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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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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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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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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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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왕자 - 제9장 소망의 거울

DUMMY

크리스마스를 앞둔 호그와트는 예년과 다르게 몹시 분주했다. 재작년 트리위저드 시합 이후, 아니 그때보다도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남기 위해 앞다퉈서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방학까지 학교에 남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호그와트에 남지 않는다고 외출계를 작성한 학생은 단 둘 뿐으로, 연수를 가야 하는 래번클로의 7학년생 한명과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는 후플푸프의 7학년 학생 한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남는다는 신청서를 넣은 상태였다.


“이러면 그냥 주말과 다르지 않겠는데?”

“그것도 긴 주말이지. 하지만 바깥 상황을 알잖아.”


론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부모님들도 오히려 아이들이 오지 않기를 바라실거야.”

“그렇지...”


론이 씁쓸한 표정으로 예언자 일보를 보며 말했다. 예언자 일보는 새로 생긴 영상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신문 1면은 커다란 영상이 멈춘 채로 보이고 있었다. 론이 화면에 손가락을 대자 영상이 재생되며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영상은 마법부 앞에서 커다란 피켓들을 공중에 띄운 채로 소노루스 마법으로 쩌렁쩌렁한 소리로 요구사항을 외치고 있었다. 반정부 시위자들은 코넬리우스 퍼지에게 마법부 장관에서 물러나라거나, 법의 심판을 받으라거나, 위즌가모트를 특별조사 해야 된다는 비교적 온건한 요구부터 마법부를 해체 하라던지, 아즈카반의 죄수들을 석방 하라던지, 몇몇 사람들을 디멘터와 입 맞추라는 과격한 요구들도 있었다.


몇 분 정도 시위를 계속하던 영상은 갑자기 날아오는 주문들에 혼비백산이 되었다. 시위를 반대하거나, 마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 과격파 마법사들 몇 명이 시위대를 습격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혼비백산한 시위대들은 곧 지팡이를 빼어들고 몇몇 사람들이 박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싸움이 격화 되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현장의 영상은 멈추더니 [미성년자는 더 이상 시청할 수 없는 기사입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재생이 멈췄다.


영상 그대로 현재 마법부는 시위대와 교전중이었다. 아니, 마법부는 그들을 시위대가 아니라 폭도들로 규정하고 그들을 불법 집회로 규정했다. 이를 근거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고, 무력을 행사하려는 빌미만 보이면 곧바로 오러들을 투입해 진압하기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없었지만, 그래도 피해는 계속해서 생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점점 시위는 격해지고, 영국에 있는 마법사들의 절반 가까이가 들썩이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점점 민심은 흉흉해지고 마법부와 위즌가모트의 민심은 계속해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바깥으로 내보내고 싶을 리가 없었다. 길거리에는 어른 마법사들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무리지어 다니길 원했으며, 쇼핑이라도 하는 경우 시위대와 같은 무리처럼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서 움직여야 했다.


그나마 아이들이 가장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정치와 거리가 먼 호그와트였으니, 그 어떤 부모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절대로 호그와트에서 아이들을 데려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호그와트의 아이들에게 나타난 것이다.


이례적일 정도로 분주한 크리스마스에 호그와트 아이들은 본가에 머물고 있는 부모님이나 먼저 졸업한, 혹은 아직 입학하지 않은 형제들 걱정에 마음이 편치도 않았다.


“혼혈- 왕자!”


한 테이블 떨어진 자리에서 예언자 일보의 다른 기사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과연 퍼지의 말대로 흉악한 범죄자가 맞는 걸까요-?”


시위가 시작한 뒤로, 예언자일보는 정책을 완전히 바꾸었다. 영상화 기사를 특허 낸 이후, 판매부수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새로운 방식의 기사전달도 한몫 했지만, 시위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이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제공되는 것에 생생한 전달감을 받았다.


예언자 일보는 연일 역대 판매 부수를 갱신했고 어마어마한 수익을 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최초의 영상 기사인 퍼지와 해리 포터와의 폭로가 발표된 이후로 예언자 일보는 해리포터의 범죄자취급에 대해 의문을 갖는 기사를 간간히 작성하고 있었다.


판매량에서 완전하게 먹혀버린 이러쿵 저러쿵을 비롯한 마녀주간지 같은 잡지사들이나, 만년 2등 신문사 였던 푸른 양피지가 이때를 노린 것처럼 갑작스레 해리 포터를 공격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처음 며칠은 매출에 영향이 있었는지 연일 해리를 끔찍한 범죄자로 매도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 했지만, 곧 그것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어느정도 중립적인 입장인 것처럼 해리포터를 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어쨌든-”


기사를 듣던 론이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해리가 우리를 억지로 떠난 이유를 이제 알겠어.”

