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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K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백자성
작품등록일 :
2020.09.28 22:36
최근연재일 :
2021.01.08 19:1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57,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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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7,156

작성
20.12.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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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러브초코 데이 (6)

DUMMY

* * *



“···그래서, 다행히 스테민 교관 덕에 피해는 없었군.”


러브초코 데이 당일, 학생들이 서로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교관들은 회의를 열고 있었다.


회의의 내용은 오크의 숲 쿠발란에서 벌어진 일의 결산.


리칼은 발생한 사건을 간추리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런 피해가 없음에 안도하였다.


“하지만, 이건 명백한 도전장.”


이때까지 식탐의 악마 킹 벨제붑이 무엇을 하고 다녀도 신경 쓰지 않았었다.


킹 벨제붑을 잡으려고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찾을 수 없었고, 아카데미에 어떠한 피해도 끼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벌어진 일은 다르다.


“스테민 교관의 추측대로라면, 레이라 학생을 슬픔의 악마로 타락시키기 위해서 공격해온 것이다.”


스테민의 추측은 가능성이 높았다. 만약 레이라가 슬픔의 악마가 된다면, 얼마나 강한 악마가 될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으니까.


“설사 그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아카데미의 학생들을 공격해온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 한다.”


식탐의 악마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 대륙 전체를 수색해서라도 찾아내서 죽인다.


죽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전력을 끌어 모아서라도 죽인다.


“진작 그랬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황제에게 보고를 올렸지만 기각 당했다. 무의미한 피해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황제 폐하가 기각하는 바람에 공식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게 되었다. 강한 학생들을 빼서 진행시켜도 들키게 되겠지. 따라서 소규모의 인원들로, 수업 형태를 하여 정보를 수집하며 수색하는 게 옳다.”


리칼의 말에, 엔비아 교관이 손을 들었다.


“제가 맡은 교양 중에 잔혹한 자의 흔적을 찾는 것이 있습니다. 이 교양을 빌미로 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이로군. 학생은 누구로 하면 좋겠나?”


“학생은···”


엔비아는 에리나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면서 말했다.


“고학년을 빼면 솔직히 위험하다고 판단되고, 또 너무 약한 학생을 고르면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1학년 중에서 강한 학생을 뽑는다.


“첫 번째로는 리릴 이프.”


리릴과 진혁의 강함은 부정할 수 있는 자가 없다. 특히 분노의 악마 레이파와 맞닥트려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일은 황제에게 보고를 올리지 않았으므로, 황제가 아는 리릴의 강함은 실제보다 뒤떨어질 것이다.


특히 탐욕의 악마 리시아에게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당하기만 했었다. 그런 리릴을 수색대로 쓴다고 의심할 가능성은 낮다.


“다음으로 네베 이프.”


에리나는 네베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강함은 진실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에리나는 네베 이프를 리스트에 넣었었다.


“네베 이프 말인가? 그 학생이라면 황제가 의심을 품을지도 모르네만···”


“네베 이프는 고대 영웅 이프를 존경합니다. 그 사실을 황제는 잘 알고 있죠. 잔혹한 자의 흔적을 추적하는 교양을 네베 이프가 듣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과연.”


리칼이 고개를 끄덕이고, 엔비아는 말을 이어갔다.


“그 다음은 레이라.”


“잠깐. 레이라는 안 됩니다.”


스테민이 서둘러서 엔비아의 말을 막았다. 엔비아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슬픔의 악마가 되는 것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차하면 진혁이 주작업화를 쓰면 되잖습니까.”


주작업화, 기운을 모두 불태우는 힘.


레이라는 악령이 되었다가 진혁이 사용한 주작업화를 통해 인간으로 돌아왔었다.


“물론 악마가 된 레이라에게 안 통할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이겠죠. 하지만 레이라만큼 강함이 숨겨진 학생도 없습니다. 슬픔의 악마가 될지도 모르는 학생을 수색대에 넣을 리가 없다는 점을 이용한 함정도 팔 수 있고요.”


“흠···”


스테민은 불안했지만 엔비아의 말이 맞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었다. 레이라를 수색대에 넣는 것이야말로 황제의 의심을 피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다음으로 이시즈 아헤른디테와 에리나.”


이시즈는 강함을 황제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봤자 B등급이다. 수색대에 쓸 인재는 아니다. 리릴의 단짝친구니까 에리나 또한 이시즈를 넣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었다.


에리나는 D등급이라서 무난하게 넣을 수 있는 학생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고,


“마지막으로 덴트와 베르단디 가니스입니다.”


