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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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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122,243
추천수 :
1,621
글자수 :
436,028

작성
19.07.06 21:48
조회
802
추천
15
글자
8쪽

제61화. 마이클 요원 (9)

DUMMY

왕지상은 갑갑한 영사관 생활에 무료함을 느꼈다.

망명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으나 미국본토로 가는 일정이 들려오지 않자 이러다 못 가는 게 아닐까 불안하기까지 했다.

저녁 시간이라 모두가 퇴근한 뒤라 영사관 숙소에는 왕지상과 야간 근무자들만 있었다.

TV를 보다가 눈이 감겨오는 걸 느끼고 자리에 들려던 참이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네!”


문을 열기 전 방문에 난 구멍을 통해 밖을 보니 부영사의 비서가 서 있었다.


‘아! 비서 아가씨구나. 이 시간에 왜 온 거지?’


방수윤은 영사관에 처음 왔을 때부터 잘 알고 있던 영사관 직원이라 별다른 의심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무슨 일로?”


방수윤이 들고 있던 봉투에서 6개짜리 캔 묶음 맥주를 꺼내 흔들면서 말했다.


“무거우니 이것 먼저 받아줘요!”


왕지상이 얼떨결에 쇼핑 봉투를 받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따라 들어온 방수윤이 가방을 내려놓고 어깨를 주무르면서 힘들었단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이 영사관 호프데이였거든요. 부영사님이 맥주랑 음식을 갖다 드리라고 해서 가져왔어요. 아 그리고 요리도 있어요.”


그 말과 동시에 왕지상이 대꾸할 틈도 없이 방수윤이 봉투 안에 있던 맥주와 오리 요리를 탁자 위에 꺼내 놓았다.


“아! 고마워요. 나 때문에 늦게 퇴근하다니. 미안해서 어쩌나.”


왕지상이 그녀를 쳐다보며 말하자.


“그럼 저녁을 안 먹어서 출출한데 요리 좀 먹고 가도 될까요? 냄새가 아주 좋은 거 같은데.”

“그럼 당연하지. 이쪽으로 앉아.”


왕지상이 의자를 빼주며 방수윤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방수윤이 앉아서 맥주캔을 두 개 따서 하나를 왕지상에게 주었다.


“난 말이야! 맥주는 칭다오가 세계 제일이라 생각해. 이 미제 맥주는 쓰고 떫어!”

“여긴 미국 영사관이라 버드와이저밖에 없어요. 미국인들은 칭다오 맥주가 물 같다고 잘 안 마셔요.”

“코쟁이들이라 취향도 다르다는 건가? 하하!”


둘은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왕지상이 주로 맥주를 먹었고 방수윤은 오리고기를 위주로 먹었다.


“나 오줌 좀 누고 올게. 영사관은 화장실이 방 안에 있어 볼일 보기가 편해서 좋아. 하하!”


왕지상이 맥주를 4캔이나 비운 뒤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방수윤이 고개를 돌려 화장실 쪽을 힐끗 쳐다본 뒤 일어서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걸었다.

인기척이 나지 않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핸드백에서 제약용 유리 앰풀 병을 꺼낸 뒤.

꼭지를 따서 남아있던 캔 맥주에 부었다.


“아! 맥주는 오줌이 자주 마려운 게 귀찮아!”


왕지상이 너스레를 떨며 화장실에서 나오자 방수윤이 미리 따 놓은 캔 맥주를 건네며 말했다.


“남은 거 마저 마셔요. 여기요!”

“어! 그 그래.”


왕지상은 방수윤이 건네준 맥주를 마시려고 입가에 갖다 댔는데 맥주에서 미세한 향이 풍겼다.


‘화장품 냄샌가? 아닌데. 내가 이 냄새를 어디서 맡아봤는데. 어디서였지···?’


방수윤은 왕지상이 맥주를 마시려다 머뭇거리자 조바심이 났다.


‘왜 안 마시는 거지? 눈치챈 건가. 설마!’


그녀가 왕지상의 입가를 무심코 힐끗 쳐다보다가 그의 눈길과 마주쳤다.


‘맞아! 이건 죽음의 키스, VX 물약이잖아. 어떻게 내가 만든 독약이 이곳에 있는 거지? 저년의 정체가 대체 뭐야!’


왕지상 만큼 VX 물약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VX 물약은 그가 공안 범죄 의학센터에 의뢰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모르고 있었지만, 충칭 공안에서 만든 액체 독약이 효과가 좋다고 소문나자 여기저기 기관에서 요청해 퍼지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신이 만든 독약이 부메랑 되어 죽을뻔한 사실 때문이다.


“아!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 먹겠네. 쉬었다 마셔야겠어.”


왕지상이 마시려던 맥주를 내려놓는 척하면서 탁자를 들어 방수윤에게 확 밀쳐버렸다.


우당탕!


탁자가 쏠리면서 위에 있던 음식과 맥주를 방수윤이 그대로 뒤집어썼다.

