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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고양이가 된 마녀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김딸
작품등록일 :
2021.12.15 20:48
최근연재일 :
2024.01.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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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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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마녀, 과거를 거닐다 (2)

DUMMY

‘로로?’


한기 너머로 놀란 게 분명해 보이는 소년의 파란 눈동자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한 번, 두 번.


이젤리카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였다. 그러자 새파랗던 시야가 숲속의 풍경과 함께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소년의 모습도 사라졌다. 그리고 한 번 더 눈을 깜빡이자 새카만 어둠이 눈앞에 펼쳐졌다. 차가운 새벽녘의 푸른 빛이 아닌, 고즈넉한 여름밤의 하늘처럼 온화하고 포근한 어둠이었다. 마치 한여름 밤의 축제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던 그날처럼. 어쩌면 오솔길을 밝힌 가지각색의 구슬 덕인지도 몰랐다.


조금 전에 느낀 한기의 잔재를 털어내듯 몸을 부르르 떤 이젤리카는 구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히 빛을 내는 구슬이 아니었다. 기억이 담긴 일종의 주마등(走馬燈)이었다.


색 배열은 주홍빛 계열이 주였고, 간간이 눈에 띄는 색이 섞여 있었다. 주홍빛 계열일수록 단조로웠던 일상이, 눈에 띌수록 강력했던 기억이 담겨 있는 구조였다. 빛이 꺼진 구슬의 수도 꽤 많았다.


이젤리카는 빛이 꺼진 구슬을 만져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건가?’


희미한 빛을 내는 구슬의 잔상이 다른 것에 비해 선명도나 흐름이 떨어지는 걸 보면 꽤 일리 있는 추측이었다.


구슬을 손에서 놓은 이젤리카는 제 주위에 둥둥 떠 있는 구슬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요정족의 일원이 된 후 그의 일상은 매우 단조로웠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기억도 있었다.


이젤리카는 오래된 일기장을 펴보듯 구슬 속에 담긴 과거를 되새겼다. 그러던 중 유독 하얀 구슬을 발견했다.


냉기가 느껴진다는 착각이 일 만큼 새하얀 구슬이었다.


이젤리카는 본능적으로 그 구슬이 이곳을 마주하기 직전의 기억을 담은 것임을 알아보았다.


이젤리카는 별 고민 없이 구슬을 잡았다. 그러나 채 손이 닿기 전, 어디선가 나타난 사슬이 구슬을 감싸기 시작했다.


‘어-’


반사적으로 손을 뒤로 물리자 사슬도 사라졌다.


묘한 기분에 두어 번 시험해 보니 그때마다 어김없이 사슬이 나타났다.


다른 것에 비해 선명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면 잊어버린 기억은 아닌 듯했다.


‘봉인인가?’


이젤리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간 기억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본 적이 없는 이젤리카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산 거 보면 계속 몰라도 되는 기억 같은데.’


안일한 생각과는 달리 이젤리카는 그 구슬을 섣불리 지나치지 못했다. 이 기억이 고양이가 된 이유와 관련이 있을까 싶어서였다.


차라리 이게 실마리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신을 잃기 전, 생전 처음 느꼈던 그 생경한 고통이 떠오르니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젤리카는 루나가 절 다급히 부르고, 로로로 추정되는 소년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


그날은, 로로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그때 별거 없었는데.’


이젤리카는 천천히 기억을 되새겼다.


빨리 오라던 루나의 얼굴, 무언가가 다가오던 기척.


여왕님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았고, 로로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눈을 한번 깜빡인 사이 자신은 누워있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루나가 “죽은 줄 알았잖아!!! 어허엉-” 하고 안겼다.


끙-


루나의 무게에 앓는 소릴 내며 상체를 일으키자, 눈 깜짝할 사이 하얘진 세상이 반기고 있었다.


“우와-”


“뭐가 우와야! 너, 너 어헝- 방금- 흡- 죽을 뻔했다니까!”


