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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고양이가 된 마녀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김딸
작품등록일 :
2021.12.15 20:48
최근연재일 :
2024.01.05 10:23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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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3
추천수 :
132
글자수 :
14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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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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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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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3)

DUMMY

“웃기지도 않아.”


쯧쯧 혀를 찬 루나가 찻잔을 들었다. 찻물 위를 고양이 털이 김처럼 모락거렸다.


조심히 고양이 털을 떼어낸 그가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속에서 열불이 났다.


“보니타는 분명 그 배후 쪽에 들어가서 내부분열을 일으키려 했을 거야.”


뻔한 이야기다.


“거기서 제자를 버린 것처럼 꾸민 거고.”


그러다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터진 거다.


루나가 시니컬하게 말했다.


“걘 다 좋은데 너무 착해서 세상 사람들이 다 자기 같은 줄 알아.”


루나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젤리카는 페일의 안색을 살폈다. 늑대의 얼굴인데도 희게 질린 기색이 확연했다.


그런 페일이 애잔해진 이젤리카가 빠르게 루나에게 다가갔다.


“왜? 무릎에 올려줄까?”


쪽쪽쪽-


이젤리카는 저를 향해 또 –개를 부르듯- 손을 내미는 루나의 허벅지에 솜방망이를 올렸다.


그리고,


꾸악-


“아!”


발톱으로 루나의 허벅지를 쿡 찔렀다.


‘눈치 챙겨.’


‘너는 언제부터 눈치가 그리 빨랐다고?!’


‘흥.’


‘아니 그 전에 네가 언제 타인한테 관심을 가졌다고 이런···.’


이젤리카는 솜방망이를 꾹 쥐었고, 루나는 흐르지 않는 눈물을 닦아내는 시늉을 했다.


‘리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흥!’


루나가 입을 벌렸다. 오늘따라 제 취급이 너무 심한 것 같아 마음이 상했다.


‘그래도 리카는 착하, 응, 그 착하진 않지만 그래도 날 조금은 생각······하겠지?’


그러나 일말의 기대감이 사라지는 건 한순간이었으니.


고개를 튼 루나의 눈에 이젤리카가 팽하니 뒤를 돌아 페일의 몸에 제 얼굴을 도로 묻는 모습이 들어왔다.


보니타를 처음 소개받았을 때 이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그런데 묘하게 지금이 더 기분이 나빴다. 왠지 이젤리카를 이대로 뺏길 것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면서.


‘아니겠지.’


어? 그렇잖아!


우리가 같이 지낸 지가 몇 년인데 고작 며칠밖에 안 지낸 저 꼬맹이가 뭐라고 나를?!


‘서운해 죽겠네.’


루나는 그 며칠 사이에 이젤리카의 인간성을 찾아준 페일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는 건지, 그 때문에 이런 취급을 받게 되어 짜증을 내야 하는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로로 걔가 이거 보면 난리 나겠는데.’


길길이 날뛸 로로가 떠오르는 건 착각이 아니리라.


나한텐 밥도 한 번 안 차려줘 놓고 쟤는 아주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원색적인 그 식단을 부러워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힐끔 이젤리카를 밉지 않게 노려본 그가 말했다.


“일단 급하게 마음먹을 것 없어. 시간은 우리 편이야.”


루나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서탑과 동맹의 탈을 쓴 배후는 데시데리움을 찾느라 허덕일 것이고, 개중엔 서탑이 쥐고 있을 것을 뺏어가려 틈을 엿보는 자들도 있을 테다. 그러다 서탑에 데시데리움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자기들끼리 싸우다 끝날 가능성이 커.”


그렇지 않다면 이쪽에서 분열을 일으키면 된다.


‘그럼 자동적으로 세대교체가 일어나겠지. 서탑이나 배후 쪽이나.’


그러다 전부 사라지면 더 좋고.


루나는 그 중 보니타를 죽인 이들만 골라 올 생각이었다.


가면 속 금안이 스산하게 빛났다.


“쉽군.”


루나가 뻐기듯 턱을 치켜올렸다. 누군가를 깔보듯 내리깔아진 속눈썹 아래 그늘이 졌다.


일단 페일과 이젤리카가 사람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먼저다.


여기 있는 꽃을 없애는 건 식은 죽 먹기니.


