리가 났다. 그리고 다시 몇 번 쾅쾅 하고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잠시 뒤 해그리드가 돌아왔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손에 나뭇조각들이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좋다, 해리. 방법이 이것뿐이라면 해볼게. 하지만 어떻게 할 계획이니?”

“제가 벅빅의 눈을 찌를 거예요.”


해리가 품에서 작은 바늘을 하나 꺼냈다.


“눈이 다치지 않도록 살짝 찌를 거고, 벅빅은 바로 절 공격하겠죠. 그때 팔이 잘릴 정도로 공격 받을게요. 그리고 나서 팔이 완전히 잘리면 저를 데리고 병동으로 가주세요.”

“알겠다.”


해그리드가 이를 갈며 말했다.


“그리고 너희들의 역할이 중요해.”

“뭐?”


잔뜩 긴장해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해리가 말했다.


“너희는 해그리드와 살라맨더들을 정리하고 있었던거야. 나는 벅빅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고, 내 실수로 벅빅의 눈을 찔러서 팔이 잘린 거지. 그리고 너희와 해그리드는 내 비명을 듣고 오두막에 들어왔더니 내 팔이 잘려있었던 거야. 이해했니?”


론과 헤르미온느가 겁에 잔뜩 질린 채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좋아. 해그리드도 방금 상황이었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누군가 물어보면 정확하게 상황을 맞춰야 할 테니까요.”


해그리드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기로 마음먹은 김에 해버리자.”


해리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벅빅의 앞으로 다가갔다. 벅빅이 해리가 다가오자 곧바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해리가 벅빅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벅빅이 곧 몸을 살짝 굽혔다. 해리는 일부러 몸을 숙이지 않았다. 그러자 벅빅이 앞발을 들어 올리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반쯤 비명같은 목소리로 외쳤지만 해리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벅빅이 그 모습에 잠시 움직임을 멈춘 사이 해리가 가져온 바늘로 벅빅의 오렌지 빛 눈을 콕 찔렀다.


잠시 뒤 벅빅이 미친 듯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해리에게 앞발을 들고 달려들었다. 해리가 곧바로 왼팔을 들자 벅빅의 커다란 갈고리 발톱이 해리의 팔뚝을 가르고 지나갔다. 피가 분수처럼 튀어 나오고 해리의 왼팔에는 길고 커다란 상처가 났지만, 해리는 비틀 거리며 벅빅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벅빅이 찔린 왼쪽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번쩍 하고 갈고리 발톱을 휘둘렀다. 해리가 또다시 잘 움직이지 않은 왼팔을 들자 벅빅의 갈고리 발톱이 다시 한 번 해리의 팔을 베고 지나갔다. 날카로운 발톱이 뼈를 긁자 해리는 불타는 듯한 통증이 팔에서 느껴졌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뿌옇고 통증 때문에 술에 취한 것처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처럼 보였다. 거기에 팔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사방에 튀어 오두막에서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해리가 올라가지도 않는 팔을 벅빅에게 내밀며 힘겹게 말했다.


“더-공격해 봐- 이 멍청한 짐승아.”


그러자 벅빅이 곧바로 앞발로 해리를 덮쳐왔다. 해리는 몸을 돌려 재빨리 왼팔을 내밀었고, 두세 차례 끔찍한 소리와 함께 팔뼈가 부러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남아있는 팔뚝 살에 의해 팔이 덜렁덜렁 하고 늘어졌을 때 해리는 정신을 잃을 뻔 했다.


해리의 눈앞은 흐릿해서 희미한 형태만 보였고, 자꾸 정신이 흐려지는 것과 동시에 몸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뒤에서는 헤르미온느가 흐느끼는 소리와 그만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지만 해리는 희미하게 씩 웃으며 벅빅을 바라보았다. 벅빅의 성난 눈이 해리를 향했고, 해리는 자신의 왼팔이 툭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는걸 보았다.


그리고 끔찍한 통증에 그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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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혼혈왕자 - 제20장 대담 +1 24.03.02 44 2 13쪽
146 혼혈왕자 - 제19장 해독약 +1 24.02.28 37 3 16쪽
145 혼혈왕자 - 제18장 응접실에서 +1 24.02.25 43 2 17쪽
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49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5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39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6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5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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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혼혈왕자 - 제11장 세 가지 예언 +2 24.01.22 58 2 19쪽
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7 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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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3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9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7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7 1 23쪽
131 혼혈왕자 - 제4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교전 +1 23.11.25 66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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