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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K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백자성
작품등록일 :
2020.09.28 22:36
최근연재일 :
2021.01.08 19:10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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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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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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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러브초코 데이 (3)

DUMMY

F급인 이카루스가 남한테 주려고 초콜릿을 만든다.


그런데 그 주려는 사람이 다른 이도 아니고 네베 이프다.


네베 이프, 진혁은 같은 방을 쓰는 그 룸메이트를 떠올렸다.


남들과 엮이는 것을 싫어하고 귀찮아하며, 언제나 혼자서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공책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소녀.


그 소녀가 누군가에게 초콜릿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초콜릿이 심지어 강해지는 초콜릿이라면 더욱 힘들다.


“네베는 SS급인데?”


F급 소년이 SS급 소녀에게 강해지는 초콜릿을 준다. 세상에 무의미한 일이 많지만 이보다 더 무의미한 일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대체 왜 네베한테 주려는 거야?”


“그건···”


이카루스는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베님 덕분에 제가 살아있을 수 있거든요.”


이카루스는 이때까지 많은 이들을 잃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잃은 이유가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들 때문에 자꾸만 잃어갔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제일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부모님. 이카루스의 부모님은 다른 이들의 부모처럼 죽은 것도 아니고, 단순한 트러블 때문에 이혼을 하였다.


이카루스는 어떻게든 부모님을 다시 이어주려고 애썼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다시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끝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아빠와 엄마는 끝까지 다시 합쳐지지 않았고, 엄마가 새출발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이카루스는 아빠를 따라갔다.


그런데 아빠는 이카루스에게 무관심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아빠와 엄마 둘 다 이카루스에게 무관심했다. 자신의 피가 반밖에 섞이지 않은 자식에게 줄 사랑은 없었으니까.


“그···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왜 우리한테 해주고 있는 거야?”


“네베에게 초콜릿을 준다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으니까 잠자코 들어.”


에리나가 의문을 품었지만, 진혁이 재빠르게 말을 잘라서 이카루스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다 개를 한 마리 기르게 되었어요. 카루라고 이름을 지어줬었죠.”


이카루스는 자기 이름을 일부 따서 카루라고 개에게 이름을 붙여줬다. 아빠는 이카루스에게 무관심했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개를 한 마리 사들인 것이었다.


그때부터 이카루스의 가족은 카루뿐이었다.


“그런데 카루도 사소한 일로 사라져버렸어요.”


산책하던 도중에 카루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카루스는 목줄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카루는 자유롭게 달려나갔고 돌아오지 않았다.


카루를 다시 발견하였을 때는 마을 주변 숲에서, 몬스터에게 죽은 사체인 상태였다.


“부모님, 카루, 모두 제가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실패했어요. 좀 더, 좀 더 저에게 끌어당기는 힘만 있다면···”


이카루스는 부모님과 카루 말고도 자신이 끌어당기려고 하다가 실패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그러한 성장 과정을 보냈기에 이카루스의 능력은 인력이었다.


“인력은 굉장히 귀한 능력이래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술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고요.”


그래봤자 F급이다.


귀한 능력이라고 해도 F급이면 아무런 의미도 없지 않나.


귀족의 고귀한 혈통을 이어받지 못해서 약한 것일까?


아니면 그 무엇 하나 끌어들이지 못하는 자신에게, 인력이라는 힘이 주어져서 약한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삶을 비관하게 되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점점 삶을 끌어당기는 힘이 약해져갈 때···”


살아갈 이유를 못 느끼겠어서 죽을까 싶을 때.


네베 이프라는 이름을 들었다.


이프라는 성은 평민이든 귀족이든, 어떠한 공적을 이뤄서 황제가 인정하면 주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네베 이프는 평민인데도 황제에게 인정받았단 말인가? 귀족의 고귀한 혈통 같은 것이 없어도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공수업 때 네베 이프와 똑같은 반이라는 사실에 기뻐하며 관찰했다.


네베 이프는 강했다.

평민 출신임에도 강했다.


오직 그 사실 하나만이 이카루스에게는 살아갈 힘을 줬다. 네베 이프와 말 한 번 섞어보지 않아서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이카루스 자신을 싫다고 밀어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네베 이프라는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카루스는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제 생명값까지 쳐서 초콜릿을 만들어주고 싶은 거예요. 강해지는 건 제 노력으로 직접 강해져서 네베 이프님 앞에 서고 싶으니까.”


리릴은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멋진 생각이네요.”


리릴은 이카루스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자신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다.


이카루스가 네베 이프 덕에 살아갈 수 있었듯이, 리릴도 지금은 진혁 덕에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리릴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카루스처럼 혼자서 강해지겠다는 의지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진혁의 도움을 받아서 강해질 생각만 했었다.