그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왕지상이 재빨리 출입구 쪽으로 뛰어가면서 소리쳤다.


“사람 살려! 암살자다. 살려줘!”


왕지상이 문을 열고 급히 나가려 했는데 문고리가 걸려있었다.

문고리를 풀려고 손을 놀렸으나 손이 떨려 두 번이나 놓쳤다.

세 번째 시도에 제대로 고리를 잡고 풀었다.

문을 세차게 밀고 나가려는데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왜 문이 안 열리는 거지? 문고리는 풀렸는데. 아 살려···. 목소리가 안 나와···.’


그것이 왕지상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생각한 기억이었다.

뒤에서 방수윤이 왕지상의 목에 가느다란 올가미를 걸어 아주 세게 당기고 있었다.

강철로 된 와이어 표면에 유릿가루를 발라놓아 줄이 죄어지면서 손쉽게 왕지상의 목에 파고들었다.


“끄르륵 커 헉!”


목젖에 파고든 와이어가 목의 절반 정도를 잘라버리자 피 분수와 함께 거품이 새어 나왔다.

곧이어 왕지상의 고개가 축 늘어지자 비로소 방수윤이 손아귀의 힘을 풀었다.


“헉헉! 더러운 자식. 눈치가 빨라서 미리 대비하지 않았으면 내가 당할 뻔했어!”


방수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을 닦고 옷차림을 정리한 다음 방에서 빠져나왔다.

영사관에서 나온 뒤 곧바로 지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지부장님 처리했습니다. 약속대로 돈을 지금 주셔야 하는데···.]

[네. 공항 야외주차장에서 뵙겠습니다.]


방수윤은 MSS 청두지부장을 만나러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녀는 이번 임무가 국가와 상관없는 보국방 일가의 사적인 지시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왕지상의 대화를 전부 들었기 때문에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청두지부장이 보국방의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에게서 제의가 오자 일생일대의 도박을 하기로 한 거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천만 위안을 요구할 건데 내가 너무 적게 불렀나. 가서 더 달라고 하면 화를 내겠지.’


그녀가 지부장에게 미국으로 이민 가기 위한 자금 오백만 위안화를 요구했는데 의외로 쉽게 승낙을 해 아쉬웠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택시에서 내린 그녀가 야외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사거리 건널목을 건너갔다.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어서 빨간 레인코트를 입은 방수윤은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앙선을 넘은 대형트럭이 그녀를 향해 돌진해왔다.


부아아아 앙!

퍼억. 콰직!


트럭은 그녀를 치고서도 속도를 멈추지 않고 오히려 한 번 더 짓밟고 빗속으로 사라졌다.


그녀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졌는데 빗물과 어울려 일대를 시뻘겋게 물들였다.

방수윤이 힘들게 살아온 그녀의 인생과 비교해서 너무나 허무한 죽음이었다.

하늘에서는 내리던 빗줄기가 더욱 굵어져 세차게 주변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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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제87화. 빈 라덴. (1) +1 19.08.27 372 7 12쪽
86 제86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9) 19.08.15 507 12 11쪽
85 제85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8) 19.08.13 472 14 9쪽
84 제84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7) 19.08.07 498 10 10쪽
83 제83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6) 19.08.05 530 12 12쪽
82 제82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5) 19.07.31 574 10 10쪽
81 제81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4) 19.07.30 554 12 9쪽
80 제80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3) 19.07.29 562 11 10쪽
79 제79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2) +2 19.07.27 631 10 8쪽
78 제78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1) 19.07.26 653 13 9쪽
77 제77화. 묘도일의 야심. (3) +1 19.07.25 589 10 8쪽
76 제76화. 묘도일의 야심. (2) 19.07.24 618 11 8쪽
75 제75화. 묘도일의 야심. (1) 19.07.23 597 12 7쪽
74 제74화. 스펙터 (2) +2 19.07.22 654 10 9쪽
73 제73화. 스펙터 (1) 19.07.20 658 14 8쪽
72 제72화. 마이클 요원 (20) 19.07.19 709 14 10쪽
71 제71화. 마이클 요원 (19) +1 19.07.18 703 13 13쪽
70 제70화. 마이클 요원 2048 (18) 19.07.17 698 13 10쪽
69 제69화. 마이클 요원 2048 (17) 19.07.16 667 12 8쪽
68 제68화. 마이클 요원 2048 (16) 19.07.15 684 11 8쪽
67 제67화. 마이클 요원 2048 (15) 19.07.13 719 13 9쪽
66 제66화. 마이클 요원 2048 (14) 19.07.12 716 14 8쪽
65 제65화. 마이클 요원 2048 (13) 19.07.11 748 13 8쪽
64 제64화. 마이클 요원 (12) 19.07.10 739 18 8쪽
63 제63화. 마이클 요원 (11) 19.07.09 709 16 10쪽
62 제62화. 마이클 요원 (10) 19.07.08 805 14 10쪽
» 제61화. 마이클 요원 (9) 19.07.06 803 1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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