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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스노우

에드거 앨런 포는 작가로 살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제이스노우
작품등록일 :
2023.07.02 10:33
최근연재일 :
2023.09.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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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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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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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53. 윌리엄 윌슨 (3)

DUMMY

“에디. 오늘 저녁에 애들이랑 몰래 놀기로 했는데, 너도 혹시 갈래?”


수업에 윌리엄 윌슨이 내가 슬쩍 물었다. 그때 나는 존 브랜스비의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니 윌리엄의 물음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어디로 가는데?”

“학교 구석에 있는 건물 있지? 아무도 안 가는 낡은 건물 말이야. 거길 갈 거야.”

“거긴 왜 가는 거야?”

“그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거지.”


윌리엄은 푸른 눈을 반짝이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이 재미있다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어 여전히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 수업 시간에는 조용히 해야 한다고 말했을 텐데.”


존 브랜스비가 윌리엄에게 경고하자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다물었다. 존 브랜스비는 윌리엄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윌리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자기 계획에 들떠서 히죽거렸다. 존 브랜스비도 그 웃음을 분명 보았지만, 그냥 넘어갔다.


나는 그때 왜 선생님이 윌리엄의 행동을 보고도 그냥 넘어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다른 학생이었다면 당장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날 저녁, 윌리엄은 친구들과 함께 학교 구석에 놓인 건물로 향했다. 내 기억대로라면 건물로 향한 소년은 7명 정도였다.


사실 윌리엄은 학교에서 알게 모르게 사고를 많이 쳤다. 존 브랜스비와 함께 몇몇 선생은 그런 윌리엄에게 자주 경고했었다.


만약 윌리엄이 영리하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그대로 학교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그만큼 윌리엄은 학교에서 활개를 치고 다녔다.


거기다 설립자의 친척이라는 배경은 상당하였으니 선생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말이다.


내 기억이 맞으면, 윌리엄이 몰래 밖으로 나갔을 때 나는 기숙사 침대에 누워 있었다. 늦은 밤까지 침대에 누워서 윌리엄이 뭘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폐건물은 낡은 창고로 알려졌다. 선생들도 거의 출입하지 않았고, 가끔 관리인만 오가는 정도였다.


그리고 창고 문에는 큰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당연히 학생들에게 열쇠는 없었다. 하지만 윌리엄이라면 어떻게 열쇠를 구했을 것이다.


나는 달이 있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점점 잠에 빠지고 있었을 때 밖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워낙 그 소리가 커서 잠이 달아날 정도였다.


쿵!


곧 문이 열리더니 창고로 갔던 친구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빨리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웠다.


“재미있다. 나중에 또 할까?”

“윌리엄이 가자고 하면 가야지.”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어쓴 친구들이 뭐가 재미있는지 저들끼리 낄낄거렸다. 나는 곁에서 그 얘기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 친구 중 하나가 머리를 내밀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다 다른 친구들에게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런데 윌리엄은?”

“아까 같이 나오지 않았어?”


그제야 다른 친구들이 슬슬 머리를 내밀었다. 그러다 윌리엄이 정말 없는 걸 발견하니 다들 불안감에 휩싸였다.


“뭐야? 어디 간 거야?”

“이러다가 사감한테 들키면 큰일인데.”


벌컥!


“뭐가 이렇게 시끄러운 거냐? 이 시간까지 뭘 하는 거야? 얼른 자!”


문을 열고 들이닥친 사감의 외침에 다시 머리를 이불에 넣었다. 그리고 사감이 바로 방을 나갔다. 윌리엄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그러고 한참 뒤에 윌리엄이 돌아왔다. 나는 그때까지도 잠을 자지 않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내가 윌리엄에게 물었다.


“윌리엄? 이제 오는 거야? 다들 아까 왔는데 넌 지금까지 뭘 했어?”

“에디? 아직 안 자고 있었어?”


나는 어스름한 달빛을 배경으로 침대에 누우려는 윌리엄을 슬쩍 쳐다봤다. 윌리엄은 그림자처럼 시꺼멓게 보였다.


눈과 코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윌리엄의 미소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착각이 아니었다. 윌리엄은 분명 웃고 있었다.


이가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는 미소를 보니 나는 어쩐지 오싹해졌다. 나는 더 묻지 않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윌리엄이 내게 말을 걸었다.


“에디? 에디?”

“···왜 불러?”

“오늘 간 창고, 꽤 재미있는 게 있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자.”

“정말 재미있었어. 너도 보면 좋았을 텐데.”