처음 보는 설경에 정신이 팔린 이젤리카는 어깨가 젖어가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저 못된 놈이 너한테 해코지했다는 둥, 죄다 얼어붙어서 너무 무서웠다는 둥.


울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루나의 쨍쩅한 목소리는 금세 관심 밖으로 벗어났다.


언제나 같은 루나의 투정도.


‘예쁘다.’


이젤리카는 온통 새하얀 풍경을 보며 눈을 빛냈다. 얼마 전 사절단과 놀러 온 빙계 요정족 아이들의 말이 맞았다. 꽃이 잔뜩 핀 들판도 예쁘지만 하얀 눈밭도 그에 못지않았다.


루나에게 안긴 채 이젤리카는 그래도 시선만 내려 바닥에 쌓인 서리인지 눈인지 모를 것을 검지로 콕 찍었다. 그대로 입에 넣어보니 느껴지는 건 그냥 차가운 물이어서 살짝 실망했다.


춥지만 루나 덕에 따끈해진 몸이 나른해지면서 서서히 뒤로 몸이 넘어갔다.


툭-


“안녕.”


그때, 등 뒤로 닿은 무언가에 이젤리카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응?’


그래도 무엇인지 보이지 않아 고개를 젖히자, 설경만큼이나 새하얀 소년이 눈을 마주하며 웃었다.


“나는 로로 파빌라야.”


이유를 알 수 없는 친근함이 느껴지는, 그런 만남이었다.


이젤리카는 만질 수 없는 새하얀 구슬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곤 다른 구슬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 12.5. 마녀의 기억 저편 ]




이젤리카가 별거 없었다고 생각했던 그날, 이젤리카는 죽었다 살아났다. 그 과정에서 로로의 마나가 큰 역할을 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려면 로로 파빌라에 대한 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


로로 파빌라.


13번째 봉우리의 주인 파빌라 가의 3대 독자,


드래곤 종족 중에선 500년 만에 태어난 빙하계 헤츨링.


장수족이자 희귀종으로 일족 사회를 이루고 사는 드래곤 세계에서 로로의 존재는 귀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존재였다.


그는 어딜 가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성장이 빠른 편임에도 걸음마도 못 뗀 갓난아이 취급을 받았다.


로로는 그게 불만이었다.


친구도 없고,


-어른들이 붙여준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 하수인에 가까웠다.-


또래도 없으며, 동면을 취할 때 외엔 매일 혼자 놀아야 하는 생활이 지겨웠다.


장수족이면서 희귀종인 드래곤 종족 특성상 그가 성(成)룡으로 대우받을 수 있기까지 남은 시간은 3~400년.


지금 당장 제멋대로 살고 싶은 로로에겐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일이다.


“삼촌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사는데!”


“걔는 망나니여서 그래.”


“그래, 로로야. 너는 절대 저놈을 닮으면 안 된다.”


고룡들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고, 로로는 생각했다.


‘그럼 나도 망나니가 되면 마음대로 살아도 되나?’


어른들의 과한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헤츨링은 고민 없이 제 삼촌을 롤모델로 삼았다.


그리하여 그는 매일 같이 레어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그런 김에 레어 주변도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어화둥둥 우리 아가 포지션에서 벗어날 수 없자 가출을 감행했다.


어른들이 보호 마법과 추적 마법 등 여러 마법을 덕지덕지 붙여놨다는 사실은 안중에 없었다.


‘이러다 속 터져 죽겠어!’


로로는 13번째 꼭대기의 만년설 속에서 튀어나와 산 밑으로 내려갔다. 몸을 감싼 마나를 갈무리하지 않은 탓에 그가 가는 곳마다 겨울이 찾아왔다.


말이 겨울이지, 온화한 기후에 살던 종족들에겐 치명적인 추위였다.


그렇게 산의 중턱까지 내려왔을 때, 로로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얗게 얼어붙은 세상이 보였다. 하지만 그 속에 제가 찾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진즉 “아이고 우리 아가”, 하고 달려와야 할 어른들이 잠잠했다.


