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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님의 서재입니다.

수선기담 신마분혼기 修仙奇談 神魔分魂記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김상규
작품등록일 :
2024.05.08 17:12
최근연재일 :
2024.07.05 12: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50,555
추천수 :
4,849
글자수 :
170,011

작성
24.07.03 12:00
조회
2,803
추천
106
글자
11쪽

격돌(1)

DUMMY

강인은 팔짱을 끼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머리를 오동처럼 똑같이 삐딱하게 기울이며 최대한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


“모르는 걸 어쩌란 말이냐? 답답하면 네가 가서 동굴을 뒤지던가! 그런데 이 생기다만 녀석이 어른들끼리 대화하고 있는데 갑자기 끼어들다니! 넌 집에서 그렇게 배웠느냐?”


오동이 분노했다.


“뭐라고? 이 건방진 꼬마 녀석이!”


강인은 화를 내는 오동을 무시하고 타영이 건네준 예물상자를 툭하고 쳐서 다시 그에게 밀었다.


“예물은 필요 없을 것 같군요. 동주님이 직접 나오지 않는 한 만날 수 없을 겁니다. 나오시면 연락을 드리죠. 머물 장소는 구하셨습니까? 양평현에 천희루라는 객잔이 있는데 아주 깨끗하고 음식도 좋습니다.”


숙소를 알려준 건, 이 저택에는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강인의 명백한 축객령에 성난 오동이 성큼 다가와 강인의 머리를 움켜쥐려고 했다. 그대로 머리라도 뽑아버릴 기세다.

타영은 그의 행동을 말리지 않고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강인은 그들을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수틀린다고 바로 실력행사를 하는 걸 보면 역시 제대로 된 놈들은 아니다.

강인은 앉은 채로 오동의 손을 후려쳤다. 오동은 급히 손을 움켜쥐었다.

서로가 방출한 기운이 순식간에 강인의 머리 위, 한 지점에서 충돌하였다.

팡!!

강렬한 충격이 서로를 밀어냈다.

오동은 휘청거리며 크게 한 발 물러나다가 탁자를 짚었고 그 순간 힘의 여파가 흘러든 탁자가 박살이 났다.

파직!

타영은 재빨리 오행단이 들어있는 예물상자를 집어 혹여 충격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신의 수납환에 집어넣었다.

오동과 달리 강인은 제자리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단지 그가 앉아 있는 탁자가 삐걱거릴 뿐이었다.

강인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날린 일격이었고 오동은 그만큼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었다.

강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동을 비웃었다.


“덩치 값을 못하는군.”

“이 망할 자식!”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으면 따라 와라!”


강인이 벌떡 일어나 넓은 곳으로 이동했다. 오동은 분노하며 거침없이 그 뒤를 뒤따랐다.

강인은 오동이 움직이는 걸 주의하면서 동시에 타영과 주오를 흘낏 살폈다. 다행히 그들은 오동을 거들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마도 저 녀석의 체면을 봐서 나서지 않는 거라고 봐야했다.

강인이 아무 생각 없이 오동을 도발한 것이 아니다.

축기기에 올랐다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저놈들도 자신과 비슷한 경지의 수선자다. 그러니 한꺼번에 셋을 상대로 이기긴 힘들다.

그러니 그런 상황으로 내몰리기 전에 일부러 일대일 대결을 유도한 것이다.

운이 따라줬는지 여기까진 계획대로 됐다.

한 놈과 싸우며 소마와 사람들이 피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그 다음에는 상황을 봐서 도망친다.

동굴 안까지 도망치면 성공이다.

저들이 그 복잡한 동굴을 다 뒤질 수도 없을 테고 자신을 찾는다고 흩어지기라도 하면 오히려 반격해 각개격파를 노리는 것도 시도해볼만하다.

급하게 주먹구구식으로 만든 계획이지만 당장은 이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마주 선 오동의 몸이 크게 부풀어 오르고 강인을 바라보며 씹어뱉듯 으르렁거렸다.


“후회해도 늦었다!”


그리고 거침없이 주먹을 날렸다.

팡!

팡!!

