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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K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백자성
작품등록일 :
2020.09.28 22:36
최근연재일 :
2021.01.08 19:10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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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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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
글자수 :
577,156

작성
20.11.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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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러브초코 데이 (2)

DUMMY

“내가 아카데미 교관이지, 애새끼들 보모는 아니잖습니까?”


러브초코 데이 이벤트 중.


스이만은 초콜릿 몬스터 사냥터의 안전통제교관 임무를 수행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도 안전통제교관인 것이 다행이지요. 지금 교장님께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는 아시잖습니까.”


스이만 옆에서 오로리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로리도 안전통제교관을 한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교장인 리칼이 무엇을 하는지를 떠올리며 참고 있었다.


“하긴,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할아범이 하트 머리띠를 끼고 초콜릿을 팔고 있으니까요.”


러브초코 데이 때 꼭 초콜릿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애초에 직접 만든다는 말도 모순인 것이, 초콜릿 공장에서 만들어낸 초콜릿을 구매하고 녹여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학생들이 직접 카카오를 구해서 초콜릿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단지 제가 불만인 것은, 사랑 같은 것으로 악령이나 악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오로리는 안전통제교관이든 뭐든 하라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러브초코 데이 이벤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랑 때문에 오히려 악령이나 악마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뭐 어쩔 수 없잖습니까? 위대하고 고고하신 황제님께서 하라면, 우리는 해야지 뭐.”


몬스터 사냥은 기본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이들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러브초코 데이처럼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사냥터는 안전성 검사와 무관하게 참여가 가능하다.


몬스터를 잡는 것 또한 자신의 역량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만,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들도 들어오다 보니 안전통제교관은 꼭 필요했다.


그렇게 뽑힌 이들은 스이만, 오로리, 헬가르.


헬가르는 사냥터 전체의 상황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스이만과 오로리에게 경고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순찰을 돌 필요가 없으니 흩어지지 않고, 둘이 함께 있어도 무방했다.


“음, 스이만 교관님과 오로리 교관님 사이가 좋아 보이시네요.”


“지금 놀리는 겁니까?”


엔비아 교관이 다가오며 말하자, 스이만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것보다 엔비아 교관님은 왜 아무런 임무도 받지 않은 겁니까? 그 많은 이벤트 중에 하나도 안 맡다니.”


“저도 임무는 있는 걸요?”


엔비아는 스이만에게 초콜릿을 하나 건네줬다. 스이만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이어서 엔비아는 오로리에게도 초콜릿을 줬다.


“제 임무는 초콜릿을 만들어서 교관님들께 드리는 거죠.”


“그것 참 신박한 임무군요.”


스이만은 비꼬듯이 말하며 초콜릿을 확인했다. 초콜릿의 포장지에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


랜덤의 러브러브 초콜릿.


먹으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랜덤이니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작자: 엔비아 트레더


-


“이딴 초콜릿을 왜 만든 겁니까?”


“교관님들도 사랑하면 좋잖아요.”


“그··· 헛소리는 하면 안 되고!”


“이게 왜 헛소리입니까? 스이만 교관님 연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거 내가 다 알아요.”


“조용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스이만이 그렇게 떠드는 사이, 오로리는 초콜릿을 한 입 먹었다. 이런 정체불명의 초콜릿을 먹다니 스이만이 경악하는데, 오로리는 삼키고서 무덤덤하게 말했다.


“달콤하네요.”


“영혼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하지만 초콜릿의 설명이 무던하게 오로리는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사실 엔비아가 웃기려고 적어둔 것 아닐까?

스이만은 그렇게 판단하여 초콜릿을 먹었다.


두근.


‘아.’


초콜릿을 먹은 순간에 찾아온 현상에, 스이만은 그냥 오로리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으···’


스이만은 갑작스레 오로리에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오로리를 대단하다고 생각했기에, 존경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한 번도 사랑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괜히 존경하는 오로리 교관이, 리릴이라는 FFF급 학생한테 관심을 가지니 속이 비틀려서 틱틱거리기도 했지만, 사랑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스이만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망할 엔비아 교관.’


스이만이 속으로 엔비아를 욕하고 있는데, 오로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스이만 교관님.”


“네, 네?”


“오늘 점심 뭐 드실 생각입니까?”


“스파게티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럼 저도 스파게티를 먹도록 하죠.”


“네?”


“저녁은 뭐 드실 생각입니까?”


“별로 생각해둔 건 없는데···”


“코스 요리는 어떻습니까. 분위기 좋은.”


“네?”


오로리의 언행이 이상하다.


