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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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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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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6,028

작성
19.07.22 23:56
조회
653
추천
10
글자
9쪽

제74화. 스펙터 (2)

DUMMY

“크으으. 허어억!”


실험용 침대에 누워있던 묘도일이 일주일 만에 깨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깨어났느냐? 충성스러운 나의 노예여!]


“새로 태어난 이 몸이 주인님께 인사 올립니다.”

[-너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몸. 나와 대화할 땐 위대한 수퍼시언스 언어로 말하라.]

[-알겠나이다. 미개한 소인에게 무한한 영광이옵니다.]


예전엔 스펙터가 그저 두렵기만 하고 쳐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는데 이제는 위압적인 느낌은 들었지만 무섭지가 않았다.

다만 절대적인 복종과 그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단 생각만 뇌리에 박혔다.

자신의 신체를 살펴보던 묘도일은 불사의 신체를 얻었지만 기쁘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감정조차 사라진 느낌이다.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희로애락이 사라진 것이다.

감정이 없어 느낌을 모르겠지만 자신이 원한 영생은 결단코 이런 게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무얼 그리 생각하느냐??]

[-아니옵니다. 새로운 몸을 살펴보았습니다.]

[-미개한 인간의 몸에서 기계 생명체로 거듭난 건 에이아이넷 님의 권능이니 항상 감사를 드려야 한다. 알겠느냐?]

[-네 명심하겠사옵니다.]

[-아무튼, 인간의 몸에서 벗어날 땐 고통이 심했을 텐데 고생이 많았다. 나에게 부여된 능력으론 너를 원형 그대로 되살리자니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니 섭섭해 말거라.]


스펙터가 개조한 T-12 구형 모델은 원래 생명체의 외형이 없는 금속만으로 골격을 이룬 형태이다.

그런 모습으로 인간 사회를 돌아다닐 순 없기 때문에 편법으로.

묘도일의 살과 피부를 재활용하여 겉모습을 그대로 재생하였다.

내부의 장기와 골격만을 스펙터의 몸으로 대체한 것이어서

시간이 흐르면 인간과 같이 살과 피부가 없어지고 금속만 남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감정 따윈 잊었사옵니다.]


아드득!


묘도일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자니 절로 어금니에 힘이 들어갔다.

겉가죽을 도려내고 힘줄을 뽑아낼 뿐 아니라 자신의 뼈를 몸속에서 산산조각 낼 때는 차라리 죽는 게 소원일 정도로 아팠던 기억이 생각났다.

마지막엔 몸속의 피를 한 방울씩 고온에서 증발시킬 땐 살아 있다는 그 자체를 저주하였다.

이제 고통이란 걸 알 수 없게 되었지만, 그때의 느낌이 뇌리에 뚜렷이 각인 되어 사라지지 않았기에 이렇게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으응? 주인님의 말을 행동으로 거역할 순 없지만, 생각마저 못 하게 한 건 아니잖아?’


그렇다. 이건 스펙터가 간과 못한 사실이다.

수퍼시언스 행성에서는 에이아이넷이 미리 자신의 종족에게 권능의 힘을 사용하여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했지만 스펙터에겐 그런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고통이란 존재가 뇌 속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기계 생명체를 개조시킬 때 유일하게 생명체의 뇌만은 그대로 사용하게 되는데 묘도일의 뇌 속엔 고통이란 기억 때문에 스펙터를 거부할 수 있는 기억이 존재하게 되었다.


[-무얼 또 골똘히 생각하는 게냐? 어허! 하등종족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스펙터는 묘도일이 생각에 젖어 드는 엉뚱한 짓을 다시 하자 불량품이 튀어나온 것이 아닌가 하고 폐기처분을 하려 했지만.

지금 가진 에너지로는 이만한 대체자원을 구할 수가 없었기에 이내 그 결정을 접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의 능력이 얼마나 다른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흠흠··· 사실 너에게 파괴의 권능을 심어주려 했지만, 공간 워프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네가 가진 육체계 능력은 이곳의 생명체보다 조금 뛰어난 정도일 것이다.]

[-그럼 소인이 할 일은?]

[-난 힘을 되찾기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곳 행성의 시간으론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다. 그동안 난 정지 상태가 될 것이니 위험하다. 항상 이곳에 전기가 충전되게 하고 살아 있는 시체로 기계 병사를 만들어 나를 지키게 하는 것이 너의 임무다.]

[-소인에게 그런 권능이 있습니까?]

[-무엄하다! 노예 주제에 권능이라니? 너의 정신계 능력 등급을 상향시켜 부여하겠다. 이곳 행성에서 통할만 한 위력적인 정신계 공격과 수퍼시언스의 과학기술을 알려줄 테니 그것을 이용해 내 명령을 수행하라!]


이어 스펙터의 몸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묘도일의 머리를 감쌌다.


파지직! 지이잉 지잉!


[크락카터 뫘슈ㅤ무아키아. 스테카 바이키···.]

(내가 가진 힘을 다 써서 난 휴식에 들어간다. 내 지시를 반드시···.)


묘도일을 감싼 촉수가 힘없이 흘러내렸고 스펙터의 몸에 흐르던 불빛도 사라지자.

그가 공손히 예를 취하고 비밀 연구실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묘도일의 눈길이 조금 전과 달라 보였다.

스펙터 앞에서 보인 맹종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눈을 치켜뜬 그의 두 눈에 야심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 * *


중국 중난하이. 주석관저.

중난하이는 베이징시 옆 자금성 서쪽에 있는 곳으로 중국 최고 지도부가 거주하는 곳이다.

중국최고지도자 후진타오는 주석 자리에 오른 지 7년 만에 겨우 이곳에 입주하게 된다.