무기의 문을 익히려고 한 것도 최근의 일. 이카루스가 오랫동안 홀로 싸워온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 리릴은 이카루스를 도와주고 싶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리, 리릴 이프님께서 도와주실 필요까지는···”


이카루스가 처음으로 희망을 느낀 대상이 네베 이프였을 뿐, 리릴 또한 존경하는 사람인 것은 마찬가지다.


존경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다니, 그런 송구스러운 일은 이카루스에게 있을 수 없었다.


“아니, 우리도 붕붕 초콜릿에 관심이 생겨서 말이야.”


진혁도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인데, 리릴이 느끼는 감정의 영향을 받은 탓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주겠다고 하면, 이카루스의 성격상 거절하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붕붕 초콜릿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를 대서 도와준다.


“우리 다 같이 붕붕 초콜릿을 만들면 되잖아. 그렇지?”


“나는 붕붕 초콜릿에 관심 없는데?”


에리나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난 초콜릿을 많이 만들어야 한단 말이야. 붕붕 초콜릿처럼 난이도 높은 초콜릿에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어.”


“누구한테 주려고 그렇게 많이 만드는데?”


“그건 비밀이야.”


에리나는 메롱, 하고 혀를 내밀고는 혼자 다른 곳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발을 떼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다시 일행이 있는 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렇지만 리릴이랑 있는 게 좋으니까, 같이 하도록 할게.”


“뭐야 그게.”


진혁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에리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서 미소를 지었다.


“이시즈 너는 어떡할래?”


진혁이 묻자, 이시즈는 싱긋 웃었다.


“대마법사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 제가 아니면 누가 동참하겠습니까.”


대마법사.


진혁은 이시즈가 또 대마법사라고 부른 것에 머리를 긁적였다.


“이시즈.”


“네.”


“왜 나를 대마법사라고 부르는 거지?”


처음에는 이시즈가 진혁에게 대마법사라고 했을 때, 그만큼 이 세상의 마법 수준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넘겼었으나, 오로리, 스이만, 스테민 세 명이서 보여준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보고서 큰 모순을 느꼈다.


‘그 정도로 강한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난 못 써.’


3명이서 힘을 합쳐 만든 마법이라고는 하지만, 마법의 수준이 낮다면 아무리 힘을 합쳐도 할 수 없는 화력이었다.


특히 ‘불’이라는 말 한 마디로 마법을 썼다는 점을 이시즈가 극찬했는데, 스이만은 그 강력한 화력을 불러내면서도 영창을 읊지 않았다.


스이만은 마스터니까 그렇다고 칠 수 있어도, 이시즈가 짧은 영창으로 약한 불을 못 불러낼 것 같지도 않다.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시즈는 진혁의 질문에 태연하게 대답했다.


“진혁님은 그 당시에 힘이 억압된 상황이었습니다. 힘이 억압되었는데도 짧은 영창으로 마법을 사용한 것이지요. 그런 건 스이만 교관님이라고 해도 못 할 겁니다.”


이시즈의 말은 틀린 부분이 없었다. 이시즈 본인이 그렇게 판단하여 대마법사라고 부르는 것일 뿐인데, 진혁이 트집을 계속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확실한 것은 진혁이 이시즈보다 강하다는 것이고, 강하니 대마법사라고 불려도 문제는 없으며, 이시즈가 호의를 담아서 말하는 것이니 기분 나쁠 필요도 없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어느 순간부터 생긴 거대한 가시덤불이 자꾸만 모든 것을 의심하게 한다. 그로 인해 최지현은 진짜 사랑했는데도 다가오지 못하고 죽어버렸는데.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게 맞겠지.’


그래서 진혁은 이시즈에 대한 의심을 내려놓고, 지금 당장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 거구나. 대마법사라 불리니까 기분이 좋긴 좋네.”


“대마법사님을 대마법사라고 부르는 것뿐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그럼 이시즈, 너도 붕붕 초콜릿 만들 거야?”


“아니요, 저는 그저 지원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면 붕붕 초콜릿은 이카루스랑 우리만 만들면 되겠네.”


붕붕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의 정령왕, 아퀴나스의 눈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령왕을 만나기 위해서는 아퀴나스 애플이 필요한데, 이카루스 몫은 이미 따줬다.


“우리 몫도 하나.”


진혁이 다리에 힘을 줘서 날아오르고, 아퀴나스 애플을 하나 따서 착지했다. 그리고 혹여나 아퀴나스의 눈물 말고도 재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이카루스에게 물었다.