꽃을 멸종시키는 것도 귀찮긴 하지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정령들이랑 땅 요정한테 일러두면 멸종될 거야.”


인간계에선 원래 없었던 것이었으니 그것 하나 없어진다고 큰일이 생기진 않으리라.


말이 나온 김에 해치우겠다며 루나는 제 권속인 정령들을 불렀다.


그들은 여왕의 명을 받들어 이 세상에 남아있는 데시데리움의 씨를 말리러 떠났다.


“보니타 걔는 참. 식물도감에도 없는 걸 어떻게 찾았담.”


루나의 말에선 친우를 향한 자랑스러움과 그리움이 묻어났다.


루나는 찻잔을 거세게 문지르며 동요하는 감정을 눌렀다.


‘그만.’


동시에 그의 사고에서 감정이 배제됐다.


루나가 고개를 들었다.


“이걸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이득일 테니, 지금으로선 서탑이나 배후 쪽이나 데시데리움에 대해 아는 사람도 적다고 보는 게 맞겠어.”


지금 상황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


이제 남은 것은 페일의 선택이다.


이 일에 끼어들 것인가, 말 것인가.


루나가 물었다.


“그래서, 그대는 마음을 정했는가?”


언제 푼수 같은 모습을 보였냐는 듯 점잔을 떠는 모습에 이젤리카가 흥, 콧방귀를 꼈다.


페일은 이젤리카와 닿아있는 부분에 열이 오르는 걸 느끼며 입을 열었다.


“저는,”


말문을 뗀 페일이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다물 길 몇 번.


이젤리카와 루나는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


무명의 붉은 꽃.


데시데리움 명명. 애칭 ‘델.’


섭취 시 섭취자의 마나 보유량과 염원에 반응.


바라는 염원과 마나 보유량이 불충분할 경우 섭취자의 사망률 98.7%.


포션 제조 네임 ‘C (condescéndo[콘데셴도] : 소원을 들어주다)’


상용화 위험도 최상.


회의 결과 전량 폐기 처분 확정.




타다 만 종이가 사내의 손에서 구겨졌다. 고개를 들어 올린 그의 눈에 잿더미가 된 방이 들어왔다.


서탑 메리디에스 추격대의 대장 알파.


그는 최고 장로 중 한 명이었던 보니타의 연구실을 수색하는 중이었다.


“알파.”


알파가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눈을 들었다. 정보부의 일원이 그를 향해 고개를 꾸벅였다.


“세 번째 봉우리에도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폐기 처분된 페일의 행방에 관한 소식이었다.


“말씀하신 대로 하류와 바닷가로도 조사 범위를 넓혔으나 소득은 없었습니다.”


알파의 손이 움찔거렸다. 그 동요를 보지 못한 정보원이 물었다.


“시신을 계속 찾을까요?”


오늘로 페일이 죽은 지 20여 일이 지났다.


뒤처리에 능한 대원들이 수색하고 있는데도 여태껏 못 찾았다는 것은 앞으로도 못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 사실을 알파가 모를 리 없다.


정보원의 얼굴에선 왜 그런 무의미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기색이 묻어났다. 하지만 평소에도 알파는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일을 처리해오곤 했으니, 이번에도 그런 거겠지 하고 넘기는 중이었다.


‘정말 죽었나.’


알파는 뒷목을 주무르며 뻥 뚫린 천장을 보았다. 비가 오려는 지 하늘이 꾸물꾸물했다.


그날 이후 자꾸만 기분이 뒤숭숭했다.


아끼던 이의 폐기처분은 물론, 그 죽음이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뒷맛이 썼다.


‘페일.’


그가 죽은 뒤에도 서탑은 여전했다. 보니타의 죽음을 두고 마탑주가 길길이 날뛰는 중이긴 하나, 이 또한 잠잠해질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갈 녀석이 아니었는데.’


“알파?”


그의 대답이 늦어지자 정보원은 한 번 더 그의 의중을 물었다.


알파의 대답은 들으나 마나였다.


“수색 범위를 더 넓혀. 그날 분명히 동료가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추격대의 눈을 피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자는 드물다.


“어쩌면 다른 탑의 개입이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그 점도 감안 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정보원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알파는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다 다시 잿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가 보니타의 연구실을 나선 건 마탑주의 부름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였다.


그의 손에는 속을 볼 수 없는 검은 천 주머니가 들려있었다.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은 타다 만 종잇조각이 다였다.