“뭐라고?”


그 소리에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반문했다.


“헤르미온느,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가 해리 입장이였어도 혼자서 하려고 했을 거야. 저런 일에 어떻게 우리를 끌어들였겠어.”

“알아! 하지만.... 그래도 무슨 이유인지는 말 했을 거야. 나라면 말야.”

“네 말도 맞아. 그래서 생각한 건데... 어쩌면 해리는 이보다 더 위험한 일들을 하려는 게 아닐까?”


론이 곰곰이 생각에 잠겨서 말했다.


“이런 정도가 아니라 훨씬 더 위험하고 대단한 일 말이야.”

“그게 대체 뭔데?”


헤르미온느가 참지못하고 물었다.


“이런 걸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 애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어. 사실상 혼자서 마법부를 마비 시킨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런데 이거보다 더 커다란 일이라고? 그 애가 아예 마법부를 끝장내기라도 할 거라는 거니?”

“나도 그런 생각까지 하는 건 아니야.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론이 푸념하듯 말했다. 헤르미온느도 자기가 너무 날카로웠다는 걸 인정하는지 곧 표정이 풀어지며 사과를 해왔다.


“미안, 내가 너무 지나쳤어.”

“아냐, 네가 예민할 거라고는 생각했으니까.”


론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 너희들 여기에 있었구나. 하마터면 못 찾을 뻔 했잖아!”


대화가 끝날 무렵이 되자 지니가 불쑥 나타나 두 사람에게 장난기 어리게 말을 걸어 왔다.


“지니, 무슨 일이니?”

“별거 아냐, 두 사람이 소리 높여 싸우길 래 말리기 위해 왔지.”

“아, 그래.”

“농담이야, 그렇게 진지해 하지 말라구, 론.”


지니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사실- 맥고나걸 교장 선생님이 너희를 찾으셔. 가능하면 빨리 오라고 하셨어.”

“이런, 그걸 먼저 말했어야지!”


헤르미온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고마워.”

“그래, 퍽이나 고마운 것 같구나. 맥고나걸 교장 선생님은 교장실로 오면 된다고 하셨어.”


지니의 농담을 뒤로 하고 헤르미온느와 론은 그리핀도르 기숙사 휴게실을 빠져나와 교장실로 향했다. 이제는 너무 오래 오가며 완전히 익숙해진 기숙사탑을 내려간 두 사람은 넓은 홀을 지나 중앙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익숙하게 복도를 오간 두 사람은 교장실의 이무기 석상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암호를 모르잖아?”

“오- 맞아.”


헤르미온느가 맞장구쳤다.


“이런 일은 항상 그 애가 다 처리했으니까.”

“그러니까 말이다.”


그들의 등 뒤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홱 돌리니 맥고나걸 교수가 한 손에 양피지 뭉치를 잔뜩 든 채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려 걸어오고 있었다.


“어떻게 그 바쁜 와중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한 건지 알 수가 없어.”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랜만에 이야기 나누는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 옆을 지나 이무기 석상 앞에 섰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정이십면체-”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이무기 석상이 좌우로 멀어지며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은 덤블도어 교수가 교장이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천천히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먼저 사뿐히 계단을 타고 올라가고, 뒤이어 헤르미온느와 론이 뒤를 따랐다.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나자 아래에서 이무기 석상 둘이 다시 하나로 모이는 소리가 들렸다.


“앉아라.”


교장실은 완벽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론은 예전 덤블도어 교수가 교장이던 시절에 특이한 도구들이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전혀 다르게 배치된 교장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교장실에는 특이했던 도구들은 싹 다 치워지고, 깔끔하게 생긴 책꽂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교장실에는 이제 기묘한 도구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거의 천여권에 가까운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있는 책장들 사이에 놓인 책상이 마치 도서관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의자 두 개를 불러내어 두 사람을 앉히고는 찻잔과 찻주전자를 만들어 차를 한잔씩 따라주었다.


“그래, 오클러먼시를 완전히 익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니?”

“네. 플럼리 씨가 완전하다고 해 주셨어요.”

“좋아. 그러면 이것만 마시고 이동하면 되겠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나, 궁금하게 있어요.”


