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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 도시의 까마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9.04.01 12:34
최근연재일 :
2019.06.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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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354

작성
19.05.23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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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8. 의도치 않은 전개

DUMMY

48. 의도치 않은 전개




롭 앤 포터는 어쩔 수 없이 총독의 ‘명령’대로 브라운 사와의 협상을 엎을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한 충격은 실로 엄청났었는데, 가장 놀란 건 당사자인 브라운 사로, 그들은 벤자민과 존의 결정을 들었을 때,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멱살을 잡고 두들겨 팰 기세를 보였다.

이해했다. 반대 상황이었으면, 벤자민도 그랬을 테니. 아무리 낯짝이 두꺼운 자신이라도 이번만큼은 꽤나....... 죄책감이 들었는데. 브라운 사측 변호사 ‘엘빈’은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솔직히 말해보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하였다.

충격과 분노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겼는지, 흥분하며 온갖 추측을 했는데, 위로금의 액수가 부족한 건지, 아니면 경쟁사가 돈을 주고 재판을 감행하라 한 건지 거의 빌다시피 물었다. 추측이 틀리긴 했지만, 방향성은 얼추 맞았는데, 그렇다고 솔직히 시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벤자민은 그저 이 합의 자체가 비양심적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는 개소리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벤자민의 되도 않는 변명을 듣곤 엘빈은 벌떡 일어서더니 벤자민과 존을 비난했는데, 그나마 남은 티끌만 한 양심 때문에 그저 묵묵히 들었었다.

솔직히 벤자민도 불쾌하게 그지없었다. 여러모로 말이다. 의뢰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저버렸다는 양심적 가책을 느꼈으며, 동시에 자신의 도전과 노력이 한 거인의 입맛에 따라 조작되었다는 굴욕감이 입안 가득 찼는데.......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무력감이라 씁쓸하게 그지 없었다.


‘머저리 같은 자식.’ 벤자민이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놈의 자존심이란 걸 지키기 위해 앤의 제안까지 거절했는데, 고작 이 꼴이라니....... 총독의 개입 역시 생각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어쩌랴 이미 일이 벌어진 것을 벤자민은 분노와 무력감에 중독되는 무너지는 대신, 연료 삼아 움직이기를 택하였다. 최소한 나아가 길은 있지 않은가? 선택했든, 강요되었든. 또 누가 아는가 이 일이 나중에 좋은 일이 될지.


어쨌건, 벤자민과 존의 일괄된 억지 덕분에 결국 브라운사와 몇 달에 걸친 협상은 깨진 유리잔처럼 되고 말았는데, 엘빈은 잔뜩 흥분한 채 존과 벤자민을 재판에서 햄처럼 얇게 저미겠다고 고래고래 소리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었다. 무슨 전투를 치른 것마냥 피곤하게 그지없었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였다.

하프 캔디 건이 재판까지 갈 거라 하자, 온 도시가 떠들썩해졌는데, 변호사 조합은 물론이요. 의뢰인, 마법사, 투자자, 호사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몇몇 모험가 조합은 소식지를 통해 재판 사실을 알렸는데, 자그마치 한 페이지 분량으로, 술집이나 커피하우스에서는 각각 이러한 사태에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며, 저번에 의뢰를 포기한 모험가들 중 일부는 찾아와 다시 의뢰인으로 받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였다.

벤자민은 다시 온 도시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의도치 않은 상황과 관심 때문에 위에 통증이 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그러한 고통을 롭 앤 포터 식구들과 임시 고용된 변호사 및 사무보조원들도 나누고 있다는 거였는데.

라일라와 하워드, 올리버는 총독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별다른 불만을 품지는 못했으나, 그 사실을 모르는 임시 직원들은 벤자민이 다시 욕심을 부려 일이 꼬인 거라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아! 딱 한 명, 제레미인가 하는 녀석만 빼고, 오히려 녀석은 벤자민을 응원하며, 공짜로 일할 테니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 달라고 하였는데.

평소의 벤자민이었다면 무슨 속셈으로 저러는 건지 물어봤겠지만, 솔직히 지금은 눈앞의 일만으로도 벅차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아, 신이시여! 진짜 재판까지 가나이까?


총독이 손을 쓴 건지 재판 날짜는 비정상적으로 빨리 잡혔는데, 2주 후로. 재판 전에 있을 ‘사전 회의’는 1주 뒤였다.

덕분에 롭 앤 포터는 다른 의미로 바빠졌는데, 1주 후에 있을 사전 회의 때 제출해야 할 자료 밑, 증인 확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야만 했다. 벤자민은 게리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었던 전 ‘브라운 사’의 직원을 직접 찾아가 재판장에 서달라고 부탁했으며, 그 외에도 복용자들 중 마법 약품을 잘 복용하지 않는 비교적 깨끗한 피해자들을 섭외하였다. 그 외에도 마법책 몇 권과 해럴드가 주문했던 논문 등도 챙겼는데, 사전 회의는 전쟁터에 들어가기 전 무기를 확보하는 것과 같아 아무리 준비해도 충분치가 않았다.

대개 변호사들은 이 짓을 하기 싫어 재판까지 가지 않았는데, 덕분에 여간 죽을 맛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금방 돈이 나올 줄 알고 손만 벌리고 있던 의뢰인들 중 일부는 재판까지 간다는 소식에 분개하며 따지러 왔는데, 벤자민을 비롯한 변호사들은 바빠 라일라와 임시 직원들이 전부 상대해야만 하였다. 경험이 부족한 임시 직원들은 돈에 눈이 먼 의뢰인을 상대하느라고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니었는데, 심한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어쩌랴, 그냥 해야지.