“괜찮아. 얼른 잠이나 자.”


나는 마음에 없는 말을 대충 내뱉었다. 그런데도 윌리엄은 내 대답에 만족했는지 침대에 누웠다.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때부터 윌리엄 윌슨이 이상해졌다.


윌리엄은 수업에 거의 집중하지 않았다. 자주 장난쳤어도 늘어져 있거나 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창고에 다녀온 이후에는 늘 그랬다.


“윌리엄, 어디 아픈 거냐? 왜 계속 졸지? 아픈 게 아니면 밤마다 뭘 하는데 수업에 집중 못하는 거냐? 정말 혼나고 싶어?”


한 번은 존 브랜스비가 경고했다. 윌리엄은 브랜스비의 경고도 흘려들으면서 수업 내내 꾸벅꾸벅 졸기 바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윌리엄은 새벽마다 몰래 방에서 빠져 나와 창고로 향했다. 처음에는 친구 몇 명을 데리고 갔었지만, 나중에는 혼자 갔다.


늦은 밤에 나갔다가 이른 아침에 다시 들어오는 날이 반복되니 모습도 좋지 않았다. 결국 함께 창고에 갔던 친구들도 걱정하기 시작했다.


“윌리엄, 그 창고에 그만 가야 하는 거 아냐? 얼굴이 너무 안 좋다고.”

“맞아. 그리고 선생님들도 널 의심하고 있어. 이제는 그만해.”

“겁쟁이들. 나 혼자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


윌리엄은 친구들의 걱정에도 실실 웃기만 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하얗게 변한 얼굴에 눈까지 벌겋게 변하니 섬뜩한 모습이었다.


나는 나중에 윌리엄과 함께 창고에 갔었던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때 친구는 은밀하게 내게 이렇게 말했다.


“윌리엄이 어디서 카드게임을 배워왔어. 조금 돈 걸고 노는 정도였지.”


그때 나나 윌리엄은 고작 10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윌리엄이 어린 나이부터 도박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런데 이제 윌리엄과 함께 창고로 가는 친구들은 없었다. 같이 카드게임을 하는 친구가 없는데, 왜 아직도 창고에 가는 건지 나는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다 윌리엄이 새벽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창고에서 카드게임만 했어? 윌리엄은 재미있는 게 있다고 하던데?”

“재미있는 거? 그냥 창고야. 지금은 안 쓰는 물건들이랑 책만 잔뜩 쌓여 있어.”

“그게 다야?”

“응. 그리고 큰 거울 하나 정도? 별거 없어.”


나는 그때 그 말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귀담아듣지 않았다. 다만 나중에 윌리엄을 몰래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며칠 뒤, 윌리엄이 또 늦은 밤에 침대에서 일어나 몰래 방을 빠져나갔다. 그때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윌리엄이 나가는 모습을 슬쩍 보던 나는 그를 따라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최대한 발소리를 내지 않고 고양이처럼 윌리엄을 쫓았다.


달빛조차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이었다. 밤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정적을 깨웠다. 멀리서 부엉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윌리엄은 기숙사를 나와 곧장 창고로 향했다. 이미 창고로 가는 길이 익숙한 그는 거침없이 움직였다. 그의 모습에 불안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달빛에 뛰어가는 윌리엄의 모습은, 마치 미친 사람과 같았다. 뒤에서 몰래 지켜보던 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윌리엄이 창고로 들어갔다. 그 뒤를 나는 조심스럽게 따랐다. 이렇게 늦은 밤에 기숙사를 나온 적이 처음이었다.


끼이익!


낡은 철문을 여니 문에서부터 먼지가 풀풀 올라왔다. 코를 찌르는 매캐한 냄새에 순간 기침이 나올 뻔했다. 나는 간신히 참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불빛 하나 없는 창고를 더듬으며 안으로 움직였다. 정말 온갖 물건이 대충 쌓여 있었다. 특히 책이 상당히 많아서 온 벽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우리는 계속 여기에 있을 거야.”

“그럼. 매일 이렇게 만나잖아.”

“항상 만날 거야.”

“매일매일.”


나는 창고 깊숙한 곳에서 윌리엄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걸 들었다. 분명 기숙사에서 나온 사람은 윌리엄 혼자였는데 말이다.


미로 같은 창고를 움직이면서 나는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별거 아닌 대화였는데, 윌리엄은 무엇이 재미있는지 낄낄거렸다. 그러면 상대도 웃었다.