헤르미온느가 차를 한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교수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플럼리 씨가 혼자서 너무 촉박하다고 이야기하는 걸 듣고서 오클러먼시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어요. 개인교습이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리는 걸로 예언자 일보에서 찾았어요. 그런데 저희는 단 두 달 만에 완전히 익혔잖아요? 이게 어떻게 가능 한 거죠?”

“음-”

“어느 정도는 눈치 채고 있었어요. 포터가 관련되어 있는 거죠?”


헤르미온느의 말에 맥고나걸 교수가 움찔하며 자세를 고쳤다.


“그래, 맞다. 포터가 내게 제안했어.”

“교수님!”

“하지만, 너희에게 좋은 일이었잖니.”


맥고나걸 교수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스네이프가 교수로 오면서 너희에게는 오클러먼시가 필요했어. 다만, 그 사실을 포터가 먼저 제안했을 뿐인 게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알겠어요.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했어요. 그 뿐이에요.”

“그래. 하지만- 그 사실 마저도 스네이프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


맥고나걸 교수가 마지막으로 차를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사람 다 이리 오거라. 해결해야 할 걸 해결 해야지.”


맥고나걸 교수가 두 사람을 데리고 가장 구석에 위치한 책장으로 향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책장의 한쪽 구석을 지팡이로 세 번 두드리자, 책장이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며 뒤로 열렸다. 책장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사람 하나는 충분히 들어갈 만한 기다란 통로가 되어 있었다.


“이쪽으로 오거라.”


맥고나걸 교수가 앞장서서 들어간 통로를 따라 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꽤 넓은 창고 같은 공간이 나왔다. 그 공간에는 덤블도어 교수가 사용하던 특이한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는 수납장들이 있었고, 가장 구석에 커다란 거울이 하나 놓여 있었다.


“아!”


론이 입을 열었다.


“소망의 거울이군요!”

“그래. 내가 덤블도어 교수님에게 유품으로 받은 물건이란다.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내가 이 거울을 봐도 내 소망밖에 보이지 않거든. 물론 처음 이 거울을 봤을 때는 이 쪽지를 받았단다.”


그녀가 망토의 주머니에서 양피지조각을 하나 꺼내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양피지 조각에는 많이 본 꼬불꼬불한 글씨로 –론 위즐리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에게 이 거울을 보여줄 것- 이라고 적혀 있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남기신 게다. 그런 한명씩 거울을 좀 보자꾸나.”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먼저 론이 거울 앞에 섰다.


“무엇이 보이니?”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어- 내 옆에 초 챙과 너와 해리가 서 있어. 그리고... 내가 학생 회장이야- 퀴디치 팀 주장이기도 하고...”

“그래 그게 네 소망인가 보구나, 위즐리.”

“네 그런 것 같아요. 해리랑 예전에 봤을 때도 이런 형태였거든요. 어- 그리고...”


론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제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고 있어요. 큰 건 아닌데....”


론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이 웃으며 주머니에 물건을 넣는 것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곧, 자신의 주머니에 가벼운 물건이 진짜 자신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 걸 느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았다. 손 안에는 꽤 크고, 얄팍한 무언가가 손에 잡혔다. 주머니에서 꺼낸 그것은 용의 비늘이었다.


“용의 비늘?”


맥고나걸 교수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쪽지도 하나 들어있어요.”


론이 주머니를 다시 뒤지며 말했다. 양피지조각에는 덤블도어 교수가 쓴 것이 분명한 글씨로 딱 한 줄이 적혀 있었다.



- 최악의 상황에 이것을 떠올릴 것



“음.. 용의 비늘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비늘과 쪽지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 없이 이런 걸 맡기실 분은 아니니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좋겠다.”

“네, 교수님.”


론이 새빨간 용의 비늘을 집어서 품에 넣었다. 그리고 곧바로 헤르미온느의 차례가 되었다. 헤르미온느는 처음 경험해보는 소망의 거울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 비친 헤르미온느는 실제 모습보다 약간 나이를 먹어 보였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헤르미온느는 누군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까만 머리의 작은 사내아이가 거울 안의 헤르미온느를 바라보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그 아이가 자신의 소망 속에서의 자신의 아이라는 걸 직감했다.


세 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아이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반대쪽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반대편에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역시 나이는 조금 더 먹은 것 같아 보였고, 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해리 포터는 고개를 돌려 거울 너머의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는 울컥하며 눈물과 함께 짜증이 치솟아 올랐다.


이게 내 소망이라고-?


세 사람을 보고 나자 주변에 누가 더 있는지, 그리고 어디인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변은 어떤 사무실 이였는데, 예언자 일보에서 본 마법부와 흡사했다. 게다가.... 저 멀리 책상 위에 [마법부 장관 –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라는 명패가 눈에 들어왔다.