자료 확보, 증인 목록 작성, 화가 난 의뢰인들을 상대하느라 1주일이 금방 지나갔는데, 점심 식사가 막 지난 오후 2시에 롭 앤 포터 측에서는 벤자민과 존이 대표로 나왔고, 브라운 사에서는 엘빈이 보조 변호사 둘을 데리고 나왔다.

양 측은 총독관 옆에 있는 법원 접견실에 모였는데, 분위기는 냉랭하게 그지없었다. 특히, 엘빈 측은 존과 벤자민에게 노골적인 혐오의 눈빛을 보냈는데, 벤자민은 저런 태도를 이해하면서도 저들이 돈 받고 병균을 퍼뜨린 쥐 같은 존재라는 것을 상기하려고 애썼다.

원치는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사정 같은 거 봐주지 말고 이겨야만 했다.


‘지는 쪽은 파멸이겠군.’ 재판관을 기다리는 동안 베자민은 당연한 사실을 떠올렸다.


총독의 말과 태도로 볼 때, 그는 ‘브라운 사’가 지면, 브라운 사 뿐 아닌 레드캐틀 가문 전체에 그 책임을 물어 집어삼킬 모양이었는데, 그 말은 반대의 경우, 실망시킨 대가로 롭 앤 포터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였다. 아니지. 설사 총독이 개입하지 않는다 해도 롭 앤 포터의 파멸은 피할 수 없을 터였다.

브라운 사는 명예훼손죄로 고발할 테고, 평판은 지옥 깊숙이 떨어져 손님들은 발길이 완전히 끊겨버릴 것이며, 변호사 조합에도 찍혀 사무소 식구 누구도 다른 곳에 취직조차 되지 않을 게 뻔하였다.

그렇게 된다면 올리버는 사랑하는 직장과 직업을 잃을 것이고, 하워드는 소설을 쓰지 못할 것이며, 라일라는 아들과 함께 빈민가로 내몰리고 말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근본적으로 벤자민의 책임이 되는 것이었고.


‘오, 세상에.’


문득, 여러 사람의 인생이 자기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약간 무거워졌다. 더욱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벤자민이 긴장을 풀기 위해 티 나지 않게 천천히 숨을 골랐는데, 그 순간 재판관이 들어왔다.


“하..... 빨리 합시다.”


작가의말

일단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또, 늦게 올리고 말았습니다.

슬슬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니, 쓰는데 부담을 느껴 글이 생각보다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늦은데 비해 분량도 그리 많지가 않지만, 그래도 올려야 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올립니다.

제 글을 꾸준히 봐주시는 독자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느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목요일(5월 23일)은 하루 쉬고, 금요일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멋대로 휴재하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자칫 잘못하면 글을 질이 떨어질 거라 생각해 결정한 것이니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금요일날 봬요. ㅠㅠ


wiseinve.. 님 후원 감사합니다. 부디 완결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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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후기 +86 19.06.29 3,888 175 9쪽
66 65. 새로운 시작 (시즌1 완결) +140 19.06.27 3,205 207 16쪽
65 64. 황제의 까마귀와 변호사 존 +34 19.06.26 2,620 164 15쪽
64 63. 미래 계획 +38 19.06.24 2,454 150 9쪽
63 62. 작은 파티 +19 19.06.24 2,389 138 12쪽
62 61. 개 이론 +70 19.06.21 2,571 167 12쪽
61 60. 체포, 초대 +69 19.06.13 2,851 158 13쪽
60 59. 판결 +22 19.06.11 2,547 143 15쪽
59 연재 관련 공지 사항입니다. +18 19.06.10 2,657 55 1쪽
58 58. 협상 시도 +40 19.06.08 2,518 152 13쪽
57 57. 재판(7) +28 19.06.06 2,350 131 12쪽
56 56. 재판(6) +24 19.06.05 2,354 128 11쪽
55 55. 재판(5) +27 19.06.04 2,266 131 15쪽
54 54. 재판(4) +18 19.06.03 2,241 137 10쪽
53 53. 재판(3) +28 19.05.31 2,273 138 15쪽
52 52. 재판(2) +14 19.05.31 2,231 122 9쪽
51 51. 재판(1) +22 19.05.29 2,352 133 8쪽
50 50. 매운 샌드위치 +24 19.05.28 2,344 134 12쪽
49 월요일 휴재입니다. +16 19.05.26 2,369 40 1쪽
48 49. 사전 회의 +26 19.05.24 2,421 137 13쪽
» 48. 의도치 않은 전개 +19 19.05.23 2,453 131 8쪽
46 47. 거인의 개입 +26 19.05.21 2,396 138 12쪽
45 46. 폭풍전야 +18 19.05.20 2,362 117 7쪽
44 45. 대치 +24 19.05.18 2,444 140 16쪽
43 44. 후퇴 +26 19.05.16 2,472 131 11쪽
42 43. 공갈단 +34 19.05.15 2,453 130 14쪽
41 42. 새옹지마 +18 19.05.14 2,353 125 9쪽
40 41. 끔찍한 꿈 +7 19.05.13 2,416 135 11쪽
39 40. 마녀, 저항자, 괴물 +35 19.05.11 2,616 164 24쪽
38 39. 초대하지 않은 손님들 +16 19.05.10 2,485 13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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