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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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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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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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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4.0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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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제1화. 사라진 유령들 (1).

DUMMY

1997년 12월 19일 새벽 3시.

서울 내곡동. 국가안전기획부.


TV 화면에서는 제15대 대통령선거 개표 방송이 한창이었다.

김태준 후보의 당선 확정이 유력한 순간 침통한 표정의 김용해 안기부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상황 대기 중인 기조실장을 호출했다.


“3처장인가! 지금 내방으로 급히 와봐요.”


기조실장은 3처장과 겸직하고 있다.

전화를 받은 신정호 기조실장은 즉시 안기부장실로 향했다.


부장실 앞에는 평소에 보이지 않던 무장한 방호요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었다.

기조실장이 들어서자 얼굴을 확인한 무장 방호요원은 길을 터주었다.

그가 무장 방호요원들 사이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창밖을 응시하고 있던 안기부장이 돌아서서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


“사안이 급하니 내 말을 듣고 바로 조처를 하세요. 신룡이 추락했소! B 안으로 가세요.”


기조실장은 떨리는 음성으로 되물었다.


“청야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안기부장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소 견벽이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소! 모든 지휘권한은 기조실장에게 줄 테니 현 시간부로 진행하세요.”


무거운 음성으로 단호하게 말한 안기부장은 뒤돌아서 자리에 앉는다.

이를 지켜보던 기조실장은 부장실을 나와 빠른 걸음으로 종합상황실로 발길을 움직였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청사의 바깥 풍경은 쌩쌩 부는 겨울바람 탓에 몹시도 추워 보였다.


<작전명 청야>.

-청야란 안기부가 외부 공격으로 무력화될 것을 가정해 기밀 탈취의 상황에 대비하여 만들어 놓은 비상소각계획을 말한다.

-안기부법에 명시된 이 계획은 안기부가 전시 또는 물리적 공격에 노출된 상황에서 청사 내 모든 시설물을 폭파하는 초토화 작전과 내부의 정보 유출이 발생한 경우에 관련된 자료만을 파기 소각하는 견벽 작전으로 나누게 된다.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용해 안기부장은 이해천 후보를 밀고 있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안기부장 자리의 유임과 법적 사면권을 보장받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은 남한의 대선후보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김태준 후보를 멀리하고 박인재 후보를 선호하고 있었다.

김태준 후보는 오랜 정치경력과 확고한 지지기반으로 정치적 입지가 높아 다루기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해천 후보는 보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 양립할 수가 없었고 비교적 박인재 후보가 다루기 쉽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대북휴민트를 통해 이러한 첩보를 수집한 안기부장은 기업인으로 위장해 북한과 무역을 벌이고 있던 블랙요원을 통해 북의 통일전선부와 함께 대선공작을 펼쳤는데 이를 두고 훗날 ‘북풍공작’이라 불린다.

공작의 주된 내용은 김태준 후보가 속한 정당인 출신의 월북한 종교인을 통해 ‘TJ가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북한과 남한의 정보기관에서 동시에 흘렸으나 여론화되지 못하고 사장 되었다.

남과 북의 최정예 정보요원들이 투입되어 들인 공에 비해 큰 성과를 얻지는 못한 작전이었다.

북풍공작은 비록 실패한 공작이지만 김태준 후보가 당선된다면 김용해 안기부장과 관련자들은 재판을 받고 중형을 면치 못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안기부장은 북풍공작을 포함한 그에게 불리한 모든 자료를 소각하고 폐기하는 견벽작전을 수립할 것을 대선을 얼마 앞두고 기조실장에게 지시했다.


그날 이후 두 달 동안 내곡동 안기부 청사는 외부의 접근을 일체 차단하고 본부 전 직원이 견벽 작전에만 투입되었다.

수많은 문서와 자료들이 컨베이어 벨트로 연결된 지하 자동화 소각장으로 운반되었다.

지하 소각장에서는 불에 타기 쉽게 대형 쇄절기로 분쇄한 다음, 소각로 안으로 소각물이 들어가면서 청사 내부의 난방에너지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최첨단화되어 있었다.

먼지나 연기가 나지 않아 그렇게 많은 서류를 태우고 없애는데도 밖에서는 눈치채지 못했다.