“혹시 아퀴나스의 눈물 말고도 재료가 필요해?”


“네, 조금 더 필요하긴 해요.”


“넌 어디까지 모았어?”


“이제 막 시작하는 거여서···”


“그럼 같이 모으면 되겠네!”


붕붕 초콜릿에 대한 정보는 일행 중에 이카루스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이카루스만 봤다.


이카루스는 자신이 의도치 않았는데, 사람들을 자기 주변에 끌어당겼다는 것에 기분이 묘했다.


자기 주변에 모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주변에 모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나를 도와주려고 하고 있어.’


붕붕 초콜릿을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솔직히 알 수 없었다.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사람들이 도와준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카루스는 기분이 좋아져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펼쳤다.


“아퀴나스 애플을 가졌으면, 이제 아퀴나스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이동해야 해요.”


오로리는 숲의 중앙에 있는 호수에 아퀴나스를 소환시켜놨다. 그곳으로 이동하여 아퀴나스 애플을 던지면, 호수에서 아퀴나스가 나타난다.


문제는 그 호수의 입구를 오로리의 또 다른 소환수가 막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오로리 교관은 대체 소환수가 얼마나 많은 거야?”


“역시 서먼 마스터라는 칭호는 아무나 가지는 게 아니네요···”


진혁과 리릴은 호수의 입구를 막고 있는 소환수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왈왈! 으르르··· 왈!”

“조용해라, 오른쪽 머리.”

“냥? 냥냥! 미야우~”

“애교 떨지 마라, 왼쪽 머리.”


오른쪽 머리는 개, 왼쪽 머리는 고양이, 중간 머리는 인간인 정체불명의 거대한 소환수.


그 소환수가 호수의 입구를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애니멀 호더. 키메라 차원에서 소환되었지.”


“애니멀 호더라니 이름 참 특이하군.”


“너희는 나랑 싸워서 쓰러트려봤자 지나갈 수 없다. 내가 사라지는 순간 수천 마리의 길고양이와 들개들이 나타나 길을 막을 거니까. 그들은 무한하게 증식할 것이다.”


“이름값 제대로 하네··· 그럼 어떡해야 지나갈 수 있는 거야?”


“내 수수께끼를 맞춰라.”


수수께끼라.


진혁은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를 떠올렸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는 그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알려지지 않았기에, 이 소환수가 문제로 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배에는 딱 4명만 탈 수 있다··· 그런데 5명이 그 배를 타고 무사히 건너편 섬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다른 배를 만든 것도 아니고, 그 배를 탔다. 어떻게 한 것일까?”


전혀 생뚱맞은 문제였다.


작가의말

아니 뭐 그딴 문제를 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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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수색대 +2 20.12.05 129 5 12쪽
74 라이미 소환 +2 20.12.04 126 5 12쪽
73 러브초코 데이 (6) +6 20.12.03 136 5 12쪽
72 러브초코 데이 (5) +4 20.12.02 134 6 12쪽
71 러브초코 데이 (4) +2 20.12.01 132 6 11쪽
» 러브초코 데이 (3) +4 20.11.30 136 5 12쪽
69 러브초코 데이 (2) 20.11.29 143 5 12쪽
68 러브초코 데이 (1) +4 20.11.28 175 6 12쪽
67 식탐과 색욕 20.11.27 165 6 12쪽
66 오크의 숲, 쿠발란 (5) +4 20.11.26 158 6 12쪽
65 오크의 숲, 쿠발란 (4) 20.11.25 153 6 12쪽
64 오크의 숲, 쿠발란 (3) +2 20.11.24 159 6 12쪽
63 오크의 숲, 쿠발란 (2) 20.11.23 167 7 12쪽
62 이프의 기억, 쿠발란 (4) 20.11.22 173 6 12쪽
61 이프의 기억, 쿠발란 (3) 20.11.21 172 7 12쪽
60 이프의 기억, 쿠발란 (2) 20.11.20 182 6 12쪽
59 이프의 기억, 쿠발란 (1) +4 20.11.19 190 6 13쪽
58 오크의 숲, 쿠발란 (1) +4 20.11.18 216 7 12쪽
57 이프의 신화 20.11.17 226 8 12쪽
56 마음짓기 (2) +4 20.11.16 224 8 12쪽
55 마음짓기 (1) +4 20.11.15 237 8 12쪽
54 에리나 +2 20.11.14 252 8 13쪽
53 슬픔과 불신 20.11.13 261 8 13쪽
52 탐욕·인색 (4) +2 20.11.12 261 7 13쪽
51 탐욕·인색 (3) 20.11.11 259 9 12쪽
50 탐욕·인색 (2) +2 20.11.10 282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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