‘설마···’


오로리에게도 엔비아의 초콜릿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그런 무시무시한 초콜릿을 만든 엔비아가, 스이만은 두려워져갔다.


반면에 초콜릿을 나눠주던 엔비아는 헬가르에게 도착했다. 헬가르는 초콜릿을 받아들고 설명서를 읽은 다음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이런 효과가 있는 겐가?”


“있긴 있습니다. 5초 정도?”


“하하, 재미있는 초콜릿이군.”


단지 엔비아의 초콜릿은 효과가 5초밖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초콜릿 같은 것으로 사람의 마음을 좌지우지 할 수 있었다면, 이 세상에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죠.”


엔비아는 자신의 주인인 에리나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헬가르는 엔비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러다 약한 학생이 들어온 것을 헬가르는 감지했다. 헬가르의 광범위 저주 마법 때문에 몬스터들은 약화된 상태지만, F급인 학생이 쉽게 잡을 만큼 약한 수준은 아니다.


헬가르는 그 남학생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스이만과 오로리에게 마법 도구로 메시지를 보냈다.


-F급 학생 입장. 상시출동태세를 유지할 것.


남학생은 인력(引力)을 다룰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무에 열린 열매를 마력을 써서 끌어당기고 있었으니까. 다만, 힘이 약한 것인지 열매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흐으··· 조금만 더 하면 떨어질 것 같은데.’


남학생은 애간장이 타는지 입술에 침을 발라가며, 계속 인력을 써서 열매를 당겼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지만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집요한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주변에 약화된 오크가 접근해오고 있었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헬가르가 위험을 느끼고 오로리와 스이만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약화된 오크가 힘없이 쓰러졌다. 죽은 것이었다.


의아한 헬가르가 상황을 살펴보니, 리릴, 진혁, 에리나, 이시즈가 보였다. 그들은 머지않아 인력을 쓰는 학생과 마주하더니 합류해버렸다.


‘저들이랑 같이 있으면 문제없겠지.’


헬가르는 오로리와 스이만에게 상황 종료 메시지를 보냈다.



* * *



“좋아, 오크의 기름 획득!”


에리나가 즐거워하면서 오크로부터 기름을 착취하고 있었다. 오크의 기름을 초콜릿을 만들 때 넣으면, 맛이 더 쫀득쫀득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리릴은 오크의 심장을 생으로 먹고 있었다. 이시즈가 질색했다.


“리릴··· 꼭 이런 날에도 심장을 먹어야겠니?”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하니까.”


리릴은 러브초코 데이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즐기면서도 강해질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꼭 강해지기를 원하기도 한다.


특히 사냥권 없이 사냥을 할 수 있는 날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리릴은 조금이라도 마력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마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무기의 문을 자유자재로 쓰는 건 아니지만···’


정교한 기술이 없어도 마력이 썩어 넘치면 무기의 문을 하나는 더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레이파와의 싸움에서 열었던 무기의 문─진(眞) 또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힘을 쓸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리릴은 몬스터 섭취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라? 저기 이카루스가 있어.”


이시즈가 눈앞에 남학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카루스가 누구야?”


리릴이 묻자, 이시즈는 설명해줬다.


“마법 재능에서 같이 수업을 받는 친구야. 특이하게도 인력(引力) 마법을 써서 인상 깊거든.”


“그래봤자 F급이라서 힘도 제대로 못 쓰잖아. 아는 척하지 말라고, 귀찮아지···”


“이카루스!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


“너 나 맥이려고 그러는 거지!”


에리나가 귀찮아했지만 이시즈는 어쩌라는 듯이 이카루스에게 말을 걸었다. 이카루스는 열매 하나 인력으로 못 끌어당기고 낑낑대다가, 이시즈를 보고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오, 이시즈님이군요.”


“님이라고 할 필요 없어.”


“그래도 아헤른디테 가문은 위대한 마법 가문이지 않습니까? 저 같은 평민이 님이라고 존칭을 붙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 당연한 걸 안 하는 평민이 여기에 있는데 말이지···”


“왜 날 봐?”


이시즈가 에리나를 흘긋 쳐다보자, 에리나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시즈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귀족에 대한 예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니까.”


“아직 귀족으로 인정받지도 못한 녀석을 왜 대우해줘야 하는데?”


에리나와 이시즈가 티격태격 하는 것을 보며, 진혁과 리릴은 또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중재를 시작했다.


“이시즈, 조용해.”

“에리나, 조용해줄래?”


진혁은 이시즈에게, 리릴은 에리나에게.