그들의 웃음이 창고에서 울렸다. 그 소리를 들으니 나는 머리카락이 쭈뼛거렸다. 대체 이 시간에 학교에 누가 있는 걸까?


그리고 윌리엄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질 때, 나는 벽처럼 쌓인 책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고개만 내밀고 윌리엄을 훔쳐봤다.


시커먼 공간에서, 윌리엄이 앉아 있었다. 카드 따위는 없었다. 그저 앞을 보면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계속 웃으면서.


윌리엄의 앞에는 큰 거울이 있었다. 성인 남자보다 큰 타원형 거울이었다. 윌리엄이 거울을 보며 웃었다. 그러자 거울 속 윌리엄도 웃었다.


윌리엄은 거울 속 자신과 대화했다!


그 말도 안 되는 모습에,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내가 보고 있는 게 허상인지 환각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누가 있어.”

“맞아. 누가 왔어.”

“초대받지 않는 손님이야.”

“맞아. 이런 모습을 보면 곤란한데.”


윌리엄이 거울 속 자신과 대화를 나누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두 눈이 어둠 속에서 번쩍였다. 윌리엄의 눈빛이 분명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도망가거나, 윌리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고개만 내민 채 윌리엄을 볼 뿐이었다.


그러다 윌리엄이 서서히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만 움직였는데, 그건 분명 윌리엄이었다. 그의 하얀 눈은 똑똑히 보였으니까.


그런데, 거울 속 윌리엄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윌리엄이 서서, 그리고 앉아서 나를 빤히 쳐다봤다. 여전히 웃으면서!


“에디. 에디 맞지? 날 보러 온 거야?”

“나를 보면 안 되는데?”

“그래. 아직 우리를 보면 안 되지.”

“혼내줄까?”

“그래, 혼내주자.”


거울 속 윌리엄은 여전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다른 윌리엄이, 내가 아는 윌리엄이 빠르게 다가왔다. 마치 유령처럼.


이제 내게 다가온 윌리엄은 망설임 없이 내 목을 졸랐다. 붉게 변한 눈이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계속 낄낄거렸다.


“넌 보면 안 되는 걸 봤어, 에디.”

“놔! 윌리엄, 제발!”

“안 돼. 넌 내 친구를 보면 안 돼.”

“저건 친구가 아냐! 저건···저건···!”


유령, 아니면 악마. 그게 무엇이든 이 세상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윌리엄의 손을 뿌리치려고 버둥거렸다. 그러나 윌리엄의 손아귀는 점점 더 강해졌다.


윌리엄의 손을 붙잡던 나는 얼른 그의 어깨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발을 힘껏 움직였다. 이어 윌리엄을 거울까지 밀어붙였다.


거울 속 윌리엄이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쨍그랑!


밀려 나간 윌리엄이 거울과 부딪히자마자 거울에 금이 갔다. 이어 거울이 옆으로 기울어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그 순간, 윌리엄이 내 목을 잡았던 손을 풀었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윌리엄에게서 떨어졌다.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윌리엄은 바닥에 엎어져 손만 버둥거렸다. 여전히 붉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면서. 그 모습에 나는 두려움에 휩싸여 무작정 창고를 빠져나왔다.


창고를 빠져나오기 직전, 나는 윌리엄의 목소리를 들었다.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척이나 선명한 목소리였다.


“에디, 넌 그러지 말아야 했어.”


그건 어린 시절에 겪은 가장 끔찍한 경험이었다.


* * *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올 때까지 그 기억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당연히 그 누구에게도 이 일을 말한 적이 없었다.


창고에 있었던 일 이후 윌리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기숙사로 돌아오지 않았고, 선생이든 학생이든 윌리엄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며칠 뒤에 학교를 떠나야 했다. 앨런이 영국에서 벌였던 사업을 정리하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미국으로 떠나야 했으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노인이 된 브랜스비에게 물었다.


“윌리엄 윌슨은 학교를 졸업했나요?”

“당연하지.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학업에 매진했지. 윌슨 가문의 후손이니까.”


브랜스비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창고에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어째서 그도 윌리엄에게 있었던 일을 모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윌리엄이 다시 학교에 있는지 내가 물어보려는 순간, 버지니아가 내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나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안 해도 돼요, 에디.”


버지니아는 내가 겪었던 일을 모른다. 그런데 마치 내 경험을 알기라도 하듯이 나를 말렸다.


버지니아가 이어 말했다.


“지금이 중요해요. 과거는 내버려 둬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버지니아의 말처럼 지금 중요한 건 윌리엄의 행방이었다.