* * *


15대 대통령취임식 1주일 전.


본사의 긴급 소환령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작을 펼치고 있던 안기부 해외특수공작팀장 박수복 소령은 김포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내곡동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갑작스러운 본사의 호출에 혼란을 느끼며 하나하나씩 정리해나갔다.


‘호출은 3처장이 지시했다.

3처장은 기조실장과 겸직을 하고 있다.

해외업무는 2처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대북공작과 방첩업무는 3처 소관이다.

우리 팀은 두 달 전까지 중국에서 대북공작을 하였다.

지금은 중동의 해외파병을 앞두고 현지 사전공작을 펼치고 있었다.’


목적지에 다가와 택시에서 내린 박수복은 정문을 통하지 않고 근처의 사설 주차장에서 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안기부 청사 후문으로 향했다.

후문은 일반 직원들이 출입하지 못하고 그와 같은 비밀 요원들만 출입하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방호요원들이 지키는 것도 아니다. 차량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무인시스템이다.

두께가 60센티나 되는 강철로 된 문이기 때문에 강제로 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후문과 연결된 도로를 통해 별관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그는 전화기를 들었다.


“네~ 3과 통신연락관입니다.”

“코드 966333! 접선 바랍니다.”


966은 박수복의 요원 번호고 333은 3처장의 코드이다.

수화기에서는 컴퓨터로 뭔가를 조회하는지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잠시 후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별관 지하 103호실에서 대기 바랍니다. 시간은 미정입니다.”

“알겠습니다.”


수복은 짧게 대답을 마친 뒤 수화기를 끊고 103호실로 향했다.

······

시간이 꽤 흘렀다.

2시간쯤 지난 것 같다. 지루함을 느낄 찰나에 문이 급하게 열리며 기조실장을 겸직하고 있는 신정호 안기부 3처장이 들어왔다.

그는 박수복이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할 때 대대장으로서 처음 만났다.

사격과 격투에 능한 수복을 좋아해서 임지가 바뀔 때마다 데리고 다녔고 장군으로 예편 후에는 경호실과 안기부로 파견 요청을 해서까지 곁에 두고 일을 맡겼다.

3처장은 일어선 박수복과 반갑게 악수를 한 뒤 같이 앉으며 말했다.


“박소령 고생 많았어! 데리고 와서 밖으로만 떠돌게 해서 미안해.”

“뭘요~ 고생은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본 뒤 일상적인 대화가 잠시 이어졌다.

3처장은 양복 주머니에서 소형라디오를 꺼내더니 음악방송을 크게 틀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12 am******
    작성일
    19.04.03 17:11
    No. 1

    군대 체계에 대해 빠삭하신가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99 취서생
    작성일
    19.07.24 00:27
    No. 2

    저렇게 실명까지 달고 평행세계, 허구라고 하면 다 되는지요?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71 로제비앙
    작성일
    19.08.24 03:48
    No. 3

    댓글을 나중에 발견했습니다. 실명인에 대한 사건은 대부분 사실에 기반을 두고 묘사되었습니다. 인터넷이나 신문기사를 검색해보시면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닌데 보기에 따라서 실명인에 대한 명예가 훼손된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아니라 모두다 가명 처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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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80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3) 19.07.29 561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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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73화. 스펙터 (1) 19.07.20 658 14 8쪽
72 제72화. 마이클 요원 (20) 19.07.19 708 14 10쪽
71 제71화. 마이클 요원 (19) +1 19.07.18 702 13 13쪽
70 제70화. 마이클 요원 2048 (18) 19.07.17 698 13 10쪽
69 제69화. 마이클 요원 2048 (17) 19.07.16 667 12 8쪽
68 제68화. 마이클 요원 2048 (16) 19.07.15 683 11 8쪽
67 제67화. 마이클 요원 2048 (15) 19.07.13 719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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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제65화. 마이클 요원 2048 (13) 19.07.11 748 13 8쪽
64 제64화. 마이클 요원 (12) 19.07.10 738 18 8쪽
63 제63화. 마이클 요원 (11) 19.07.09 708 16 10쪽
62 제62화. 마이클 요원 (10) 19.07.08 805 14 10쪽
61 제61화. 마이클 요원 (9) 19.07.06 802 1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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