효과는 기가 막혔다.


단숨에 상황이 조용해지자, 이카루스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인력으로 열매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리릴은 이카루스를 처음 보지만, F급 배지를 달고 열매를 힘겹게 당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측은해졌다. 자기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였다.


“저 열매가 필요하신 거죠? 도와드릴까요?”


“우, 우와앗··· 리릴 이프님께서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괜찮아요. 다 돕고 사는 건데요 뭘.”


리릴은 무기의 문을 열어서 화살을 쐈다. 화살은 열매의 꼭지 부분을 끊어냈고, 그대로 툭 떨어졌다.


“그런데 이건 무슨 열매지?”


새파랗게 물든 열매였다.

생긴 것은 사과처럼 생겼는데, 색깔이 초록색도 아니고 푸르스름하다.

진혁은 이런 열매를 처음 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이카루스가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그건 아퀴나스 애플이에요. 물의 정령왕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열매죠.”


“물의 정령왕···”


“네, 이벤트라서 오로리 교관님께서 물의 정령왕을 이 사냥터에 소환하셨어요. 아퀴나스 애플을 가지고 있으면 물의 정령왕을 만나는 1단계를 충족시키거든요.”


“만나서 뭐하려고?”


“눈물을 달라고 할 거예요. 아퀴나스님의 눈물에는 엄청난 고밀도의 마력이 깃들어있거든요.”


“뭐?”


진혁은 처음 듣는 소식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카루스가 재미있는 일을 하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러브초코 데이의 메인 이벤트나 다름없는 건데 말이죠··· 하루만에 히든 이벤트를 모두 완수하면, 붕붕 초콜릿의 재료가 전부 모여요.”


“붕붕 초콜릿이 뭐야?”


“마력이 붕붕 상승한다고 해서 붕붕 초콜릿이에요. 먹으면 F급조차도 S급으로 단숨에 상승할 수 있다고 하죠.”


“그런 게 가능해?”


“그렇대요. 아직까지 붕붕 초콜릿을 완성한 사람은 3명뿐이랬고··· 제가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이벤트니까 그냥 도전해보는 거죠.”


“만들어서 네가 먹으려고?”


“아니요, 제가 좋아하는 분한테 드리려고요.”


F급에서 단숨에 S급이 될 수 있는 붕붕 초콜릿.


그런데 F급인 이카루스가 먹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주겠다니.


진혁은 이해할 수 없어서 물었다.


“그게 누군데?”


“······네베 이프님이요.”


작가의말

님아 그 이름을 담지 마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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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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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수색대 +2 20.12.05 128 5 12쪽
74 라이미 소환 +2 20.12.04 125 5 12쪽
73 러브초코 데이 (6) +6 20.12.03 135 5 12쪽
72 러브초코 데이 (5) +4 20.12.02 133 6 12쪽
71 러브초코 데이 (4) +2 20.12.01 131 6 11쪽
70 러브초코 데이 (3) +4 20.11.30 135 5 12쪽
» 러브초코 데이 (2) 20.11.29 143 5 12쪽
68 러브초코 데이 (1) +4 20.11.28 175 6 12쪽
67 식탐과 색욕 20.11.27 165 6 12쪽
66 오크의 숲, 쿠발란 (5) +4 20.11.26 157 6 12쪽
65 오크의 숲, 쿠발란 (4) 20.11.25 152 6 12쪽
64 오크의 숲, 쿠발란 (3) +2 20.11.24 158 6 12쪽
63 오크의 숲, 쿠발란 (2) 20.11.23 166 7 12쪽
62 이프의 기억, 쿠발란 (4) 20.11.22 172 6 12쪽
61 이프의 기억, 쿠발란 (3) 20.11.21 172 7 12쪽
60 이프의 기억, 쿠발란 (2) 20.11.20 181 6 12쪽
59 이프의 기억, 쿠발란 (1) +4 20.11.19 190 6 13쪽
58 오크의 숲, 쿠발란 (1) +4 20.11.18 215 7 12쪽
57 이프의 신화 20.11.17 226 8 12쪽
56 마음짓기 (2) +4 20.11.16 224 8 12쪽
55 마음짓기 (1) +4 20.11.15 237 8 12쪽
54 에리나 +2 20.11.14 251 8 13쪽
53 슬픔과 불신 20.11.13 261 8 13쪽
52 탐욕·인색 (4) +2 20.11.12 261 7 13쪽
51 탐욕·인색 (3) 20.11.11 259 9 12쪽
50 탐욕·인색 (2) +2 20.11.10 28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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