덴트와 베르단디는 따로 있으면 별 볼 일 없다. 하지만 함께 짝을 이루게 되면 하스터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무난한 조합이고 리릴과 친하기에 에리나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뭐, 결국 리릴 친구들만 넣은 거지만.’


회의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설명했지만, 에리나는 리스트를 결정한 것이 결국은 단순했다.


리릴과 친분이 있는 자들만 넣었다.


‘질투가 난다.’


에리나님께서 리릴에게만 모든 신경을 쓰다니, 엔비아는 리릴이 부러워서 질투가 났다.


하지만 리릴이 이프의 얼굴과 똑같이 생겼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좋습니다. 러브초코 데이가 끝나고 다음 날에 바로 수색대를 출발시키도록 하죠.”


회의를 슬슬 끝마치려고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조교 한 명이 다급히 들어왔다.


“큰일 났습니다! 학생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이카루스의 사망 소식이었다.



* * *



결국 리릴은 초콜릿을 만들지 못했다.


새로운 소환수를 얻었는지 못 얻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진혁은 리릴이 돌아오자마자 피곤하다며 침대에 드러눕자 말을 걸지 못했다.


침대에 누운 리릴은 바로 취침.


소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마력을 많이 쓰는 일이다. 피곤한 게 정상이겠지. 진혁도 그런 리릴을 이해하여 함께 잠들었다.


다음 날, 러브초코 데이가 되었을 때 리릴은 진혁에게 초콜릿을 선물 받았다. 책 모양이었다.


“저, 저는 만들어드리지 못했는데···”


“괜찮아. 주인 아가씨는 그 대신 소환수를 한 명 더 늘린 거잖아?”


“아, 그게···”


리릴은 우물쭈물 거리며 책을 슬쩍 보여줬다. 표지에는 리릴이라는 글자만 적혀있고, 그 외의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게 뭔데?”


“제가 소환한 거예요.”


“······?”


진혁이 어리둥절해하자 리릴이 설명해줬다.


“진혁님과 함께 하는 현재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소환 마법을 사용했어요. 그랬더니 무지갯빛이 저를 덮쳐오고 의식을 잃었지요.”


“그리고 정신을 차렸더니 이 책만 손에 쥐어져있었다?”


“네. 계약으로 연결돼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대체 무슨 책이란 말인가.


진혁은 궁금해서 리릴에게 달라고 해봤고, 리릴은 진혁에게 책을 건네줬다. 그러나 책은 진혁의 손에 잡히자마자 사라지더니 리릴에게 돌아왔다.


“뭐야 이 책.”


“한 번 펼쳐볼까요?”


“한 번도 안 펼쳐봤어?”


“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리릴은 책을 펼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냥 손으로 붙잡고 펼치려니 책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라? 책이 안 열려요.”


“혹시 마력을 실어야 열리는 구조인가?”


“···그럼 여기에서 하지 말고 나가서 해.”


잠자코 있던 네베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하지만 네베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열었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 않나. 좁은 공간에서 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알겠어, 나가서 할게.”


진혁과 리릴은 바깥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다. 리릴이 먼저 나가고, 진혁이 뒤따라 나가려는데 네베가 말했다.


“···가시.”


“응?”


“너 말이야, 가시.”


“내가 뭐?”


“가시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야.”


“뭘 생각해보란 거야?”


“···가시의 본질, 그리고 이면 같은 것. 더 이상은 말 못 해줘.”


네베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듯이 이불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네베의 조언은 언제나 적용이 되었었다. 왜 자세하게 말을 안 해주는지는 모르겠으나, 진혁은 이번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숙소를 나가며 고민해봤다.


‘가시의 본질과 이면?’


가시는 무언가를 찌르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가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 본질과 이면인 것일까?


‘그런 단순한 내용이 아닌가.’


더 깊게 파고들면 무언가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심상이라는 것은 구체화시킬수록 강해지는 것이니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그러는데 웬 처음 보는 남학생이 호다닥 달려왔다.


“리, 리릴 이프 맞지?”


“아, 네 맞아요···”


“내 마음이야 받아줘!”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리릴이 다른 남학생에게 초콜릿을 받다니.


하지만 이상한 상황도 아니었다. 리릴은 예쁘고 귀엽다며 소문이 자자했으니, 처음 보는 남학생에게 초콜릿을 받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소중한 주인 아가씨가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이니, 진혁은 기뻐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쁘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질투심이 올라왔다.


‘왜지? 왜 이 녀석 초콜릿을 안 받았으면 좋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리릴에게 진혁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전달되니까, 리릴은 받고 싶더라도 진혁을 배려해서 받지 않을 것이다.


‘질투하지 마.’