‘왜 아무도 안 말리지?’


그리 원하던 일이었는데 막상 또 이렇게 되니 심술이 났다.


‘집에 있을 때 이러지!’


그랬다면 귀찮게 여기까지 내려올 일이 없었을 것 아닌가!


‘아니면 이 정도는 괜찮다는 거야?’


그럼 어디까지 괜찮나 보자고!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 시작한 꼬마 헤츨링은 더 낮고 깊은 곳으로 쿵쿵, 발을 구르며 내려갔다. 아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


로로는 수많은 영역 결계를 지나며 마나를 갈무리해 꽁꽁 숨겼다. 그제야 비로소 이곳이 낯선 공간임이 느껴졌다. 선대 드래곤들을 통해 전수되어 온 지식으로 알고 있던 것과 직접 보는 건 느낌이 조금 달랐다.


로로는 만년설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눈에 담았다.


감응은 오래가지 않았다.


‘재미없어.’


걷는 것도 지겨워 허공에 둥둥 떠다니다 그마저 지루해지자 어느 나무 위에 올라앉았다.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가롭고 한적했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소요정들과 정령의 수다가 꽤 시끄러웠지만, 신경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소요정들 사이에 제 또래로 보이는 이들이 몇 있었다.


‘요정족인가?’


그들의 정체를 알고 나니 마음이 식었다.


이전에 어른들이 친구하라며 던지고 간 빙계 요정족 애들이 무척이나 시시했기 때문이다.


로로는 나무에 등을 기댄 채 크게 하품했다. 그때 어디선가 콩콩콩, 하고 귓가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내는 울림이었다.


로로는 나무에서 내려와 규칙적으로 울리는 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반은 호기심이었고, 반은 이유 모를 이끌림이었다.


콩-


콩콩-


작고 여린 소리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니 나머지 것들은 귀찮아졌다. 그를 인식함과 동시에 갈무리되었던 마나가 재차 흘러나왔다.


성체까진 아니지만 드래곤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위압감에 모든 것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로로는 제 관심을 끌어당기던 그 소리를 찾았다.


부스스한 주홍빛 머리카락과 동그란 고양이 눈매에 담긴 오드아이.


색채를 잃어버린 세계에서 찾은 찬란한 색이었다.


“리카!!”


희게 질린 루나가 땅을 구르다시피하며 이젤리카에게로 달려갔다. 그가 부린 정령들이 재빨리 이젤리카를 당겼으나 유형의 한기가 그를 뒤덮는 것이 더 빨랐다.


사아아-


무언가가 얼어붙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울렸다.


“안 돼!”


툭- 툭툭-


얼음이 된 소요정들이 바닥을 뒹굴고 뒤로 돌던 이젤리카가 쓰러졌다. 채 피어나지 못한 주홍빛 마나가 아스라이 흩어져 아지랑이처럼 이젤리카를 감쌌다. 그 모습이 너무도 느릿하고 선명하게 뇌리에 박혔다.


불과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로로는 조금 놀란 얼굴로 제 품 안에 안긴 이젤리카를 보며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황급히 달려온 루나가 이젤리카를 빼앗아 가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이젤리카와 닿은 부분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로로의 눈동자에 이채가 돌았다.


동시에 루나가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아아아-”


화염계 정령을 불러와도 이젤리카가 녹지 않자 덜컥 겁이 난 것이었다.


“리, 리카 어떡해-”


흐어어-


루나는 반쯤 이성을 잃어버렸다. 하나뿐인 동생이자 친구로 여겨왔던 이젤리카가 사라진다는 절망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래서 여왕이 되기 위해선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친모 세실라의 특훈은 물론 제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어엉- 너 때문이야!”


루나는 이젤리카를 이렇게 만든 소년을 용서할 수 없었다.


“너 때문에 리카가, 리카가 죽었어!”


허엉-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루나는 숨이 곧 넘어갈 것처럼 울었다. 루나의 감정에 동화된 정령들이 일렁이며 공기를 어지럽혔다.