페일 메리디에스.


지금은 그저 페일.


서탑 메리디에스 추격대의 부대장이었던 그의 일상은 임무가 있을 때와 없을 때로 나뉘곤 했다.


임무가 있을 때는 밤낮없이 달렸고, 마나와 오러를 동시에 혹은 융합해 사용하는 마검사로서 활약했다.


보니타에게 더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서탑에 유익함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흘러갔고, 이 때문에 추격대에 자원했던 만큼 그는 제 몸을 사리지 않았다.


종종 부상을 당했을 땐 최소한의 응급 처치만으로 움직였고, 한계를 넘어선 체력, 마나 부족, 오러 부족, 영양 부족 등은 모두 그 스스로 만든 포션으로 때웠다. 여기서 우리는 임무가 없을 때 페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임무가 없는 날 연구실 혹은 실험실에 처박혀 포션을 만들거나 보니타의 연구를 도왔다.


그의 임무 성공률은 90.7%.


중요도가 높은 임무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몰렸고, 이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알파가 상부와 중간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면 진즉 과로사로 명을 다했을 것이다.


휴일에도 실험실에 처박혀 있던 그를 광합성 시켜주고, 먹이고, 재운 것도 모두 알파의 몫이었다.


‘그랬던 그 순둥이가 스승을 죽여?’


직접 추적에 나선 것도 그를 몰래 빼돌리기 위해서였건만. 그가 나섰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만신창이었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니타만큼은 아니어도 페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부하는 알파로선, 지금 이 상황이 끔찍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의 일평생 몸담았던 이곳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보니타와 페일에게 누명을 씌운 것들만 잡으면.’


알파는 검은 주머니를 꾹 쥐었다.




[ 시스템 신원 확인 중 ]


[ 추격대장 알파 ]


[ 신원 확인 완료 ]


[ 허가 확인 중 ]


[ 확인 완료 ]


[ 지금부터 15분간 꼭대기 층의 출입이 허가됩니다. ]




쿠구궁-


알파의 눈앞에서 거대한 벽이 반으로 갈라져 열렸다.


봉- 봉- 포포포퐁- 화르륵-


그리고 양옆으로 줄지어진 횃불에 연속적으로 붙은 불이 어두운 복도를 밝혔다.


알파는 횃불이 켜지는 모습을 자세히 본 후, 두 번째와 네 번째, 이어 2의 배수 부분이 되는 타일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발을 옮겼다. 그러자 마탑주의 패밀리어인 알파카가 아쉽다는 듯 침을 홱 뱉고선 뒤로 돌았다.


칵 툿-


따라오라는 시늉이었다.


알파는 알파카가 밟는 그곳만을 밟으며 그를 따랐다. 시간관념이 흐릿해질 때쯤. 알파는 마탑주의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알파.”


“비스님.”


마나 보유자는 일반인보다 노화가 늦다. 그럼에도 마탑주는 70-80대의 모습이다. 하늘의 부름을 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탑의 다음 마탑주로서 유망주였던 이는 보니타와 그의 제자 페일.


더 이상 시간이 제 편이 아님을 아는 마탑주로선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진 격이다.


“수색은 어떻게 됐지요?”


“세번째 봉우리까지 찾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보원이 정보를 숨겼을 가능성은?”


알파가 단호히 답했다.


“없습니다. 중간책 없이 직통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 수하 단원들은 페일이 배신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 점이 썩 마음에 들진 않으나 현재로선 이용 가치가 컸다.


“이래선 마지를 볼 낯이 없어요.”


마지.


보니타의 스승을 거론한 마탑주가 말했다.


“배후까진 바라지 않으니 최소 보니타를 죽인 진범이라도 찾아내도록 해요.”


기억을 긁어내든 머리를 긁어내든 그 이후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서슬 퍼런 그의 시선에 알파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보니타의 방에서 특별히 발견된 건?”


보니타의 사인은 오러에 베인 자상과 그로 인한 과다출혈.


그의 몸에는 급소를 단번에 찌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반격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


그에 따라 마검사인 페일이 제1 용의자가 되었다.


“배은망덕한 것 같으니.”


바로 눈앞의 이 사람 때문에.


“보니타가 얼마나 앞을 봐줬는데 은혜를 그런 식으로···.”