강인이 머리를 노리는 오동의 번개 같은 두 번의 주먹질을 피하자 그 자리에 공기가 찢겨나가는 굉음이 터져 나왔다.

영기를 순환시켜 온 몸을 보호하지 않았다면 여파만으로 고막이 날아가고 피부가 찢겨졌을 위력이다.

이어 중단으로 오동의 발차기가 들어왔다. 강인이 크게 뒤로 물러나 피했다. 하지만 뒤이어 밀려온 경력이 휘몰아치며 강인의 옷을 찢어발겼다.

만약 안쪽에 백린의 허물로 만든 옷을 입지 않았더라면 살갗이 드러났을 것이다.

오동이 그런 강인을 보고 비웃었다.


“입을 터는 만큼의 실력은 안 되는구나.”

“확실히 생소하군.”

“뭐?”

“아니다. 계속하자!”

오동은 더욱 분노했다.


“흥, 짜증나게 하는 재주가 있군. 언제까지 건방을 떠는 지 보자!”


확실히 축기기 수선자의 싸움은 이전 연정기 수선자와 싸우는 방식과 차이가 컸다.

연정기 수선자는 영기를 흡수해 근육과 뼈, 오장육부와 신체말단으로 순환시킨다. 힘은 강해지지만 육체내부에서만 맴돌 뿐이다.

따라서 적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했다.

하지만 단전에 신로를 들여 심상세계를 구축한 축기기의 수선자는 다르다. 단전에 축적된 영기인 내공을 외부로 방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과 신식이 허공을 격하고 사방에서 맹렬히 압박한다.

강인도 그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공력을 끌어올려 영기를 방출하고 신식을 확장해 상대의 공세를 틀어막아야한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방출한 영기가 그들 사이에 응집하고 팽창한다. 공간을 장악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서로가 적당히 떨어져 허공을 향해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로 누군가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휘몰아치는 경력에 갈가리 찢겨나가게 될 것이다.

다시 다섯 번의 주먹질이 이어졌고 강인의 겉옷은 다 찢겨나가 백린의 비늘 옷만 남았다.

어느 정도 공방이 익숙해지자 그 동안 수세를 취했던 강인이 반격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뇌정식!

일 권에 뇌전이 깃들고 일 보에 천둥이 울린다.

강인이 조화구중로에서 처음으로 만들어낸 공법으로 수없이 많은 연마를 통해 펼치는 것이 숨을 쉬듯 익숙하다.

오동은 강인의 주먹에 갑자기 심상치 않은 뇌기가 번뜩이자 방심하지 않고 내력을 쥐어짜 공력을 더하자 그의 손바닥이 먹물처럼 검게 물들었다.

동시에 비릿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독공이었다.

강인은 개의치 않았다. 독은 조화구중로와 조화신공을 가진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마침내 힘과 힘, 기세와 기세가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쾅!

묵직한 충돌음과 함께 사방으로 흩어진 강력한 충격파가 바닥을 꺼트렸고 기둥을 비틀었다. 비틀려버린 기둥을 따라 접견실 전체가 흔들리더니 먼지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오동은 자신이 내뻗은 공력을 타고 상대의 공력이 역행하자 날카로운 뇌기로 인해 손목이 저릿하고 피가 끓어올랐다.

오동의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망할!!”


처음에 허둥거리던 어설픈 모습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저 녀석은 전투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더구나 이번 일합合의 격돌로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은 자신보다 기반이 단단하고 공력이 앞선다.

이대로라면 승부를 자신할 수 없다.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그에 생각이 미치자 오동은 분노했다.

이 무슨 창피인가? 자신만만하게 나왔으면서 꼬리를 말다니 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오동은 남은 공력을 모두 끌어 모았다.


“이 자식!! 각오해라!”


오동이 이를 악물고 다시 일격을 뻗었다.

강인이 다시 한 번 한 걸음을 내딛으며 바짝 붙었다.

우르릉!

기묘하게 천둥이 울리는 소리가 울리고 동시에 번쩍하며 섬전 같은 일 권이 오동을 향해 뻗어나갔다.

서로가 내뿜은 내력이 아무런 변화 없이 무식하게 한 점에 마주쳤다.