더 화가 나는 건 소년의 태도였다.


소년은 루나에게 시선 한번 두지 않았다. 지금도 이젤리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했다.


루나는 헛숨을 들이켰다.


그제야 경각심이 머리를 들어 올렸다. 애당초 진즉 나왔어야 할 호위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이상히 여겼어야 했다.


루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젤리카를 잡았다. 하지만 굽은 손이 제대로 쥐어지지 않았다.


‘아, 안 돼.’


그대로 놓치려는 이젤리카의 몸에 먼저 닿은 이가 있었다.


소년, 로로 파빌라였다.


로로는 도로 제 품에 들어온 이젤리카를 만족스럽게 여겼다. 그 외에는 인지하지 않았다. 그럴 만한 가치가 없었으므로.


그는 콩닥거리며 작게 울리다 점점 느려지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손을 들어 꺼져가는 심장 속에 제 마나를 불어넣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마나가 온몸의 세포를 일깨웠고, 소년의 기준에서 한 줌밖에 되지 않던 마나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꼭 끌어안듯 새하얀 마나가 주홍빛 마나를 감싼 형상이었다.


‘내 거.’


로로는 그게 퍽 마음에 들었다.


“안녕, 나는 로로 파빌라야.”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이젤리카의 오드아이를 마주하며 로로는 선한 낯빛으로 웃었다.


이젤리카는 알 수 없는 사정이다.




작가의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자유연재인데도 항상 찾아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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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된 마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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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마녀, 과거를 거닐다 (2) 24.01.05 2 0 12쪽
29 12. 마녀, 과거를 거닐다 (1) 23.12.11 4 0 11쪽
28 11. 마녀, 진단받다 23.12.09 5 0 11쪽
27 10. 동쪽의 여명, 아우로라 23.02.11 13 0 9쪽
26 마녀, 고심하다 (3) 22.01.18 15 1 9쪽
25 마녀, 고심하다 (2) 22.01.17 16 0 9쪽
24 09. 마녀, 고심하다 (1) 22.01.15 13 0 10쪽
23 마녀, 연구를 시작하다 (4) 22.01.14 14 0 10쪽
22 마녀, 연구를 시작하다(3) 22.01.13 15 0 10쪽
21 마녀, 연구를 시작하다(2) 22.01.12 18 0 10쪽
20 08. 마녀, 연구를 시작하다 22.01.11 13 0 10쪽
19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3) +1 22.01.10 25 5 15쪽
18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2) 22.01.08 15 0 9쪽
17 07.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1) 22.01.07 19 0 9쪽
16 06. 마녀, 손님을 맞이하다 22.01.06 19 1 12쪽
15 늑대와 고양이 (8) 22.01.05 21 1 9쪽
14 늑대와 고양이 (7) 22.01.04 25 4 9쪽
13 늑대와 고양이 (6) 22.01.03 24 3 9쪽
12 늑대와 고양이 (5) +1 22.01.01 28 3 9쪽
11 늑대와 고양이 (4) 21.12.31 28 3 9쪽
10 늑대와 고양이 (3) +1 21.12.30 25 2 9쪽
9 늑대와 고양이 (2) +1 21.12.29 39 2 9쪽
8 05. 늑대와 고양이 (1) +1 21.12.28 45 4 11쪽
7 마검사, 눈을 뜨다(2) +2 21.12.25 51 3 12쪽
6 04. 마검사 눈을 뜨다(1) +1 21.12.24 55 3 13쪽
5 마녀, 마검사를 구하다(2) +2 21.12.23 61 5 11쪽
4 03. 마녀, 마검사를 구하다(1) +1 21.12.22 62 6 17쪽
3 02. 마검사, 처분되다. +1 21.12.21 107 17 9쪽
2 01. 마녀, 고양이가 되다. +4 21.12.20 124 22 20쪽
1 프롤로그 +11 21.12.20 137 4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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