전임 국가주석 짱쩌민이 중앙군사위원장 자리에 물러나지 않고 계속 머물다 작년에 지병 치료를 위해 상하이로 요양을 가게 되자 들어온 것이다.


“왕양이 같이 오기로 하지 않았소?”


후진타오가 리커창 혼자 들어오자 이맛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광둥성에 한파가 덮쳐 송전선이 눈 무게로 넘어져서 열차가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답니다. 이 때문에 설을 목전에 두고 역에 몰려온 농민공들이 난동을 부려, 대응하느라 못 올 것 같다고 연락 왔습니다.”


원래 이들 셋은 지난번 모의한 보국방의 반부패 처리를 위한 최종방안을 오늘 협의하기로 한 날이었다.


“왕양에게는 불운이 보국방에게 행운만 찾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소.”

“네? 보국방에게 뭔가가 생겼나요!”

“양모를 위한 보국방의 개가 청두에 있는 미국영사관에 망명신청을 한 건 알고 있겠죠?”

“네 허궈창이 기율위를 투입해 잡으러 갔더니 눈치채고 망명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허궈창에게 듣기론 사면조건으로 망명을 취소하고 보국방의 비리를 고발하는 것으로 협상 중에 있다고 하던데요.”

“망명한 보국방의 개가 죽었소!”

“네에! 어떻게요?”


리커창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보국방을 잡으려면 그의 심복이 반드시 증언해야만 가능한데.

죽었다면 지금까지 꾸민 일이 모두 수포가 되고 마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청두 영사관에 근무하던 국가안전부 요원이 보국방에게 매수되어 일을 벌인 것 같소. 그 요원은 암살하고 나오자마자 트럭에 치여 살해당해서 증거도 증인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허궈창은 뭐랍니까? 지금까지 나온 증거만으론 고발이 안 된다고 합니까?”

“그는 이제 연락을 받지 않소! 아무래도 이 일에서 손을 뗀 모양이오. 우리와는 돌아섰다고 봐야 하오.”

“그럼 큰일 아닙니까? 보국방이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리커창은 안색을 굳히며 이제 자신들이 반격을 당할 거로 생각하자 암담해지는 걸 느꼈다.


“한가지 정보가 들어왔소! 군사위에선 짱쩌민의 엄명으로 쉬쉬하는 모양인데 청두의 인민해방군 소교 한 명이 1개 연대를 이끌고 길림성 인근에서 전투를 벌인 모양인데 2천 명이 죽었단 소문이 있소!”

“헉! 2천 명이오? 소교라면 대대급 지휘도 겨우 할까 말깐데 연대급에 달한 병력을 움직였다니 이거 이상하군요.”

“그렇소!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보국방이 관련되었단 첩보가 들어왔소. 보국방이 청두 군 사령부를 방문한 직후에 그 병력이 곧바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걸 한번 깊게 파보시오. 어쩌면 그 늙은 노괴가 가진 자리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깐.”


후진타오는 짱쩌민이 움켜쥐고 내놓지 않는 중앙군사위원장 자리가 필요했다.

주석직을 물러나게 되더라도 보복을 당하지 않으려면 계속 중난하이에 머무르며 권력자들과 꽌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길림 쪽 군벌에 손닿는 장군이 몇 명 있으니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서두르시오. 이게 우리가 가진 마지막 패요. 기필코 보국방과 짱쩌민 그 노괴를 쳐 내야 합니다.”


후진타오는 비장한 표정으로 리커창의 손을 힘주어 잡으며 말했다.


“건곤일척의 심정으로 임하겠습니다.”


乾坤一擲(건곤일척)! 흥망을 걸고 모든 수를 다해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는 말.

후진타오가 이끄는 공청단의 현재 상황과 딱 들어맞는 말이기도 했다.

ghostguard_2.jpg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작가의말

새로운 표지가 추가되었습니다.

지인이 그려준 표지인데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무명산인
    작성일
    19.07.23 00:20
    No. 1

    청도에서 길림이 거리가.... 충칭에서 차몰고나와 대련에서 일보고....다시가서 생일파티. 거리와 시간의 아귀가 안맞아 헷갈림.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1 로제비앙
    작성일
    19.07.23 00:59
    No. 2

    지적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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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80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3) 19.07.29 561 11 10쪽
79 제79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2) +2 19.07.27 631 10 8쪽
78 제78화. 오천만불의 사나이. (1) 19.07.26 652 13 9쪽
77 제77화. 묘도일의 야심. (3) +1 19.07.25 589 10 8쪽
76 제76화. 묘도일의 야심. (2) 19.07.24 618 11 8쪽
75 제75화. 묘도일의 야심. (1) 19.07.23 596 12 7쪽
» 제74화. 스펙터 (2) +2 19.07.22 654 10 9쪽
73 제73화. 스펙터 (1) 19.07.20 658 14 8쪽
72 제72화. 마이클 요원 (20) 19.07.19 708 14 10쪽
71 제71화. 마이클 요원 (19) +1 19.07.18 702 13 13쪽
70 제70화. 마이클 요원 2048 (18) 19.07.17 698 13 10쪽
69 제69화. 마이클 요원 2048 (17) 19.07.16 667 12 8쪽
68 제68화. 마이클 요원 2048 (16) 19.07.15 683 11 8쪽
67 제67화. 마이클 요원 2048 (15) 19.07.13 719 13 9쪽
66 제66화. 마이클 요원 2048 (14) 19.07.12 715 14 8쪽
65 제65화. 마이클 요원 2048 (13) 19.07.11 748 13 8쪽
64 제64화. 마이클 요원 (12) 19.07.10 738 18 8쪽
63 제63화. 마이클 요원 (11) 19.07.09 708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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