그리고 엄청난 폭발음이 발생했다.

쾅!!


“큭!”


경력의 대부분 서로 상쇄되었지만 모두는 아니다.

오동은 가슴을 침투한 힘에 답답한 신음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가슴에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이 뜨겁고 술에 취한 듯 다리가 풀려 똑바로 설 수가 없다.

쿵!

쿵!

큰 발자국을 남기며 밀려나던 오동이 기둥에 부딪쳤다. 기둥이 수수깡처럼 부러졌다. 이어 기둥이 받히던 서까래가 무너졌다.

콰과광!

한 축이 넘어가자 건물 전체가 허물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잠시 후, 오동은 부서진 잔해를 헤치고 나타났다. 내상을 입었는지 입가에 핏자국이 흘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자존심이 상했는지 부상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고 눈이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수납환에서 장창을 꺼내들었다.

독각창獨角槍!

창날 옆에 뿔처럼 삐죽 삐져나온 날이 하나 더 있는 오동의 독문병기다. 강인도 지지 않고 수납환에서 조양검을 꺼내 오동을 향해 거침없이 겨누었다.




주오는 서까래가 무너지자 타영의 옆으로 다가가 손목을 교차해 천리사를 이리저리 날렸다. 순식간에 머리 위 무너지는 지붕을 이어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도록 막았다.

하지만 먼지가 일어나는 것까지 막을 수 없었다.

주오가 바람을 일으켜 자신과 타영에게 밀려오는 먼지를 밀어냈다. 그리고 각자의 법기들을 꺼내 다시 접전을 벌이는 오동과 강인을 보며 타영에게 말을 건넸다.


“놀랍지 않습니까? 마을에서 들은 정보로는 강인이란 자는 오경 일행과 싸울 때만해도 연정기 후기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축기기 초기, 납로경納爐境 대원만大圓滿(한 경지의 정점에 이른 상태)의 오동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군요. 소문이 잘못된 것일까요?”

“확실히 소문이란 믿을 게 못되지.”


오동과 강인은 일단 백중세다.

오동은 단순하고 패도적이지만 상대는 변화막측하다. 또한 펼치는 검법이 신묘해 타영 자신의 안목으로도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의 상승검공이었다.

일단 검으로 뇌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평범할 리 없다. 뇌기란 음양의 교차로 피어나는 정화! 웬만한 수준의 공법으로는 저런 공능을 만들어내기 힘든 법이다.

이런 시골구석에도 저런 실력자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분명, 명문의 절학이 저 녀석에게 이어진 게 분명하다.




오동은 거칠게 장창을 내지르며 몰아붙였고 강인은 좌우로 크게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다.

차앙!

차앙!

철판에 폭우가 떨어지듯 요란한 충돌음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십중팔구는 오동의 공세였다. 하지만 한두 번 내지르는 뇌전을 동반한 강인의 반격은 놀라울 정도로 사나워 오동이 쌓아온 공세를 한 번에 흩어버렸다.

타영은 강인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폈다.

묘하게 여유가 있다.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군?’


자신과 주오가 오동을 도울 경우를 의식해 힘을 아끼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득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도 나와 보는 자가 없다? 최소한 놀라 도망치기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타영은 즉시 신식을 얇고 길게 뻗어 사방으로 확장했다. 신식이 빠르게 저택 안 구석구석을 탐지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감지되는 것이 없었다. 진작 모두 빠져나간 것이다.


“영악한 녀석, 시간을 끌고 있었군.”


타영이 주오에게 지시했다.


“더 기다려 줄 이유가 없다. 오동을 돕는다. 상대의 팔다리 한두 개 날아가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 입을 열 수만 있으면 되니 목숨만 살려 놓아라.”

“알겠습니다.”


주오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한탄했다. 영준하게 생긴 강인이 망가지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시가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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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오각吳角과 오질吳疾(2) +9 24.06.11 3,612 123 9쪽
26 오각吳角과 오질吳疾(1) +11 24.06.10 3,743 123 9쪽
25 조화검造化劍 +13 24.06.07 3,937 138 9쪽
24 벌모세수伐毛洗髓 +10 24.06.06 3,809 12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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