페일이 폐기 처분을 당하게 된 데에도 마탑주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들었다.


‘노망났나.’


그 누구보다 공명정대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인간이.


절로 이가 갈리는 것을 막으며 알파는 피가 나도록 아랫입술 살을 깨물었다.


‘이런 상황이니 그 아이가 나조차 못 믿었던 거겠지.’


잔뜩 흔들리는 눈을 하고서 절 바라보던 페일의 갈색 눈동자를 떠올린 알파의 속이 쓰렸다.


“···알파?”


“예, 비스님.”


알파는 마탑주의 곱지 않은 시선에 자세를 더 바로 잡았다.


“보니타의 방에서 특별히 발견된 게 없냐 물었잖습니까.”


알파는 곧바로 검은 주머니를 내밀었다. 그 내용물을 살핀 마탑주의 얼굴이 와락 굳었다. 거기에선 ‘내가 이딴 걸 바랐겠냐’는 기색이 확연했다.


알파가 눈치 빠르게 말을 돌렸다.


“침입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탑주는 지팡이의 홀에 박힌 보석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렸다.


“그 말에 진실만 있길 바랍니다.”


“···.”


“아직도 그 알량한 정에 휩쓸리는 것 아니겠죠.”


“아닙니다.”


“하필 그때 67층에 있던 감시 마법이 풀려 있었다는 게 아주 마음에 걸려요. 정령들조차 기억을 읽지 못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마탑주 후계자였던 페일을 의심하고 있으나 알파는 페일에게 그정도의 실력까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말해봤자 소귀에 경 읽기겠지만.


“복원 마법이 완성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군.”


짜증스럽게 한숨을 쉰 마탑주가 말했다.


“그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라는 점 똑바로 새기길 바라요.”


알파는 마탑주를 향한 의심 레이더를 띄웠다가 말았다. 이 인간은 밉살스럽긴 해도 보니타를 죽일 만큼의 악인은 못됐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 알파의 마음 책 속에 그의 이름이 새겨졌다.


“추격대원의 말을 들어보니 보니타의 제자가 죽기 전 무언가를 마셨다는데.”


속을 꿰뚫어 보겠다는 태도로 노려보는 시선이 매섭다.


“죄송합니다. 당시 마나 포션이라고 생각했고, 대원들이 공격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전자는 거짓, 후자는 진실. 그러나 ‘대원들을’ 주어로 하면 모든 건 진실이다.


마탑주의 얼굴이 실망으로 물들었다.


“그래요.”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알파는 시선을 내렸다. 그의 얼굴엔 표정이 없었다.


알파는 당시 페일이 마셨던 약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전에 보니타가 자신에게 그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션 네임 C.


소원을 들어주는 약.


페일이 당시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모른다. 그 약이 정말 소원을 들어주는 건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녀석 성정상 스승님을 죽인 이들에게 저주를 내리진 않았으리라.


‘차라리 그랬다면 일이 수월했을 텐데.’


보니타를 죽인 범인을 알려달라고 했다거나.


알파는 쓴웃음을 삼키며 축객령을 내리는 마탑주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난 네가 살아있으면 좋겠다.’


마탑 소속원의 사망 여부를 알려주는 수정구슬인 인명구에서 페일의 이름은 지워졌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알파는 그게 못내 아쉬웠다.


알파는 빠른 걸음으로 꼭대기 층에서 내려왔다. 그의 시선이 꼭대기 층에 지그시 머물렀다.


‘수색대원 한명 한명을 다 만나봤는데, 나한텐 그 보고가 안 들어왔다라.’


오늘로써 마탑 내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건 확실해졌다.


‘아무래도 직접 수색해봐야겠어.’


알파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페일이 명을 달리 했던 두 번째 봉우리 위에 서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행복한 일이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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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8. 마녀, 연구를 시작하다 22.01.11 1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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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2) 22.01.08 15 0 9쪽
17 07. 여왕, 친우의 유지를 전하다. (1) 22.01.07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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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늑대와 고양이 (6) 22.01.03 24 3 9쪽
12 늑대와 고양이 (5) +1 22.01.01 27 3 9쪽
11 늑대와 고양이 (4) 21.12.31 2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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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늑대와 고양이 (2) +1 21.12.29 39 2 9쪽
8 05. 늑대와 고양이 (1) +1 21.12.28 4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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