백작과 윌리엄 윌슨이 무슨 관계인지 몰라도, 내 과거의 경험이 백작과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백작의 성을 찾으려면 윌리엄 윌슨을 만나야 했다.


“선생님. 윌리엄 윌슨을 만나고 싶은데요. 어디서 만날 수 있죠?”

“애석하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네.”

“그게 무슨 뜻이죠?”


브랜스비가 나를 어디론가 안내했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를 따랐다. 그가 나를 안내한 곳은 다름 아닌 학교 구석진 곳이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그곳은, 분명 내가 어릴 적에 창고로 사용했던 자리였다. 그러나 이미 창고는 사라지고 없었다.


“여기에 창고가 있던 걸로 아는데요?”

“맞네. 하지만 그것도 10년은 더 됐지. 건물을 헐고 물건들은 모두 옮겼네. 대신 다른 게 있지.”


브랜스비가 빈터에 세워진 돌을 가리켰다. 그건 묘비였다. 나는 묘비를 보자마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묘비에 가까이 다가가서 그것을 확인했다.


[윌리엄 윌슨. 여기에 잠들다. 1809 - 1825]


“윌리엄 윌슨은 10년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네. 죽기 전에 꼭 학교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지. 그래서 이렇게 무덤을 만들어줬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윌리엄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백작은 대체 무슨 존재란 말인가. 그는 어떻게 내 과거를 안단 말인가.


그러다 나는 창고에 있던 거울, 그리고 거울 속 윌리엄을 떠올렸다. 거울이 깨지면서 그 형체가 사라진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브랜스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윌슨 가문은 어디에 있죠?”

“이제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지내네. 예전의 윌슨 가문이 아니거든. 대신 여기서 멀지 않은 거리에 가문이 소유한 성이 있지. 분명 거기 누가 살고 있을 거야.”


브랜스비가 학교 너머를 가리켰다. 당장 내 눈에는 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 성이 백작의 성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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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후기 +4 23.09.26 172 14 3쪽
60 60. 몰락은 없다 (완결) 23.09.26 111 6 13쪽
59 59. 검은 고양이와 갈까마귀 (2) 23.09.25 66 4 13쪽
58 58. 검은 고양이와 갈까마귀 (1) +1 23.09.22 56 4 13쪽
57 57. 붉은 죽음의 가면 (2) +1 23.09.21 73 4 13쪽
56 56. 붉은 죽음의 가면 (1) +1 23.09.20 48 3 13쪽
55 55. 백작의 성 (2) +1 23.09.19 57 4 13쪽
54 54. 백작의 성 (1) +1 23.09.18 45 4 13쪽
» 53. 윌리엄 윌슨 (3) +1 23.09.17 48 4 15쪽
52 52. 윌리엄 윌슨 (2) +2 23.09.15 54 5 14쪽
51 51. 윌리엄 윌슨 (1) +2 23.09.14 64 3 13쪽
50 50. 생매장 (2) 23.09.13 46 4 12쪽
49 49. 생매장 (1) 23.09.12 46 4 13쪽
48 48. 어셔 가의 몰락 (3) +2 23.09.08 53 4 13쪽
47 47. 어셔 가의 몰락 (2) +1 23.09.06 48 3 14쪽
46 46. 어셔 가의 몰락 (1) +1 23.09.05 48 4 12쪽
45 45. 절름발이 개구리 (3) +2 23.09.04 52 4 13쪽
44 44. 절름발이 개구리 (2) +1 23.09.01 58 4 16쪽
43 43. 절름발이 개구리 (1) +1 23.08.31 42 4 14쪽
42 42. 아몬티야도 술통 (4) +1 23.08.29 53 5 16쪽
41 41. 아몬티야도 술통 (3) +1 23.08.28 57 4 14쪽
40 40. 아몬티야도 술통 (2) +1 23.08.25 48 5 14쪽
39 39. 아몬티야도 술통 (1) +1 23.08.24 73 4 13쪽
38 38. 볼티모어에서 (3) +1 23.08.23 66 4 13쪽
37 37. 볼티모어에서 (2) +1 23.08.22 64 4 13쪽
36 36. 볼티모어에서 (1) +1 23.08.21 74 4 13쪽
35 35. 낸터킷의 아서 고든 핌 (10) +2 23.08.20 72 6 17쪽
34 34. 낸터킷의 아서 고든 핌 (9) +1 23.08.18 61 4 15쪽
33 33. 낸터킷의 아서 고든 핌 (8) +1 23.08.17 66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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