헤르미온느는 마법부 장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주변에는- 헤르미온느가 기억했던 많은 사람들과 처음보는 집요정들, 도깨비들, 켄타우로스 같은 여러 종족돌이 해리 포터 –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부부와 그들의 아들을 둘러싸고 박수를 치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소망의 거울 속의 자신이 원하는 소망을 모두 이해했다. 그녀는 이종족간의 문제를 해결했으며, 마법부의 장관이 되었고, 해리 포터와 결혼하여 아이도 가졌다. 이게 스스로가 가장 원하던 소망 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계속해서 저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분 보다는 약간 불쾌함이 올라왔다.


헤르미온느는 자신을 버리고 갔다고 판단한 해리 포터라는 인물에 대해 그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으로 자신이 가까스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역설적으로 그가 너무나 그리웠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볼 수 없는 환경이 되자 그녀는 해리 포터라는 인물을 미워하면서 자신의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엇이 보이니?”

“어- 음... 많은 게 보여요. 하지만...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아요,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우울하게 말했다.


“그래, 소망의 거울은 때때로 말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보여주기도 한단다. 혹시 거울 속의 네가 무언가를 건네 주지 않았니?”

“어- 아직이요.”


헤르미온느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거울 속의 해리 포터가 손뼉을 한번 짝 소리가 나게 치더니, 아이의 손을 놓고 거울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그리고 곧 그는 거울 바깥에서 성인 머리통만한 황금으로 된 어떤 물건을 가지고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용을 본따 만든 황금 용상이었다.


해리 포터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거울 속 헤르미온느의 주머니에 용상을 넣어 주려 했지만, 주머니가 너무 작아서 들어가지 않았다. 고민하던 해리 포터는 헤르미온느에게 용상을 넘겨주었고, 거울 속 헤르미온느는 용상을 받아들었다.


칭얼대던 두 사람의 아들을 거울 속 해리 포터가 안아드는 동안 거울 속 헤르미온느는 잠시 고민한 뒤 손짓으로 거울 밖의 헤르미온느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어? 거울 속의 제가 저보고 가까이 오라고 하고 있어요.”

“한번 가 보렴.”


헤르미온느가 가까이 다가가자 거울속의 헤르미온느도 그와 똑같이 거울면 앞으로 다가왔다. 헤르미온느의 코가 거울면에 거의 맞닿을 정도가 되자, 거울 속 헤르미온느가 웃으며 용상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녀가 용상을 천천히 밀자, 용상은 거울 속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는 감탄하며 용상을 거울에서 받아서 꺼내왔다. 용상이 완전히 꺼내지자 거울 속 헤르미온느가 윙크를 한번 하고 다시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헤르미온느가 거울에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대자, 거울 속 헤르미온느가 거울 바깥의 헤르미온느의 귀 근처에 대고 말을 걸었다.


“다 잘 될 거야, 넌 나니까.”


깜짝 놀란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홱 돌렸지만, 거울 속 헤르미온느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라는 시늉을 했다. 헤르미온느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용상을 안아들고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제 거울 속에는 헤르미온느와 해리 포터가 두 사람의 아들을 안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더 이상 그들의 관심이 거울 바깥에 없는 것을 확인한 헤르미온느가 입을 열었다.


“이걸로 끝인 것 같아요.”

“그렇구나. 이건- 뭐에 쓰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 저희가 알아요.”


론이 불쑥 말했다.


“해리가 말해줬었거든요. 덤블도어 교수님에게서 받을 물건들 중에 용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용상이 있다고 했었어요.”

“아! 그러면 그 비늘을 이용하는 건가 보구나.”

“어- 하지만 쪽지가 있어요.”


헤르미온느가 용상 아래 붙어있는 양피지 조각을 더듬으며 말했다. 마법의 테이프로 붙여진 양피지조각을 떼어내 펼친 헤르미온느는 꼬불꼬불한 덤블도어 교수의 말을 큰 소리로 읽었다.


“그리운 용을 찾을 수도, 뜻밖의 용을 찾을 수도 있다. 용의 일부를 먹인다면.”


헤르미온느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었다. 약간 두루뭉술한 표현에 세 사람은 각기 고민에 빠졌다.


“음- 이게 용을 찾는 것이 맞긴 한 것 같구나. 하지만 용의 일부를 ‘먹인다’라는 게 마음에 걸려. 그 비늘을 썼다가 이 용상이 먹어서 사라지면 어쩌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걸로 시험해 볼까요?”