주인 아가씨는 주인 아가씨일 뿐이다.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진혁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의식할수록 마음이 애태워져갔다.


‘계약의 힘 때문인가···’


진혁이 허탈하게 웃는 사이, 리릴은 고개를 내저었다.


“죄송해요. 저는 이미 받은 초콜릿이 있어서요.”


리릴은 진혁이 선물로 준 책 모양 초콜릿을 흔들어보였다. 그러자 남학생은 안절부절못하며 초콜릿을 다시 보여줬다.


“그, 그래도 정성들여 만든 것이니 받아줘!”


진혁은 애가 탔다. 리릴은 마음이 약하기 때문에, 저렇게 불쌍해 보이면 받아주게 되니까. 왜 이게 애가 타는지는 모르겠으나, 진혁은 그래도 리릴이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초콜릿··· 아카데미의 초콜릿을 녹여서 만든 거죠?”


“으, 응. 그런데?”


“열량 400칼로리, 탄수화물 20그램, 당류 19그램, 단백질 3그램, 지방 13그램, 포화지방 9그램.”


“응?”


“그 초콜릿을 먹었을 때 제가 섭취하는 성분이죠. 두 개나 먹으면 살이 찌지 않을까요?”


“앗, 아앗···”


결국 남학생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도 남학생들이 계속해서 리릴을 찾아와 초콜릿을 건네줬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리릴은 똑같은 방법으로 거절했다. 남학생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굴든 소용없었다.


끝내 사람이 없는, 한적한 숲 속으로 이동해서야 초콜릿 선물세례는 멈췄다. 조용해지자 진혁은 물었다.


“진짜, 살찌는 것 때문에 거절한 거야?”


그 순간, 진혁은 리릴의 감정이 느껴졌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하지 않고 삼키는 것만 같은 그런 감정이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네, 그럼 제가 뭐 때문에 거절하겠어요?”


라고 말하며 싱긋 웃는 것이었다.


“진혁님이 해주신 초콜릿이 있는데 더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그렇죠?”


“아, 응···”


그 하고 싶은 말인데 삼킨 것은, 진혁이 질투심을 느낀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닐까.

진혁은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어서 괴로웠다.

리릴의 행복을 앞으로도 막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다.


그런데 리릴이 진혁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이것만큼은 말해드릴게요. 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진혁님과 함께 하는 지금이요.”


그래서, 그 지금을 지키고 싶어서 소환수를 하나 더 불러냈다.


이제는 그 소환수를 확인해볼 차례다.


“그러니까 펼쳐볼게요?”


“아, 응···”


리릴은 책을 펼치기 위해 마력을 불어넣었다.


작가의말

과연 무엇이 나올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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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수색대 +2 20.12.05 128 5 12쪽
74 라이미 소환 +2 20.12.04 126 5 12쪽
» 러브초코 데이 (6) +6 20.12.03 136 5 12쪽
72 러브초코 데이 (5) +4 20.12.02 133 6 12쪽
71 러브초코 데이 (4) +2 20.12.01 132 6 11쪽
70 러브초코 데이 (3) +4 20.11.30 135 5 12쪽
69 러브초코 데이 (2) 20.11.29 143 5 12쪽
68 러브초코 데이 (1) +4 20.11.28 175 6 12쪽
67 식탐과 색욕 20.11.27 165 6 12쪽
66 오크의 숲, 쿠발란 (5) +4 20.11.26 158 6 12쪽
65 오크의 숲, 쿠발란 (4) 20.11.25 152 6 12쪽
64 오크의 숲, 쿠발란 (3) +2 20.11.24 159 6 12쪽
63 오크의 숲, 쿠발란 (2) 20.11.23 166 7 12쪽
62 이프의 기억, 쿠발란 (4) 20.11.22 172 6 12쪽
61 이프의 기억, 쿠발란 (3) 20.11.21 172 7 12쪽
60 이프의 기억, 쿠발란 (2) 20.11.20 182 6 12쪽
59 이프의 기억, 쿠발란 (1) +4 20.11.19 190 6 13쪽
58 오크의 숲, 쿠발란 (1) +4 20.11.18 216 7 12쪽
57 이프의 신화 20.11.17 226 8 12쪽
56 마음짓기 (2) +4 20.11.16 224 8 12쪽
55 마음짓기 (1) +4 20.11.15 237 8 12쪽
54 에리나 +2 20.11.14 251 8 13쪽
53 슬픔과 불신 20.11.13 261 8 13쪽
52 탐욕·인색 (4) +2 20.11.12 261 7 13쪽
51 탐욕·인색 (3) 20.11.11 259 9 12쪽
50 탐욕·인색 (2) +2 20.11.10 282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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