그녀가 품에서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비늘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해리가 용으로 변했을 때에 나온 용의 비늘로 그에게 새 개를 받았었다. 이제 와서 새삼 보니 붉은색 비늘과 차이가 심하게 날 정도로 크기가 작았다. 비늘의 크기가 클수록 오래 산 용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론이 받은 붉은색 비늘의 용은 엄청나게 오래 산 용이 분명했다.


“아! 해리가 준 비늘이구나! 좋아. 입에 넣어보자.”

“그러자꾸나. 어떤 식인지 알아두는 게 좋을 테니 말이다.”


론과 맥고나걸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용상을 내려놓고 입에 해리의 비늘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용상이 입을 닫으면서 해리의 에메랄드 빛 비늘을 와작 소리가 나게 삼켜 버렸다. 비늘은 산산조각이 나서 빛 가루가 되어 흩뿌려지고, 용상이 살아있는 용처럼 움직이며 몸을 돌리더니 입을 크게 벌리고 불꽃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러나 용상의 용은 불꽃은 내뿜지는 못하고 에메랄드 빛깔의 빛을 마치 주문처럼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자로 쭉 뻗은 빛은 창고의 벽에 부딪쳐 막혀 버렸고, 용의 등에 에메랄드 빛깔로 글자가 떠올랐다.


8.52 마일


“아무래도 방향과 거리인 것 같은데...”


맥고나걸 교수가 유심히 바라보다가 지팡이를 들었다.


“아씨오!”


위에 있는 교장실에서 덜컥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 돌돌 말린 양피지 하나가 날아들었다.


“북쪽을 가르쳐다오.”


날아오는 양피지를 낚아챈 맥고나걸 교수가 양피지를 헤르미온느에게 넘기고 주문을 외웠다. 북쪽을 확인한 헤르미온느는 받은 양피지를 펼쳤다. 그것은 영국 전역이 표시된 지도였다.


“어- 북쪽이 이쪽이니까-”


론과 헤르미온느가 맥고나걸 교수의 지팡이를 바라보며 지도의 방향을 맞추었다. 그리고 호그와트에서 빛이 발사된 방향으로 8.5마일을 가능해 보았다. 지도가 영국 전역이라 정확하게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었지만, 범례에 나온 축척을 기반으로 계산한 결과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어디니?”

“....호그스미드요.”


론이 대답했다.


“해리는 호그스미드에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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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혼혈왕자 - 제23장 귀환 +1 24.03.13 36 3 17쪽
149 혼혈왕자 - 제22장 현실 세계 +2 24.03.10 36 1 16쪽
148 혼혈왕자 - 제21장 스네이프의 비밀무기 +1 24.03.03 42 1 13쪽
147 혼혈왕자 - 제20장 대담 +1 24.03.02 45 2 13쪽
146 혼혈왕자 - 제19장 해독약 +1 24.02.28 38 3 16쪽
145 혼혈왕자 - 제18장 응접실에서 +1 24.02.25 44 2 17쪽
144 혼혈왕자 - 제17장 해리 포터의 계획 +3 24.02.19 50 3 23쪽
143 혼혈왕자 - 제16장 특수 오러 부대 +3 24.02.16 46 1 15쪽
142 혼혈왕자 - 제15장 개전 +1 24.02.16 40 1 14쪽
141 혼혈왕자 - 제14장 코넬리우스 퍼지의 최악의 일주일 +3 24.02.11 46 2 15쪽
140 혼혈왕자 - 제13장 에크리즈디드의 부탁 +4 24.02.04 46 2 19쪽
139 혼혈왕자 - 제12장 아즈카반 +3 24.01.28 61 3 23쪽
138 혼혈왕자 - 제11장 세 가지 예언 +2 24.01.22 59 2 19쪽
137 혼혈왕자 - 제10장 상처입은 켄타우로스 +2 24.01.18 57 2 21쪽
» 혼혈왕자 - 제9장 소망의 거울 +2 24.01.06 63 3 21쪽
135 혼혈왕자 - 제8장 마법부 습격 +3 23.12.25 74 4 21쪽
134 혼혈왕자 - 제7장 리타 스키터와 해리 포터 +4 23.12.17 69 3 15쪽
133 혼혈왕자 - 제6장 플럼리 벤터 +2 23.12.08 68 2 18쪽
132 혼혈왕자 - 제5장 새 학기 +1 23.11.30 67 1 23쪽
131 혼혈왕자 - 제4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교전 +1 23.11.25 66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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